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전력

[드림전력] 레오사유 - 이해

サユラ (사유라) 2020. 9. 26. 17:51

* 드림전력에 참여한 트위스티트 원더랜드의 >레오나 킹스칼라<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성격파악이나 구성된 부분이 있어 원작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감독생(유우)와 드림주는 별개의 인물입니다. (감독생드림주)







 21회 주제 - 이해





  제 손안의 잡힌 팔은 근육이 있는지에 대해 의심이 들 정도로 딱딱함이 거의 없으면서도 얇았다. 거기다 그 팔에 이어진 몸 또한 살짝 당기면 제 품안으로 쉽게 감싸여질 정도로 가녀리다. 그런 주제에 위기감을 못 느낀 초식동물 마냥 힘을 준 기색도 없다.


 "... 저기 레오나씨?"


 더군다나 다짜고짜 잡힌 팔에 대해서 화를 내기는 커녕 놀랐음에도 금방 평정을 찾은 여성의 목소리에 레오나는 무언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나가던 여성의 팔을 인사도 없이 잡은 행동은 자신들의 나라에서의 생활을 생각한다면 좋은 행동이 아닐 터다. 아니, 기본적인 예의로도 생각하면 그저 무례한 행동이다. 허나 시끄럽게 소리치며 뛰어가는 푸른색과 주황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신입생들을 바라보는 부드러운 눈빛과 살짝 올라간 입꼬리가 거슬렸다. 겨우 그러한 이유로 이성에게 무례한 행동을 저지른 자신이 이해되지 않는 그다. 
  문득 이해 란 단어를 자신들에게 맞추어 보았을 때 그리 어울린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그녀에게로 향한 자신의 이해, 그녀가 자신에게로 향하는 이해는 존재하는 듯 하면서도 얄팍하기 그지 없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만큼 서로의 관계에는 특별한 것도, 그만큼의 대화가 이루어졌다는 기억이 없다. 
 그렇다고 이러한 무례하고도 거친 행동이 괜찮다고 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오늘도 낮잠이신가요? 때 마침 학교 내 오전 정찰도 끝낸 참이니 괜찮아요."


 언제나의 용건때문이라 생각한 걸까. 낮잠의 인형이라며 붙잡던 일들을 떠올리면서 얘기하는 목소리는 제법 부드럽다. 거부감이나 지침, 짜증도 없는 그 목소리속에 담겨진 속마음이 전혀 보이지 않음에 짜증이 올라왔다. 하지만 여기서 그걸 나타내기엔 이득을 볼 것은 하나 없다. 오히려 기분 좋은 낮잠이 사라질 리스크만이 보일 뿐이다. 다른건 다 몰라도 눈앞의 여성을 끼고 자는 잠은 이상할 정도로 평온하고도 기분이 좋다. 그걸 버릴만큼의 이유를 그는 떠올리지 못한다.


 "너는 정말 볼 때마다 태평하기 짝이 없어. 아니면 일단은 왕이 되지는 못하나 일단은 왕자라는 이유로 내 말을 따르는 거냐?"
 "......"


 어째서였을까. 생각하지 않은, 할 이유도 없는 말이 튀어나왔다. 평소라면 꺼내지도 않을 자신의 입장을 꺼내면서 말이다. 아니, 어쩌면 떠본걸까.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행동과 생각, 속셈을 파헤치기 위해서. 아아, 이게 맞을 거다. 시와가리 사유라 라며 갑자기 학교에 나타난 여러가지로 이해할 수 없는 여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역시 이번만큼은 생각지 못한 상황이자, 질문이었을까. 더 얼빵해진 표정이 그에게 보여왔다. 하지만 곧 평소의 미소인듯 아닌듯한 태평한 표정으로 돌아온다. 아직 잡혀있는 팔에 대해 불편하다는 기색없이 말이다.


 "아니요. 그저 레오나씨와의 낮잠 시간이 싫지 않을 뿐이랍니다."
 "하아?"
 "거기다 그런 이유라면 당신이 먼저 저에게 말을 걸지도 않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틀린가요?"


 생각지 못한 말에 레오나는 기가 막혔다. 그걸 노골적으로 드러냈음에도 침착하고도 조심히 물어오는 여성에 잠시 사고가 멈춘다. 곧 돌아가는 머리로 레오나는 눈앞의 여성을 멍청한 것은 아니지만 바보 같다는 인상을 가진다. 어딘지 물건같이 말하면서 억지로 잠잘 때 잡아두거나 그리 좋은 말도 해주지 않는데 싫지 않다는 말은 태평하고도 바보스럽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정말로 그럴 경우의 행동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건 생각이 없는 멍청함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다.
 그저 이 문장만이 떠오르는 레오나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에게 자신과 지내는 시간에 대한 이득이 없다. 권력에 달려드는 것도, 그에 복종하는 것도, 그렇다고 간사함도 없다. 차라리 라기 같이 노골적인 이유가 있다면 더 파악하기 편하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도 발견할 수 없다. 그저 싫지 않다는 말뿐으로 전부 납득할만한 일인가에 대해 생각해보나 자신으로서는 이해할 수 있는 범주가 아니다. 의욕없고, 왕도 될 수 없는 왕자의 곁에 있어서 좋을 게 무엇이 있을까. 그럴듯한 감정따위 전혀 보이지 않는 주제에.


 "아아, 됐다. 오늘은 혼자 잘테니까, 그만 가봐."
 "네. 그럼 좋은 낮잠 시간을 보내시길."


 무언가 날이 섰던 감각이 사라지고, 맥이 빠졌다. 오늘은 곁에 두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져 보내기로 결정한 레오나다. 그런 자신에게 의문이나 반박도, 붙잡은 것에 대한 짜증도 없이 받아들이는 사유라. 거기다 제법 잘 굴린 입으로 꺼낸 말은 비틀림도 없다. 정말로 태평하고도 멍청하다. 나중에 나타난 초식동물과 같은 이세계인 일터인데도 닮은 구석이 하나 없다. 차라리 초식동물과 같다면 알기 쉬웠을 거다.
 그렇게 다시 제 갈길을 가버린 여성과 헤어져 레오나는 언제나처럼 식물원으로 들어간다. 그러자 거기엔 자신이 심부름을 시켰던 라기가 불만어린 표정으로 있다. 참으로 알기 쉬운 반응이다. 


 "심부름을 시키신 장본인이 늦으시다니. 설마 어디서 낮잠이라도 자고 온검니까?"
 "시끄러. 시킨거나 내놔."
 "아 네네. 그것보다 무슨 좋은 일이 있었슴까?"
 "없어."
 "그런거 치곤 웃고 계신뎁쇼?"
 "용건이 끝났으면 얼른 꺼져."
 "네에네에~ 그것보다 다음 수업은 꼭 들으세요!"


 겨우 시끄러운 녀석이 가고 레오나는 디럭스점포멘츠카츠 샌드위치를 감싼 비닐을 뜯는다. 고기 특유의 육즙과 기름과 소스가 어울린 향이 코끝에 닿아 식욕을 자극했다. 하지만 바로 먹지 않는다. 대신 올라간 자신의 입꼬리를 만지며 중얼거린다.


 "진짜 이해할 수 없는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