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아소

[카미아소 드림] 첫만남의 기억

サユラ (사유라) 2016. 12. 4. 23:34



*오토메이트 게임 "신들의 악희 (카미아소)" 의 드림글입니다.

*신들의 악희 (카미아소) - 토토 카도케우스 드림

 <원래 토트 라고 부르지만 저는 '토토'라고 부르는게 굳어져서 이렇게 부르니 양해를...>

*드림주(오너이입)는 기존 제 드림주 '사유라'이며, 원펀맨 드림과는 조금 다른 과거와 설정, 성격등의 차이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캐해석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길..


*드림커플은 연인이 아닙니다.


















눈을 뜬다. 천장이 낯설다. 사유라가 침대에서 일어나면 무의식적인 반응이다. 단 이것은 어쩌다 가끔의 일들이다. 최근 그녀가 일어나는 곳은 자신에게 주어진 방이 아니기에... 들판이나 숲속, 개울옆, 아니면 도서관. 원래의 세계에선 잠들리가 없었을 장소. 원래의 세계가 아니기에 용서된 잠자리들. 



"오늘은 수업이... 있는 날이었나?"



잠겼지만 희미하게 갈라진 목소리. 고개를 살짝 돌리자 보이는 창밖이 마치 환상같이 느껴져왔다. 꿈인가 하고 벙하니 생각하니, 시야 속에 번지는 기억들에 눈커풀을 감는다. 허나 그럼에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 잊어서는 안되는 기억에 자조적인 미소를 지어낸다. 학교에 가야지 하고 다시 눈을 뜬다. 어딘가가 뒤틀린 감각을 애써 모른 척하는 그녀의 얼굴엔 미소가 지워져 있었다.









오전에 있던 수업을 마치고, 숲 속을 산책한다. 이 상자 속 세계에서 생겨버린 어쩔 수 없는 취미. 있을리가 없었을 세계. 자신이 올리가 없었을 세계. 꿈이라고 믿겨질만큼 아름답고도 너무도 선명한 세계. 그런 세계이기에 가지게 된 취미. 귀에 파고드는 익숙한 음악만이 현실같은 느낌이 들어버린다.



"환상이면, 꿈이면 곤란해."



나즉막히, 단호하게 흘러나온 목소리. 누군가에게 향한게 아닌 목소리. 연브라운색의 눈동자가 커다란 나무를 올려다 본다. 처음이란 의미를 가진 나무. 이곳에서 깨어났을 때의 기억을 떠올린다. 유쾌하다고 할 수 없는 기억. 이 세계와 '그'를 처음으로 인지했던 순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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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보이는 광경이 낯설다. 깨어난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멍한 정신 속에서 용케도 생각했다고 사유라는 감탄한다. 아니 감탄은 아니었다. 자신에게 비아냥거린다. 언제나의 일이다. 눈커풀을 깜박이지만 사라지지도, 흐릿해지지도 않는 광경. 방안에는 나무도 없다. 하물며 햇빛이 이렇게도 찬란하지만 다정하게 내리쬐지 않는다.



"꿈..."



말도 안되는 상황에 꿈이라 치부한다. 망막에 새겨질 것만 같이 선명한 녹색이나 투명한 빛들은 자신과는 거리가 멀다. 손을 움직여본다. 움직인다. 움직이는 손으로 느릿하게 목을 감싼다. 꽈악하고 목을 꽤나 강하게 졸라본다. 몽글한 감각. 언제나보다 아픔이 둔하다. 허나 아픔은 느껴진다. 그것이 그녀의 눈을 크게 뜨도록 만든다.



"꿈이 아니..야?"



혼란이 옅게 퍼진다. 바람이 볼을 스쳐지나가고, 동시에 나뭇잎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좋아하는 감각. 좋아하는 소리일텐데도 너무도 선명해서 오히려 믿겨지지 않았다. 몸을 일으켜 주위를 살펴보자, 펼쳐진 녹음의 세계. 말도 안될 정도로 아름다운 세계. 아름답고도 아름다워서 이대로 영원히 숨이 멈춰지게 되어도 상관없다고 생각되었다.



"네 녀석은 뭐지?"



아름다운 세계에서 처음으로 들은 누군가의 목소리. 들은 적이 없는 남성의 목소리. 평소라면 그 안에 불쾌함이 담겨있을 거라는 걸 알아차렸을테지만, 사유라는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저 들려온 곳을 바라본다. 내려다 본다. 처음엔 흰색, 다음은 짙은 갈색. 마지막은 푸른 하늘과도 바다와도 틀린 푸른색. 쭉 보고 있으면 질리지 않을 색이라고 인지한다.



"대답해라. 아니 그 이전에 내려와라. 날 내려다 보는 것은 기분이 나쁘니."



휘청. 몸이 크게 흔들리는 감각에 사유라는 깨닫는다. 자신이 있는 곳이 평범하지 않음을. 그리고 왜 자신이 그를 내려다 보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자신은 지금 나무 위에 있는 사실을 그녀는 그제서야 알아차린 것이다. 혼란과 함께 공포도 퍼진다. 스스로가 올라온 기억이 없는 나무 위에 올라와 있는 자신. 하물며 내려가는 방법도 없다. 생각보다 높은 높이에 무의식적으로 나무를 잡는다. 해결법을 찾아 상황에 아직 완벽하게 따라가지 못한 머리를 억지로 움직인다.



"설마... 네 녀석, 거기서 내려오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겠지?"



정답이었다. 혼자서 내려갈만한 높이가 아니다. 너무도 날카로운 정곡에 사유라는 아무런 말도 못한다. 내려가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에게 민폐가 되지 않는다. 잘못된 예의를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그것이 해결법을 찾는 머릿속에 추가된다. 



"죄송합..니다... 곧 내려가겠습니다."



대답은 했다. 허나 실직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그녀는 한가지의 수단을 선택한다. 아픔을 각오하고 뛰어내린다. 그렇게 결정을 내렸을까, 나뭇가짓에 매달리는 느낌으로 하체부터 내린다. 확실한지는 모르지만, 높이는 자신의 키보다 분명 훨씬 높다. 가벼우면 발목이 삐거나, 아니면 골절이 아닐까를 생각하며 가녀린 팔은 자신의 몸을 책임진다.



"그대로 떨어지면 네 녀석은 분명 달칠 것이다."

"괜찮습니다."

"도와줄까?"

"괜찮습니다."



고집과도 같은 사양. 도움을 받을 수 있음을 그녀는 배제한다. 그것이 폐라고 생각해버린다. 혼자서 해결한다. 설령 그로인해 자신이 아픔을 겪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정한다. 누군가의 도움은 받으면 안된다고 사유라는 무의식적으로 룰을 세운다. 



"팔이 떨고 있다만."

"괘.괜찮습니다."

"고집이 세군."



고집이 세다. 처음 듣는 말이었다. 칭찬이 아님을 알기에 힘겨움에 일그려졌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그리고 아픔을 각오하고 팔을 풀어낸다. 허나 느껴져온 것은 아픔이 아니었다. 조금은 단단한 느낌이지만 대지의 단단함이 아니었다. 감았던 눈을 떴을 때, 보여온 것은 짙은 푸른 눈동자. 사람의 눈동자라기엔 그 색은 아름다워 그녀는 멍하니 바라본다. 



"얼빠진 녀석이군. 도와준 것에 감사의 말도 못하는거냐."

"네?"

"애초에 왜 저런 곳에 올라간거냐. 제대로 내려오지 못하면서. 너는 네코(고양이)인가?"

"......."



목소리에 눈동자의 주인의 표정을 보게 된다. 분명 잘생긴..듯한 외모인데, 미간에 깊은 골이 생기도록 좁혀져 있다. 잘못. 잘못. 폐를 끼쳤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쳤다는 생각이 그녀를 지배한다. 떨리려는 손을 꾸욱 쥔다. 숨을 쉬기가 불편해진다. 그럼에도 사유라는 힘겹게 입을 연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내가 들을 것은 그게 아니다."

"네?"



평소엔 사과도 제대로 못했던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 눈앞의 존재가 인간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본인은 모르지만, 사유라는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렇기에 저자세를 보인다. 허나 들려온 말에 조금은 정신을 차린다. 남자는 한숨을 내쉬더니, 강압적인 시선을 보인다. 이 말만은 꼭하란 의미를 담은 시선을 말이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해라."

"...... 감사합니다."

"흐음- 순종적이군. 좋다. 말을 잘 들었으니 용서해주지."



용서란 단어에 안심한 순간 사유라는 롤러코스터가 내려갈 때의 감각을 느낀다. 그리고 엉덩이에 전해진 충격과 뒤이어 퍼지는 아픔도. 절로 아픈 부위를 손으로 감싼다. 영문 모를 상황에 그저 남자를 올려다 본다. 아까와는 다른 반대의 상황. 허나 이것이 당연하다고 그녀는 납득한다. 



"자- 말해라. 네 녀석은 뭐지?"

"....."



다시 한번의 강압적인 시선. 압박감이 느껴지는 목소리. 무엇부터 말해야할지 혼란스러운 자신을 모른체, 눈앞의 남자는 존재감이 너무도 강했다. 자신쪽에서 질문을 하는 것에 용서받지 못한다. 얼마 없는 감이 그렇게 속삭여 사유라는 망설임 끝에 입을 연다. 허나 나온 것은 멀쩡한 목소리가 아닌 작고도 짧은 신음이었다. 가슴 안쪽과 머릿속이 동시에 터질듯한, 비틀리는 듯한 감각이 아픔으로 느껴져 왔다. 



[어서와. 우리들의....]



격한 아픔에 멀어지는 의식 속에서 들려온 목소리. 허나 뒤의 내용을 듣기도 전에 사유라는 정신을 잃어버린다. 무엇도 대답하지 못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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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막을 다시 내린다. 자신의 과거 속에서 가장 특이한 첫만남. 동시에 앞으로도 없을거라 여기는 첫만남. 사유라는 나무를 살며시 만져본다. 생각보다 매끄러운 면에 손가락은 상처입지 않는다. 



"운명. 이게 운명이면 나는 구원받는거겠지."



구원이라 말하고 도망이라고 쓴다. 만들어진 세계에 침입한 자신다운 문장이라 생각해버린다. 다른 기억의 막이 오른다. 행복과도 비슷하지만, 행복이라기엔 애달픈 기억은 첫만남의 기억을 깊이 묻어두게 만든다. 자조적인 미소를 지어본다. 아니 나쁜 아이의 미소를 지어본다. 단 한순간의 착한 아이가 되기 전에 짓는 미소. 



"얼른 모두가 졸업하면 좋겠다."



순수한 마음을 숨기고, 이기적인 소망을 담아 중얼거린다. 겨우 가진 끝이란 희망. 보이지 않았던 희망이 보이는 지금을, 스스로가 침입자라고 생각하는 여성은 즐기고 있다. 지워지지 않는 공허함과 벅참을 견디며, 신이 되어가는 인간은 웃는다.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기억 속에 침입하는 짙은 푸른색의 존재를 부정한다. 그저 끝을 바라보려 한다. 그것만이 허락되었다고 생각하며, 어쩔 수 없이 가진 취미의 시간을 이으는 그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