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아소/드림전력

[전력드림] 토토사유 - 성의에 대한 거부

サユラ (사유라) 2016. 12. 25. 23:46


*드림전력에 참여한 드림글

*신들의 악희 (카미아소) - 토토 카도케우스 드림

 <원래 토트 라고 부르지만 저는 '토토'라고 부르는게 굳어져서 이렇게 부르니 양해를...>

*드림주(오너이입)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 있어 성격은 보장못합니다.. 그리고 캐릭 설정은 본편과 팬디를 섞었습니다.


*드림커플은 연인이 아닙니다.








주제 - 화이트 크리스마스

















빛들이 가득하다. 인공적인 빛들로 가득한 공간. 그 공간 속에선 즐거움과 웃음소리가 가득해서 잘못하면 자신에게도 전염될 것만 같다고 한 여성은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없겠지란 생각도 한다. 이곳에 자신이 있어도, 자신과는 다른 의미로 관계가 없는 곳이다. 들뜨는 마음은 적고도, 벗어나고픈 마음이 술렁거린다. 그럼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완수하기 위해 참아낸다. 



"마지막으로 북유럽쪽도 체크했으니까, 좀 더 순찰을 돌면 되겠다."



남은 일들을 중얼거림에 따하 하얀 입김이 일렁거렸다. 춥다. 눈부시다. 축제다. 이것만이 사유라의 감상이다. 분명 자신이 이곳에 있음에도 그녀는 마치 화면너머의 세계를 보는 듯한 감상을 펼친다. 아니... 더 감성이 없다. 더 딱딱하고도 벽을 세워버리고 있다. 관찰자의 시선도 되지 못한다. 차라리 색색의 평면한 화면 너머를 보던 때보다 무감정적인다. 거부하고 있다. 눈을 돌리고 있다. 만들어진 세계, 만들어진 축제, 거기서 태어나는 즐거움과 빛 속에 스스로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 오히려 피하고 있음을 자각하고 있다.



"어이, 네 녀석. 이것을 봐라. 이집트의 미이라다."

"네,네에.."

"이 물건을 동전 5닢에 팔아주마."

"저,전 사고 싶은 물건이..."

"네 녀석. 이 몸이 친히 팔아주는거다. 자- 얼른 사라."



생각에 빠지며 걷고 있었을까, 이집트의 두 신이 내기로 한 가게에 우연히 오게 되었나 보다. 그리고 그녀는 목격한다. 지혜의 신이 학생에게 강매하는 모습을... 학생이 가엾지만 도와줄 수는 없었다. 지금은, 오늘은 그를 만나고 싶지 않다. 계속 피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만난다면 모두 허사다. 얕은 죄책감을 가지고 돌아서는 순간 잡히는 어깨. 아니 품에 가둬진다. 제 온기만으로 간신히 추위에 견디고 있던 몸에 타인의 체온으로 감싸이는 감각에 놀라버린다. 뒤에서 자신을 안은 신에 심장에 무리가 가버린다.



"어디를 가려는거냐. 네코."

"... 순찰 중입니다."

"마침 잘 됐다. 도와라."

"네?"



분명 자신은 일을 하는 중임을 알렸음에도 질질질 끌고가는 신. 발버둥따윈 당연히 소용없었다. 곧 가게 안쪽에 놓인 의자에 앉혀진 자신의 상황에 의문을 품는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축제이고, 자신은 순찰임무를 맡았다. 거기다 그것을 임명한 것도 눈앞의 신이다. 헌데도 주어진 임무를 하지 못하게 하는지 이해를 못한다. 아니, 이해따윈 불필요하다. 그는 신이다. 왠만한 일들은 그의 손안이고, 어느정도의 변덕이나 이기심도 허용된 존재다. 그렇게 사유라는 포기해버린다. 다시 포기해버린다. 



"도울 일이란게 무엇입니까?"

"내가 잠시 시로코(단팥죽)를 사러올 동안 가게를 봐라."

"...... 알겠습니다. 가격은 아까의 가격으로 충분합니까?"

"그렇다. 많이 팔아놓고 있어라."



포기해버려서 일까, 아니면 이제는 익숙해져서 일까. 부려먹어지는 입장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사유라. 토토는 그릇의 탑이 담겨진 쟁반을 들고 어디론가 가버린다. 시로코란 음식으로 유추하건데 일본신들의 가게라 판단하는 그녀. 다시 혼자가 되어버린다. 가게는 조금 고요하다. 다시 생각이 머릿속으로 채워간다. 좋지 못한 버릇. 무언가에 집중하지 않고, 노래라도 듣지 않는한 온갖 생각들이 발밑부터 차올라 자신을 잠기게 해버린다. 그것에 자신의 어둠이 생기를 찾는 것을 알아도 고치지 못한다. 그때, '실례합니다.'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학생들이다. 제우스가 만들어낸 학생들. 것도 한명이 아닌 여러명. 왜 부른 것일까하고 의아해한다.



"시와가리 선생님, 이 인형 얼마에요?"

"동전 5닢..입니다만..."

"그럼 살게요! 선생님이 판다면 살게요!"

"저도! 저도! 전 2개 주세요!"



갑자기 사람들이 몰린다. 인형들이 차례대로 팔려간다. 왜인지 모르겠으나 모형정원의 학생들은 그녀에게 무척 호의적이다. 바르도르보다는 아니지만... 그것이 낯설고도, 거북감을 느낌에도 사유라는 최대한 평점심을 유지하며 인형들을 팔아간다. 돌아올 신의 마음에 들까란 어울리지도 않는 생각을 하며 말이다.







"이게 무슨 일이냐."

"다녀오셨나요. 토토씨."

"인형들은 다 어디간거지?"

"전부 팔렸습니다."

".... 네가 판거냐?"

"일단은요."



양손에 시로코 탑을 든체 돌아온 토토는 텅빈 가게의 진열대를 본다. 불과 5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전부 팔렸다. 곧 빈 진열장 위에 올려진 동전이 가득하다 못해 넘칠 듯한 주머니를 보고 진실임을 확인한다. 제대로 일을 하였기에 칭찬에 대해선 째째한 신이 '잘했다'란 말을 한다. 허나 드문 칭찬에도 상대방은 기뻐하는 기색이 없다. 그저 자신의 일을 끝냈다는 표정일 뿐이다. 일단은 시로코들을 내려놓는다.



"이제 물러가도 괜찮겠습니까?"

"수고했다는 의미로 시로코 한접시를 먹어도 된다."

"... 말씀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시로코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거기다 순찰도 마저 돌아야 합니다."

"내 호의를 거절하려는거냐."

"죄송합니다."



누군가에게는 티가 나지 않을 거절의 방법. 허나 토토는 알 수 있었다. 호의와 성의 자체를 원하고 있지 않는 그녀를. 그렇기에 직접적으로 묻자, 동의인지 사과를 한다. 절로 미간에 힘이 들어간다. 언제나 거리를 두고, 벗어나는 존재. 칭찬마저, 호의마저 거부해서 대체 무엇으로 살아가는지 모를 존재. 몇번째일지 모르는 거부에 신은 화가 치민다. 오기로라도 자신의 성의를 주고 싶어진다.



"이 나의 성의를 거부하다니. 네 녀석은 겁이 없는거냐."

"... 그건 아닙니다. 다만 저같은 인간에게 신의 호의도, 성의도 너무 분에 찹니다."

"말은 그럴 듯하게 하지만, 너는 그저 거부하는 거다."

"......"

"시로코로 불만이면, 다른거로라도 받아라."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요없습니다."

"너는 정말 가끔 건방지군. 아아 네코라서 그런가."



자신이 밀어붙이자, 딱 달라 말하는 사유라의 모습에 토토는 오기가 더욱 짙어진다. 손에 잡히지 않을 듯한 흐릿함이 있으면서도, 가끔 존재감이 강하다. 자신에게 건내지는 확고함이 담긴 연갈색의 눈동자. 허나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자신이 원하는 감정이 아니기에, 신은 또 다시 아픔을 느낀다. 밀어붙이지 않는한 찰나의 닿음도 없을 존재. 그렇기에 그는 이번에도 강압적으로, 이기적으로 행동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향하게 된 여성이 조금이라도 바뀌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을 좀더 의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유라는 움직이지 못한다. 커다란 손이 턱을 잡더니 가까워진 얼굴의 거리. 그리고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푸른 눈동자와 함께 볼에 닿은 온기. 사고가 멈춰버린다. 바라지 않은 온기가 보이지 않는 사슬이 되어 자신의 몸을 구속해버린다. 숨을 잊어버리고, 심장이 멈춘다. '아아 이것은 내가 원한게 아니야!!' 라고... 멈춘 머릿속에서 누군가가 외친다. 어둠이 웃고 있다.



"눈이군."

"....."

"흐음- 너의 머리카락에 내린 눈은 볼만하군."



조금은 멀어진 푸른 눈과 온기. 허나 아직 움직이지 못한다. 그런 사유라의 귓가에 닿아오는 목소리엔 즐거움이 베어있다. 신과 자신의 사이에 내리는 눈들이 보여온다. 방금 일어난 일을 부정하려는 무의식으로 인해 다른 것을 생각해버린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파티, 그리고 눈이 온다. 그럼 무슨 날이지?' 하고 자신에게 묻는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다. 네코."

"............"

"아아 그래. 인간은 이런 말을 하던가. 메리크리스마스."



자신의 마음을 읽은 것일까. 신의 말에 힘없는 인간은 놀람을 반복한다. 몇번의 절망과 슬픔을 느낀다. 동시에 생각해버린다. 돌려줘야한다. 받아서는 안될 성의의 무언가. 자신에게는 필요없는, 가지고 싶지 않았던 성의를 돌려주어야만 한다고 강박의식이 일어선다. 그래서였을까, 그녀는 손을 뻗는다. 돌려주어야만 한다는 생각만으로 움직인다. 아직 가까운 그의 옷깃을 잡아 당겨, 짙은 갈색의 볼에 입맞춤한다. 



"!!!!!"

"돌려드렸어요! 저는 토트씨의 성의는 필요없습니다!"



자신이 붙잡기도 전에, 아니 너무도 놀라고도 믿을 수 없는 일에 반응하지 못하는 자신이었다. 암튼 그런 자신에게 할말만을 하고 가버리는 사유라의 뒷모습을 토토는 한참동안 보았다. 그 작은 모습이 사라지고 나서야 볼을 만져본다. 온기는 사라지고도 남았을 텐데, 아직도 그 미미한 온기가 남아있다는 착각을 느낀다. 분명 자신에게 건내진 것은 거부의 행위다. 자신을 거부하는 마음을 담은 행위이다. 그럼에도 빠르게 뛰는 심장과 올라가는 입꼬리르 주체하지 못한다. 평소 그리도 세상에서 누구보다 침착한 척을 하던 인간이 전력으로 반응해버렸다. 아이러니 하다. 거부의 행위임에도 기뻐해버린다. 우습지만 기쁨을 느낀다. 장담컨대 그녀가 이만큼 전력으로 거부한 존재도, 의식해버린 존재도 자신일거다. 강한 거부감은 그만큼 의식한다는 뜻이다. 



"아아, 그 네코. 정말 방심할 수 없군. 더 밀어붙이고 싶어지게 만들다니..."



눈은 계속 내리고 있다. 아까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에 내려앉은 눈들을 떠올린다. 동시에 연갈색의 눈동자에 비친 눈들도. 오늘 본 그 어느 크리스마스 축제의 장식보다 예뻤었다. 누군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일은 절대로 없을거라 여겼던 신. 허나 무슨 축복일까, 아니면 장닌일까. 아이러니한 형태로 받아버렸다. 그럼에도 즐거워한다. 한발 내딛었다는 기쁨을 버릴 수 없다. 잊지 못할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신은 기억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