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맨/드림전력

[드림전력] 보로사유 - 언약

サユラ (사유라) 2017. 1. 8. 23:44

*드림전력에 참여한 드림글

*원펀맨 - 보로스

*오리주(오너이입)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 있어 성격은 보장못합니다..


*오늘 두번째로 연성한 전력드림인지라 늦어졌고, 약 40분 걸려 많이 짧습니다. ㅠㅠㅠㅠ









주제 -  기억해줘












자신의 연인은 무언가를 잡는다에 대해 서투르다. 아니 두려워한다. 보로스는 그 점을 알고 있다. 그 이유도 얼핏 안다. 이유 속에 담긴 연인의 두려움도, 슬픔도.... 그 감정들에 공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사유라가 얼마나 괴로워하는지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 언젠가 자는 줄 알았던 자신에게 두려움에 가득찬 목소리로 잡을 수 없다며 속삭인 그녀를 기억하고 있기에... 허나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바란다. 그녀가 자신을 잡아주기를. 욕심을 한껏 드러내 자신을 잡아 가지말라고, 자신의 곁에 있어달라고 속삭일 그녀를 상상하게 된다.



"보로스. 보로스."

"응?"

"저 이제 빨래 널어야 해요. 놓아주세요."

"싫다."



겨우 30분만 안고 있었는데 고작 빨래 때문에 자신의 품에서 벗어날려는 사유라가 그는 야속했다. 1분 1초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자신을 이제는 알텐데도 이렇게 별거 아닌 이유로 멀어지려 한다. 그럼에도 여러 이유로 자신의 곁에 있지 않는 가녀린 몸의 주인은 사랑스럽다. 하지만 지워지지 않는 불안함을 어찌할 수 없다. 언젠가, 어쩌면 그녀는...



"보로스. 놓아..."

"싫다. 놓아주지 않을거다. 절대로."

"...... 보로스?"

"너를 절대로 놓아주지 않을거다."



사유라는 그가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챈다. 언제나의 귀여운 독점욕과는 틀리다. 그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자신으로 인한 무언가다. 자신이 준 불안함에 그가 괴로워하고 있음을 이제는 알아차린다. 미안함과 함께 조금은 비뚤어진 사랑스러움을 느껴버린다. 



"보로스 그냥 빨래를 널려고 하는거에요."

"... 그렇게 말하고 네가 떠날 것만 같다. 아니.... 너는 떠나는게 아니라 나를 잡지 않을 것 같다."

"......"

"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거냐."



들려온 말에 사유라는 아무런 말도 못한다. 그에게 거짓을 고하고 싶지 않기에 섣불리 입을 열지 못한다. 지금 그에게 선의 거짓을 건냈다간 결국 서로 상처 입을 뿐이다. 자신이 그러했듯이... 그렇기에 아직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은 대답과 굳혀지지 않은 결정을 말하지 못한다. 말하면 그가 괴로울까 두렵다. 



"당신이 아플 것 같아서요."

"...... 나에게 그렇게 말하는 존재는 너 뿐일거다."

"그럼 전혀 아프지 않을 수 있으세요?"

"무리겠지. 내가 아픔을 느낄 수 있게 하는건 이제 너뿐이니까."



꼬옥하고 자신의 몸을 더욱 강하게 안는 팔을 느낀다. 강하고 강한 존재. 무엇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 듯한 존재. 인간과 달리 쉽게 죽지 않을 존재. 그런 존재가 자신으로 인해 아픔을 느낀다는 사실에 그녀는 조금은 복잡한 기분이 든다. 처음엔 바라지 않았던 상황. 지독히도 두렵던 상황. 자신으로 인해 누군가가 아픔을 겪는 일 따위 사유라는 바라지 않았고, 지금도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두려워도 그가 자신으로 인해 아픔을 느낀다는 사실에 슬픔 속에 기쁨이 아주 조금은 섞여버린다.



"저는 아직 두려워요. 누군가를 제 이기심으로 붙잡는게..."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신이 떠나는게 너무 무서워요. 당신이 사라진 일상은 두려워요."

"그건 기쁘군."

"그럼에도 아직 당신이 절 떠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버리지 못해요. 그리고 떠나는 당신을 저는 잡을 수 있을까란 확신이 서지 않아요."

"......"



속마음을 고하는 목소리는 어딘지 차분했다. 감정을 자제하고 사실을 전할 뿐이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또 울어버릴 것만 같아서... 그때, 눈가에 따스함이 떨어진다. 부드러움이 내려온다. 마치 마음 속 눈물을 닦아주듯이... 사유라는 입맞춤을 준 보로스를 올려다 본다. 미소를 짓고 있다. 언제나의 미소와는 틀린, 씁쓸함과 부드러움이 섞인 미소는 자신이 오히려 아팠다. 자신이 짓게 해버렸다는 것에 왈칵하고 감정이 부풀고 눈물이 흘러나와버린다.



"왜 우는거냐."

"보로스가.. 보로스가... 죄송해요."

"괜찮다. 견딜 수 있다. 견디마... 너와 함께 하기로 했을 때부터 각오한 아픔이다."

"떠나도 괜찮아요. 괴롭다면, 아프다면... 저는 당신을 떠나 보낼..."

"안된다. 그건 절대로."



후회가 밀려들어온다. 마음 속 자신이 책망에 젖은 말을 던져온다. 또 소중한 누군가를 상처입혔냐고 날카롭게 따져온다. 그렇기에 흔들린다. 그를 역시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흔들림에 말을 뽑아낸다. 허나 그 말은 그로 인해 잘린다. 단호한 목소리는 어딘지 화가 난 듯했다. 하지만 푸른 눈동자엔 괴로움이 담겨 있었다. 



"절대로 그건 허락하지 않는다."

"......"

"네가 너의 의지로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도 괜찮다. 하지만 말하지 마라. 나를 붙잡지 않는다라는 말을..."

"보로스."

"기억해라. 기억해주길 바란다."

"무엇을?"



단호한 목소리가 애처로움으로 바뀐다. 간절함을 호소하는 푸른 눈동자가 자신을 붙잡는다. 기억해달라는 것이 무엇일까... 사유라는 이어질 말을 기다린다.



"나는 너에게서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을."

"..."

"나는 너만을 사랑할 것을..."

"..."

"그리고 내가 너를 절대로 놓아주지 않을 것을...."

"응, 알았어요. 기억할게요."



그것은 마치 맹새와도 같은 말이었다. 자신에게 맹새하는 언약. 그리고 자신도 그에게 언약을 건낸다. 기억하겠다고 맹새한다. 언제나의 달콤하고 따뜻한 대화와는 틀린, 애처로움과 위태로움을 담은 서로의 언약. 맹새... 애달프고도 쌉싸름한 언약. 하지만 아주 조금은 달콤한 언약을 나눈 둘은 서로를 끌어안은체 눈을 감는다. 이미 빨래 따위는 잊혀지고, 그저 자신들의 언약을 곱씹으며 온기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