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아소/드림전력

[전력드림] 토토사유 - 삼킨 질문

サユラ (사유라) 2017. 3. 18. 23:43


*드림전력에 참여한 드림글

*신들의 악희 (카미아소) - 토토 카도케우스 드림

 <원래 토트 라고 부르지만 저는 '토토'라고 부르는게 굳어져서 이렇게 부르니 양해를...>

*드림주(오너이입)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 있어 성격은 보장못합니다.. 그리고 캐릭 설정은 본편과 팬디를 섞었습니다.


*드림커플은 연인이 아닙니다.








주제 (25회) - 날 사랑하나요?




















의식의 각성과 함께 떠진 눈커풀. 그 사이로 들어오는 빛들은 인공적인 빛이라고 그녀가 인식한건 몇 초의 시간이 흐른 후였다. 자연스런 호흡 중에 맡아져 오는 몇 가지의 냄새. 목재와 종이들의 내음이 은은하지만 묘하게 강하게 후각을 자극했다. 또 다시 자신이 도서관에서 잠들어버렸음을 알아챈 사유라는 몸을 움직인다. 그때 무언가가 상체에서 흘러내린다.



"...... 또..."



커다란 제복이 자신을 덮고 있었음에 그녀는 미미하게 눈쌀을 찌푸린다. 익숙한 디자인, 자신에게 맞지 않을 큰 사이즈. 그리고 학생들의 흰 제복과는 틀린 짙은 푸른색. 흘러내린 제복의 주인을 알고 있었다. 슬슬 열 손가락으로 세지 못할 만큼의 횟수가 되어가는 상황이다. 원치 않고도, 자신을 흔들리게 만드는 상황. 아직도 꿈의 잔재 속에서 헤매이던 여성의 정신이 단번에 현실로 돌아오게 만드는데 충분하였다.



"돌려 드려야..."



사유라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일어선 몸을 움직여 나아가려 했다. 허나 그것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최소한의 수면의 시간을 취했음에도 그녀의 몸은 휘청인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겨우 어지러움에 발을 떼지 못하는 몸에 짜증을 느끼는 여성. 다행이라면 책장을 디뎌 넘어지지 않았다 뿐이었다. 나날이 제 의자대로 움직이는게 더 어려워지는 몸을 체감한다. 



"자업자득이지만..."



신이 되어가는 몸이라지만, 그녀는 무너지고 있다고만 느끼고 있다. 더불어 자기자신도 챙기지 않는다. 그것으로 당연하지만, 몸이 좋아질리 만무하다. 아무리 수시로 진찰을 해주는 신의 말씀이 있다하더라도 건강을 제대로 챙긴 적이 없다. 정기 검진 때마다 위대한 신의 화난 목소리를 들음에도 여성은 여전하다. 챙겼다 한다면 수면시간 뿐이다. 아마 옷을 돌려주려 가면 잘생긴 신의 미간에 주름이 잡힐게 뻔할거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사유라는 반성할 생각이 전혀 없다.


어차피 끝이 올테니까


입 밖으로 내보내지 않은 중얼거림. 매일 매일 내세우는 핑계. 자신의 안에서 왠만한 것들을 포기시킬 수 있으며, 괴롭지 않게 해줄 수 있는 주문. 그것은 눈앞에 나타난 신에게도 해당되는 주문이었다.



"일어났나하고 확인하러 왔더니, 또 비실대고 있는거냐."

"...... 죄송합니다. 제가 또 너무 오래 도서관에 있었네요."

"지금 네가 내뱉을 말은 그게 아니다. 얼굴이 창백한 주제에 바보같은 말이나 하고 있군."



언제나 어깨에 걸치고 있던 제복이 없는 신. 그래서 일까, 푸른 제복에 존재감이 흐렸던 검은 와이셔츠가 유독 눈에 띄었다. 짙은 갈색의 피부임에도 신기할 정도로 어울리는 모습은 신이라서 일까하고, 사유라는 생각한다. 참 쓸데없는 생각이다라고 자신을 질책한 그녀는 한 쪽 팔에 걸어놓았던 제복을 앞으로 내민다. 



"토토씨, 제복 돌려 드리겠습니다."

"할 말은 그것뿐이냐."

"......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덮어주시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호오- 이 내가 친절을 베풀어 주겠다는데 거절인거냐."



옷을 돌려받은 위대한 신이 웃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즐거움과 비슷한 감정에서 비롯된 웃음이 아니란걸 사유라도 알고 있다. 정확하다고는 확신할 수 없지만, 아마 비꼬임과 동시에 화가 담겨 있다고 여긴다. 이유를 얼핏 알고 있지만 그녀는 눈을 돌린다. 혹시나라고 떠올린 이유는 영원히 자신이 피해야만 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 틀린 말씀은 아닙니다. 그리고 토토씨를 귀찮게하고 싶지 않습니다."

"너의 그 말이 모순이란걸 자각하고 있냐?"

"알고 있습니다. 애초에 제가 좀 더 조심하고, 담요라도 챙겼으면 됐던 일 입니다. 당신은 제우스님의 말로 어쩔 수 없이 저를 봐주시는건데, 제가 변변치 못해 거슬리게 하는 것...."

"그만해라."



모순이라는 말에 모든 것을 꿰뚫린 기분을 느낀 사유라였다. 하지만 그걸 내비치지 않고, 최대한 자연스레 답변을 한다. 연기인지, 진심인지 모를 대사를 읊어가던 그녀를 멈춘건 신이다. 말이 끊겨진 여성을 보는 푸은 눈동자엔 짜증과 함께 화가 담긴다. 그 눈빛을 그녀는 여러번 봐왔다. 



"분명 나는 제우스 녀석에게 너를 돌보거나, 혹시나의 일을 대비해 신화를 지켜보라고 들었다. 하지만 내가 그것만으로 자는 네녀석에 몇번이나 내 옷을 덮어주는 친절을 베풀었다고 생각하는거냐."

"네."

"이 패턴의 대화도 이번으로 몇 번째인지. 다른 쪽은 응용력이나 포옹력이 있으면서, 왜 이런 쪽에만 답답한거냐."

"...... 잘 모르겠지만, 죄송합니다."

"진짜 모르는거냐. 내 친절의 의미를..."

"모릅니다."



사실은 거짓말이다. 동시에 진심이다. 모순 된 대답을 자각하면서도 사유라는 입을 움직였었다. 다가오는 손을 피하지 않는다. 자신의 볼을 만지는 갈색의 손은 따스했고, 어딘지 조심스럽다. 그 손길에 심장이 아파오는걸 부정한다. 흔들림 없는, 자신은 모르는 감정을 담은 푸른 눈동자를 피해버린다. 사실은 자신의 기준에 있어 강압적인 방법으로 이해시키려는, 인지하게 만들려는 신을 여성은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렇기에...



"토토씨,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이 시간의 도서관은 토토씨의 개인적인 공간이니까요."

"내가 허락한다면?"

"저 같은 존재가 감히 신의 시간을 방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부탁드리옵건데, 물러나는 것을 허락해주시겠습니까?"

"...... 허락한다."



최대한 정중하고도 자신을 낮추어 신에게 부탁한다. 그러자 이번에도 허락해주는 신에 사유라는 속으로 안도한다. 다시 한번 피한 두려운 상황과 설득. 가져서는 안될 감정의 이름을 떠올린다. 모형정원에서 신들이 배우는 감정, 자신에게는 허락이 되지 않는 감정, 이미 등을 보인 신이 자신에게 가질리가 없을 감정. 하지만 몇 번이나 내밀어진 설득으로 인해, 머릿속에선 멋대로 상상을 한다. 말도 안되는 일을...



"토토씨."

"뭐냐."



말도 안될 정도로 터무니 없는 상상. 두려움의 뒷편에 내민 희미한 간절함으로 인해 여성은 신을 부른다. 하지만 후회한다. 그를 부른 것에, 자신이 상상한 장면도, 내뱉을 뻔한 질문을... 



"좋은 밤이 되시길..."

"...... 그래. 방으로 돌아가면 제대로 따스하게 자라."

"네."



질문을 삼켜버리고, 다른 말을 만들어낸다. 멀어지는 등을 사유라는 잠시 바라보았다. 허나 그것도 고작 몇 초였다. 그가 걸어간 반대 방향으로 여성은 걸어간다. 내뱉지 못한 질문을 중얼거린다. 소리없는 중얼거림은 누구에게도 닿지 못한다. 


'당신은 저를 사랑하나요?'


말도 안되는 상상에서 나온 궁금증. 애초에 떠올려져서는 안될 질문. 그가 어쩔 수 없이 내민 손길을 버리지 못한 간절함으로 인해 착각했다. 한 순간이었다 해도, 어리석고도 바보 같이 흔들려 버린 자신을 사유라는 질책한다. 사랑을 가지지도 못하는 자신에게 무엇도 허락되지 않음을 되새긴다. 다시 귀와 눈을 닫아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