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장기합작 시즌 1

[장기합작 3분기 - 가을 ] 토토사유

サユラ (사유라) 2018. 9. 30. 01:02

드림 [ 장기합작 3분기 가을편]에 참여한 카미아소(신들의 악희)의 >토트 카도케우스<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 원래의 표기와 발음은 "토트"이지만 오너에겐 "토토"로 굳어져 글에서는 토토라 적습니다

* 드림주와 최애는 연인이 아닙니다.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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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 인간들은 가을에 뭘 하지?"

 


 수업이 끝난 후, 바로 잡혀 와 검진을 받던 사유라에게 던져진 질문.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안에서 위화감을 느낄 것이다. 문장 안에 포함된 '인간들' 이란 문자는 질문자가 인간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얘기해 주기 때문이다. 허나 이미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여성은 연갈색의 눈동자를 지닌 눈을 한 번 깜박인다. 그 모습을 푸른색의 눈동자가 바라본다. 잠깐의 정적 후, 여성이 또 한 번 눈꺼풀을 깜박인다. 질문의 대한 대답을 정리한 듯 했다. 



 "특별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가을은 독서의 계절, 추수의 계절 등이라 부를 정도죠."

 "그거 뿐이냐."

 "음, 단풍놀이나 밤줍기, 소풍 정도일까요. 제 기억으로는요."

 "얕은 지식이군."



 그녀가 꺼낸 대답은 그리 새롭지는 않았다. 이미 질문은 건넨 신의 지식 속에 포함된 것이다. 허나 신은 딱히 그 사실을 얘기하지 않고, 더욱 많은 대답을 요구한다. 그에 대해 사유라는 자신이 기억하는 내의 지식을 꺼낸다. 허나 그거 또한 신에게는 신선하다는 감상을 주지 못한다. 

 토토는 나무라는 듯이 얘기한다. 하지만 진찰 중인 그녀의 손을 만지는 손길을 조심스러웠다. 손바닥에서 손가락으로 천천히 만지는 신의 손길을 사유라는 잠시 지켜 보더니 입을 연다. 



 "죄송합니다."

 "용서하마. 그럼 너는 무엇을 했지?"

 "네?"

 "너는 가을에 무엇을 하며 지냈지?"



 나즈막히 사과의 말을 신에게 바치는 사유라. 그런 그녀를 용서한 토토는 다른 질문을 내린다. 사과하던 때보다 한 음이 올라간 목소리가 단 한 글자만으로 반응을 보인다. 이제는 어깨를 진단하는 그가 질색이나 짜증을 보이지 않고 좀 더 구체적으로 묻는다. 그것이 위화감으로 다가오면서도 사유라는 생각에 빠진다. 눈꺼풀을 살짝 내리깔은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토토는 손을 얼굴쪽으로 옮긴다.

 턱에서 볼, 볼에서 귀, 귀에서 관자, 관자에서 이마로 스치는 손가락. 짙은 갈색의 손가락이 자신의 이마에 다다라서야 사유라는 입을 연다. 입꼬리는 이미 살짝 올라가 있었다. 신은 그것으로 무슨 대답이 나올지 예상이 갔다. 분명 그녀다운 대답일 거다.



 "죄송합니다. 그리 기억에 없네요."

 "자그마한 것도냐."

 "일상적으로 하던 일들은 떠오르지만, 가을이란 계절이기에 했던 일들은 떠오르지 않아요."

 "너희 인간들이 자주 들먹이는 추억이란 것도냐."

 "예. 딱히 무엇 하나 떠오르는게 없습니다."



 깔끔하고도 흔들림이 없는 사과, 거기에다가 대답. 재촉하는 듯한 신의 말씀에도 사유라는 희미한 미소를 유지한 채 답한다. 흔하지 않은 대답으로 말이다. 그 대답 안에서 보이는 무언가를 신은 지적하지 않는다. 그저 한 번 눈을 깜박인 후 입을 연다. 예상하던 대답이 나올시에 준비한 계획을.



 "시와가리 사유라."

 "..... 네."

 "영광으로 여겨라. 그런 네게 나와 어울려줄 기회를 주마."

 "그게 무슨..."

 


 언제나의 호칭이 아닌 모형정원에서의 이름으로 부른 토토. 어느새 그녀의 반대편 손목을 잡고 있는 그의 손으로 미미한 떨림이 전해졌다. 또한 짧은 망설임 후에 들린 대답. 그 두 반응을 눈치 챈 신은 그답지 않게 추궁하지 않는다. 그저 하고 싶던 말을 꺼낸다. 자신의 말에 올려다 보는 연갈색의 눈동자와 묻는 목소리에 토토는 입꼬리를 올린다. 그리고는 신은 자신도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하며 입을 연다.



 "가을소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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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고도 높은 푸른 하늘, 그 안에 담긴 몇개의 흰구름. 볼을 스치는 선선한 바람은 들판의 풀들을 흔든다. 그러자 들려오는 풀들끼리 스치는 소리는 여름때와는 틀린다고 사유라는 생각한다. 하늘에서 눈을 떼 조금 멀리 시선을 돌리니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물들여진 산들이 눈동자에 비친다. 다시 시선을 움직이니 다른 계절에 없던 억새풀들이 들판의 한 구석을 채우고 있었다. 그 광경들은 그녀의 기억엔 없는 아름다운 광경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선이을 돌린 곳 또한 기억에는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회색이 옅게 베인 흰 머리카락. 자신과 다른 짙은 갈색의 피부. 뚜렷한 이목구비는 그의 외모를 높였다. 그리고 짙은 푸른 눈동자는 그녀의 인생에서 본 어느 눈동자보다 아름다웠다. 언제나의 거리에서 바라 보았다면 그걸로 끝났을 거다. 하지만 그 요소들을 지닌 이집트의 신 토토는 매우 가깝다 못해 몸이 닿고 있었다. 이유는 그는 사유라의 무릎을 벤 채 책을 읽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녀는 시선을 둘 곳이 애매해져 있었다.



 "토토씨, 불편하지 않으신가요."

 "생각보다 편하군. 네놈이야말로 힘들어지면 바로 말하도록."

 "그래도 괜찮나요."

 "네놈이 아파 내 일이 늘어나는 것보다 나은거다."



 아, 그렇네요. 라고 사유라는 토토의 말에 납득한다. 그녀는 왜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 라며 일의 순서를 차근차근 떠올린다. 

 발단은 당연하게도 그의 가을소풍을 가자는 말이다. 그 후는 조금은 급하게 식당에서 도시락을 받았다. 거기에 매점에 매트를 받고 들판으로 왔다. 도착한 후는 매트를 깔고 도시락을 먼저 해치웠다. 바구니 안은 주로 가을에 나는 과일이나 작물로 된 음식들이었다. 물론 옥수수는 필수이기에 미리 부탁하여 있었다. 꽤나 많은 양의 도시락을 먹은 후, 토토가 독서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얌전히 있겠다고 한 그녀인데... 그런 그녀에게 무릎베개를 요구한 신이었다. 

 그 다음은 말할 것도 없다. 거부권이 없는 사유라는 신의 요구에 응할 수 밖에 없었다. 인생에서 기억이 없는 무릎베개를 신에게 해드린다는 사실이 묘한 기분을 그녀에게 선사했다.



 "네코."

 "아, 네."

 "난 잠시 눈을 붙일거다. 일이 있으면 깨우도록."

 "네."



 왠일인지 입으로 소리내지 않고, 거기다 속독도 하지 않던 신의 부름. 생각에 잠겨 있었지만 바로 답한 그녀에게 들린 신의 말씀. 마음속 조그마한 자신이 불평하는걸 참아낸 사유라는 순종적인 대답을 한다. 

 헌데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 토토의 눈썹이 살짝 치켜올라간다. 이유모를 신의 반응에 그녀는 속으로 미약하게 동요한다. 한낱 인간인, 정확하게는 반신에 가까운 자신이 무언가 그의 기분을 거슬리게 한걸까 하고 걱정한다. 이유는 모르나 일단 사과를 하자고 결심한 사유라가 입을 열려는 순간 토토가 상체를 일으킨다. 그에 자신이 뭔갈 잘못했다고 확신한 그녀가 다시 말을 꺼내려고 했으나 또 실패한다. 그 이유는 무언가의 힘으로 그녀의 몸이 밀려났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휘리릭 바뀌는 시야 속에서 그녀가 본 색들은 갈색, 붉은색, 흰색, 푸른색. 겨우 멈춘 시야 속에 들어온 첫번째 색은 짙은 푸른색이었다. 그것이 신의 눈동자임을 알아챘을 때는 이미 매트 위에 몸이 눕혀져 있었다. 영문모를 상황에 그저 눈앞의 신만을 바라보던 사유라는 볼에서 느껴지는 간지러움에 정신을 차린다. 토토의 손가락이 자신의 볼을 만지는 감각에 그제야 그녀는 자신이 그로 인해 넘어뜨려진 상황임을 인식한다. 



 "이제야 상황을 눈치챈거냐. 늦군."

 "저, 저기 토토씨?"

 "순종적인 면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조금 짜증이 나기도 하는군."

 "........."



 말하지 않았음에도 어떻게 알았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사유라는 그를 부른다. 그리고 들려온 신의 말씀에 입을 다문다. 

 '그게 나쁜건가요?'

 공허한 그녀의 안에서 울려퍼진 질문. 허나 사유라는 그걸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허락되지 않는, 꺼내선 안될 질문이다라는걸 무의식 중에 알아서다. 무어라 이름을 붙여야 할지 모르는 마음들이 그녀의 가슴 안에서 술렁거렸다. 그저 혼란스러운 건지, 불평스러운 건지, 아니면 무언가 서글펐던 것인지. 다만 확실한 것은 어떠한 긍정적인 감상이나 감정은 없었다. 평소와는 틀리지만 결국 퍼지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뿐이라고 메마른 감상을 내놓는 반신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어떻게 사과를 드려야 할지 생각했습니다."

 "호오, 이런 상황인데도냐?"

 "이러한 상황이기에 더더욱이라 생각합니다."

 


 낮은 목소리가 그녀의 위에서 내려왔다. 지금 상황에 모든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신의 말씀. 사유라는 언제나와 같이 답한다. 순종적이면서도 점잖게, 거기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듯이. 언제나와 다른 각도로 내려다 보는 푸른색의 눈에도 연갈색의 눈은 피하지 않는다. 

 그렇게 얼마동안 서로를 바라보았을까. 먼저 눈을 감은 쪽은 신이다. 토토는 한 숨을 내쉬더니 그녀의 옆으로 몸을 누인다. 자신의 시야를 가득 채우던 신이 비키자 보여온 푸른 하늘에 사유라는 눈부시다와 함께 예쁘다고 감상한다. 허나 그 감상을 방해하듯 몸이 돌려지더니 폭하고 감싸여진다. 상황을 몰라 또르륵 눈을 굴리는 그녀. 그리고 뒷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에 또 다시 늦게 상황을 인식한다. 이번에는 신의 품 안에 안겨진 상황이다.



 "토토씨 이건..."

 "네놈도 같이 자는 거다."

 "저는 딱히 자고 싶지 않..."

 "평소 낮잠을 몇시간이고 자는 네가 말이냐."

 "......"



 또 예상하지 못한 그의 행동에 이유를 물으려던 사유라는 속으로 놀란다. 그걸 애써 드러내지 않고 나름 완만하게 거절하려 했다. 허나 신의 말씀에 감히 반박을 하지 못한다. 그가 신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맞는 말씀이기에. 그녀는 평소 낮에만 많이 잤던 자신을 질책한다. 그것이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도 말이다. 어떻게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던 한창 때, 토토의 목소리가 그녀의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둘 다 잔다면 이렇게 자도 문제없는 거다."

 "....."

 "거기다 네가 감기에도 걸리지 않을 테니 우리 둘 다 이득인 거다."

 "....."



 첫번째 신의 말씀에 '아닙니다. 문제가 꽤 있습니다.', 두번째 신의 말씀에 '이득인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사유라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차마 말하지 못했다. 슬슬 자포자기 심정이 되어만 갔다. 거기다 확실히 토토의 품 안은 그녀에게 있어 따스했다. 거부감이 1도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제법 편안하게 느껴졌다. 그런 자신에게 욕을 날리면서도 별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핑계를 내세운다. 결국 그녀는 겉도 안도 설득해버린다.



 "토토씨 마음대로 하세요."

 "정말이냐."

 "네. 낮잠 정도는 뭐 나쁘지 않은 거니까요. 거기다..."

 "거기다?"

 "...... 가을하면 떠올릴 추억을 하나쯤 만드는게 되니까요."



 대부분의 걸 포기한 사유라는 신을 따른다. 확인하듯 묻는 신에게 그녀는 거짓없이 고한다. 더불어 자기 자신에게도 고한다. 이걸로 포기해라, 이걸로 이 순간을 견뎌내라 라고 말이다. 언제나의 흐름, 언제나의 어정쩡함. 그렇게 생각하며 사유라는 몸에서 힘을 뺀다. 그러자 불어온 바람에 눈을 한 번 돌린다.

 시선을 돌린 곳은 푸른 하늘. 휘리릭, 각각 단풍잎과 은행잎들이 바람을 타고 날라갔다. 그 광경이 가을이라고 다시 알려주어 작게 웃어버린 사유라다. 



 "왜 웃지."

 "... 그냥 가을이다 라고 느껴져서요."

 "시시한 이유군." 

 "그럴지도요."



 시시하다. 신의 심드렁하고도 냉담한 반응. 그럼에도 사유라는 딱히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그저 마음을 비운다.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며 눈을 감는다. 어둠 속에서 신의 작은 숨소리가 들려옴을 애써 의식하지 않았다. 

 다시 바람이 불어왔다. 이번에는 눈을 돌리지도, 하다못해 뜨지도 않았다. 그러자 맡아져 온 익숙한 냄새에 소리없이 웃은 사유라다. 어떻게 옮겨 온 것인지 낙엽 특유의 냄새가 맡아졌다. 그게 자신을 안은 신의 향과 섞여 기억 속에 새겨져갔다. 

 '다음 가을에 오늘을 떠올릴까?'

 자신의 안에서 울려퍼진 의문. 사유라는 그것에 아무런 답도, 대답도 내놓지 않는다. 답할 수 없고도 답하면 안되기에. 간신히 평온을 유지하는 자신이 무너질 것을 알기에. 그렇기에 그저 의식을 흐리게 한다. 선선함과 따스함을 동시에 느끼며 사유라는 잠이 든다. 조금씩 변화하는 자신의 내면에서 시선을 피하며 그렇게 그녀는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