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림 [ 장기합작 시즌4 ]에 참여한 크리미날레! 의 >템페스타<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 드림주와 최애는 연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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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저택 중앙에 위치한 정원. 그곳에 놓인 벤치 중 하나에서 한 여성이 간식인지 늦은 점심인지 모를 빵을 두 손에 쥔 채 먹고 있었다. 하얀 두 손을 쥔 빵은 작은 입에 물려진다. 그대로 문 채 당기니 쉽게 뜯어진 빵을 여성은 묵묵히 먹을 뿐이다. 작게 우물우물 하며 씹는 다문 입과 같이 감겨진 눈은 관리가 잘 된 정원을 보지 못한다. 먹는 행위임이 분명한데도 느긋한 턱의 움직임과 떠지지 않는 눈으로 깨어난 것인지 의심하게 한다. 본인은 알지 모르나 몇 명의 저택의 사람들이 그러한 걱정이나 궁금증을 품고 지나간 것 또한 진실이었다.
"......"
그렇기에 일순 일어난 일에 놀랐을 것이다. 아니면 새삼이란 단어를 입에 담으면서 쓴웃음을 지을지도 모른다. 언제 나타난 것인지 모를 하얀 남성이 접근하여 자신의 얼굴로 뻗은 손에 나이프를 겨냥한 그녀를 보며 말이다. 그 속도는 일반인이라면 힘든 반응 속도였으며, 소리 없이 다가 온 인물을 알아챈 것 또한 일반인은 힘들었다. 그럴 터인데도 딱히 아무런 힘도 없어 보이는, 오히려 거의 잠들어 있던 거나 마찬가지로 보이던 여성은 모두 해냈다. 접근을 알아챈 것도, 그 손을 빠른 속도로 뽑은 나이프로 겨냥하여 막은 것도. 분명 예삿일이 아닐 터인데도 여성은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입 안의 빵을 우물거리고 있다. 마치 아무런 일도 아니라는 듯이 말이다.
꿀꺽- 한참이나 씹은 빵이 가늘고 하얀 목을 타고 내려가서야 여성은 눈을 뜬다. 그러자 처음 보여 온 것은 은색의 아름다운 보석, 아니 눈동자였다. 스륵, 자신의 손에서 나이프가 눈앞의 존재에 의해 빠져나가고 있음을 알아도 여성은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멍하던 표정에서 미소로 바뀌며 입을 연다.
"어서 와, 템페스타(Tempesta)."
"다녀왔어, 누볼라(Nuvola)."
미약하게 잠기기는 했으나 확실하게 인사를 건네는 누볼라라 불린 여성과 그에 답하는 템페스타라 불린 남성이다. 방금의 긴장감은 어딜 간 것인지 은색의 반짝이는 긴 머리카락을 지닌 미청년은 그녀의 손에서 빼낸 나이프를 벤치 구석에 꽂으며 태연하게 옆에 앉는다. 그러더니 손가락으로 누볼라 입술 옆에 붙은 빵가루 떼어준다. 더불어 그걸 자신의 입 안으로 넣는 행위는 마치 특별한 관계로 보이도록 했다. 어찌보면 실례되는 행위일지도 모를 터인데도 누볼라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를 볼 뿐이다.
"음, 이거 괜찮네."
"5번가 쪽에 새로 생긴 빵집 거야."
"흐음- 그래서 안에는 뭐가 들었어?"
"..."
"그거 일단 점심이지?"
"......"
"또 내가 없다고 대충 때우고 있었구나."
"아냐, 이거 간식이야."
"누볼라, 누구도 아닌 나한테 거짓말 해봐야 소용없어."
"...... 그치만 이건 이것대로 맛있다고. 내가 이런 빵 좋아하는 거 알면서."
자연스레 시작된 대화는 거리도, 거부감도, 경계도 없었다. 오히려 둘이 찰싹 붙은 채 대화하는 모습은 지나가던 누군가가 보면 남녀 간에 관계 중 하나를 바로 떠올릴 만큼 가깝고도 친근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무표정에 가까운 멍하던 여성은 설교를 듣는 아이의 모습이 된다. 그것만으로도 그녀에게 있어 옆자리의 존재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증명하고 있었다.
템페스타는 뚱한 표정이 된 누볼라를 보며 이내 웃는다. 그리고는 아무런 예고도, 통보도 없이 그녀의 무방비한 허벅지로 머리를 베고 눕는다. 누가 봐도 무릎베개를 하는 그에 여성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아름다운 은색의 머리카락이 땅에 닿지 않도록 손가락으로 조심히 모아 올려 정리해줄 뿐이다. 더더욱 그들의 관계가 얕지 않음을 어디선가 보고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랑한다.
"아, 오랜만의 너의 무릎베개는 좋아."
"겨우 2주인데... 가끔 템페스타는 과장이 심해. "
"2주면 충분히 길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너는 아니야?"
"...... 조금은 생각해. 하지만 어쩔 수 없었잖아. 너도 나도 임무가 있었으니."
"나는 네가 무척 보고 싶었는데."
"...... 나도."
누가 들으며 더 이상 못 보겠다, 못 듣겠다라고 할 정도로 당도가 높은 대화를 나누는 둘. 누볼라는 빵을 옆에 둔 채, 템페스타를 내려다본다. 바람이 불어와 자신의 머리카락도, 그의 머리카락도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본다. 마치 그 모습을 새길 듯이, 무언가를 확인하듯 연갈색의 눈동자는 그 안에 여러 가지를 담아낸다. 그리고 바람이 멎자 입을 연다. 이미 지나간 부드러운 바람을 담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이다.
"오늘도 살아서 만나 반가워, 나의 친구씨."
"... 나도 살아서 너를 만나 반가워, 사유라."
평범한 사람끼리 라고 볼 수 없는 인사를 둘은 나눈다. 그 안에서 들린 한 단어는 몰래 지켜보던, 훔쳐 듣던 이들에게 놀라움을 줄 수 있었다. 누가 보아도 연인으로 보이던 둘의 관계는 친구였다는 사실로 말이다. 허나 그 대화를 듣는 이는 없었다. 그들의 세계에서 말이다. 그걸 알기에, 아니 설령 있었다 해도 둘은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누볼라는 코드네임이 아닌 이름으로 불린 것에 그에게 한 소리를 한다. 그럼에도 템페스타는 웃으면서 다 들어준다. 그것 또한 언제나의 일이기에.
그저 마피아이자, 복수를 위해 스스로 몸을 태우는 자신들이 이 순간 무사히 함께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낀다. 그녀도, 그도 복수의 끝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그렇게 평온한 한 때를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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