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아소

[카미아소 드림] 옛 이름

サユラ (사유라) 2016. 6. 5. 01:44




*오토메이트 게임 "신들의 악희 (카미아소)" 의 드림글입니다.

*드림주(오너이입)은 기존 제 드림주 '사유라'이며, 원펀맨 드림과는 조금 다른 과거와 설정, 성격등의 차이가 있습니다.

*개인적인 캐해석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길..












"시와가리씨!"

"......"



보랏빛의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가 누군가를 부른다. 허나 그 부름에 학생들도, 그 누구도 반응하지 않는다. 아니 학생들이 무슨 일인가에 대한 궁금증에 의해서인지 소녀에게 시선을 주기도 했지만, 답하는 이는 없었다. 소녀는 쿠사나기 유이는 다시 한번 크게 외친다.



"시와가리씨!!"

"..!!"



방금보다 더욱 우렁찬 부름에 학생들 사이에서 누군가가 흠칫하고 반응하더니, 뒤를 돌아본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검은생머리가 살짝 흩날리며, 유이를 바라보는 연브라운색의 눈동자를 지닌 여성은 학생들의 복장과는 다른 복장을 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입은 제복과 얼핏 비슷한 디자인과 무늬가 수놓아져 있었지만, 색이며 기장들이 틀렸다. 또한 제복을 입었다고 하나 그녀가 입은 제복은 겉옷의 상의 뿐이었다. 마치 치마와도 비슷할 정도로 허벅지까지 길다란 제복은 학생들의 새하얀 제복과 달리 옅디 옅은 하늘색으로 물들여져 있었다. 또한 그 안에 입은 흰 와이셔츠와 얼핏 다리의 맵시가 보일정도의 검은 바지는 학생의 복장과는 엄연히 틀렸다. 정장을 입은 듯한 옷차림의 그녀는 어딘지 위화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었다. 



"유이.."

"하아, 하아.."



그런 그녀에게 뛰어온 유이는 조금은 힘겹게 숨을 고른다. 흐트러진 소녀의 숨이 정리될 때까지 그녀는 기다려주었고, 잠시 후 마지막으로 '후우'하고 크게 숨을 내쉰 유이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올리는 유이다.



"시와가리씨.. 들리시지 않으셨나요?"

"미안, 그런게 아니야. 다만 아직 그 호칭이 익숙하지 않은 것 뿐이야. 그래서 나를 부르는 것인지 몰랐어."

"네...?"



어딘지 불안감이 어린 목소리에 '시와가리'라 불린 여성은 미안함을 느껴버린다. 순수한 소녀에게 뭔가 상처를 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든 그녀는 반응하지 이유를 설명한다. 그 설명에 유이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눈빛을 지은다. 조금 더 커진 귀여운 눈동자에 시와가리는 작게 미소를 지어보인다.



"아직 설명하지 않았었구나. 내가 이 학원에 온 것은 제우스님의 뜻이 아닌 것을 알고있지? 그리고 내가 인간에서 신이 되어가는 몸이란 것도.."

"네.."

"이곳은 내가 살던 곳이 아니야. 그리고 나도 내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어. 그래서 원래의 이름을 쓰지 않기로 했어."

"시와가리씨가 하시는 말씀의 의미를 모르겠어요."



자신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는 유이에 그녀는 이해하기 쉬운 말을 찾는듯이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연다.



"새로운 나를 위한 준비랄까?"

".....네?"

"후훗- 말 그대로야. 나는 신이 될지도 모르니까.. 설령 신이 되지 않아도 신과 인간의 어중간한 존재가 될지도 몰라. 여기까지 이해가 되니?"

"네."

"어느쪽이든 나는 인간이 아니게 되는거니까, 그런 미래의 나를 위해 인간이었을 때의 이름을 쓰지 않기로 했어."

".............."



조금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나름의 밝은 목소리톤으로 얘기한 그녀는 멍하니 자신을 보는 유이에 자조적인 웃음을 지어버린다. 순간 속으로 앗차한 그녀였지만, 다행히도 눈앞에 아직은 어린 소녀가 알아차리지 않은 듯한 것 같아 안심한다. 한편 멍하니 있던 유이는 무언가 생각하더니 입을연다.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하더라도... 결국 시와가리씨잖아요."

"......"

"에, 그러니까 시와가리씨가 신이 되시든, 반만 신이 되시는 결국 시와가리씨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원래의 이름을 굳이 쓰지 않겠다는 것은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들어요."

"......"



그녀는 순간 뒷통수를 한방 세게 맞은 듯한 기분을 느낀다. 눈앞의 아직은 어리고도 가녀리게만 보이는 소녀가 당연하지만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굳이 얘기하지 않았을 대답을 한 것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자신을 느낀 것인지 유이가 불안한듯 눈을 이리저리 굴리는 모습에 시와가리는 정신을 가다듬어 미소를 지어보인다. 아무렇지 않은 듯이...



"그래, 유이에겐 그렇게 느껴졌구나."

"저... 제가 괜한 말을 한게 아닌가요?""

"아니... 괜찮아. 생각지 못한 답변이라서 놀란 것 뿐이야. 오히려 그렇게 말해줘서 기뻐."

"네?"

"유이가 그만큼 상냥하다는 거니까."



자신의 말에 쑥쓰러워하는 귀여운 소녀에 시와가리는 그저 미소를 유지한다. 순수하면서 아직 잔인함에 대해 모르는 것 같은 모습에 살짝 걱정이 들었지만, 이내 그만둔다. 적어도 눈앞에 소녀는 자신보다 분명 강하고도 유연한 마음을 가진 인간들의 대표로서 어울리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아 맞다. 유이."

"네?"

"나를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을래? 나도 유이를 이름으로 부르고 있잖아."

"하,하지만..."

"괜찮아. 나는 그게 더 기쁘거든."

"그,그럼 사유라씨..."



곤란해하다가 이내 웃으며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소녀는 무척 귀엽고도 사랑스럽게만 보여와 사유라는 더욱 부드럽게 웃어버린다. 그 미소에 유이도 따라 웃는다.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던 중 수업종이 울려, 이내 유이는 교실로 돌아가고 복도에 그녀만이 남겨진다. 혼자 남겨진 그녀의 얼굴엔 더 이상 미소가 남아있지 않았다.



"... 씁쓸하다라."



정적이 감도는 복도에서 툭하고 내밷어진 한마디는 어딘지 웃음기가 담겨있었다. 허나 듣는 이는 아무도 없었으며, 보는 이도 없었다. 잠시 생각에 빠진 듯 서 있던 그녀는 교실로 들어가는 한남자의 모습을 본 후, 자리를 뜬다. 얼마전까지의 '자신'의 이름을 소리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린 얼굴엔 여전히 미소가 없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