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우정합작]하데스&사유라 - 비밀의 티타임

サユラ (사유라) 2017. 1. 15. 00:15

드림 [우정합작]에 참여한 카미아소(신들의 악희)의 >하데스 아이도네우스< 우정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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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숲 속의 길을 망설임 없이 걸어가는 이는 기대심과 걱정이 섞인 눈동자를 짓고 있었다. 조금은 빠르게 걸었을까, 생각보다 빨리 도착한 하데스는 눈앞에 펼쳐지는 들판을 바라본다. 아니 누군가를 찾는다. 그리고 언제나와 같은 자리에 있는 여성을 발견한다. 여성은, 사유라는 밤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반밖에 보이지 않는 반달로 인해 별은 그리 잘 보이지 않았다. 허나 그것은 그녀에게 있어 상관이 없어 보였다. 그저 바라보고 바라보며 밤하늘을 순수하게 감상하고 있었다.

 

 

"아... 하데스씨."

"방해한건가?"

"그럴리가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시선을 알아차린 것일까, 자신을 향해 돌려진 고개와 눈동자에 하데스는 조심스러워진다. 하염없이 밤하늘을 올려다 보던 그녀를 괜히 방해한 것만 같았다. 허나 건내져오는 목소리와 미소는 부드러웠다. 그렇기에 안심한다. 낮의 학교에서 보는 때와 분위기가 틀렸다.

 

 

"오늘은 관찰하지 않을건가요?"

"별 말인가?"

"좋아하시잖아요. 별을 관찰하는거."

"좋아하지. 그렇지만 오늘은 너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나온거니까, 하지 않을거다.""그거 참 영광이네요."

 

 

후훗하고 작은 웃음소리가 귀에 닿았다. 들려온 말투는 역시 낮과는 틀리다. 아니 말투가 틀리기 보다는 분위기가 틀리다. 어딘지 장난기가 담겨 있다. 마치 가까운 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모습. 아주 조금은 줄어든 거리감을 느낀다. 그 감각에 하데스도 웃는다. 조금씩 그녀와 친구가 된 것을 느껴간다.

 

 

"하데스씨는 특이하신 분이세요. 저와 친구가 되자고 하시다니..."

"그런가?"

"당연하죠. 다른 신들이나 유이는 몰라도 저와는 그런 관계는 필요없으니까요."

"......"

 

 

들려온 말에 하데스는 입을 다문다. 확고함이 담긴 목소리. 떨림이 없다. 필요없다는 단어에서는 묘한 자신감까지 담겨있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동자 안에는 흔들림이 없다. 진심이며,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그녀에 하데스는 안타까움을 느낀다. 자신의 존재를 항시 누군가와 떨어뜨리는 그녀가 안타깝다.

 

 

"저는 임시라고는 하지만 교사입니다. 거기다 이레귤러. 이 정원에 발을 들여서는 안되었던 자. 원래 이곳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존재."

"....."

"아무리 신이 될지도 모른다 해도 인간이었으며, 미숙하고도 가진 것도 없었습니다."

"....."

"저는 하데스씨와 다른 신들에게 그저 약간의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밖에 못합니다. 저는 당신들이 지나칠 존재입니다."

"사유라."

"...... 그저 그렇다는 것 입니다. 실망인가요?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미소. 자신에 대해 한없이 낮추며 말하면서도 그녀는 웃고 있었다. 포기가 담긴 눈동자는 상냥하다. 그 상냥함이 자신을 향함을 어슴프레 알 수 있었다.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만들었을까를 하데스는 생각한다. 스스로가 물러나 상처를 입을지언정 결국엔 상냥한 그녀. 자신의 말에도 상처 입기는 커녕, 자신의 진실에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녀. 자신에게 상냥하다고 말해준 그녀. 하지만 스스로에게는 용서가 없다. 자신과 겹쳐 보인다. 많이 비슷하다고 볼 수 없지만, 하데스는 사유라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주위의 누군가가 다칠까 두려워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럴리가... 그게 너의 상냥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하데스씨의 상냥함에 비하면 이건 상냥함이 아니에요."

"여기서 또 아니라고 하면 끝이 없을테니 넘어가도록 할까."

"그러죠."

"크흠- 그럼 간식을 즐길까."

 

 

쉽게 바뀔 수 없는 부분이기에 하데스는 적당한 선에서 끝낸다. 서로가 어디가 닮았는지 알기에 가능한 일. 가슴 속에 남은 씁쓸함을 애써 무시하며, 그는 가져온 바구니를 꺼내 보인다. 사유라는 바구니가 열리는 것을 얌전히 기다린다. 뚫어져라 바구니를 보는 모습이 어딘지 또래에 여성들 같다고 그는 속으로 웃는다. 맛있는 간식을 기대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오늘은 무엇인가요?"

"슈크림이다. 혹시 싫어하나?"

"아뇨, 좋아해요. 단 맛있다는 가정하라면요."

"저번의 딸기케익 때에도 같은 말을 하지 않았나?"

"흐음- 기억나지 않아요."

"시치미를 떼는군."

"그래도 하데스씨의 손이 미끄러져서 자신의 케익을 떨어뜨린 일은 기억하고 있어요."

"윽- 그건 내 불행이..."

"그래서 제 몫의 반을 드렸었죠."

"으으-"

 

 

심술궂은 모습이었다. 신을 상대로 그녀는 여유롭다. 아까와는 다른 그녀에 명색에 명계의 왕인 하데스는 고개를 떨군다. 우울한 아우라가 흘러나오는 그를 보고 몰래 웃은 사유라는 마저 준비를 마친다. 들판 위에 깔려진 담요 위에 간소하지만 티타임의 모습과 비슷하게 차려진다. 익숙하게 보온병 안에 든 차를 컵에 그녀가 차를 따르는 사이 하데스는 기운을 차린다.

 

 

"너는 생각보다 심술맞어..."

"하데스씨가 놀려지기 쉬운 분이신거에요."

"나는 이래보여도 명계의 신이다만."

"알아요. 그래도 지금은 저와 친구이시잖아요? 신과 인간 이전에 친구가 되어달라고 말씀하신건 하데스씨에요."

"혹시 싫었던거냐? 그래서 나한테..."

 

 

들려온 하데스의 질문에 하얀 손이 멈춘다. 잠시 아무런 말도 없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는 그녀에 그는 불안해한다. 아아 역시 싫었던건가?! 하고 우울해지는 그의 앞에 차가 담겨진 잔이 내밀어진다. 그 잔을 받으니 볼을 당기는 감각과 아픔이 동시에 찾아와 하데스는 놀란다. 눈 앞에는 왜인지 한심하다는 눈빛을 지으는 그녀가 있었다. 영문을 몰라 얌전한 그에 사유라는 손가락에 힘을 한번 더 준다. 더해지는 아픔에 저항하고 싶었으나 손에 들린 컵으로 인해 신은 꼼짝도 못한다.

 

 

"저기요, 하데스씨. 저는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좋은 인간이 아닙니다."

"....."

"흔한 대사죠? 허나 진짜입니다. 더군다나 당신은 조금 아시잖아요. 제가 어떤 인간인지..."

"....."

"거기다 당신과의 친구관계도 기간을 정해두었죠. 모두가 졸업하기 전까지란 기간을..."

 

 

진지한 목소리와 눈동자에 천하의 명계를 다스리는 신은 미약하지만 압도된다. 긴장감과 불안감에 아픔도 잠시 잊어버린다. 허나 다시 늘려지는 볼에 아픔은 돌아와 버린다. 생각지 못한 아픔에 그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와버린다. 허나 살짝 뿌연 세계 속 그녀는 웃고 있었다. 미안함이 깃들었지만, 따스함이 담긴 미소는 달빛에 밝혀지고 있었다. 볼을 잡던 손은 어느새 살살 어루어 만져 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당신은 받아들였어요. 저는 그것에 감사하고 있어요."

"감사?"

"당신은 제 일부분을 이해해주었고, 다가와 주신거니까요. "

"너도 날 받아들여 주었지 않나."

"완벽하게는 아니에요. 뭐 다른 두 존재가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일따위는 불가능하지만요."

"너도 꽤나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군."

"하데스씨가 하실만한 말이 아니에요. 그거."

"또 심술궂게 구는건가..."

"이것도 저랍니다."

 

 

후훗하고 웃음소리가 밤공기에 퍼치다가 사라진다. 조금은 심술궂은 말과는 달리 아픔을 주었던 볼을 만지는 손길은 상냥하다. 누군가 알까, 이런 그녀의 모습을... 그렇게 생각하며 하데스는 손을 들어 그 작은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살짝 커진 눈은 이내 살짝 감긴다. 거부하지 않는 모습에 안도감을 느끼는 그의 손길을 잠시 느낀 사유라는 다시 눈을 떠 붉은 눈동자를 바라본다. 무섭다기 보다는 신비하고도 아름다운 적안은 달빛 아래서도 역시 매력적이었다.

 

 

"얘기가 조금 빗나갔었지만... 하데스씨, 저는 당신과 친구가 된 것에 기뻐요."

"......"

"그러니 의심하지 말아주세요. 불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으세요. 제가 당신의 호의를 억지로 받아들였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주세요."

"......"

"그것은 오히려 제 몫이니까, 당신은 남은 기간동안 저를 얼마든지 친구라 불러도 괜찮아요. 당신이 편한데로 대해주세요."

"그 말은 이상한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거냐?"

"전혀요. 저는 이렇게 살아왔었으니까요."

 

 

친구가 되었다. 그렇기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다. 허나 변함이 있어도 변함이 없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준다. 그 모습도 비슷하다고 느껴버린다. 자신도 아직 변하였고도 변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하데스는 어쩌면 서로에게 우정이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친구가 되었음에도 말이다. 우정보다는 서로가 비슷하기에 가지는 동정이나 안타까움이 아닐까하고 고민한다. 어찌보면 바보같은 생각이고, 상처뿐일지도 모르는 관계. 설령 자신들 사이에 우정이 있다해도, 그건 남들이 생각할만한 밝고도 파릇한 느낌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친구가 된 것에 후회는 없다.

 

 

"그럼 내가 생각하마."

"... 괜한 오지랖이세요."

"아니, 친구이기에 대신 생각해주는거다."

"... 뭔가 닭살."

"그렇게 지적하면 내가 아프다만..."

"그래도 좋네요. 이런거... 좋아요. 특별히 허락해드릴게요."

"꽤나 잘난 태도까지 나와버리는군."

"당신은 제 친구니까요."

 

 

작은 입에서 나온 '친구'란 단어가 듣기 좋았다. 하데스도 이내 미소를 짓더니 차를 한모금 마신다. 이미 많이 식어버렸지만 괜찮았다. 어느새 슈크림을 한입 먹어 맛있다고 말하는 사유라에 기쁨을 느낀다. 늦은 밤. 주위는 어둡고, 누구도 없다. 단 둘 뿐인 달 아래의 티타임은 비밀스럽기까지 하다. 아니 비밀의 티타임이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시간 속에서 친구로서 함께 간식을 먹고 있다. 비록 그것이 금방 깨질만큼 약하며, 짧은 기간 동안만 허락된 관계이더라도 함께 하고 있다. 지금은 이것만으로도 만족하자며 슈크림빵을 한입 베어문다. 입안에 퍼지는 단맛이 언제나보다 짙다고 그는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