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장기합작 시즌 4

4분기 '오랜만이야' - 오공&사유라

サユラ (사유라) 2021. 12. 31. 00:56

 

* 드림 [ 장기합작 시즌4 ]에 참여한 환상마전 최유기 의 > 오공 < 우정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TV 애니메이션 <환상마전 최유기>의 스포가 포함되어 있어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는 분들에겐 읽기를 권하지 않습니다.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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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른 바람이 모래를 품어 불어오는 익숙한 감각을 흘리며 오공은 여느 때와 달리 조용했다. 평소라면 비워진 배를 울리며 삼장에게 공복을 호소했을 그가 조용함에 일행들도 딱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아마 다들 같은 인물이자 사건들을 떠올리고 있을 것이기에, 아니면 오공의 상태를 짐작하고 있기에 시간을 주는 것일지도...


 [오공, 이리로 와볼래?]


 삼장들의 예상에 맞게도 오공은 그날 자신을 부르던 한 여성을 몇 번이고 떠올리고 있다. 평소와는 틀린 말투로 자신을 친근하고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르던 여성의 무릎에는 자신과 싸워 숨이 끊어진 남자의 머리를 눕히고 있었다. 그럼에도 며칠 전 함께 밥을 먹었던 때보다 더욱 상냥한 목소리는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었다. 그럴 터인데도, 마음 한 구석에서 올라오는 미안함에 피하고 싶었음에도 오공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자신에게로 향해 살짝 뻗어진 두 팔,펼쳐진 두 손, 그리고 피어난 미소에 알고 지내던 기간에 비해 커다란 마음이 이끌렸고 갈망하였다. 그 마음이 무엇인지 알지도 모른 채 그녀, 사유라에게 다가간 오공이었다.


 [오랜만이야. 오공...]


 왜 그랬는지 모른다. 자연스레 그녀의 앞에 땅에 무릎을 꿇은 자신. 그런 자신의 양볼을 감싸며 사유라는 인사를 건넸다. 지금 상황에는 꽤나 뜬금없고도 상황이 맞지 않은 인사라 여겼다. 허나 곧 그녀와 제대로 의식을 가진 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며칠만이란 사실을 떠올리며 납득하게 된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에서 무언가 걸리는 이유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평소와는 아주 조금 틀려서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자신을 모른 채 따스한 두 손은 머리를 정리해준다. 한 없이 다정한 손길은 무언가를 확인하면서도 준비하는 듯한 느낌에 오공은 알면서도 모를 불안함을 가지게 된다. 아니, 정확하게는 아쉬움과 슬픔을 가졌다.


 [긴 머리도 어울렸지만, 지금의 짧은 머리도 역시 잘 어울려.]


 분명 다정하고도 상냥한 목소리이자 칭찬이었다. 그럼에도 희미하게 섞인 다른 감정의 이유를, 그리움이 깃든 그 눈동자를 오공은 잘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들에겐 함께란 단어가 어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기에, 그렇기에 그저 눈앞의 그녀를 보며 가슴에서 넘칠 듯한 감정들이 무언가로 바뀔 것만 같음을 참아낼 뿐이었다. 소리를 내면 눈앞의 존재가 사라질 듯한 감각이 제 목을 죄어와 괴로워도 소리를 내지 못했다.


 [...... 있지, 오공. 나는 한 번 더 그날의 광경을 보고 싶었어. 모두가 웃던 그 광경을 보고 싶었어.]


 나직한 목소리는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었다. 오공이 어떠한 반응을 하는지 지켜보는 듯 했지만 아무런, 아무것도 할 수 없던 그에 눈을 한 번 깜박이며 입을 열었다. 그도, 다른 이들도 그녀의 말을 조용히 들을 자세였다. 그들이, 그녀가, 호무라가 있는 세계가 부서지고 있음에도 누구도 초조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었다. 마치 날씨가 조금 좋지 않은 날, 드넓은 꽃이 가득한 들판에 온 것 마냥... 그럴 리가 없음에도 말이다. 


 [결국 보지 못했지만 신기하게도 아프지 않아. 조금 아쉽지만 허무할 정도로 괜찮아. 떠올리지 못하던 때조차 간절하게 바랐을 터인데도... 전부 다 떠올린 지금 너무할 정도로 눈물이 나오지 않아서 곤란할 정도야.]


 무슨 말인지 오공과 오정은 알 수 없다는 시선을 보냈고, 삼장과 팔계는 짐작이 간다는 시선을 보냈다. 그들의 그런 시선에도 사유라는 여전히 미소를 유지한 채 오공을 바라볼 뿐이다. 흔들림도, 흘림도 없이 곧은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많은 말들과 마음을 소리 없이 그 눈동자에 담아낸다. 살짝 연한 연갈색의 눈동자는 그리 신비한 색이 아닐 터인데 어딘지 신비스러움을 담아내어 눈앞의 소년은 낯설게 다가왔다. 허나 동시에 울음이 나올 것만 같이 따스하여, 변함이 없이 다정하여 어린아이 같이 울고만 싶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한 그를 알았던 걸까, 아니면 그저 하고 싶었을 뿐이었을까. 여성은 황금의 띠로 둘러진 순수한 자의 머리를 제 가슴에 끌어들이며 안았다. 


 [겨우... 이렇게 너를 안아줄 수 있네. 이번에야 말로 오공을 이렇게 안아줄 수 있게 됐어.]


 울음소리가 그의 머리 위에서 잔잔히 흩어지며 내려왔다. 무언가를 억누른 목소리는 분명한 흐느낌이 섞여 있어 언제나 마이페이스던 그녀의 목소리 같지 않았다. 그럼에도 위화감과도 같은 감정은 일체 없었고, 울고 있을 그녀에 대한 걱정만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허나 그의 머리 위에서는 비가, 눈물이 내리지 않았다. 오공은 자신을 끌어안은 따스함의 주인의 얼굴을 확인하고 싶었으나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목소리가 보면, 확인해선 안된다고, 자신만 보면 안된다고 외쳐오는 듯한 환청이 들려 왔기에...
 그 포옹은 그리 길지 않았기에 금방 해방된 그는 아쉬움이란 감정을 고이 받아들였다. 천천히 상체를 세우며 본 거기엔 눈물도, 물기도 없는 상냥한 눈동자와 따스한 온기를 담은 미소만이 자리 잡고 있었다. 여전히 눈물을 보이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하며, 오공은 입을 열려 했다. 


 [갈 수 없어. 나는 가지 않을 거야. 오공... ]


 일순 자신이 잘 못 들은 거라 생각했다. 작은 그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니기를 빌었다. 미소가 미안함으로 물들여져 가는  것이 착각이라고 속이고 싶었다. 그런 자신과 같았을까, 아니면 확인하고 싶었을까 삼장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던 오공이다. 그 목소리는 화도, 당황도 없이 나직하게 그녀에게 질문을 던진다.

 "어째서지? 너는 가담자이나 호무라만큼 우릴 방해한 건 아닐 텐데."

 모두가 입에 담고 싶던 말을 건넨 삼장에게 잠시 시선을 향하던 사유라는 다시 오공에게로 시선을 맞추더니 한 번 눈을 깜박이고는 입을 연다. 그 사이에서 흘러나온 목소리는 슬픔도, 아쉬움도 없이 삼장과도 비슷할 정도로 나직하게 고했다.


 [제 시간은 이제 그리 남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이 사람을 이렇게 혼자 둘 수 없으니까. 그러니 오공 나를 데려가지 말아줘. 나를 이곳에 남게 해줘. ]


 삼장에게, 팔계에게, 오정에게 향하던 말은 어느새 자신에게로 향해진다. 마치 자신의 대답이, 결정이, 마음이 중요하다는 듯이 말이다. 어딘지 비겁하다고 느끼며, 그 부탁에 잔잔한 기쁨과 함께 깊은 슬픔을 느끼며 오공은 사유라의 손을 잡았다. 작고도 하얀 손은 따스하여 그녀의 말이 거짓말 같이 느껴졌지만,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눈동자에 어찌할 도리 없는 현실이 다가와 눈물이 차올랐던 오공이었다. 
 같이 가자, 방법을 찾아보자, 함께 또 밥을 먹자 라는 어리광이자 이기심을 토해낼 것 같아 입술을 꽉 다문 채 그는 그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답변에 사유라는 말없이 미소를 다시 피웠다. 분명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미안해, 고마워.' 라는 목소리가 귓가에 스친 듯한 착각이 다시 제 가슴을 쥐어 아프게 했다.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의 외침을 꾹 누르며 그녀의 손을 더 강하게 쥔다. 그런 무력한 자신에게 사유라는 입을 연다.


 [오공 정말 좋아했고, 좋아해. 나는 모두를 정말 좋아했고, 좋아하고, 앞으로도 좋아할 거야]


 바람이 불어왔다. 무너져 가는 세상 속에서 바람이 불어왔었다. 그 안에서 보여 온 미소는 한 없이 밝고도 따스하고도 생생했다. 어째서였을까, 사유라 주위가 다르게 보여 왔다. 짙은 회색의 먹구름이 낀 보라색 하늘은 새까만 밤하늘로, 아무것도 없던 꽃으로 가득한 들판은 큰 벚나무들로 가득한 잔디밭으로, 흩날리던 노란 꽃잎들은 연한 분홍색의 꽃잎으로 바뀌었다. 함께 한 적이 없을 터인데도, 그 광경은 소름이 끼치도록 선명하고도 눈이 멀어버릴 듯 아름다웠다. 사유라의 미소는 그보다 더욱 아름답고도 찬란하여 오공은 그 모습을 제 망막에, 가슴에 새기게 되었다.

 그 후의 일은 간단하다. 붕괴가 심해진 세계를 삼장이 해결하고 자신들은 무사히 빠져나와 여행을 계속한다. 호무라와 사유라를 그 세계에 놓고서 말이다. 오공은 그런 사실을, 그녀의 미소를 떠올리며 아직도 기운을 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계속 이러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유라라면 자신에게 했을 말이 떠올랐다. '오공은 웃는 모습이 어울려.' 라는 들릴 일이 없을 상냥하고도 따스했던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지막까지 자신에게 미소를 보인 여성을 떠올리며 오공은 입을 크게 열어 외친다.


 "삼장! 나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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