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정장합작] 보로사유 - 넥타이

サユラ (사유라) 2016. 12. 4. 21:06

드림 [정장합작]에 참여한 원펀맨의 >보로스<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성격파악이나 구성된 부분이 있어 원작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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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울릴 일이 적은 초인종 소리가 들려오자, 집 주인은 현관으로 향한다. 부탁했던 물건이 도착한 것에 한번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그녀의 입은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담당 구역 택배원이 그녀의 미소를 처음 본 날이었다.






"다 입었나?"

"네, 보로스는요?"

"나도 다 입었다."



닫힌 문을 사이에 두고 둘은 짧은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방안에 있었던 그녀가 문을 열어주자 들어온 보로스는 언제나와는 다른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의 눈에 비친 그녀 또한 마찬가지였다. 평소엔 둘은 캐주얼한 차림이나 평범하고도 편한 옷을 입었지만, 지금은 둘을 아는 사람이라면 낯설다고 느껴질 정도 입지 않았던 옷을 입고 있다. 정식의 복장. 즉, 정장이다.



"......"

"호오 역시 괜찮군. 평소랑 다른 느낌이지만, 이건 이것대로 잘 어울리는군."

"그런가요?"

"그래. 그리고 머리 스타일도 다르니 분위기도 달라서 색다르군."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는 보로스를 사유라는 아무말 없이 바라본다. 자신에게로 향한 시선에 기쁨을 느끼며, 그는 솔직한 심정을 전한다. 얼마전에 정장전문점에서 수선한 그녀의 정장은 검은색에 가깝지만 블루가 섞인 블루블랙이었다. 그리고 정장에 맞춘 것인지, 평소 그저 묶기만 하던 머리카락을 어떻게 한 것인지는 몰라도 돌돌 말아 깔끔하게 묶고 있었다. 그 모습이 평소 부드러운 느낌이라면 지금은 정갈하고도 묘하게 기품이 있어 조금은 다른 사람같은 느낌이 들도록 했다. 허나 평소랑 달라도 그녀는 그녀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신을 향해 쑥쓰러워하며 짓는 작은 미소 때문이다. 보로스가 그러한 생각을 할때, 사유라는 조금은 시선을 돌리고 싶어지는 기분을 느낀다. 이유는 처음 본 것도 아닌데 정장을 입은 연인이 너무도 멋지게 보여 새삼 두근거림 때문에 버티지 못할 것 같아서였다.



"혹시 불편한 곳은 없으세요?"

"딱히. 다만 역시 평소 옷보다 조금 불편하군."

"그래도 맞춤제작이라서 많이 불편하지 않는거에요."

"너도 맞춤이었나?"

"아뇨, 저는 기성복이에요."

"기성복은 뭐지?"



그의 이곳저곳을 보며 얼굴에게서 시선을 돌린 사유라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묻는다. 둘은 자연스레 대화를 이어나가던 가운데 그녀는 잠시 자리를 뜬다. 보로스는 연인의 뒷태를 말없이 감상할 뿐이었다. 얼마 있지 않아 돌아온 이의 손에는 검은 끈과도 비슷한 물건이 쥐어져 있었다. 얌전히 기다리던 외계인은 그 물건이 자신이 놓고 온 물건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굳이 그걸 가지러 가야 했었나."

"넥타이도 정장의 중요한 요소에요."

"할 줄 모른다."

"제가 해드릴테니 걱정마세요."



필요성을 못 느끼고, 사용방법도 몰라 두고온 물건. 가게에서 제대로 수치대로 만든 것인지 확인을 하기 위해 한번 입어보기는 했었으나 그때도 넥타이란 물건을 하지는 않았었다. 자신에게 정말 필요없는 물건이지만, 그녀가 일부러 가지고 왔으며 해준다면 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졌다. 자신의 바로 앞까지 온 연인을 보로스는 기대감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해주는 것을 기다리는데...



"조금 힘들어 보이는군."

"괜찮아요. 닿지 않는 것도 아닌걸요."



보로스는 자신의 연인이 사랑스러워 하마터면 끌어안을 뻔 했다. 뒷꿈치를 들어 발끝으로 서고, 팔을 쭉 뻗어 자신의 목에 끈을 조금은 힘겹게 두르러는 모습은 안타깝지만 귀여워서 심술을 부리고 싶게끔 만들었다. 도와달라는 말을 듣고 싶어 슬쩍 말을 해도 여전히 쉽사리 부탁하지 않는 성격에 조금은 아쉬운 그다. 그렇기에 심술을 부린다. 눈 앞의 연인처럼 뒷꿈치를 들어 발끝으로 서서 키를 높인다. 그러자 더더욱 힘들어진 상황에 순간 당황하는 사유라다.



"보로스."

"닿지 않는 것도 아니라고 하지 않았나."

"......"



당황도 잠시. 곧 자신을 향해 불만어린 목소리를 건내는 그녀. 일부러 심술궂은 말을 건낸 보로스는 말없이 자신을 올려다 보는 눈동자에 웃더니 허리를 숙여준다. 그제서야 편히 선 자세로 돌아간 그녀는 손쉽게 넥타이를 두른다. 허나 그 다음부터도 보로스에겐 귀여운 모습이 보여온다. 끈을 두손에 쥐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그녀. 잘 나가는가 싶더니 다시 풀고 처음부터 하지 않나, 멈춰서 고민하더니 망설이면서도 끈을 고리 안에 넣는다. 넥타이를 하는 법은 전혀 모르나, 척 보아도 서투른 사유라에 웃게 되어버린다. 한편 그의 미소를 책임지고 있는 그녀는 후회하고 있는 중이다. 분명 영상을 보면서 몇번이고 연습했었는데도 막상 하려니 떠오르지 않고, 보지 않아도 느끼는 시선에 묘한 긴장감이 들어 더더욱 집중이 되지 않았다. 조금은 시간이 걸려 겨우 넥타이를 매는 것을 끝내지만...



"그냥 풀게요."

"난 괜찮다."

"모양이 이쁘지 않아요."

"나는 이것도 좋다만."



어찌됐든 배운대로 매어진 넥타이지만 광고나 드라마,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과 같이 깔끔하게 매어지지 않았다. 매듭 부분이 반듯하기 보다는 어딘지 엉성하고 주름들이 잡힌 것에 사유라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보로스는 만지작 거리며 웃을 뿐이다. 그 모습에 괜찮을려나하고 순간 생각했던 사유라지만, 기왕이면 더 예쁘게 매주고 싶었기에 손을 뻗는다. 매듭 부분을 잡자, 이마에 쪽하고 떨어진 키스에 멈추어버리는 하얀손과 정장에 감싸여진 몸. 연브라운색의 눈동자가 이유를 모르겠다는 의지를 전한다.



"입술이 좋은가?"

"그게 아니잖아요."

"뭣하면 너의 무릎이나 발끝에도 할 수 있다."

"... 안돼요."

"아쉽군. 모처럼 네가 치마도 입어주었는데 말이지."



심술궂다라던가 능글하다가 아닌 그저 진심을 얘기하는 상대방에 오랜만에 치마를 입었다는 부끄러움을 다시 떠올린다. 원래 잘 입지도 않았던 치마에다가 다리에 딱 붙는거라 애써 잊고 있었는데, 그의 말에 의식해버린다. 그런 자신을 아는지 모르는지 커다란 손이 자신의 손과 함께 넥타이 매듭부분을 잡더니 쭉하고 내려 풀어내린다. 풀려진 넥타이와 함께 아직도 잡힌 손에 의식이 가는 가운데 쪽하고 검지에 키스가 떨어진다. 놀라서 빼내려고 했지만 소용도 없을 뿐이었다. 



"방금 것도 괜찮았지만 네가 다시 해준다면 사실 불평따윈 없다."

"....."

"해줄거지?"

"즐거우신거에요?"

"너와 있으니까."



질문에 질문을 답하니 낯간지럽고도 한없이 진심어린 대답이 들려와 사유라는 잠시 다른 곳을 보았다가 그를 보며 졌다라는 미소를 지어보인다. 예전이었다면 믿지 않았을 말. 허나 보로스만은 믿을 수 있어 그녀는 어느새 자유로워진 손을 움직여 다시 넥타이를 매주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잘 해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사유라는 옛날엔 없었던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