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CC합작] 보로사유

サユラ (사유라) 2017. 6. 21. 04:47

드림 [CC 합작] 에 참여한 원펀맨의 >보로스<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성격파악이나 구성된 부분이 있어 원작과 다를 수 있습니다.

*현대AU + 보로스 의인화



*합작 공개 소식이 없어 올립니다.





 

 

 

 

 

 

 

 

"나 이 부분 시험에 낼 테니까, 너희들 잘 기억해라."

 

 

교수님의 목소리가 울리는 강의실. 다들 나름의 부지런함을 발휘해서 공부에 힘쓰고 있다. 물론 나도 필기를 하면서 집중을 한다. 아니, 하려 했다. 지금의 나는 그리 강의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옆에 있는 누군가의 시선 덕분이다.

 

 

"선배, 강의 듣지 않으실 거세요?"

"별로 흥미 없는 내용이니까."

"일주일 뒤면 시험이에요."

"그랬던가."

 

 

이 사람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이런 태도인데도 매번 시험점수가 높은건 조금 부럽다. 아니, 많이 부럽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공부하는 사람 불편하게 너무 보는거 아닐까.

 

 

"선배 저 공부 할거에요."

"계속해라."

"..... 시선이 신경 쓰여서, 집중이 안되는데요."

"이제 와서? 난 매번 이 강의 때는 널 봤다만."

 

 

이 사람은 또 무슨 말을 하는걸까. 잠깐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해가 되자, 얼굴이 더워지기 시작한다. 분명 붉어졌을 내 얼굴을 가리고 싶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을 뿐이다. 덕분에 사귄지 얼마 되지 않은 그에게 여지없이 보여지게 된다.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좋은거 봤으니 보는 시간을 줄이마."

"그거 참 고맙네요."

 

 

보지 않는다란 말은 아님에 딴지를 걸고 싶었지만, 더 대화를 했다간 교수님에게 걸릴 것 같았다. 다시 정신 차리고, 강의에 집중한다. 허나 사람의 심리란게 웃기게도, 그대로 공부만 하면 될 것을 굳이 진짜 보지 않는지 확인하고 싶어지게 됐다. 슬쩍 옆을 보자, 그와 시선이 마주쳐 버린다. 놀라 시선을 피하자, 또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 이제 진짜로 강의에만 집중해야지.

 

 

 

 

 

 

 

 

"사유라."

 

 

선배가 날 부른다. 어라, 근데 뭔가 잊은 듯한 기분이다. 나 분명 강의 듣던 중이고, 집중하고 있었는데... 어.........................

 

 

"강의 끝났으니, 일어나라."

 

 

끝났다? 일어나라?.................................................... 잠깐의 시간 후, 멀쩡한 것 같은 정신을 제대로 차린다. 그리고 뜨고 있다고 착각했던 내 눈을 진짜로 뜬다. 시야 안으로 펼쳐진 책과 노트 위에 올려진체 멈춘 내 두 손이 보여왔다. 불길한 기분이 든다. 아아 이거 그거다. 익숙한 감각... 나는 방금까지...

 

 

"이번엔 좀 길게 졸았군. 20분 정도인가."

"......."

"덜 깬거냐?"

"깼어요."

 

 

선배가 결정타를 먹인다. 후회와 허무함을 느끼는 내 볼을 콕콕 찌르는 손가락. 들려온 질문에 일단 답해드린다. 아아 시험에 꼭 나온다고 했는데, 나는 대체 무엇을 한 것일까. 작게 절망하고 있는 내 대신 보로스 선배가 책이랑 필기구들을 정리해준다. 이렇게 친절하면서 왜 깨워주지 않은걸까.

 

 

"선배, 왜 깨워주시지 않은 거예요."

"귀여워서."

"......"

"사실은 사진을 찍고 싶었다만, 참았다."

"....."

 

 

졸은 내가 잘못한 것이지만, 옆에서 다 보고 있었으면서도 깨워주지 않은 그에게 불평해버린다. 친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분류의 불평을 하는 내게 들려온 말들은 참으로 어이가 없고도 낯부끄럽다. 분명 나랑 선배는 사귀기는 하나,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말할까? 처음 누구를 좋아하게 되고, 사귀게 된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허나 깨워주지 않은건 않은거다. 그가 조금은 야속해 묵언모드를 켜버린다.

 

 

"삐졌군. 너는 화가 나거나 기분이 좋지 않으면 입을 다물더군."

"......"

"많이 화가 난거냐?"

"......"

 

 

그의 말들에 나는 일절 답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해도 어린애 같지만, 이런 나를 알거나 본 사람은 극히 없다. 거기다 내가 화가 나거나 삐졌다는 것까지 파악하는 사람은 이 사람 뿐이다. 누군가가 알아차리길 바라지 않았던 나인데, 막상 알아준 선배에 기쁨을 느낀다. 허나 그건 그거, 이번엔 쉽게 입을 열지 않을거다.

 

 

"뭐 먹고 싶은거 있나?"

"....."

"아니면 원하는거라거나."

"....."

"흐음- 이번엔 쉽게 풀어주지 않을 것 같군."

"......"

 

 

사귀기 전부터 화가 나거나 삐져도 금방 풀던 나지만, 이번만큼은 아니다. 내가 어린아이도 아니고 먹을걸로 풀지 않을거다. 거기다 딱히 원하는 것도 없다. 사실 그에게 많이 화가 난 것은 아니지만, 왠지 묘한 오기랄까. 한번 그가 난감해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 아아 나 옛날에는 이러지는 않았는데... 선배랑 사귀고 부터, 이 사람에게만큼은 이렇게 되어버렸다. 순간 청춘이란 단어가 떠올랐지만, 머릿속에서 지워버린다. 그렇게 잠시 생각하고 있었을까, 선배가 내 두 손을 잡아 조물거린다. 이건 또 뭘까.

 

 

"미안하다. 사실 오늘 아침부터 안색이 좋지 않길래, 더욱 못 깨운거다."

"......"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하는건 안다만, 무리하지 않길 바란다."

"선배..."

 

 

사과의 말에 이은 친절과 상냥함에 결국 입이 열렸다. 역시 이렇게 되어버린다. 나는 사랑에 대해 무서워하면서도 그를 짝사랑 했었다. 헛된 희망에 괴로우면서도 선배에게 물렀었다. 그리고 연인이 되고 나서도 나는 이 사람에게 한없이 무르다. 이렇게도 나한테 상냥한 그에게 어떻게 화를 낼까. 물론 가끔은 짓궂은 그지만, 그런 면도 좋아져 버렸으니 말 다 한거다.

 

 

"그래도 귀여워서 깨우지 못한 건 진짜다."

"다음엔 꼭 깨워주세요."

"알았다. 그래서 이제 화 푼거냐?"

"애초에 나지도 않았아요. 근데 손은 왜 계속 만지시는 거에요?"

 

 

내가 말하는 것도 뭐하지만, 이런 사람 보고 팔불출이라고 하지 않을까. 귀여워 해... 크흠, 아니 아껴주는 마음은 고맙으나, 시험을 망치고 싶지는 않기에 부탁한다. 그것에 응해주며, 물어보는 그가 귀엽기만 하다. 헌데 아까부터 왜 손을 조물거리는지 궁금해 물어본다. 그런 나를 선배는 빤히 바라본다. 푸른 눈동자가 날 바라보고, 그 안에 내가 있다. 부끄러운데도 시선을 피하지 못한다. 하늘과 바다와도 틀린 푸름에 사로잡힌다. 착각인지 점점 가까워지는 푸름인데... 어?

 

 

"아까 네가 졸고 있을 때, 잡고 싶던걸 참았으니까."

 

 

이유는 알았다고요. 잘 알았다고요. 근데 이 남자야, 왜 여기서 키스하시는 겁니까. 왜 이 타이밍에 키스인지 설명해보세요. 다른 애들이 다 나갔다고 하나, 만약 지나가던 학생이 있으면 어떡할려고? 내 뒤의 문 활짝 열려있다고요! 라고 나는 그에게 따진다. 정확하게는 속으로만. 왜냐하면 생각지도 못한 키스에 나는 부끄러워서 입을 다물어버렸기 때문이다. 연인이 된지 이제 3개월로 접어들었다. 보통의 커플들은 모르겠으나, 나는 아직 키스가 너무 부끄럽다.

 

 

"강의 때 보았던 것보다 얼굴이 붉군."

"선배..."

"한번 더?"

 

 

내가 보지 못하는 내 얼굴을 보며, 선배는 일부러 말해준다. 짓궂다. 따지듯이 그를 부른다. 허나 들려온 말에 나는 빠르게 고개를 저은다. 선배는 또 웃는다. 낮은 목소리가 박자를 담은 듯이 내 귓가에 울린다. 야단났다. 웃음소리마저 너무 좋다. 부끄러운데도, 얄미운데도, 그가 더욱 좋아질 뿐이다. 아아- 언젠가 헤어질 때, 얼마나 아플까.

 

 

"또 무슨 생각을 하는거냐. 또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거냐."

"...... 티 났어요?"

"내가 널 1년동안 지켜봤다. 설마 모르겠나."

"그보다 더 오래 절 본 가족도 모르는걸요."

"분명 네가 가렸겠지. 그래서 무슨 생각을 한거냐. 혹시나 하고 말하지만, 나랑 헤어질 때를 생각했다면 걱정할 필요없다. 나는 헤어질 생각따윈 없으니까."

"...... 선배, 혹시 독심술 배우신거 아니세요?"

 

 

가족도 모르는 내 변화를 선배는 알아차린다. 거기다 그 이유도 알아낸다. 대체 이 사람은 날 얼만큼 지켜봤던 걸까. 그리고 내가 생각한 내용까지 맞춘다. 순간 스토커가 아니었을까란 의심도 든다. 의심과 다른 내용의 질문에 보로스 선배는 한숨을 쉰다. 그러고는 아직도 잡고 있던 손 중 하나를 풀고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일단 아니다. 그리고 네가 그런 생각한게 난 불만이다."

"......"

"나는 너를 몇 년이나 생각해왔다. 그리고 간신히 네 마음을 움직였다. 너와 사귀기 전부터 나는 여러가지를 각오했다. 너를 슬프게 하지 말자, 너를 울리지 말자, 너를 행복하게 하자. 그리고 네 아픔도 들어주고, 받아들여주자."

"너무 진지하세요."

"이 정도 진지하지 않았으면 네 마음을 얻지 못했을거라 생각한다만... 네가 어지간히 둔하고, 도망 다녔어야지."

"... 반박하지 못하겠네요. "

 

 

작년의 해를 떠올린다. 확실히 나는 그에게서 많이 도망쳤다. 눈을 돌렸다. 내 마음도, 그의 호의도 보지 못한 척도 많이 했다. 그런 나를 설득한게 눈 앞의 선배다. 나를 흔들고, 나를 붙잡아, 지금의 나를 있게 해주고 있다. 이 사람은 나를 너무 안일하게 만든다. 두려움을 잊으면 안되는데, 그걸 잠시 잊게 만들어버린다.

 

 

"그런고로 생각하지 마라. 헤어진다란 상상을..."

"선배, 사람 마음은 바뀌는거에요."

"그럼 내가 평생을 걸쳐서 나만큼은 아니란 걸 증명하면 되겠나?"

"...........네?"

 

 

안일함을 덜기 위해, 나는 그에게 상처를 줄지도 모르는 말을 해버린다. 그런데 그는 내 머리를 강하게 내리치는 듯한 말로 받아친다. 너무도 생각지 못한 말에 놀란 나를 냅두고 선배는 일어선다. 내 가방을 자신이 들더니, 손을 당겨 나를 일으킨다. 멍하니 올려다 보니 거기엔 여전히 시선을 사로잡는 벚꽃색과 세상의 하나뿐인 푸름이 있다.

 

 

"밥이나 먹으러 가자. 내가 사주마."

"선배, 방금 무슨 말을..."

"알아서 생각해봐라. 아 그리고 아까 강의는 내가 알려주마."

"아 고맙습니다. 가 아니라, 선배 슬쩍 넘어가지 마세요."

 

 

뜬금없이 밥을 먹자는 선배의 말에도 나는 묻는다. 허나 설명해주지 않고, 넘어가려한다. 가르쳐 주는 것은 기쁘다. 허나 내 귀를 의심하게 만든 말에 대해 묻고 싶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모르는게 아니다. 그는 제멋대로 내게 내기를 걸었다. 선배는 쭉 나를...... 아아 모르겠다. 이 해석이 맞다면 그건 너무도 낯부끄럽다. 왠지 내가 보로스란 인물에게서 프로.......................... 그만하자. 얼굴이 또 더워질려고 하니까.

 

 

"뭐 먹고 싶은거 있나?"

"냉소바."

"학교 앞 가게면 될테고, 다른건?"

"디저트..."

"그건 저번에 네가 웃었던 가게로 가면 되겠군."

"선배 너무 어리광 받아주시는거에요."

"그야, 너는 내 여자친구니까."

 

 

내가 얼마나 휘둘리는지 모른체, 선배는 어느새 미소를 짓고 있다. 내 손을 꼭 잡은체, 그는 나를 혼자 두지 않는다. 강의실을 나가자, 지나가던 다른 학생들이 우리를 보곤 소곤거린다. '우리 학교 유명한 커플이다'라고 말이다. 원래 선배가 유명했던 탓일까, 여자친구가 되자 우리는 나름 학교 내에선 알려진 CC가 되어버렸다. 사실 그리 좋은건 아니지만, 선배는 싫지 않은 눈치다. 증거로 나를 보며 웃는다. 선배도 소곤거림을 들은 것이 분명하다.

 

 

"이제는 다들 아는 것 같군."

"저희가 커플인거요?"

"그렇지. 거기다 나는 네거, 너는 내거라는 사실을."

"선배, 혹시나 하는데 소유욕 있으세요?"

"너 한정으로. 싫은거냐?"

"미묘해요."

"그럼 너도 나에게 소유욕을 가지면 된다. 난 그래도 좋으니까."

 

 

도저히 못 당하겠다. 자신에 대해 소유욕을 가져달라니. 누가 저런 말을 쉽게 할까. 보통은 못 하겠지.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 중에선 이 사람 뿐일거다. 무언가에 속박되는건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이 사람에게라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버린다. 아 이거 벌써 넘어간 대사잖아. 결국 선배로 인해 나도 바뀌어 간다. 욕심도 부리고, 어리광을 부리고, 가질리 없었을 소유욕을 아주 작게 가져버린다. 이런 대학 생활을 상상해본 적은 없으나, 나쁘지 않다. 아니, 너무 좋아서 문제다. 만약 선배가 졸업을 해도 이 관계를 이어가준다면 나는 계속 웃을 수 있지 않을까.

 

 

"보로스 선배."

"응?"

"공부 잘 부탁드려요."

"그래."

"그리고 시험 끝나면 데이트 가요."

 

 

처음으로 그에게 데이트 권유를 해버렸다. 그러자 갑자기 멈추는 그. 왜 그럴까 하고 바라보자, 거기엔 내 손을 잡지 않은 손으로 코 아래를 가린 그가 있다. 거기다 학교 옆 작은 숲을 본다. 설마 곤란해 하고 있는걸까? 내가 설마 너무 들떴던 걸까? 그도 그 나름의 사정이 있을텐데...

 

 

"저기 선배 힘들면 거절해도 되..."

"아니 그게 아니다. 참아내는 중이다."

"뭘요?"

"여기서 너한테 키스하고 싶은거."

"...... 하시면 저 화내고, 시험기간 동안 손도 못 잡게 할거에요."

"알았다. 참으마."

 

 

아까도 했으면서... 지금 주위에 사람들이 있는데 진짜로 했으면 나라도 정말로 화를 냈을거다. 그걸 예상했던건지, 아니면 내 나름의 경고 때문인지 참아주는 선배. 사귀기 전에는 상냥한 선배였는데, 사귀고 부터는 팔불출에다가 스킨십 대장이 추가 되었다. 싫은건 아니지만... 살짝 아쉬워하는 그를 일부러 못 본 척한다. 그리고는 다시 우리 둘은 걸어간다. 앞으로 학생의 신분으로 이렇게 다닐 수 있는 시간은 약 반년. 반년이 지나면 우리 둘 다 졸업이다. 그때는 CC가 아니겠지만, 우리 둘 다 지금과 같은 관계이길 바란다. 물론 이건 내 분수를 넘어선 바람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