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장기합작 시즌 4

3분기 '잘 있어' - 하데스&사유라

サユラ (사유라) 2021. 9. 30. 00:19

* 드림 [ 장기합작 시즌4 ]에 참여한 신들의 악희 의 > 하데스 아이도네우스 < 우정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주소 클릭이 되지 않게 설정을 해서 배너형식 같이 올리는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진클릭하면 홈피에 가집니다. 출처는 저작권없는 사이트)

 

 

 

 

 

 


 유예가 정해진 관계는 가벼운 것일까, 아니면 너무도 무거울까. 끝을 맞이할 관계는 불안할까, 아니면 평온할까. 그것에 대해 어느 쪽이라 단정할 수 없어, 그 어느 쪽도 맞다고 할 수 있어 명계를 다스리는 신은 절로 그 입에서 한숨을 흘린다. 막연하던 감각이 선명해져 가는 나날은 신마저도 흔들리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자신과 달리 한숨의 원인과 밀접, 아니 원인인 상대방은 전혀 그러한 기색이 없다. 생크림을 잔뜩 올린 핫케이크 한 조각을  입에 담아 두 번 씹자 퍼지는 잔잔한 미소는 흔들림이란 단어와 연이 없어 보였다. 오히려 얼마 전보다 걱정이나 피곤함 등이 사라진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입가에 퍼진다. 그럼에도 피어오르는 불안함이나 걱정은 그녀로부터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


 "수플레 방식은 해본 적이 없어서 걱정이었는데 잘 되었네요." 
 "아, 응."
 "거기다 크림도 잘 되었고, 과일들도 신선하고 달아서 좋아요." 
 "... 응, 그렇네."


 그녀치고는 수다스럽게 말을 걸어온다.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모습에 자신일 터인데도 자신은 평소보다 못한 맞장구만 칠뿐이다. 그러한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워 또 무거운 한숨이 흘릴 것만 같았다. 여성은 여전히, 오늘도 이러한 자신에 대해 무어라 말하지 않는다. 추궁도 하지 않는다. 걱정 어린 질문도 건네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기에 안심이 되면서도 걱정이 더욱 겹쳐져 가는 것을 그녀는 알까 라고 그리스의 신들 중 한 명이 생각한다. 
 선선한 바람이 자신들을 유유히 지나침을 말없이 만끽한 후에야 걱정이 많은 신의 붉은 눈동자가 옆의 여성에게 향한다. 아무런 걱정이라도 없다는 듯이 여전히 달콤한 디저트를 먹고 있을 거라 여겼다. 그러나 자신의 예상과는 달리 친구는 어딘가를 말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사실 언제나의 그녀다운 모습이다. 허나 그 시선의 끝에 있는 인물은 언제나와 달라 입이 움직인다. 


 "정말로 카도케우스와 사귀는 건가?"

 그것은 정말 자신이 생각해도 갑작스럽고도 조심성 없이 나온 질문이었다. 얼마 전부터 둘의 모습에 모두가 사귀는 게 아닐까 하고 수근거리기는 했으나 아무도 감히 묻지 못했던 질문. 정말로 바보 같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며, 사과하려고 했다. 허나 눈앞에 보인 친구의 반응에 제 눈을 의심하게 된다. 
 눈을 깜박이기 전까지만 해도 하얗던 볼이 붉게 물들여져, 마치 그 색은 오늘 핫케이크 위에 올린 딸기와도 같았다. 그러더니 그 색을 가리려는 듯 두 손으로 감싸는 모습. 부끄러워하고 있다. 처음 보는, 아니 명백하게 그녀가 반응하지 않던 감정과 관계에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놀라게 된다. 방금과는 달리 다른 의미로 미안해져 당황하며 입을 연다.


 "미, 미안하다. 그게 요즘 너와 그가 함께 있는 모습에 다들 궁금해 했고, 오늘 네가 드물게 나와 있을 때 그를 보길래 그만..!"
 "... 하데스씨."
 "응?"
 "변명이 서투르시네요."
 "윽, 그게 변명을 하려던 게 아닌... 미안하다."


 어수선한 자신의 말에 얼굴에서 손을 살짝 떼며 시선을 마주쳐 오는 여성. 곧 그 입에서 나온 언제나처럼 조금은 짓궂은 말에 결국 또 사과하는 자신. 그런 자신에 소리 없이 웃는 친구에 평소의 자신들로 돌아왔다는 걸 깨닫는 자신이다. 걱정이 너무 많았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평소 그녀가 자신에게 속으로 너무 담아 놓는다고 들었던 걸 생각하면 정말 그 말대로 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기에 입을 연다. 계속 속에서 피어오르던 불안함의 원인에 대해서.


 "너는 졸업식 이후에도 이곳에 남을 건가? "
 "네." 


 겨우 꺼낸 질문에 대해 친구는 간결하고도 확고한 대답을 건네준다. 그때의 눈빛은 흔들림도 거짓도 없어 오히려 고민한 자신이 멍청한 짓을 한 것만 같았다. 동시에 답답한 감각이 사라져 오히려 가벼워진 느낌이기도 했다. 
 그녀는, 친구는, 다가오는 졸업식에도 무엇 하나 얘기해 주지 않았다. 그 이후의 일들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았다. 그렇기에 불안하고도 마치 그게 끝과도 같이 다가왔다. 아니 끝이 맞다. 자신들은 유예의 기간을 가진 관계이기에... 친구는 신들의 졸업식까지로 정한 것은 누구도 아닌 자신들이었기에.
 하지만 막상 제대로 들은 그녀의 답변에 겨우 무언가를 정하게 된다. 기간이 지나 무엇도 아니게 된다면, 그녀가 그저 여기에 남을 뿐이라면 자신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연다.


 "그래서 정말 카도케우스와 사귀나?"
 "아까 제 반응을 보고도 모르다니, 하데스씨 그렇게 머리가 안쓰러운 분이셨나요?"
 "큭! 이번 건 지금까지 중 가장 신랄한 말이구나. 사유라..."
 "어라, 오늘 쭉 제 말에 건성으로 맞장구치시던 하데스씨가 무슨 불만일까요."
 "아아, 그건 미안하다! 그건 그러니까..."


 다른 학생들 앞에서와 틀린 모습은 자신을 친구로서 대하는 사유라다. 임시교사가 아닌 그녀는 상냥하면서도 짓궂다. 그러나 그 모습이 한 번도 싫다고 여긴 적이 없었고, 분명 앞으로도 없을 자신임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다가올 날에 대해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자신은 떠나가는 자, 그녀는 남겨진 자. 그렇기에 해야만 하는 말은 정해져 있었다. 

 '잘 있어.'

 헤어짐의 인사는 정해져 있었다. 허나 그 뒤에 말과 행동을 자신은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끝을 내고 싶지 않은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말과 행동을 이제야 정하게 된다. 내밀어져 오는 생크림을 가득 얻은 핫케이크를 입에 물며, 끝이 온 날 헤어짐의 인사 후 건넬 말을 새겨둔다. 끝에서 시작으로 만들어낼 말을 그녀 몰래 정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