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아소/합작

[드림웹진 멜리진 20년 5~6월호] 토토사유

サユラ (사유라) 2020. 6. 29. 00:01

드림 [ 인외드림 멜리진 합작 ]에 참여한 카미아소(신들의 악희)의 >토트 카도케우스<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 원래의 표기와 발음은 "토트"이지만 오너에겐 "토토"로 굳어져 글에서는 토토라 적습니다

* 드림주와 최애는 연인이 아닙니다.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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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란 무엇일까. 그는 자신의 안에 있던 무수한 기록과 기억들을 무리없이 들추어 낸다. 대부분의 내용들은 빛과 어둠으로 나누자면 후자에 해당하는 것들이었다. 추악하기 그지없다는 말이 어울릴 것들도 많았다. 어느 존재가 그들만큼이나 잔인할까란 말이 절로 떠올랐다. 허나 동시에 그들만큼 어찌할 도리없이 바라보게 되는 존재가 있을까 란 문장을 만들어 낸다. 

 신인 그가 봐온 인간들은 좋게 말하면 감성적이며, 솔직하게 말하자면 멍청하고도 어리석었다. 마음이란, 감정이란 형태가 없는 것에 그들은 쉽게 얽메여 그들 자신들도 바라지 않던 결과를 만들어 냈다. 어린아이 조차도 알 수있는 바보스러움을 몸소 보여주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럼에도 인간들은 그들이 존재해 온 시간 속에서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 마음에 괴로워하며, 무너지면서도 인간들의 역사와 시간 속에서 마음이 사라진 적은 없었다. 나약한 종족은 단 한 순간의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 살아가는 듯이 보일 정도로 마음에 휘둘린다. 



  "멍청하기는..."



 절로 나온 중얼거림 속에 그들의 안일함에 대한 질책이 담겨진다. 신에 비하여 짧은 시간을 살아갈지언정 그들에게 있어 기나긴 시간일 터인 인생이다. 그럼에도 단 한 순간의 행복을 위해서라니. 분명 그렇지 않은 인간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인간들도 있을 거다. 그 안에는 착각하고 있을 자들도 있겠지.

 허나 신인 그에게는 인간이란 결국 인생에서 긴 무감각, 아픔 속에서 잠시 빛나는 행복에 눈이 멀어버리는 존재다. 그렇기에 빛나면서도 추악한 존재다. 단 하나라도 완벽함을 가지지 못할 존재들이다. 내밀어진 기회의 순간과 숨겨진 가치를 눈치 못챌 존재다. 



 "그렇기에 이 녀석을 발견하지 못한 거겠지."



 그답지 않을지도 모를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신은 천천히 눈꺼풀을 깜박인다. 그러자 여전히 자신의 눈동자 안에 비쳐지는 한 여성을 그는 말없이 바라본다. 아무런 경계심도 없이 곤히 잠든 그 얼굴을 청안은 뚫어질듯이 바라본다. 이따금 눈을 깜박이는 행위는 무언가를 확인하는 듯한 몸짓이었다. 허나 그 외에 행동을 신은 행하지 않았다. 나란히 한 침대에 누운 채, 서로를 바라보는 형태로 있음에도 전능한 신은 무엇도 하지 못한다.

 규칙적인 숨소리만을 얼만큼 들었을까, 톡이란 소리가 신의 귀에 닿는다. 머리 맡의 창에서 들려왔던 소리의 정체를 그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애써 확인하지 않았다. 허나 그것을 계기로 변함이 없던 공간에 영향을 주게 된다. 

 마치 누군가의 노크에 답하듯 감겨있던 눈꺼풀이 천천히 움직인다. 그로인해 드러나는 연갈색의 눈동자엔 빛이 없었다. 아직 꿈의 끝자락에 붙잡힌 듯이 감겼다가 뜨기를 몇번이나 반복한 눈꺼풀은 겨우 제대로 열린다. 그러자 창으로부터 들어오는 빛이 스며들며, 그  안에 자신이 비춰지는 모습을 신은 목격한다. 마치 그 광경이 기적과도 같이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웠다. 가슴에 채워지는 찬란한 무언가에 압도된다.



 "안녕하세요. 토토씨."



 무의식이었을까, 닫혀있던 입이 겨우 열리며 나온 인사에 토토는 미약한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상황이라면 보통은 다른 인사를 할 터일텐데도, 자신의 이름을 부른 존재는 그러하지 않았다. 아직은 '좋은 아침'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여성을 보며, 그는 입을 연다. 뻗고 싶은 손을 참아내며 조심히 말을 골라낸다.



 "네코, 잘 잔거냐."

 "......"



 무언, 무반응. 생각지 못한 반응에 신을 미약하게 혼란스럽게 만든다. 절로 왜 그러한지에 대해 고민하고도 걱정하게 된다. 머리 한켠에서는 그저 잠이 덜 깼다는 답이 나와있음에도 미미한 흔들림이 가슴을 건드린다. 그답지 않은 안절부절을 모른 채 여성은 조용히 눈앞의 신을 바라본다. 그 시선에 신은 뒷목을 간지럽히는 긴장을 숨긴 채 기다린다. 그런 자신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를 여성은 희미한 변화를 보인다. 눈꺼풀을 살며시 감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미소란 표정을 만들어 낸다. 

 그 미소는 신이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표정이었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기에 모르는 미소다. 하지만 동시에 알고 있다. 부서지기 쉬울 듯한 그 미소는 자신이 겨우 가지게 된, 자신에게로 겨우 향하게 된 진심이자 용기란 것을... 



 "그 미소면 충분하다. 답하지 않아도 괜찮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마음에 따라 몸이 움직인 신은 그녀를 제 곁으로 더욱 끌어당긴다. 신,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한다. 그 안에 담긴 행복감을 감히 수치로도, 무언가로도 표현할 수 없음에 토토는 불만스럽고도 만족스러웠다.  

 행복하다. 사랑스럽다. 충족감이 넘친다. 여러가지 단순한 감정들이 넘쳐나 부풀어 오르는 것을 신은 애써 침착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살아 있어서, 태어나서 다행이다란 사실을. 분명 알고 있던 문장이자 의미일텐데도, 오랜 시간을 존재해왔음에도 얻지 못했던 깨달음을 신은 갖게 된다. 

 다시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도 없을 정도로 가득차는 행복에 절로 미소를 만들어낸다. 그걸 본걸까, 미약하게 커지는 여성의 눈을 본 신은 몰려오는 애정에 고개를 숙인다. 이윽고 자신의 입술이 부드러운 그녀의 이마에 닿았다가 떨어짐을 느낀 토토는 보게 된다. 볼을 붉히는 사랑스러운 연인을... 

 더할 나위 없는 행복에 신은 아까의 생각들을 떠올린다. 그녀란, 사유라란 존재를 알아채지 못한 인간들에게 조소를 보낸다. 한 순간의 행복을 위해 목을 메는 인간들을 불쌍하게 여긴다. 그리고 생각한다. 그들과 다른 신인 자신은 영원함을 가질 수 있다. 위대한 예지의 신은 확신을 가진다. 인간들은 감히 이룰 수 없는 형태의 행복과 사랑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기대에 찬다. 그래서 일까, 입밖으로 꺼내게 된다. 

아직은 '인간'인 그녀만이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얼른 네가 신이 되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