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장기합작 시즌 2

[장기합작 시즌2- 1분기] 마야사유

サユラ (사유라) 2019. 3. 31. 01:02

드림 [장기합작 시즌2 1분기] 에 참여한 보이프렌드(베타)의 >마야마 쿄이치로<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성격파악이나 구성된 부분이 있어 원작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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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긋한 발걸음이었다. 

 언제나라면 자신 이외에 학생들도 있었을 지도 모를 거리. 하지만 제법 넓고도 잘 정비된 거리에는 한 명만이 걸어갔다. 조용한 거리에 퍼지는 소리는 잔잔한 바람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이름 모를 나뭇잎들이 스치는 소리. 그와 함께 꽃잎이 흩날리는 소리. 



 "이 학원은 이런 점은 정말 좋아."



 소녀는 나직이 중얼거린다. 생각보다 먼저 입을 움직여 마음을 내뱉는다. 그러지 않고는 베길 수 없었다.

 바람이 불어 흩날리는 무수한 연분홍색의 꽃잎들. 봄이라는 무수한 글들에서 소재이자 배경, 여러가지 의미를 담는 계절의 대표적인 꽃. 벚나무에서 피는 작고도 덧없는 꽃의 일부분이 바람에 생명이 지는 모습에 그녀는 마음이 묶여버린다. 일순 눈물이 나올 듯한 감각을 느끼며 눈커풀을 한 번 깜박인다. 자신의 눈이 카메라와 같았다면 좋았을 텐데 라고 생각하며 말이다. 

 한국에서도 지금쯤 피어 있겠지. 어째서일까, 평소라면 애써 떠올리지 않았을 고국을 떠올린 소녀. 향수병인가 하고 의심해보지만 그 감각하고는 틀렸다. 곧 그저 자신이 이 시기쯤 보던 풍경하고는 틀리다는 걸 느꼈을 뿐이다 란 걸 알아차린다. 봄에 행하는 입학식이나 개학식, 그 시기에 벚꽃을 본 기억은 그리 없었단 기억을 말이다.



 "아, 조만간 또 이벤트가 열릴지도 모르겠네."



 소녀는 한 번 더 나직이 중얼거린다. 이번에는 생각과 함께 입을 움직였다. 딱히 하지 않고는 베길 수 없었다 란 이유는 아니었다. 

 벚꽃이 만연한 세계를 보자니 이벤트를 좋아할 학생회장이 가만있지 않겠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곧 자신이 착각함을 인식한다. 그 선배는 이제 없다 라는 걸 말이다. 자신이 이제 3학년으로 진급을 했듯이 학교를 생각하고, 이벤트 좋아하던 선배가 진학했던 거다. 당연하다는 무언가에 익숙해짐에 사람이 약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는 그녀다. 그로인해 과거에 경험했던 마음 아팠던 기억이 있음에도 학습이 없다는 것이 우스웠다.

 아, 그래도 그 선배면 이런저런 방법으로 학교에 관여할지도. 라고 다른 방향으로 우스운 생각을 해보는 그녀. 본의 아니게 일찍 온 덕에 생긴 여유로운 시간 속의 잡 생각이었다.



 "졸업하면..."



 막연하게 생각하던 것을 누군가로 인해 다시 생각해보는 소녀. 이유는 모르겠으나 일본어가 아닌 한국어로 중얼거린다. 마치 다른 이들이 알아 듣지 않기를 바라듯이. 뭐, 어찌됐든 그녀는 졸업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3학년생이다. 더불어 끝을 생각하니 절로 떠오르는 시작. 막상 돌이켜 보니 벌써 일본에 교환학생으로 온지 1년이 되어갔다. 그리고 약 1년이 지나면 자신은 일본에서 떠날 거다. 그게 당연하지만 묘한 기분을 줌에 뒷목이 살짝 간지러운 그녀다.

 문득 자신이 없어질 학교를 생각해보는 그녀. 헌데 딱히 이렇다할 기분을 주지 못함에 혼자인 소녀는 입꼬리를 올린다. 결국 자신은 떠남에 미련을 가지지 않음에 안도한다. 



 "......"



 안도하던 도중 가슴부근이 순간 텁 막히는 감각이 퍼진다. 그녀는 그 이유를 몰라 갸웃한다. 미련이라고 할만게 일본에 있던가 하고 고민한다. 1년을 지내며 즐거운 일도 많았던 일본이지만, 자신은 후회없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무언가 걸렸다는 거다. 무엇이? 라는 의문이 자신에 안에 퍼지는게 거슬렸다. 벚꽃을 보면서 보지 않으면서 정답을 알아내려던 순간이었다.



 "시간을 착각해 온 거냐?"



 익숙한 목소리가 자신의 뒤에서 질문을 건네왔다. 1년 동안 많이 들어 온 목소리. 동시에 그만큼의 시간이 지나면 듣지 않게 될 목소리이기도 했다. 머리에서 여러가지를 정리하기 전에 뒤돌아 본 그녀는 목소리의 주인의 성함을 입에 담는다. 거기에 포기했기에 가능한 미소를 곁들인다. 



 "안녕하세요. 마야마 선생님."

 "대답은?"

 "아, 착각한건 아니에요. 그저 일찍 깨어나서 온거에요."

 "역시나. 그리고 좋은 아침, 시와가리."



 뭔가 데자뷰가 느껴지는 대화와 인사가 오간 두 사람. 그제야 이름이 밝혀진 소녀는 한 달만에 만난 교사를 똑바로 바라본다. 

 여전하다.

 간결한 감상이 그녀 안에 퍼진다. 짙은 녹색의 머리카락도, 날카로운 갈색의 눈동자도, 잘생긴 미모도, 흐트러짐 없는 옷이나 자세도. 귓가에 들려온 목소리도 변함이 없다고 사유라는 생각한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거지만 말이다. 고작 한달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중에 마야마가 자신에게로 다가옴을 방치하는 그녀다. 곧 가까워진 자신들의 거리를 속으로 재면서 학생으로 제대로 돌아가는 '시와가리 사유라'다.



 "잘 지냈나."

 "그런 것 같아요."

 "애매한 대답은 뭐냐."

 "아 죄송합니다."

 "사과할게 아니야. 확실히 답하란 말이다."

 "음, 그럼 잘 지냈어요."



 그리 중요한 내용이 없는 대화. 특별함이라고 없는 대화에 그녀는 만족한다. 선생과 학생으로서의 선을 넘지 않는 대화가 좋았다. 그래서 일까,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는 사유라다. 그런 자신의 상태를 모르는 소녀에게 선생이 묻는다.



 "뭐가 그리 즐거운 거지?"

 "선생님이랑 대화 나누는 거요."

 "..."

 "아, 그리고 벚꽃이 너무 예뻐서요."

 "그런거냐."



 생각지 못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소녀는 놀라거나 당혹스런 기색없이 답한다. 1년 전이라면, 반년 전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대답을 말이다. 포기했기에 가능한 대답을 사유라는 어색함없이 입에 담는다. 

 착각일까, 선생님의 눈동자가 자신의 시선을 피했던 것만 같음은. 아니, 그럴리가. 하며 사유라는 제 눈을 의심한다. 분명 자신이 벚꽃 얘기를 해서 그도 벚꽃을 본 거다. 땅에 떨어진 벚꽃을 말이다. 



 "선생님은 준비 떄문에 일찍 오신 건가요?"

 "그래. 더불어 바보같이 들뜨는 녀석들이 있나 감시도 겸해서지."

 "아."

 "너는 아니다. 오히려 얌전히 벚꽃을 보니... 아니, 벚꽃에 홀려서 입학식이자 개학식에 늦을지도 모르지."

 "설마요."



 학생처럼. 아니, 학생으로서 사유라는 질문을 건넨다. 특별한거 없는 질문을 건넨다. 사실은 정적이 두려워, 틈이 만들어질까 무서워 생각을 대화를 끊지 않으려 한다. 그에 대해 마야마는 조금은 엄격한 느낌으로 답한다. 순간 거기에 자신이 포함된건가 하고 찔린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반응한다. 그걸 눈치챈 교사가 아니라고 부정하려다가 말을 바꾼다. 짓궂은 그의 말에 소녀는 불안함과 확신이 섞인 목소리로 답하며 작게 미소를 짓는다. 



 "나는 네가 올해면 한국으로 돌아갈거라 여겼다."

 "원래는 그럴 생각이었는데, 여기서 3학년을 보내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서요."

 "무슨 점에서?"

 "학교의 시설도 좋고, 일본어에도 더 익숙해지고, 알바란 사회경험도 할 수 있죠."

 "그거 뿐이냐."

 "... 좋은 선생님도 계시죠. 마야마 선생님 같은 분이요."

 "이제는 제법 처세술이 좋아졌군."

 "진심이에요. 그리고... 이 학원은 구경할 곳이 많아서 좋거든요."



 이번엔 교환학생이기에 가능한 대화를 나눈다. 이것도 특별한 대화가 아니다 라고 판단하며 사유라는 수학선생님의 말씀에 전부 답한다. 마음 한 켠에서 '가면'이라는 단어가 떠오름을 애써 무시하며 말이다. 

 하지만 완벽한 거짓은 아니기에, 마지막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진심에 아직 떨어지지 않은 벚꽃들을 올려 본다. 맑은 하늘 푸른 하늘에 감싸인 연분홍의 벚꽃은 소설가들이 좋아할 느낌이었다.  분명 어떤 문장으로도 이 아름다움을 완벽히 표현하기는 힘들 거다라고 확신하며 말이다. 

 잠깐의 벚꽃 감상을 마친 사유라는 시선을 다시 마야마에게 돌린다. 그의 갈색 눈동자를 보며 건네고 싶던 문장을 입 안에 모은다. 그리고 완성된 문장을 세상으로 풀어준다.



 "마야마 선생님, 남은 1년 잘 부탁드립니다."

 "......"



 웃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소녀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얼굴에 근육이 움직인 감각은 없었으나 그러한 기분과 느낌이 들었다. 어째서일까, 예전이며 신경썼을 텐데, 지금은 나쁘지 않았다는 감상만이 스쳐지나갔다. 그에 따라 이번에는 확실히 자신의 의지로 사유라는 입꼬리를 올린다. 눈을 살며시 접으면서 말이다. 

 휘이잉, 갑자기 바람이 불었다. 한 동안 잠잠하던 세계에 바람이 난입해 두 사람과 벚꽃들을 스쳐지나 갔다. 그에 따라 순간 눈을 감은 소녀는 들릴리가 없을 벚꽃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 듯한 착각이 들었다. 마치 눈이 쌓이는 소리가 들렸다와 같은 소리가 말이다. 그래서 착각이다, 환청이다 라고 생각하며 눈을 뜬다. 

 그러자 보여 온 광경에 숨을 멈추어 버린다. 

 언제 다가온 걸까. 자신의 바로 앞에 서있는 마야마 선생님. 두 걸음 정도 거리가 어느새 걸음의 반폭도 되지 않는 거리로 줄어들어 있었다. 손을 뻗어도 닿지 않았을 거리가 바람과 함께 확연히 가까워져 있었다. 쉽게 손이 닿을 거리에 맞추어 그의 얼굴이 더 잘보여진다고 멈춘 숨 속에서 사유라는 생각한다.



 "시와가리."



 두쿵. 멈춘 줄 알았던 심장이 움직였다. 아니, 정확하게는 더욱 크게 뛰는 감각을 사유라는 느낀다. 그저 성을 불렀을 뿐인데 말이다. 그 감각을 부정하려던 가운데 큰 손이 다가옴을 발견한다. 무엇 하나 반응하지 못하고 소녀는 가만히 있는다. 



 "개학식에 벚꽃을 데려갈 생각이냐."

 "아..."

 "여전히 은근 칠칠치 못한 녀석이구나. 너는."

 "...아,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이 떨어지니 머리에 떨어질만 하지 않나요."

 "너라면 그걸 모르고 그대로 갈거 같다만."

 "음, 부정하지 못하겠네요."



 머리맡을 어루어 만진 커다란 손. 그 손이 떨어짐과 동시에 들린 선생님의 말씀에 사유라는 숨을 다시 쉰다. 마야마의 손에 올려진 한 장의 꽃잎을 보고 나서야 안심하는 그녀다. 그 다음은 평점심을 되찾아 그의 짓궂은 말씀에 대항한다. 꽤나 용감하고도 살짝 건방진 반응. 아 그건 과정이려나. 하고 뜬구름 같이 생각한 학생은 선생님과 다시 대화를 나눈다. 

 허나 아직 남은 흔들림에 벚꽃으로 시선을 돌린다. 잔잔한 바람이 불어와 벚꽃들이 다시 흔들리며 나무에서 떨어져 갔다. 그리고 바람에 흩날리며, 지상으로 떨어지며 덧없다고 평가되는 춤을 춘다. 그 춤이 예쁘고 덧없고, 안심이 되는 사유라다. 

 그렇게 벚꽃에 잠시 홀린 사이, 볼에 닿는 부드러움. 뒤이어 따스함이 전해져 그녀는 고개를 돌린다. 그러자 그 부드러움과 따스함의 정체를 알아챈다. 또 선생님의 손이었다. 정확하게는 마야마 선생님의 손가락이었다. 또 숨이 멈추게 만든 광경에 소녀는 다시 흔들림을 가진다. 



 "시와가리."

 "......"

 "나도 잘 부탁한다."



 두쿵. 또 심장이 멋대로 반응한다. 이번에는 멈추어 버린다. 숨을 멈췄음에도 또 멈추어 버린다. 사유라는 그 감각을 자각한 듯, 자각하지 못한 채 눈앞의 남성을 올려다 본다. 

 둘의 시선이 마주친다. 그게 신호였다는 듯이 마야마 쿄이치로의 표정이 변한다. 오니라고도 불릴만큼 무서운 수학 선생님은 부드러움을 두른다. 시와가리 사유라 라고 부르는 소녀에게 그 어떤 때보다 부드러운 시선과 미소를 지어 보인다. 마치 특별함을 담은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연다. 



 "나도 잘 부탁한다."



 세상이 멈췄다. 사유라는 일순 그렇게 생각, 아니, 느꼈다. 말도 안되는 말이라도 그렇게 느꼈다. 비겁할 정도로 자상하고도 부드러운 목소리. 지금까지 들은 마야마 쿄이치로의 목소리 중 제일 다정했다. 그걸 반박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제멋대로다. 화가 난 목소리가 자신의 안에 퍼지는 것을 느껴서야 그녀는 숨을 되찾는다. 



 "네. 다시 한 번 저도 잘 부탁드릴게요."

 "응. 슬슬 임시 교실로 돌아가라."

 "아, 네. 그럼 선생님 나중에 봬요."

 "그래."



 자연스레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사유라는 모범적인 대답을 한다. 자신이 생각해도 훌륭한 대처였다고 감탄한다. 

 그런 자신을 모른 채, 선생님의 언제나의 말씀에 안도하며 사유라는 자리를 뜬다. 아직 벚꽃이 만연한 세계를 보며 그녀는 걸어 나간다. 잘 쉬어지지 않는 숨을 견뎌내며, 포기를 다시 새기며, 봄의 마법에서 벗어나 듯이 자리를 뜬다.


 사유라가 떠난 뒤, 혼자 남겨진 교사. 마야마는 이제 보이지 않는 학생의 뒷모습이 마지막으로 보였던 곳을 바라본다. 동시에 오늘 몇 번이고 본 미소들을 떠올린다. 손 안에 있는 꽃잎의 부드러움이 간질거렸다. 그 간질거림에 그는 입을 열어 중얼거린다.



 "1년이라, 분발해야겠군."



 그치고는 서두가 없는, 설명이 부족한 문장. 마야마는 그 중얼거림이 끝낸 후, 다리를 움직인다. 분발해야겠다고 말했던 것치고는 그 걸음걸이는 느긋한 발걸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