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아소

[카미아소드림] 제우스와의 짧은 대화

サユラ (사유라) 2016. 5. 7. 02:22





*오토메이트 게임 "신들의 악희 (카미아소)" 의 드림글입니다.

*드림주(오너이입)은 기존 제 드림주 '사유라'이며, 원펀맨 드림과는 조금 다른 과거와 설정, 성격등의 차이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캐해석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길..


















곳곳이 화려하고도 희미하게 빛이 나는 듯한 복도를 한 여성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걸음으로 걸어간다. 이내 여성의 발걸음이 멈추어진 곳은 어는 문앞. 노크를 두세번 하더니 냉큼 들어간 여성의 연브라운색의 눈동자에 비친 공간은 신비한 기운을 품고 있었다. 붉은 카펫 위를 걷는 걸음에는 위축도 긴장감도 담겨있지 않았고, 이윽고 단상위에 서 있는 누군가에게 입을 연다.



"부르셨나요? 제우스님."

"오오 생각보다 빨리 왔군. 사유라.."



사유라란 이름의 여성이 부른 명칭은 왠만한 사람들에게 아주 잘 알려진 신의 이름이었다. 그리스 신화에 있어 수많은 이야기에 등장하며, 많은 전설을 만들어낸 신.. 전지전능한 신의 이름. 그리고 그 이름에 걸맞도록 남자의 모습은 실로 평범한 사람이라 생각할 수 없도록 신비스럽고도 고고한 분위였다. 허나 그럼에도 그녀는 위축된 요소없이 자신을 부른 이를 올려다 볼 뿐이다.



"내가 부른 것은 너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의 상태를 묻는 것이 아닙니까?"

"녀석들의 상태는 쿠사나기와 토토에게서 듣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제 상태에 대해서는 토토씨에게 들으면 되지 않는 것인지?"

"물론 듣고있다. 허나 본인에게 물어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법. 특히 너는 특이한 경우이니.."

"......."



제우스의 말에 그녀는 잠시 입을 다문다. 자신의 입장과 현재의 상황, 그리고 자신이란 존재의 변함을 잠시 머릿속에서 정리한다. 허나 정리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변할 것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입을 연다. 



"딱히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호오- 꽤나 명확한 대답이군."

"혹시 기분을 거슬리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아니, 포장된 대답보다는 좋다."



자신의 대답에 입꼬리를 올려 웃는 신에 그녀는 속으로 안도한다. 눈앞의 존재의 심기를 거슬리게 하는 것은 그리 좋은 일이 아닌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신의 노여움을 받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일뿐이다. 



"용건은 그것 뿐입니까?"

"하나 더 있다."

"......."

"아직도 그 소망을 바꿀 마음이 없는 것이냐?"



어딘지 조심스런 질문에 사유라는 너무도 그답지 않은 모습이라 생각해버린다. 자그마한 상자 속 세계를 만들어 낸 전지전능한 신이 고작 자신으로 인해 저러한 반응을 보이는 것에 묘한 기분이 되어버린다. 허나 그것도 잠시였다. 다시 차가워지는 가슴을 느끼며 그녀는 입을 연다.



"네. 없습니다. 저는 신들이 무사히 졸업을 해도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지 않을 것 입니다. 또한 만약 무사히 신이 될지언정 어느 곳에도 가지 않을 것입니다."

"......"

"제우스님, 당신이 제게 그 질문을 몇번이나 건낸다 해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

"그러니.. 전지전능한 위대한 신이시여... 부디 이 아름다운 상자 속의 세계가 제 역할을 끝내는 그때 제 소망을 들어주십시요. 그때까지 저는 당신이 제게 주신 역할을 열심히 수행하겠습니다. 이 이기적인 인간은, 신이 되어가는 한때 인간이었던 저는 미숙한 교사의 역할에 힘내보겠습니다."



그녀는 미소를 지어보인다. 허나 그 미소는 공허하다고 제우스는 생각한다. 많은 인간들의 어리석은 모습도, 욕망에 물들어진 모습도, 무너지던 모습도 보아왔던 자신에게도 낯설만큼 눈 앞의 여성의 미소는 공허하지만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보인다. 한없이 인간스러운면서도 인간스럽지 않은... 모순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제우스는 그녀에게 돌아가도 좋다고 말한다. 신의 허락이 떨어지자 사유라는 미련없이 아무런 거부감도 없이 방에서 나간다. 복도로 나가자 창문을 통해 보이는 살아가며 본적이 없던 아름다운... 만들어진 세계의 모습에 사유라는 중얼거린다. 



"아아 정말... 아름다운 세계구나..."



그 목소리는 어딘지 잔뜩 들뜬 어린아이의 목소리와 닮았다. 하지만 연브라운색의 눈동자엔 투명한 슬픔이 담겨있었다. 투명하여 아무도 알아차릴 수 없는 슬픔이 담겨있었다. 허나 그것은 한순간이었으며, 이내 한번 깜박인 눈커풀 사이로 다시 드러난 눈동자엔 어떠한 감정도 담겨있지 않게 된다. 그리고 사유라는 미련없이 아까처럼 흔들림이 없는 걸음걸이로 복도를 걸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