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아소/합작

[의인화&동물화 합작] 토토사유 - 짓궂은 신과 고양이 한마리

サユラ (사유라) 2016. 11. 13. 00:45

드림 의인화&동물화 합작에 참여한 카미아소(신들의 악희)의 >토트 카도케우스<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 동물화

* 원래의 표기와 발음은 "토트"이지만 오너에겐 "토토"로 굳어져 글에서는 토토라 적습니다

* 드림주와 최애는 연인이 아닙니다.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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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신의 변덕이었다. 계절을 자기 기분에 따라 바꾸듯이 일으킨 자그마한 소동이다. 다만 한 존재가 신의 예상과는 다른 일이 일어난 것이 문제가 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뒷치닥거리를 다른 신이 맡게 되었다는 것일 뿐이다.

 

 

"제우스 녀석, 변덕도 변덕이지. 그리 쓸모도 없는 일을 저질렀군."

 

 

수업을 끝내고 복도를 지나는 푸른 눈동자에 보이는 학생들의 모습은 평소와는 틀렸다. 그 모습에 저조한 기분을 나타내듯이 미간이 좁혀지는 그에 학생들을 절로 몸을 조금씩 움츠리며 서둘러 자리를 피한다. 한산해진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는 지혜의 신을 막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윽고 복도에 울리던 부츠의 굽 소리가 멈춤 곳은 당연하지만 도서관의 문 앞이다. 헌데 왜인지 문을 여는 짙은 갈색의 손이 평소보다 조심스러워 보였고, 발걸음 소리도 낮추며 들어가는 모습은 평소와는 틀렸다.

 

 

"...... 어디 있는거지."

 

 

도서관에 들어서자 두리번 두리번 무언가를 찾는 듯 고개를 움직인 토토는 아무 책상에 적당히 들고 있던 책을 놓고는 안쪽으로 향한다. 먼저 향한 곳은 누군가의 비밀스런 작은 공간. 허나 거기엔 자그마한 방의 주인은 커녕, 누구도 없었다. 혀를 한번 찬 그는 도서관의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그리고 마침내 찾던 존재를 발견하여 발이 멈춘다. 시선의 끝엔 창가에서 늦은 오후의 햇살을 받으며 검은 고양이가 곤히 잠들어 있었다. 작은 몸은 숨을 내쉴때마다 미미한게 움직였고, 살짝 열린 창문 사이로 바람이 불면 한쪽 귀가 간지럼을 타는 듯이 움직였다. 그 모습이 평소와 다름이 없어 좁혀졌던 미간이 펴지면서, 토토는 작게 웃어버린다.

 

 

"별 일이 없었나 보군."

 

 

최대한 발걸음 소리를 내지않으며 다가간 그의 손이 천천히 살아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미약하게 위아래로 움직이는 등에 가까워진다. 허나 그것은 타이밍이 맞도록 낮잠에서 깨어버린 고양이로 인해 거두어진다. 바르르 하고 작게 떤 작은 몸의 주인은 감겨있던 눈을 천천히 떴고, 그로 인해 마치 투명한 구슬이나 물방울과도 같은 연갈색의 눈동자가 드러나게 된다. 아직 잠이 서린 눈은 햇살에 동공이 좁아졌지만 이윽고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는 두개의 푸른 눈동자에 시선이 고정되어버린다.

 

 

"잘잤나? 정신없이 자던데... 일이 없어 지루했던거냐?"

"........."

 

 

압박감과 함께 빈정이 섞인 목소리에 아무런 말 없이 그저 눈을 뜬체 올려다 보는 고양이. 그 모습 또한 '그녀' 그대로 였기에 지혜의 신은 특유의 비웃는 느낌의 미소를 지어보인다. 그 미소를 어떻게 받아들인 것인지 고양이는, 아니 정확하게는 고양이가 되어버린 '그녀'는 다소곳이 앉은 포즈로 바꾸더니 귀를 아래로 눕힌다. 그것이 죄송하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인지, 아니면 동물이 되어 본능적인 것인지는 판단하기는 힘들었지만 적어도 더 짓궂게 대할려던 예정을 지우게 했다.

 

 

"뭐 지금의 모습으로는 어쩔 수 없는거지."

"......"

"이틀안으로 제우스도 질릴테니 그동안은 내가 계속 돌봐주지. 단, 너무 신경에 거슬리게 하지말도록."

 

 

제우스가 변덕으로 학생들에게 동물의 귀와 꼬리가 생기도록 하였던 어제. 원래대로라면 교사인 자신과 임시교사인 그녀는 예외적이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자신의 눈앞에서 고양이가 되어버렸었다. 원래 신으로 되어가던 그녀를 담당하던 것도 자신이었고, 네코(ねこ=猫:고양이)란 호칭이 잘 어울리던 그녀가 진짜 고양이가 되었을 때 어떨지에 대한 호기심에 맡기로 하였기에 불만은 없다. 허나 고양이가 되어버렸으니 밖으로 돌아다니면 위험하다고, 가까이 두는게 지켜보기 편하다고 판단하여 도서관에 둔 것이었다. 잠시 전날의 일들을 회상하던 토토를 모른체, 사유라는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여전히 말귀는 잘 알아 듣는군."

 

 

드문 칭찬을 한 토토는 한손으로 가볍게 그녀를 들어 독서를 즐길 자리로 향한다. 책상 위에 내려놓자 멀뚱멀뚱 있는 그녀를 놔두고 근처 책장으로 향한 그. 그러더니 무겁지도 않은 것인지 두꺼운 책들을 한가득 들고와서는 책상에 툭하고 (사실상 쾅하고) 내려놓는다. 고양이가 되어 청각이 민감해진 것인지 귀를 높이 쫑긋하며 움찔하는 사유라에 소리를 낸 장본인은 코웃음을 지은다. 그것도 들은 것인지 슬쩍 그를 봤던 그녀는 시선을 돌리더니 꼬리를 좌우로 움직인다.

 

 

"호오- 지금 내가 웃은 것에 기분이 나빠진건가?"

"......"

 

 

꼬리를 본 자신이 묻자, 고개를 양쪽으로 흔드는 작은 얼굴. 부정하고 있는 태도에 비해 꼬리는 방금보다는 느리지만 아직도 좌우로 움직이고 있어 토토는 그녀의 속엔 미미한 불만이나 짜증이 남은 것을 추측한다. 인간일 때는 불만이나 짜증을 느껴도 티를 내지 않았던 그녀이기에 알기 쉬운 반응이 나름 재밌다고 생각해버린다. 재미는 있지만 한번 더 물어보면 나중 일이 귀찮아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의자에 앉아 독서를 시작한다. 독서의 시작과 함께 들려오는 신의 언제 들어도 신기한 속독도 시작된다. 중간에 한번쯤은 혀를 씹을 것만 같음에도 정확한 발음으로 빠르게 읽어나가는 신의 모습을 지긋히 바라보던 두 눈동자는 이내 다른 곳에 시선을 돌린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일반인의 기준으로 언제 다 읽을지 장담할 수 없던 많은 책들이 놓여있던 자리와 다른 자리로 모두 이동이 되어진다. 즉, 다 읽은 책들의 자리에 모든 책들이 옮겨지자 푸른 눈동자가 그제야 책에서 시선을 거둔다. 잠깐의 휴식을 가질겸 토토가 그녀의 상태를 볼까하고 시선을 돌리지만, 있어야할 존재는 없었다.

 

 

"잠깐 눈을 뗀 사이에 또 가버렸군."

 

 

사실 잠깐은 아니지만 그의 기준으로 잠깐이란 시간동안 멋대로 사라진 그녀에 신의 미간이 좁혀진다. 일단은 가까운 주위를 살펴보며 고개를 움직이던 그의 입이 책의 내용이 아닌 그녀를 부른다. '네코'. 진짜 이름도 아닐뿐더러 그저 자기 마음대로 부르는 호칭. 평소에도 잘 어울렸지만, 지금은 더더욱 어울리는 호칭을 불러본다. 허나 도서관은 조용할 뿐이다. 또 어디선가 자고 있을거라 여긴 그가 의자에서 일어나는 순간. 정적만이 감싸던 도서관에 낯선 울음소리가 작게 울린다. 냐앙.

 

 

"......"

"......"

 

 

울음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빼꼼하고 근처 책장 뒤에서 얼굴을 내미는 찾았던 존재. 어제 고양이가 된 후로 한번도 울지 않았던 그녀가 울었다라는 신기함과 제대로 들은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심이 동시에 들었다. 둘의 시선이 맞은채로 몇초가 흘렀을까, 먼저 움직인 것은 그녀다. 토도토도토도, 빠른 걸음 같으면서도 그것보다 살짝 느린 발걸음으로 자신의 앞까지 다가와 올려다 보는 고양이가 되어버린 그녀를 토토는 말없이 내려다 본다. 그리고는 허리를 친히 숙여주어 두손으로 잡아 작디 작은 사유라를 자신의 눈높이와 맞도록 한다.

 

 

"다시 한번 울어봐라."

"......."

 

 

생각지도 못한 명령에 대롱하고 늘어진 몸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검은 꼬리가 붕붕하고 움직인다. 불평이 담긴 말은 못하지만(그 이전에 고양이가 되어버려 사람의 말은 못한다) 동물의 본능 때문인지 표정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감정이 표현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그는 문득 원래의 모습일 때 그녀를 떠올린다. 정확하게는 다른 학생들처럼 동물의 귀와 꼬리만 생긴 모습을 말이다. 상상하니 그 모습을 보지 못한 것에 상당한 짜증을 느끼는 신이다. 주름이 잡히는 미간을 본 그녀는 꼬리를 축하고 늘어뜨리고는 입을 작게 연다. 그리고는...

 

 

"미야옹..."

"잘 했다."

 

 

결국 자신이 원하는대로 되어진 상황에 신은 만족감을 얻고, 왠지 묘한 수치심을 느끼는 고양이가 되어버린 인간이었던 여성. 사유라는 무언가를 요구하는 눈동자를 지은체 그를 아무말 없이 바라보았고, 투명한 눈동자를 보던 토토는 잠시 아무말 없더니 코끝에 입맞춤을 해버린다. 사실은 내려달라고 바라보았던 그녀인데 생각지도 못한 일에 너무도 놀라 두눈을 아주 커다랗게 뜨고, 꼬리의 털이 부풀어 오른다. 고양이가 되었어도 인간과도 같이 표정을 만드는 신이 되어가는 인간에 입맞춤을 내린 존재는 유쾌함을 느낀다.

 

 

"말을 잘 들은 상으로 준 것인데 너무 놀라는군."

"......"

"신의 입맞춤인데 영광으로 여겨라. 그것도 이 몸의 것이다."

"......"

"너라면 내 신전에 두어 귀여워해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군."

 

 

자신의 말에 불만이 담기는 눈동자. 허나 곧 뭔가를 포기한 듯이 평점심을 찾는 그녀의 눈동자. 감정을 잠재워 고요를 담는 두 눈동자가 원래의 모습 때와 다름이 없어 토토는 짓고 있던 미소를 지운다. 정적이 둘의 주위를 맴돈다. 계속 될 것만 같았던 정적은 우다다하고 달려온 아누비스에 의해 자리를 비켜준다. 밝고도 기운찬 목소리에 신과 고양이는 식사를 하기로 한다.

 

시간이 지나 정원의 대부분의 존재들이 잠드는 시간이 되었고, 아누비스는 이미 잠들었지만 신과 고양이는 잠들지 않는다.

 

 

"너는 자지 않는거냐."

"......"

 

 

자주 밤 늦은 시간까지 독서를 즐기는 그는 그렇다 쳐도 그녀는 졸린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고양이라서인지 아니면 낮에 낮잠을 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창가에서 밤하늘을 바라보는 두 눈동자에는 전혀 잠의 기운이 서려있지 않을 뿐이다. 멍을 때리고 있는 것인지, 다른 생각을 깊이 하고 있었는지 모르나 자신의 말에 반응이 없는 그녀에 토토는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더니 펼쳤던 책을 덮어 내려놓는다. 그리고는 성큼성큼 창가로 다가가 밤하늘에 홀려있던 작은 몸을 든다. 작은 몸은 움찔하고 떨었고, 그 떨림은 고스란히 커다란 손에도 전해진다.

 

 

"어제는 알아서 잤을거라 여겼는데, 지금 보니 그런 것도 아니군."

"...."

"모처럼 고양이도 되었으니 특별히 내 침대에서 잘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하지."

"냥?"

 

 

다시 묵언 모드였던 그녀가 무심코 내버렸을 정도로 놀란다. 아니 어이가 없다라는게 맞을지도. 어찌됐든 토토는 사유라를 데리고 자신의 침대로 향하였고, 어깨에 걸치고 있던 제복을 옷걸이에 걸고 모노클도 벗은 뒤 함께 침대에 눕는다. 무슨 상황인지 아직 파악이 덜 된 것인지 몸을 잔뜩 움츠리고 안절부절 못하는 힘없는 고양이에 신은 재밌다란 생각이 들어버린다. 동시에 드물게 귀엽다라는 생각도 말이다. 한번 검지로 코끝을 툭하고 치니 앞발로 문질문질하고는 나름 째려보는 시선에 훗하고 웃어보인다.

 

 

"자라. 제 시간에 제대로 된 수면은 몸에 좋은 것이다."

"......"

"설마하는데... 네 녀석 평소에도 밤에 제대로 자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

 

 

건내진 질문에 아무런 말도, 행동도 하지 않더니 몸을 동그랗게 말아 잠들려는 그녀다. 그 모습에 밤에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않는 것을 알아차린 토토는 나중에 원래대로 돌아오면 한소리 하기로 결심한다. 신이 그런 생각을 하는 줄 모른체 그녀는 한번 슬쩍 눈을 떴고, 보여온 어딘지 화가 난 듯한 시선에 급히 다시 눈을 감는다. 물론 그것 또한 토토는 전부 보았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말없이 있더니 눈을 감을 뿐이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다시 눈을 떠 상황을 살펴본 투명한 두 눈동자에는 잠든 것인지 조용한 신의 모습만이 비칠 뿐이다. 언제나 끼고 있던 모노클이 없는 얼굴이 조금 신기하다고 생각하였지만, 이내 어딘지 채념한 눈빛을 짓더니 눈을 감는다.

 

잠시의 시간이 지났을까, 감겨있던 눈커풀이 뜬 신은 그 사이 잠든 작은 존재를 살펴본다. 거의 들리지 않는 숨소리를 내며 잠든 고양이는 낮잠 때와는 어딘지 달랐다. 더욱 숨죽여 잠든 모습은 몇번을 본 낮잠때의 모습과는 틀렸다. 그것은 고양이의 모습이라서가 아니었다. 분위기가 틀렸다. 왜 틀린지에 대해 관찰하던 그는 감겨진 눈커풀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발견한다. 거기다 마치 추운 듯 떠는 모습까지. 조심히 그 작은 몸을 품안으로 끌여들이니 마치 온기를 찾는 듯이 스스로 더욱 파고들기까지 했다.

 

 

"본능인건가."

 

 

작게 중얼거린 자신의 목소리에도 깨지 않는 작은 몸에 토토는 낮에 만지지 못했던 등을 살며시 쓰다듬어 본다. 부드러운 감촉. 원래의 모습일 때의 머리카락과는 틀린 부드러움과 함께 온기도 전해져 왔다. 그때 '갸르릉' 하고 작은 소리가 귀에 닿아왔다. 분명 고양이가 기분이 좋을 때, 목에서 울리는 소리였다. 잘못 들은 것이 아닐까하고 귀를 기울이니 또 다시 한번 '갸르릉'이란 소리가 들려왔다.

 

 

"원래의 모습이면 어떨지가 궁금하군."

 

 

더 알고 싶다. 신이 한때 인간이었던 여성에게 가진 강한 생각이다. 그리고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자신의 추측이 맞다면 그녀는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존재일 것이기에... 갈 길이 멀다라거나 어쩌면 안될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하며 토토는 눈을 감는다. 다음 날이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지도 모를 품안의 고양이의 온기를 느끼며 신도 잠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