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신사제합작] 보로사유

サユラ (사유라) 2016. 10. 8. 23:02



신사제 드림합작에 참여한 원펀맨의 >보로스<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주소 클릭이 되지 않게 설정을 해서 배너형식 같이 올리는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메마른 대지다. 아무것도 없구나. 라고 한 여성이 지평선을 바라보며 조금은 멍하니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의 손 안에서 힘을 주어 꼭 쥐는 작은 손에 연브라운색의 눈동자가 아직은 어린 존재를 내려다본다. 머리에 달린 귀여운 뿔을 제외하면 자신의 종족과 거의 차이가 없는 아이를 사유라는 말없이 바라본다.

 

 

"누나, 나 이제 어디가?"

"좋은 곳. 여기보다 훨씬 좋은 곳."

"아프지 않아? 배고프지 않아?"

".... 그래, 아프지도, 배고프지도, 춥지도, 무섭지도 않은 곳이야. 그러니까 나랑 같이 가자."

"응! 누나랑 같이 갈래!"

 

 

남자아이는 불안함이 서린 그 커다랗고 동그란 눈동자로 자신의 손을 잡아주는 그녀를 올려다 보았다. 앳됨이 가득한 목소리에도 담긴 두려움에 왠지 모를 미안함을 느낀 새하얗고 기장이 긴 제복을 입은 여성은 상냥한 목소리로 답하고, 설득한다. 그녀의 상냥함이 전해졌을까, 경계심이 남아있던 눈동자는 순수한 빛을 되찾아 환한 미소와 함께 반짝인다. 힐끗- 소년의 뒤로 쓰러진 살이 없어 뼈만 앙상하다는 말이 딱 맞을정도로 빼빼 마르고 흩날리는 모래들에 조금 묻혀진 작은 시체를 본, 아이를 맞이하러 온 신은 작게 웃어보인다.

 

 

"오늘은 그녀석으로 끝이겠지?"

"네, 이 아이로 오늘의 일은 끝이에요."

"얼른 돌아가자. 귀찮은 것들이 오기 전... 칫- 말하자 마자 나타나는군."

"이 행성은 갑작스럽게 환경이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으니, 최근에 죽은 생명이 많거든요. 힘 조절해주세요."

"네가 바란다면..."

 

 

어딘지 불만이 섞인 남자의 목소리가 두 존재에게 닿았다. 방금까지 짓고 있던 미소를 지운 그녀는 무표정으로 목소리의 주인에게 답한다. 속으로 미소가 지워진 것이 아쉬운 외눈의 남자는 살짝 서두르는 듯 하였지만, 무언가를 본 것인지 짜증을 내보인다. 사유라도 그것을 본 것인지 굳이 필요했는지 의문이 드는 설명을 하더니 그에게 부탁한다. 푸른 눈동자가 한번 감정이 없는 듯한 신의 표정을 한번 보더니 점점 자신들 쪽으로 다가오는 검은 무리들을 향해 달려나간다.

 

 

"저건 뭐야?"

"어느쪽?"

"두쪽 다..."

"검은 쪽은 미련과 억울함이 병이 되어 일그러진 존재, 그리고 그런 존재를 정리하고 있는 저 존재는 내 사제."

"사제? 괴물이 아니고?"

"괴물이라... 저래보여도 한때 네가 살았던 이 우주의 가장 강했던 존재였어. 뭐 조금 오래 전의 이야기지만..."

"이름이 뭔데?"

"........."

 

 

아이의 호기심과 조금의 두려움이 섞인 질문에 사유라는 조금은 부드러워진 시선을 지으며 답한다. 괴물... 사내아이가 말한 단어 속에 담긴 심정을 모르는 것이 아니기에 약간은 그에 대한 미안함을 가진체 부정하지 못한다. 그에 대한 사죄일까, 그가 한때 어떠한 존재였는지에 대해 알려준 자신에게 들려온 물음에 신은 검은 존재들을 아주 간단히 쓰러뜨리는 사제를 바라본다. 멀리서도 눈에 띌 선명한 분홀색의 머리카락, 푸른색의 피부, 뾰족하고도 긴 귀, 다부진 몸. 어찌보면 넓은 우주에선 그리 특별한 외모는 아니지만, 아이와 자신의 종족의 기준에선 꽤나 독특하다 못해 두려움을 느낄 수 있는 외형을 가진 자신을 모시고 지키는 사제의 이름을 사유라는 떠올리며 입을 움직인다.

 

 

".... 보로스."

"사유라!!"

 

 

무슨 타이밍이었을까. 그의 이름을 중얼거린 순간 자신의 이름을 크게 외치는 사제에 연브라운색의 눈동자가 살짝 커진다. 그리고 일순 바람이 불어 신의 긴 검은 머리카락이 곡선을 그리며 흩날렸다. 우주의 어둠을 담은 듯한 머리카락이 원래의 자리로 가라앉은 순간엔 이미 보로스는 그녀의 곁에 서 있었다. 아이도, 신도 눈으로 쫓을 수 없었던 빠른 움직임. 그런 그들의 뒤에는 방금 덮치려던 검은 존재가 아닌 검은 구슬만이 데구르르 구르고 있다.

 

 

"내가 주위를 조심하라고 몇번이나 말하지 않았나?"

"일단 방어막은 펼치고 있었어요."

"그래봐야 그 조그만 녀석에게만 해놓았겠지. 정작 너에게는 하지 않았지?"

"정리를 다 하셨군요."

"말 돌리지마라."

"영혼의 회수와 정화를 하겠으니, 잠시 이 아이를 부탁드려요."

"사유라."

"잘 부탁드려요. 보로스."

"하아 알았다."

 

 

척 들어도 화가 묻어나는 목소리와 함께 그 외모로 인해 왠만한 존재들에겐 두려움을 느끼게 할텐데도, 자신의 사제이기 때문일까... 사유라는 아무렇지 않게 말대답을 한다. 그것에 따지는 자신의 말에 일부러 화제를 돌리며 자리를 벗어나려는 신에 보로스는 이름을 부르지만, 이내 자신을 향한 미소와 이름을 불러주는 목소리에 결국 넘어가준다. 신은 자신의 의도대로 답해준 사제 곁에 아이를 세워두고 '잠시만 기다려줘.'라고 말하더니 메마른 대지 위를 느긋이 걸어나간다. 바싹 마른 지면 위에 군데군데 덮힌 모래 위를 걸으며, 이곳저곳 흩어져 있는 검은 구슬들을 품안에 주워담는 신이라고 의심가는 여성을 두 남자는 지켜본다.

 

 

"저기..."

"뭐냐."

"아저씨는 정말 우주에서 가장 강했었어?"

"그런 때도 있었다."

"와! 대단하다! 아까도 휘휘휙 검은 녀석들을 물리치더니!"

 

 

유아기 특유의 호기심인지 사내아이는 그에게 조심히 자신의 궁금증을 건냈고, 질문을 건내받은 존재는 시선을 신에게 고정한체 답해준다. 들려온 무심한 대답에도 사내아이는 아까 그녀에게 보인 때와는 다른 빛을 품은체 반짝이는 눈으로 괴물이라고 불렀던 남자를 올려다본다. 그 시선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사제의 시선은 신에게 고정한 그대로이다.

 

 

"근데 그렇게 강했는데 왜 지금은 저 누나의 사제야?"

"너와는 관계가 없다."

"있지, 있지. 저 누나가 더 강해? 그래서 사제가 된거야?"

"굳이 따지자면 사유라는 강하지 않다. 오히려 약하다는 말이 옳을거다."

"에~ 이상해. 저 누나가 더 강한게 아닌데 아저씨가 밑이라니. 저 누나 정말 신이야?"

"신이다. 조금 어리벙한 구석이 있고, 위태롭고, 눈을 떼면 사라질 것 같지만..."

 

 

아이에게 무심한 듯 했지만, 생각보다 꼬박꼬박 답해주는 그의 모습은 누가 보면 조금은 묘하고도 우스운 장면이었다. 허나 그들을 지켜보는 이는 없다. 사내 아이는 그의 대답에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인다. 그 표정을 힐끗 본 푸른 눈동자는 다시 여신에게 시선을 고정시킨다. 사유라는 품안에 한가득 검은 구슬을 안은체, 마치 기도하듯이 눈을 감는다. 그러자 옅은 하늘색을 띤 작은 빛의 덩어리들이 그녀의 주위를 둘러싸며 떠다닌다. 살아있던 짧은 생에서 한번도 본 적없는 광경에 아이는 숨을 죽이고 그 모습을 지켜본다.

 

 

"이제 신으로 보이나?"

"응."

"그리고 아름답지?"

"응 예뻐."

"그래, 저 아름다운 신은 유일하게 나를 받아들여주었다. 그리고 유일하게 나를 일깨워준 존재다. 그렇기에 내가 모시며 지키는거다."

"저 누나가 아까워."

"입 다물어라. 꼬마."

 

 

그제야 그녀가 신임을 납득한 아이에게 보로스는 드물게 진지하게 답해준다. 허나 곧 들려온 아이의 말에 그도 어딘지 아이같이 반응해버린다. 두 남자가 어떠한 대화를 전혀 모른체, 사유라는 정화를 마치고 돌아온다. 왠지 아까보다 친해진 듯한 둘에 작게 웃은 그녀는 이제는 푸른색으로 바뀐 구슬들을 주위에 띄운체 아이에게 손을 내민다. 아이는 하얀 손을 꼬옥하고 잡는다. 자신의 손에 전해지는 온기에 웃는 아이는 사제가 불만어린 시선을 지은 것을 보지 못한다.

 

아이의 영혼의 인도를 마친 그녀는 환생의 방의 입구에서 기다리는 자신의 사제에 미미한 미소를 지은다. 보로스는 자신의 신이 곁으로 다가오자, 예고도 없이 품안으로 끌여들여 안아버린다. 한순간 놀라 커졌던 연브라운색의 눈동자였지만, 곧 제 크기로 돌아오더니 부드러운 빛을 품는다.

 

 

"오래 걸렸다."

"아이가 조금 떼를 썼거든요. 저랑 더 있고 싶다고..."

"칫- 역시 네가 마음에 들었나보군."

"인도하는 영혼이 적의보단 호의를 갖는게 더 좋은거죠."

"나는 별로다."

"후훗- 이런 반응은 300년 동안 변함이 없네요."

 

 

애타는 자신과 달리 어딘지 느긋하고도 여유가 느껴지는 그녀의 반응에 가녀린 몸을 더욱 깊숙히 끌어안는 그다. 그러한 그에 안겨진 신은 어딘지 씁쓸함이 담긴 미소를 지은다. 천년동안 멈추었던 자신의 마음에 변화를 주는 사제에 기쁨을 되찾았지만 동시에 다른 감정도 되찾아버렸기에... 그러한 그녀를 알아차린 것일까, 보로스는 가녀린 몸을 자신에게서 살짝 떨어뜨린다. 그러더니 가벼이 안아들어 그 작은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춘다. 생각지도 못한 키스에 신의 얼굴이 붉게 물들여진다.

 

 

"너는 내것이다. 그런 너에게 다른 존재가 호의를 가져 탐을 내는 것에 기분이 좋을리가 없지않나."

"신에게 그런 말을 하는 사, 아니 존재는 당신 뿐일거에요."

"대신 나도 너의 것이지 않나."

 

 

소유욕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이미 수백번은 넘게 들은 말이지만, 역시 말단이지만 일단은 신인 자신에게 그러한 발언을 하는 것은 진귀한 일이다. 사제이자 가디언인 존재가 신과 이어지는 일은 있지만, 역시 방금과도 같은 소유욕이 짙은 발언을 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신과 사제 속에 자리잡은, 주종의 관계로 인해 만들어지는 무의식 속 거리감이 그걸 막아내기 때문이다. 헌데 눈앞의 존재는 아득한 신계의 시간 속에서 없었던 일을 아주 빈번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300년 전 그를 사제로 받아들이기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기에 사유라는 조금의 곤란함이 담긴 쓴웃음 짓는다.

 

 

"왜 그런 표정인거냐."

"아뇨, 분명 이런 일을 바라고 당신을 사제로 받아들인게 아니란게 떠올라서 말이죠."

"... 나를 너의 사제로 받아들인게 후회되는거냐? 그렇게 말해도 너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을거다. 거기다 사제가 되어달라고 한 것은 네쪽이다."

"후회하지는 않아요. 디만 이렇게 되리라고는 그 당시에는 상상도 못 했으니까요."

"나도 몰랐다. 죽은 후에 신을 따르는 사제가 될 줄은 말이지."

 

 

둘은 과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더니 웃는다. 사유라는 이제는 꽤나 아득해진 과거를 떠올린다. 그를 만나기전 살아있던 25년의 시간, 신으로 존재한 천년이 넘는 시간. 그리고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는 그를 만난 후의 300년의 시간. 돌이켜 보니 인간이었던 시절 상상도 못한 일들과 기나긴 시간들에 그녀는 조금은 복잡한 기분을 느껴버린다. 거기다 연하에게 반해버린 자신에 신기함까지 느껴버린다. 생전의 시간과 사제의 시간을 합해도 그는 그녀보다 적은 시간들을 살았기에 일단은 연하다.

 

 

"연하란 느낌은 하나도 들지 않지만..."

"나도 네가 연상이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만."

"... 실수로 말해버렸네요."

"너도 참 가끔 어벙한 신이로군."

"그런데도 제가 좋으세요?"

"좋다. 아니 사랑하고 있다."

 

 

실수로 속마음을 입 밖으로 내보내버린 자신에게 아주 솔직하게 반응하는 그에게 농담닽은 느낌으로 질문을 건낸 그녀는 들려온 대답에 입을 다물게 되어버린다. 낯뜨거운 말을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그러면서도 진심을 담아 얘기하는 사제에 신은 천년이란 시간동안 무뎌졌던 심장이 빠르게 뛰는 감각을 느낀다. 가녀린 몸에서 느껴지는 빠르면서도 일정한 진동에 보로스는 코웃음을 짓더니 붉어진 볼에 입맞춤한다.

 

 

"나는 너에게 감사하고 있다. 그 지독히 지루하고도 공허한 방 속에서 꺼내 준 것에 대해. 그리고 내게 이 감정을 알게 해준 너에게..."

"다른 신들이 제어가 안된다고 거부하던 한 때 우주의 패자였던 존재가 이렇게 낯뜨거운 말들을 하는 인물인지는 몰랐어요."

"나도 몰랐다. 이런 말들을 할 수 있었는지. 아 정확하게는 너로 인해 할 수 있게 되었다인가."

"제 탓인가요."

"아니 네 덕분이다. 나의 사랑스러운 여신이여."

 

 

충분히 뜨거운 볼의 체온이 더욱 올라가는 것을 사유라는 느낀다. 인간으로 살았던 적에도 느낀 적이 없는 자신의 뜨거운 열을 죄를 값는 도중에 느끼는 것이 우스웠다. 신과 사제라고는 하나 그와 자신은 죄인이다. 생전의 죄로 인해 억지로 신과 사제란 역할을 맡게 된 죄인들이다. 그런데도 지금 따스함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는 자신에 사유라는 예전보다 솔직한 마음을 가져버린다. 지금의 행복을 좀 더 누리고 싶다는, 욕심을 부리고 싶다는 소망을 말이다. '죄인들끼리의 사랑은 축하 받을 일인가?' 몇번째일지 모르는 의문을 품지만, 이내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푸른 눈동자에 의문을 묻어둔다.

 

 

"그렇다면 영광이에요. 과거의 우주의 패자씨."

"그런 말도, 호칭도 필요없다. 그냥 내 이름을 불러라."

"....요구도 많으시긴. 그럼 저도 사랑해요. 저의 든든하고도 멋진 사제, 보로스."

"이런 타이밍에 말하는건가. 뭐 기쁘지만..."

 

 

자신을 부끄럽게 한 앙갚음인지 일부러 조금은 빈정거리는 투로 얘기하는 사유라. 보기좋게 걸려든 보로스지만,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들려온 너무도 사랑스러운 말에 웃어버린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사랑하는 신의 입술에 입맞춤한다. 살아있던 시절 느낀 적 없는 넘치는 행복에 신과 사제는 웃는다.

 

 

"아까의 일이 끝났으니 이제 휴가인가."

"한달의 휴가에요."

"10년만의 휴가인가."

"여기서 휴가 얻기가 얼마나 힘든데요. 불평마세요."

"알고 있다. 대신 한달 동안 내가 독차지할거다."

"평소에도 충분히 절 독차지하고 계세요."

"모른다."

 

 

자신을 안은체 걸어가는 덩치 큰 남자가 어딘지 아이같다고 생각하면서 사유라는 웃어버린다. 한달 동안 얼마만큼의 행복을 느낄까를 예상해보지만, 결국 언제나와 같이 무척 행복할거라고 결론을 내버린다. 만약 그 행복의 양만큼 죄가 늘어난다해도 상관없다고 신은 욕심을 부린다. 아까 상급 신이 물은 환생에 대한 희망여부를 저 멀리 기억의 저편으로 던지며, 그녀는 휴가 동안 무엇을 할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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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손...에 일이 있던지라 가능할지 무척 걱정했었던 합작 중 1개인데 무사히 올릴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네요 ㅠㅠ

물론 실력은 없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최애로 이렇게 하고 싶던 주제로 합작에 참여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습니다.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