합작/장기합작 시즌 2

[장기합작 시즌2 - 1분기] 토토사유

サユラ (사유라) 2019. 3. 31. 00:58

드림 [ 장기합작 시즌2 1분기 ]에 참여한 카미아소(신들의 악희)의 >토트 카도케우스<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 원래의 표기와 발음은 "토트"이지만 오너에겐 "토토"로 굳어져 글에서는 토토라 적습니다

* 드림주와 최애는 연인이 아닙니다.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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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토는 자신의 앞에 있는 존재에 절로 이마를 짚었다. 정확하게는 아직도 변함이 없는 존재의 모습에 이마에 주름이 깊어진다.

 솜털이 보송한 살짝 볼록한 볼, 작고도 오똑한 코, 맑고도 동그란 연갈색의 눈동자, 햇빛아래 나간 적이 없는 듯한 하얀 살, 그와 대비되는 긴 검은 머리카락. 언제나 보던 요소가 있는데도 그는 위화감을 느낀다. 그 이유는 관찰내용에 언제나와는 틀린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아..."



 절로 나온 한숨. 허나 그 숨 또한 언제나와 틀렸다. 토토는 자신에게서도 미약한 위화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은 딱히 문제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을 올려다 보는 존재에게 있기에. 

 



 "오빠 어디 아파?"

 "... 아니다."



 낯선 호칭이 그의 귀를 간지럽힌다. 더불어 심장도 함께. 누가 들어도 앳된 목소리의 주인에게 토토는 간결한 대답을 한다. 그 목소리 또한 언제나의 낮은 톤이 아닌 꽤나 높은 톤이다. 익숙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토토는 현재의 상황을 분석한다. 

 모형정원을 만든 제우스가 또 변덕으로 벌인 일. 학생이자 신들을 유아의 모습으로 변하게 했다. 그것에 자신도 포함되어 그들만큼은 아니나 어려진 그였다. 거기다 자신과 같이 교사를 맡고 있는 다른 한 명의 인물도 함께 어려졌다. 것도 학생인 신들과 같이, 자신과 달리 무척 어려졌다. 

 사실 여기까진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그에게 있어 눈앞의 인물의 어려진 모습을 본건 나름의 좋은 경험이다. 헌데 문제는 외모와 함께 정신연령이자 기억이 그때로 돌아간 거다. 물론 그 점도 색다르고 귀엽지만, 둘 다 원하지 않던 일이다. 그래서 일을 벌인 제우스에게 빠른 해결을 명했던 신인데...



 "제우스 녀석..."

 "응?"

 "별 거 아니다."



 어찌된 일인지 둘 모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의도적인지 뭔가의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아이의 모습 그대로다. 스물스물 올라온 짜증에 일을 벌인 존재의 이름을 중얼거린 신. 그걸 들은 것인지 앳된 목소리의 주인이 반응하자, 얼버무리는 그다. 일순 보여 온 불안함이 깃든 눈동자를 보았기에. 

 사실대로 말하자면 자신은 언제든지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 다만 섣부른 힘의 행사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작은 세계에 영향을 줄지 모른다. 그렇기에 모형정원의 창조자가 해결하도록 한 것인데... 다시 설명하듯이 해결되지 못한 상태이다. 

 암튼 현재 신인 남성과 반신인 여성이 어린 모습이라는 말이다.



 "네코."

 "......"

 "사유라."

 "왜?"

 "... 간식이나 먹으러 가자."



 어려진 존재를 언제나와 같이 부른 신이다. 허나 상대방은 자신을 부른 것임을 모른 채 멀뚱멀뚱 바라볼 뿐이다. 순진한 시선에 자신의 실수를 인식한 신은, 토토는 그녀의 '이름'으로 부른다. 어찌된 일인지 기억까지 어려졌음에도, '진짜' 이름이 아님에도 반응하는 어려진 임시교사. 완벽하지 못한 신이어서 일까 하는 추측을 하면서 그는 방금까지 계획에 없던 간식타임을 권유한다. 그리고 보게 된다. 동그란 얼굴에 잡히는 순수하게 기뻐하는 미소를...


 적당히 간식들을 들고서 도서관으로 돌아온 둘. 가져온 간식들을 들고 그들이 자리를 잡은 곳은 그녀의 작은 둥지. 거기다 어째서인지 어려진 사유라는 작은 둥지에 있던 담요를 바닥에 펼친다. 순간 소꿉놀이인가 추측한 신은 그 모습을 관찰한다.

 아직 자랄 일이 많을 짧고도 연약한 팔이 애를 써가며 쭉쭉 편다. 힘이라고는 없을 것만 같은 작고도 하얀 손으로 담요를 잡고서 말이다. 제딴에는 이불을 공중에 펄럭여 펴치려고 했던 것 같았으나 택도 없었다. 결국 꾸깃꾸깃하고 바닥에 제대로 펼쳐지지 못한 담요. 불만인듯 바라보는 작은 연살색의 눈동자. 이내 바닥에 무릎을 꿇어 앉더니 주름을 없애려 한다. 제법 깔끔하게 펴치는 담요. 하지만 역시 경험이나 요령도 없어서 인지 펼침에 따라 움직이는 다리에 의해 다시 구겨지는 담요.

 그것도 모르고 열심히 하는 모습에 토토는 웃음이 나올 것 같음을 참아낸다. 아무리 어려졌다 해도 '그녀'의 미숙한 모습이 생각보다 귀여웠다. 허나 귀여움은 귀여움이다. 시간을 더 지체하기 싫음은 또 다른 문제다. 신은 들고 있던 간식들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아이를 도와준다. 그러자 순식간에 깔끔하게 펼쳐진 담요. 작은 여자아이는 그게 좋은지 자리에 주저 앉아 신발을 벗어낸다. 날리 없을 뽁이란 효과음이 나올 듯이 신발을 벗더니 꼬물꼬물 기어 담요 위에 제대로 자리를 잡는다. 



 "오빠 여기여기."

 "아아."



 마치 자신이 모든걸 해낸 마냥 잘난 얼굴을 짓는 사유라. 탁탁-, 자신의 앞자리를 치는 모습은 같잖다. 그치만 그게 또 귀여움이라 부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아누비스때와는 다른 귀여움이라 생각하며 토토는 간식을 챙겨들고 자리를 잡는다. 

 간식들을 자신과 그녀 앞에 포장지를 뜯으며 펼쳐놓는다. 하나하나 제 모습을 드러내는 간식들에 아이는 얌전히 기다린다. 허나 그 눈동자에서 나오는 기대감과 안달은 숨김이 없어 신은 신선함과 미미한 그리움을 느낀다. 원래의 그녀도 보인 적이 있기에. 다만 눈앞의 아이같이 노골적으로 보인 적은 없었다. 굳이 다른 같음을 찾는다면 얌전히 기다린다는 점이다. 좀 더 '빨리'란 어리광을 부려도 상관없었을 텐데 말이다.



 "있지, 이거 뭐야?"

 "푸딩이다. 네가 좋아, 할 간식이지."

 "후딩?"

 "푸딩."

 "푸딩."

 


 제 앞에 놓인 푸딩을 바라보며 묻는 아이의 물음. 토토는 거기에 귀찮음 하나 없이 답한다. 다만, '현재'의 그녀의 기준으로 말할 뻔할 걸 정정했을 뿐. 거기에 눈치채지 못한 어린 사유라는 처음 드는 단어를 말해본다. 허나 틀린 아이의 서투름에 그는 또 짜증없이 제대로 알려준다. 그런 그를 아는지 모르는지 작은 입술은 제대로 따라한다. 그게 기특하고도 귀여워 제법 작아진 갈색의 손이 사유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일순 아이가 놀란 듯 움찔했다. 허나 곧 헤헤하고 얼빠진 웃음을 보여 신은 어떠한 문구를 떠올린다.

 어린 생명체가 작고도 귀여운 모습을 지닌 이유는 그 사랑스러움으로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것을 읽었을 때, 와닿지 않았던 신이었다. 허나 눈앞의 존재로 인해 그럴 듯한 주장이라고 처음으로 공감하게 된다. 돌에서 원래의 모습대로, 지혜의 신으로서 태어났던 자신으로서는 몰랐던 느낌을 이제서야 알게 된다.



 "이거 저번이랑 똑같아."

 "나는 너랑 이런 일을 하는 건 처음이다."

 "오빠랑은 아니고, 아빠랑 엄마랑 동생이랑 해본 적 있어."



 뜬금없는 대화의 시작. 푸딩을 잘 먹는다 싶더니 꺼낸 이야기는 서두가 없었다. 아니 설명이 부족했고도 자기 중심적인 시작이다. 그럼에도 토토는 불평보단 사실을 지적하여 맞장구친다. 사유라는 작은 손으로 푸딩과 손가락을 꼭 쥔 채 설명을 시작한다. 그거 또한 '지금'의 그녀와는 다른 설명이었다. 만약 원래의 그녀라면 그저 가족이라고 더 간결하고도 설명이 충분한 답을 했을 거다. 

 뭐, 그건 상관없다. 미숙한 아이의 설명 또한 제법 익숙한 일이다. 본의 아니게 부모가 되었던 아누비스와의 일들을 떠올리며 토토는 사유라의 자랑을 기다린다.



 "있지, 저번에 밤에 말이지."

 "응."

 "나랑 엄마랑 아빠랑 동생이랑 소풍놀이 했었다."

 "호오."

 "우리집은 가게를 하는데 밤에 아무도 없을 때, 깜깜한 가게에 불 하나만 켰어. 그래서 거기에 큰 돗자리를 깔고, 아, 그거 은색이었다. 조금 폭식폭신 했었어."

 "그래."



 정말로 아이의 자랑이다. 꽤나 체계적이지 못한 설명이기도 했다. 그때 그때 떠오르는 대로 말하고 싶은대로의 흐름. 아직 말이나 단어, 대화경력이 적은 아이에 맞는 느낌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토토는 하나하나 맞장구를 쳐준다. 아이가 들어주지 않는다면서 토라지지 않도록 말이다. 아누비스 때에도 이정도 였을까, 하고 떠올려보지만 그럴 틈이 없다. 눈앞의 아이는 아직 열정적으로 자랑하고 있는 중이기에.



 "응, 그러니까..."

 "돗자리란 걸 깔고 나서 무얼 했지?"

 "아! 그래서 그래서 어두운데 소풍놀이 했었어."

 "그거 뿐이냐."

 "음음-, 맛있는 것도 먹었는데, 뭐였지?"

 "내게 물어봐야 몰라."

 "음, 그럼 몰라."



 어이가 없다. 딴길로 새고, 했던 이야기를 다시 하다 못해 자신에게 물었다. 그러더니 결국 기억해내지 못한다. 아이라서 일까, 천성적이랄까 분명 그리 과거형이 아닌 시간의 세세한 부분을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에 신은 이해하지 못한다. 허나 넘어가 준다. 눈앞의 존재는 아이가 되었고, 존재마다 기억력은 다르기에. 

 이렇게 말한다 해도 신은 자각하고 있을까. 그녀라서 평소 더 깐깐하고도 엄격했을 그가 누그러져 있었단 걸. 



 "사유라, 너는 그때 좋았던 거냐."

 "응!"

 "어째서?"

 "어두운데서 소풍놀이는 처음이고, 어두워도 무섭지 않았어. 그리고 엄마랑 아빠, 동생도 같이였으니까. 매일 그 시간에 자는데 그때는 다 같이 맛있는거 먹었으니까."

 "......"



 순수한 미소. 순수한 기쁨. 순수한 감상. 

 처음이다. 토토가 기억하는 '사유라'에 관한 기억속에서 과거에 대해 이다지도 긍정적인 모습을 본 것은. 언제나 그녀가 과거이자 추억, 기억에 대해 얘기할 때는 흐릿함을 품었다. 분명 그리움이나 즐거움에 대해 얘기했음에도 그 안이나 끝엔 흐릿함이 베여있었다. 

 그랬던 그녀인데, 그러했던 그녀였는데. 지금의 '사유라'는, 어려진 '사유라'는 순수했다. 아이라서? 아니, 그것만이 아닐 거다. 아직 겪기 전이기에 그럴 거다. 사유라가 되기 전, 모형정원에 오기 전, 그녀가 겪었을 하나의 사건이나 사건들의 전이기에. 이름 모를, 그가 모르는 어느 여성의 세월을 지내기 전이기에.

 그렇게 생각하자, 시간이란 것이, 세월이란 것이, 기억이란 것이 얼마나 존재를 얽매이게 하는지 체감하게 된다. 신이 보기엔 한없이 찰나와도 같은 시간을, 어쩌면 인간들도 짧게 바라볼 수도 있는 20여년의 시간. 고작이자 그만큼이나 되는 시간들 속의 세월과 기억은 한 존재를 얽매이게 만든다. 



 "오빠, 무슨 생각해?"

 "나와는 즐겁냐?"

 "음, 몰라."

 "......"

 


 예상보다 생각에 길게 잠겨있던 것인지 들려오는 부름이자 질문. 그 질문에 답해주려던 신은 문득 떠오른 궁금한 점을 대답 대신 질문으로 건넨다. 어린 사유라는 고민도 없이 답한다. 그 간결하고도 명확한 답에 신의 미간이 좁아진다. 

 아이는 그런 신에 잠시 눈치를 보더니 조심스레 무언가를 내민다. 아직 절반이나 남은 그녀가 먹던 푸딩이었다. 토토가 이유를 몰라 바라보자, 그녀는 우물쭈물하며 입을 연다.



 "즐거운 건 몰라. 그래도 오빠랑 있는건 좋아."



 이 무슨 말일까. 토토는 순간 뒷통수를 강하게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즐거운 건 모른다더니 자신이랑 있는 것엔 좋다고 한다. 아이의 직설적인 말에 생각지 못한 일격을 맞은 신이다. 그런 그를 모른 채 사유라는 계속 말한다.



 "오빠는 무섭지 않고, 오빠는 나랑 있어주고, 맛있는 간식도 줬어."

 "......"

 "오빠는 나를 귀찮아 하지 않았어. 그래서 좋아."



 알고서 얘기하고 있는 걸까. 하고 토토는 생각한다. 보통이라면 아이다운 이유라고 할 수 있던 문장. 허나 그렇지 않았다. 노골적은 아니더라도 앳된 목소리에 베인 외로움. 똑바로 마주치지도 못하는 시선. 무언가 상상이 되었다. 지금까지 들었던 그녀의 과거의 이야기들을 맞추면 대충의 광경이 그려졌다. 참으로 현실적인 광경에 토토는 한 숨이 나올 것만 같음을 참아낸다. 대신 자신의 무릎을 툭툭 친다.



 "일로 와라."

 "왜?"

 "앉으란 얘기다."

 "왜?" 

 "푸딩 받아줄려는 거다."

 


 명령어조로 얘기하는 자신에 너무도 순수하게 묻는 사유라. 옛날 아누비스의 일들이 스쳐지나갔다. 아이들의 왜? 공격을 이제와서 또 겪게 될 줄은 몰랐던 신이다. 하지만 짜증은 커녕 전부 답해준다. 그의 말들에 이유를 묻던 아이는 대답에 납득한 것인지 아님 푸딩을 다시 떠올린 것인지 질문을 멈춘다. 

 아이는 푸딩과 숟가락 쥔 채 일어나려 했으나 힘들었던 것인지 포기한다. 그리고는 바닥에 잠시 푸딩과 놓고, 숟가락만 쥔 채 자유로워진 한 손으로 땅을 짚으며 일어난다. 일어난 후, 다시 푸딩을 손에 쥐더니 그에게로 다가간다. 그러고는 망설임 없이 확실히 짧아지고도 좁아진 그의 다리 위에 앉는다.



 "여기 푸딩."

 "너는 먹지 않을 거냐."

 "오빠가 화나 보여서..."

 "화나지 않았어."

 "정말?"

 "정말. 자, 푸딩이나 먹어라."



 토토는 자신에게로 내밀어지는 푸딩을 받아낸다. 허나 먹지 않고 아이에게 묻는다. 사유라는 그 질문에 마치 잘못을 저지른 듯한 아이처럼 눈치를 보며 답한다. 그제야 그녀가 잘 먹던 푸딩을 주려했던 이유를 이해한 신이다. 그래서 화나지 않았다는 자신의 말을 확인하는 아이에게 푸딩을 떠서 내민다. 

 망설이던 아이가 냠하고 받아 먹는 모습에 토토는 입꼬리를 올린다. 그 모습이 현재의 그녀와 똑같았기에. 시간이자 추억, 세월이 지났어도 남아있는 것에 묘한 기쁨을 느끼는 신이다. 제우스가 일을 벌일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변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는 모습. 그걸 제 기억속에 새기는 토토는 솔직하게 기뻤다. 

 이때의 시간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그녀가 기억할지는 미지수다. 허나 상관이 없다. 아니, 괜찮다. 자신이 기억 할테니. 그러나 아쉬움이 드는건 신이라도 어쩔 수 없었다. 



 "차라리 오래 전부터 함께였다면..."

 "응?" 

 "아무것도 아니다."



 어찌할 수도 없이 튀어나온 속마음. 다행인지 아이는 제대로 듣지도, 이해하지도 못한 듯했다. 푸딩을 다시 한 번 먹여주며 토토는 얼버무린다. 달콤하고도 녹아내리는 푸딩에 어린 사유라는 행복한 미소를 지어낸다. 솔직하게 신은 그 모습에 사랑스러움을 느낀다. 동시에 애틋함을 느낀다. 어린아이의 미래의 모습을 알기에.

 토토는 마음 먹으면 이룰 수 있지만, 이뤄선 안 될 것만 같은 만약을 생각한다. 그녀의 과거로 가 함께 한다면의 만약. 허나 그것은 아마 비틀어진 형태가 될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린다.

 '지금'의 그너는 자신이 없었던 시간이자 세월을 지냈기에 생격난 모습이자 성격. 자신이 특별하게 생각하게 된 존재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없었기에 도달한 거다. 그렇기에 과거로 가 함께 한다면 달라질 것이다. 그게 어찌할 수 없이 아쉽고도 어찌할 수 없다는 사실임을 깨닫는 신이다. 그렇기에 포기한다. 그만둔다. 최후의 수단 중 하나로 묻어둔다. 


 아아, 하지만 역시 너의 세월에 나를 더...


 나름 깨끗하게 묻어둘려던 진심 중 하나가 그의 입안에 일순 머문다. 그저 욕심일 뿐인 아쉬움. 미래뿐만이 아닌 그녀의 과거 속 세월에도 자신이 새겨지길 바라는 욕심을. 

 신은, 토토는 그런 욕심을 깊이 묻어두며 아직 어린 사유라를 바라본다. 그러자 시선이 부딪힌다. 그리고 보여온 미소에 그도 따라 미소를 지어본다. 뭐, 이런 것도 나쁘지는 않군. 이란 생각을 하며 나름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원래대로 돌아왔을 때의 그녀에게 어떻게 얘기할지 계획을 짜며, 신은 푸딩을 한 스푼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