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글

[마야사유] 나는 당신에게..

サユラ (사유라) 2018. 5. 22. 02:37


* 드림이라는 장르, 글에 대해 모르시거나 안되시는 분들은 창을 닫거나 뒤로를 추천드립니다.

* 게임 ボーイフレンド(仮) <보이프렌드(베타)> 의 "마야마 쿄이치로" 드림입니다.

* 캐릭에 대한 해석은 제 개인적인 부분이라 본인의 해석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음악 게임 Deemo에서 나온 M2U의 "Sandglass" 를 듣고, 영감을 얻어 썼습니다. 되도록이면 노래를 들으면서 들으시길 추천드립니다.

 (라고 해도 사실 듣지 않아도 전혀 문제 없습니다.)

* 가사는 나무위키에서 가져왔습니다. (https://namu.wiki/w/Sandglass#s-2) 문제가 있다면 말씀 주세요.











 적당한 수의 흰구름들이 푸른 하늘을 유유히 떠다니는 날씨. 적당하게 선선한 바람이 부는, 사람들이 대부분 날씨가 좋다고 할 수 있는 날. 한 명의 여성이 벤치에 앉아 그 하늘을 올려다 본다. 그러고 있길 몇 분이 지났을까, 그녀는 손에 쥔 핸드폰을 향해 시선을 내린다. 거기엔 어느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작은 액정에서 재생되는 영상에서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 변화라면 영상에 띄워지는 문장 정도였다. 연갈색의 눈동자는 그 문장의 변화를 놓치지 않을 듯이 뚫어져라 바라본다. 그리고 입을 연다.



 "Although I'm the grains of sand that slips through your hands ."



 여성의 입은 열린듯 아닌듯 작게 움직였고,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작았다. 주의깊게 들으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만큼 작은 목소리는 노래를 부른다. 발음은 딱딱하고도 정확하지 않았다. 가끔 무슨 단어인지 어느 나라말인지도 모를만큼 엉망인 발음이었다. 그럼에도 여성은 열심히 노래를 이어갔다. 아무도 없는 옥상에서 그녀 혼자 노래를 불렀다. 



 "Nevertheless all I can do is wish your happiness."



 그녀는 귀에 꽂은 이어폰으로부터 들리는 노래를 감성으로 받아들여, 감정을 담아 불렀다. 시간의 흐름도 잊고, 푸른 하늘과 흰 구름, 선선한 바람 모두 잊고 노래에 집중한다. 자신의 안에 펼쳐지는 작은 세상과 과거, 감정이 모두 섞이는 것을 느끼면서도 전부 받아들이지 못한 채. 그리고 이내 눈동자에서 흘러내린 한 방울의 눈물. 그에 맞추어 한 문장을 읊는 작은 입.



 "You are there you are with your song without Me. "



 그 문장을 읊은 후, 여성은 입을 열지 않았다. 반복 재생으로 해놓은 영상이자 노래가 눈에 귀에 번지는데도 그녀는 멍하니 있는다.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를 눈동자는 이따금 눈꺼풀에 의해 가려졌다. 그렇게 또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는 움직일 것 같지 않던 입이 움직인다. 



 "이걸로 쓰다간 또 울겠네."



 아까의 노래를 부르던 때와는 확연히 다른 톤의 목소리. 거기에다가 다른 나라의 언어. 그녀는 자신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나라의 언어가 아닌 자신의 고국의 언어로 중얼거렸다. 그 안의 담긴 감정은 망설임에 가까웠고도, 확신이 어린 느낌이었다. 

 스륵, 하고 감기는 눈꺼풀. 그대로 떠지지 않는 눈꺼풀. 바람이 자신의 머리카락과 볼, 교복을 스쳐지나가도 여성은 눈을 뜨지 않는다. 마치 그대로 잠들었다는 듯 말이다. 숨을 쉬는지도 모를 만큼 여성은 고요하게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여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곧, 점심시간이 끝납니다만."

 "!!!!!"



 노래로 가득하던 세상에 갑작스레 비집고 들어온 공기와 낮은 목소리. 눈에 띄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크게 어깨를 들썩인 여성. 그녀는 허전해진 귀를 자각하기 전에 목소리의 주인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평소엔 그리 느낄 수 없는 심장의 빠른 박동을 애써 무시하며 말이다.

 미야마 선생님. 여성은 보여온 자의 정체를 머릿속에 떠올린다. 이미 목소리를 들었을 때부터 알고 있었을 터인데도 굳이 말이다.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도 두쿵하고 다른 고동을 울리는걸 그녀는 느낀다. 자기 주장이 강한 감정이다라고 심장의 주인은 마치 타인의 시선으로 감상을 만들어낸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야마 선샌님."

 "노래를 듣다가 잠든 것 입니까."

 "... 아니요. 그저 멍하니 있었을 뿐이에요."



 솔직한 심장을 무시한 채로 여성은 감사의 말을 상대방에게 전한다. 언제 놀랐냐는 듯이 진정된, 흔들림 없는 목소리를 낸 그녀. 거기에 무어라 하지 않고 평범하게 묻는 상대방에 그녀는 안도한다. 들려오는 경어가 놀랍도록 낮은 목소리와 어울린다고 딴 생각을 해버린다. 그 생각을 꾹하고 안으로 밀어넣고 그의 질문에 답하는 학생인 그녀다.



 "시와가리, 당신은 보통 수업에 대한 태도가 좋지만, 자주 멍하니 있는 버릇은 살짝 개선하는게 좋겠군요."

 "노력해보겠습니다."

 "기분 상하지 마세요. 이건 당신을 위한..."

 "네, 알고 있어요. 마야마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시니까요."



 아직 완전히 익숙해졌다고 할 수 없는 일시적으로 만든 성에 속으로 웃은 그녀. 그런 자신에게 진지하게 충고해주는 선생님. 자신이 할 수 있는 내에서의 대답을 하니, 들려오는 마야마의 말을 시와가리는 자른다. 학교에서 많은 학생들의 두려움을 주는 그의 말을 말이다. 그만큼 그녀는 아니라고, 잘 알고 있다고 전하고 싶었던 거다. 

 마야마 쿄이치로, 그는 엄하고도 무섭지만, 그만큼 학생을 생각해주는 선생님이란 걸.  그렇기에 다른 이가 보았다면 겁 없이란 말이 어울리는 행동을 한 거다. 다른 이유는 그가 오해하지 않기를 바랬기에. 그녀는 그의 말에 기분이 상했다는 오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눈동자보다 살짝 더 짙은 갈색의 눈동자가 잠시 말 없이 응시한다. 그러더니 훗하고 웃는 마야마. 그런 그의 미소가 언제나 학생들 앞에서 보인 것과는 다르다고 느끼는 시와가리다. 아니, 그렇게 느끼고 싶은 자신이라고 애써 피어오를 뻔한 설렘을 잠재우는 그녀다. 자신이 뭐라고 그에게서 그런 미소를 볼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학생의 머리 위에 커다란 손이 올려진다.



"내게 그런 말을 하는 학생은 흔치 않은데. 역시 너는 좀 특이한 학생이군. 시와가리 사유라."

"......"



 스륵스륵. 힘이 담겨 있다기엔 약하고, 없다고 하기엔 확실히 힘이 있는 쓰다듬. 거기다 언제나의 경어가 아닌 말투. 감기에 걸린 날 이후로 다시 듣게 된 말투와 불려진 임시 이름에 사유라는 말을 잊어버린다. 기껏 진정시킨 심장은 제멋대로 빠르게 뛰는 감각에 그녀는 안면 근육에 경련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다행스럽게도 그녀의 안면 근육은 주인의 마음을 이해해 준 것인지 얌전했다.

 그런 학생의 일순의 위기를 모르는 선생은 미소를 지우고, 언제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더불어 손도 거두어 시험에 올랐던 소녀는 안도한다. 하지만 여전히 빠른 박동을 유지하는 심장에 그에게 보이지 않는 손을 꼭 쥐는 사유라다. 손톱이 파고드는 옅은 아픔에도 힘을 빼지 않는다.



 "잡담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은 내 수업이니 얼른 정리하고 교실로 돌아가도록 하세요."

 "네. 아, 선생님 먼저 돌아가세요. 전 정리할게 있어서요."



 다시 돌아온 경어에 안도하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아쉬움을 억눌러 사유라는 답한다. 답지 않게 입꼬리도 살짝 올리며 말이다. 무의식일까, 그렇게 해야만 그가 먼저 갈거란 생각이 스쳐지난 갔던 듯한 소녀다. 그렇게 해야만 할 것만 같았던 그녀였다.

 그러한 학생의 속사정을 모르는 선생의 시선이 제법 하얀 손에 쥐어진 핸드폰으로 향한다. 절로 핸드폰을 쥔 손을 뒤집는 그녀. 자연스런 반응이었으리라. 그녀가 교환학생으로 오기 전 다녔던 학교에선 교사에게 걸리면 좋은 일은 그리 없기에. 몸에 베인 위기감이자 작은 죄악감에 대한 반응이었다. 허나 그는 바라볼 뿐 무엇도 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분명 자유입니다만, 학교 생활이나 학생의 본분을 어지럽힐 만큼은 자제하세요."

 "아, 네."



 참으로 그답고도, 선생이란 입장이기에어울리는 대사. 그렇기에 좋다고 솔직하게 감상을 안으로 내는 사유라다. 엄하다면 엄할 수 있지만, 그답고도 진심어린 말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녀다. 그렇기에 끌리고도 마음을 놓아버린 사람. 자신에게 있어 눈 앞의 남자가 단순히 선생님아란 존재만으로 성립되지 않게 되버린 사실.

 그 사실을 마야마 쿄이치로란 교사는 절대로 모를거다.

 소녀는 생각했다. 조심성이 없었던 자신에게 비웃음을 던져주며, 선생님에겐 무표정을 보인다.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애써 억누르며 말이다. 지금 웃으면 분명 평소 그에게 보인 자신과는 다른 미소를 보일게 뻔하기에. 소녀는 그렇게 제 안면근육을 조절해본다.

 또각, 구두 특유의 굽소리가 옥상에 퍼졌다. 학생을 향해 있던 선생의 몸이 돌려진다. 그제야 계속 올리고 있던 고개를 내리는 그녀. 앉아 있었다고 하나 신장 180이 넘는 사람을 올려다 보는건 꽤나 목에 무리가 왔던 거다. 조물조물하고 제 뒷목을 주물던 사유라의 귓가에 이미 자신에 대해 신경을 껐을거란 이의 목소리가 닿는다.



 "노래 부르는건 자유지만, 좀 더 영어 공부를 하는 편이 좋겠더군. 공부 부족이란게 너무 뻔히 보였다."

 "드,들으셨나요?!"

 "조금만이다. 그래도 노래 부르는 목소리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들려온 목격설, 거기다 조언에 노래를 듣지 못했을거라 무의식적으로 믿고 있던 사유라는 놀란다. 더불어서 색에 변함이 없던 얼굴에 옅은 붉은색이 퍼진다. 부끄러움에 퍼진 열을 신경도 쓰지 못할 만큼 당황하는 그녀에게 마야마는 일침을 가한다. 물론 그건 그가 의도한게 아니었던 강력한 일침이었다. 한 소녀의 안을 180도 뒤집다 못해 부서뜨릴 만큼의 일침을 말이다.

 또각또각, 아까보다는 더 많은 수의 발소리가 옥상에 퍼진다. 이윽고 철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울려서야 그 발소리는 끊긴다. 철문의 닫히며 울린 소리가 사라지고도 한참 후에서야 사유라는 멈춰있던 숨을 다시 쉬기 시작한다



 "수업가기 싫어."



 진심으로 수업에 들어가기 싫다는 감정이 역력한 목소리로 호소한 사유라는 두 손으로 눈가를 덮는다. 최근 들어서 가장 부끄러운 순간은 언제냐는 질문이 온다면 그녀는 당당하게 지금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질문을 누가 할 것인가. 정답은 자기자신이라고, 정말 재미도 없는 일인 콩트도 못될 자문자답을 하는 사유라다. 



 "거기다 뭐야. 그 감상은... 천연끼? 아니, 그건 다른 뭔가인데. 아, 진짜 그 선생님은 무슨 말을 하는거야...!"



 누구에게도 쏟아낼 수 없는 고민이자 화풀이를 공중에 팡팡 터트리는 그녀의 모습은 누가보면 안쓰러웠을지도 모른다. 허나 다행이라면 다행이도 주위엔 누구도 없었다. 물론 그걸 알기에 그녀는 속내를 털어낸 거지만. 

 사유라는 목부터 올라오는 뜨거운 열기에 제 목을 조르고 싶어졌다. 그 열기에 머리까지 어지러운 듯한 착각이 들어 짜증이 더욱 올랐다. 억울함과도 비슷하면서 무어라 정의하기 감정, 아니 하나가 아닌 감정들의 뒤섞임에 머리가 따라오지 못해 그녀는 억지로 제 자신을 진정시킨다.



 "나쁘지 않았다. 정말 남의 속도 모르시면서."



 하하, 하고 그 작은 입에서 흘러나온 웃음 소리는 그야말로 인위적이며 자조적이었다. 그러는 순간에도 아직 끼워져 있는 이어폰에서 흘러들어오는 노래에 사유라는 멍하니 듣게 된다. 영어들의 행렬들은 사실 그녀의 귀에 정확하게 해석되지 않았다. 허나 읽었던 해석된 가사는 기억하고 있어 어느 정도 내용은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고도 남을 만큼 매력적인 목소리와 가사. 처음 들었던 순간 울어버렸던 노래. 그 가사에 소설의 소재를 얻었던 사유라는 다시 노래에 집중한다. 그리고 중얼거린다. 



 "이 노래 가사를 말할 만큼의... 선생님에게 있어 저는 소중하거나........."



 뚝하고 그녀의 말이 끊어진다. 잠깐의 정적 후, 그 입에서 나온 것은 짧은 웃음소리였다.

 하하

 아까와는 같지만 다른 감정으로 뒤범벅인 웃음소리는 얼핏 울음기가 어렸다. 하지만 얼굴을 덮은 두 손 아래로는 물방울 하나 흘러 나오지 않았다. 대신 약간 올라간 입꼬리가 울지 않는 걸 증명한다. 허나 분명 그 웃음소리를 들은 누군가가 있었다면 바로 알았을 거다. 사람이 괴로워서 낸 웃음소리란걸.



 "바보같은 환상. 바보같은 망상. 그래, 이건 글로 쓸까."



 스륵, 눈가에서 두 손을 뗀 그녀가 중얼거린다. 어딘지 흥미진지하다는, 즐겁다는 눈빛을 지으며 말이다. 누구의 앞에서도, 올곧고도 알기 어려운 상냥함을 주는 선생님의 앞에서도 보인 적 없는 미소를 짓는다. 

 우습다는 말이 그녀의 안에 퍼졌다. 특별한 감정을 가졌기에 더욱 삐뚤어지는 듯한 자신의 속. 그게 여기서 시와가리 사유라란 이름으로 지내는 소녀의 감상이다. 사랑을 가져버린 자기자신에 대한 비웃음과 실망감이었다. 


 사유라는 미련없이 귀에서 이어폰을 빼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직 교실로 돌아가고 싶지 않음에도, 부지런한 선생님의 얼굴을 보기 껄끄스러움에도 다리를 움직인다. 아직은 시간이 남았다. 도망쳐 온 만큼 적어도 이 학교에서의 학생의 본분을 하자라고 어울리지도 않는 문장을 만드는 그녀다. 아직 익숙하지 않은 구두로 옥상을 걸어간다. 

 이윽고 철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옥상은 누구도 없게 된다.





















'단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냥한 약속은 하지 말아요  (0) 201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