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장기합작 시즌 2

[장기합작 시즌2 4분기] 마야사유

サユラ (사유라) 2019. 12. 31. 00:35

드림 [ 장기합작 시즌2 4분기 ]에 참여한 보이프렌드(베타)의 >마야마 쿄이치로<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 원래의 표기와 발음은 "토트"이지만 오너에겐 "토토"로 굳어져 글에서는 토토라 적습니다

* 드림주와 최애는 연인이 아닙니다.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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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 관계 끝내기로 해요. 선생님."

 

 

 무척이나 맑은 날이었다. 날씨예고에서도 근래 중에서 가장 하늘이 쾌청할거라 한 날이었다. 그렇기에 마야마 쿄이치로는 조금 마음을 놓고 있었다. 아무리 그녀라도 오늘 같은 날은 말하지 않을 거다 라는 멋대로의 확신으로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연인이 겨울의 허공에 하얀 입김을 보며 짓는 미소를 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가졌었다. 헌데 보기 좋게도 한 방 먹었다. 오히려 이런 날이기에 그녀는 말한 것이었다. 새삼 아직 자신의 연인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 

 시와가리 사유라, 그녀는 그의 제자이자 연인이다. 약 반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사겨오고 있다. 허나 그 기간이 끝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왔다. 자신보다는 좀 더 옅은 갈색 눈동자가 보여 왔다. 자신을 보는 듯하면서도 어딘지 초점이 엇나가 있었다. 그럼에도 그 안에 담긴 다짐은 거짓이 아님에 어느 의미로 참으로 성실한 녀석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다. 

 

 

 "그 이유는?"

 "그게 서로를 위한 거라 여겨서 입니다."

 "어째서?"

 "선생님은 교수이고, 저는 학생이에요."

 "조금 있으면 그 관계도 끝난다만."

 "저는...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

 

 

 답변 대신 질문을 건네는 자신에게 그녀는 하나하나 답했다. 무표정이 미세하게 경직되어 있었다. 아마 그걸 눈치 채는 사람은 자신이나 와카사 정도일 거다. 일순 와카사가 알아차릴 거란 사실이 짜증이 났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묘하게 와카사는 사유라의 변화를 잘 알아차린다. 그게 둘이 비슷한 면모가 있다는 점과 생각보다 친한 사이라는 걸 증명했다.

 그건 그거고 마야마는 입이 다물어진 연인을 바라본다. 자신의 말에 반박이랄까, 납득할 이유를 생각해내고 있는 듯 했다. 아니면 흔들리는 자신을 붙잡고 있다거나. 어느새 내리 깔은 눈꺼풀로 시선은 맞지 않게 되었음을 그녀는 자각하고 있을까 라고 그가 속으로 스스로에게 묻는다. 아니, 꽤나 확신에 찬 답이 나온다. 그가 알고 있는 시와가리 사유라는 가끔 생각이 깊어지면 자신의 상태를 모르게 된다. 그 점이 귀여울 때도 있지만, 잘못하면 어두워지는 것도 이미 알고 있는 선생이자 연인이다.

 

 

 "나는 네가 한국으로 가도 계속 관계를 지속할 생각이었다. 너는 아니었나?"

 "원거리 연예를 하다가 헤어지는 연인들도 많다고 들었어요.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그건 어디까지나 다른 이들의 일이지. 우리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만."

 "그래도 막상 일어난 후 보다는 깔끔하게 끝내는게 전 좋을 거라 생각, 합니다."

 

 

 무언가 빙글빙글 이야기가 겉도는 감각이 그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입안에서 미미하게 쌉싸름한 맛이 퍼져갔다. 짜증과는 다른 곤두선 감정이 가슴속에서 파직파직 거렸다. 너무도 선명하게 전해지는 연인의 다짐과 나약함, 미숙함에 조금은 더 삶의 선배인 그는 답답할 지경이었다. 더불어 어찌할 수 없는 자그마한 화를 억누른다. 그녀를 향한 게 아닌 자신을 향한 화를 말이다.

  시와가리 사유라, 눈앞의 존재는 사소한 문제를 가끔 심각하게 고민한다. 직접적으로 그녀가 지나쳐도 될 문제를 고민하기도 한다. 반면에 그녀 자신의 일은 누구에게도 상담하지 않는다. 상담이라거나 대화를 나누게 된다 하더라도 평범한 문제들이었다. 평범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그녀의 진정한 고민이 아니란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던 그다. 선생으로서도, 연인으로서도 자신에게 기대지도 얘기도 해주지 않는 게 아쉬운 마야마다. 그가 스스로도 웃기다고 생각할 만큼 말이다.

 그렇기에 마야마 쿄이치로는 추측한다. 자신의 학생이, 자신의 연인이 언제부터 고민을 해왔을지. 동시에 얼마나 다짐을 꾹꾹 쌓아왔던 것인지. 그리고 몇 번이나 혼자 울었을지 마야마는 추측한다. 2년 동안 제대로 자신에게 기대지 않았던 소중한 존재에게 아쉬움을 느끼면서.

 

 

 "처음부터."

 "네?"

 "너는 내 고백을 받아들인 때부터 헤어짐을 생각했던 거냐."

 "......"

 "약 반 년 동안 너는 나와 헤어지는 때를 그리고 있던 거냐."

 

 

 자신의 질문에 사유라가 아무런 말도 못하는, 입술을 강하게 깨무는 모습을 마야마는 내려다본다. 정곡이자 정답이었다. 이상하리만치 그 자신도 정답에 납득한다. 아무리 그라도 그녀가 자신과의 교제를 받아들인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가 보아왔던 시와가리 사유라는 거절할 거라 여겼었다. 살짝 잔꾀를 부리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눈앞의 학생은 성실하다. 더불어 문제가 될 만한 일에는 끼어들지 않으려 했다. 그 이유가 가족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고 얘기도 했던 학생이었다. 그런데도 교사와의 교제를, 좋아한다고는 하나 받아들인 게 마야마는 지금까지 마음 한 켠에 걸렸었다. 그리고 지금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바람이 불어왔다. 쾌청하기는 했으나 생각보다 추운 기온에 사람들이 없는 공원에서 바람은 자유로웠다. 마치 두 사람에 사정 따위 알바 아니라는 듯이 스쳐지나가는 바람에 마야마는 숨을 내쉰다. 그러자 보여 온 하얀 입김에 겨울을 실감한다.

 

 

 "죄송해요. 선생님은 진지하셨는데, 성실하신데... 분명 많이 생각하시고, 앞일을 생각하며 제게 고백해주셨을 텐데."

 "그래, 나는 진지하게 너와의 교제를 생각했어. 지금도."

 

 

 그녀는 알아주고 있다. 자신이 고백하기 전까지 생각보다 헤맨 것도, 고민한 것도, 다짐을 했던 것도. 그 자체는 기뻤다. 결코 자신이 고백과 마음을 가볍게 알고 있던 게 아니라서. 나름 자신의 진지함을 알아봐 주었다는 사실에 마야마는 가슴이 찡했다. 나이를 먹고도 이런 느낌을 느끼게 된 것이 묘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을 이렇게 바꾸는 장본인은 떠날려 하고 있다. 참으로 어느 의미 너무도 현실적인 상황이다.

 

 

 "...... 하지만 저는 무리에요. 앞으로 계속 선생님과 연인으로 있을 자신이 없어요."

 "이유가 있는 거냐."

 "저는 분명 선생님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귀찮고도 답답하고도... 바보 같은 인간일 테니까요."

 

 

 자신이 없다. 그렇다면 그녀가 헤어질 것에 대한 이유는 자신이 아니라 그녀 자신에 대한 문제일 거다. 그렇게 생각하며 마야마는 묻는다. 질문에 건네진 답변은 현실적이라고 해야 할지 소설의 나올 법 하달까, 예상했으면서도 예상하지 못한 이유였다. 

 다시 한 번 냉랭한 바람이 둘을 지나친다.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으나 어른에 가까운 소녀는 어느새 미소를 짓고 있었다. 헤어짐을 얘기하면서도,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얘기하면서도 소녀는 미소를 자아낸다. 

 아아, 시와가리 사유라다. 어째서일까, 그 미소와 분위기가 그녀임을 처절할 정도로 알아채도록 했다. 처음 보는 모습임에도 낯설지 않다. 오히려 조금은 안심하게 된다. 이제야 그녀의 면모를 하나 더 알게 되었기에. 그게 기뻤던 걸까, 아니, 확실하게 기쁜 마야마는 손을 뻗어 처음 보았던 때보다 훨씬 길어진 머리카락을 손에 쥔다. 온기가 없을 머리카락은 겨울의 냉기에 더욱 차가워져 있었다. 그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살살 문지르는 자신을 올려다보는 아직은 어린 연인이 어찌할 수 없이 사랑스러웠다.

 

 

 "그럼 내게 알려줘라."

 "......"

 "인간은 결국 완벽하게 서로를 알 수 없는 거다. 그 이전에 너는 나를, 나는 너를 많이 모르는 상태지."

 "......"

 "네 말처럼 내게 너는 답답하고도 귀찮은 사람일지도 모르지. 그리고 반대로 너에게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르지."

 

 

 미소가 지워진 얼굴이 마야마에게 보여 왔다. 아쉽다면 아쉽지만 아까의 미소보다 훨씬 좋다고 생각하게 되는 그다. 결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마야마는 사유라에게 얘기한다. 어딘지 교사일 때의 모습 같다고 생각하니 속으로 코웃음을 치는 선생님이다. 그런 자신에게 시선을 피하지 않는 연인에 그는 교사가 아니게 된다. 그저 한 명의 인간으로서 사랑하는 이를 바라보게 된다.

 

 

 "불안 요소가 하나도 없다고는 말하지 않아. 나도 엄연한 인간이다. 실패든, 걱정이든 하는 게 당연하지."

 "그럼..."

 "허나 인간은 사랑에 빠지면 주위가 보이지 않는다고도 하지. 나도 예외가 아니란 이야기."

 "하지만 선생님은 그럴 분으로 보이지 않는 걸요."

 "둔한 녀석. 이미 너한테 푹 빠져서 주위가 보이지 않은 게 한, 두 번이 아니라고. 그 중 하나가 졸업도 하지 않은 너에게 고백한 거지.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가지고."

 "그래도 선생님은 문제가 있을 만한 행동이나 일을 벌이지는 않으셨잖아요."

 "당연하지. 나를 위해서도, 너를 위해서도 그럴 수 있겠냐. 진지하게 생각하는 만큼 이쪽은 언제나 최선이라고."

 

 

 무언가 진지함이 살짝 무너진 듯한 대화가 오간다. 자신에 말에 멍하니 바라보는 사유라에 마야마는 웃음이 나올 것만 같음을 참아낸다. 동시에 얼마나 자신이 필사적인지가 전해지지가 않는 듯해서 얄밉기도 했다. 나름  반 년 동안 넘어서는 안 되는 선 안에서 애정을 전했을 터인데도 미숙한 여성은 헤맨다. 뻔히 보이는 두려움을 잘 감추고 있다고 착각하는 모습에 답답함이 올라온다.

 

 

 "나는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할 생각이다. 너를 불안하게 하는 일도 하지 않을 거고."

 "저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하지마라.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말란 것도 아니다."

 "당연하죠. 받기만 하는 건 싫어요."

 "호오-, 헤어질 생각 아니었나?"

 

 

 걸려들었다. 마야마는 자신의 말에 당혹감이 서린 눈동자에 입꼬리를 올린다. 모르는 게 있다 해도, 휘둘린다고 해도 그녀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건 아니다. 그렇기에 확률이 높은 함정을 판 그는 걸려든 연인을 잡기 위해 대화를 이어간다.

 

 

 "사실은 헤어지고 싶지 않은 거지?"

 "..... 아니에요. 저는 선생님과 헤어져야 해요."

 "그건 틀린 답변이다."

 "선생님은 분명 제게 진저리가 나고, 실망하실 거예요."

 "또 틀린 답변이다."

 

 

 비틀림 하나 없이, 착가하지 않도록 직설적으로 묻는 자신에게 그녀는 정확한 답변들을 내놓지 않았다. 마야마는 그런 사유라에도 화를 내지 않고, 담담하게 진짜 정답을 기다린다.

 귓가에 겨울의 바람소리가 울린다. 자신의 온기도, 그녀의 온기도 빼앗아 가는 겨울의 방해가 거슬린 그다. 그럼에도 조금은 고마워하게 된다. 순간순간 흔들릴 듯한 정신을 깨워주기 때문에. 그렇다 해도 마음에 들지 않은 마음이 더 강한 건 연인을 춥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유라는 알까, 이미 눈동자에 물기가 젖어 겨울의 바람에 얼어버릴 것 같은 모습이란 것을. 그대로 얼어서 마치 보석같이 반짝일 것만 같음을. 자신치고는 참으로 감성적이라고 웃으면서도 수학교수는 떨쳐내지 못한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났을까. 작은 입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함을 마야마는 바라본다. 그리고 이번으로 두 번째인 사유라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건 모든 가면이나 변명을 뒤로 한 마음만을 담은 모습.  무표정도 아니고, 미소도 아니고, 당황이나 놀람도 아닌 표정. 무언가에 필사적으로 저항하며 미약하게 구겨진 표정은 생생했다. 울상이라 불러도 될 그 표정은 막을 틈도 없이 가슴에 박힌다. 곧 들릴 정답에 따른 보상을 그는 준비한다.

 

 

 "저는 마야마 선생님과 헤어지고 싶지 않아요."

 "정답이다."

 

 

 분명 작은 크기임에도 외침과도 같은, 흐느낌이 섞인 억눌린 목소리. 참고 참아내던 아이가 마치 처음으로 억지를 부리는 듯한 모습. 아아, 아직은 아이이기도 하지. 라고 새삼 깨달으며, 마야마는 팔을 뻗는다. 품 안에 들어온 몸은 자신보다 작고도 부드러웠다. 들려오는 작은 흐느낌도, 옷깃을 쥐는 약한 힘도 모든 게 사랑스러웠다. 1년에 걸쳐 겨우 마음을 빼앗아 간 존재의 진심을 들었다는 사실에 귀신이라고 불리는 교사는 미소를 짓는다.

 지겹지도 않은지, 존재감을 나타내려는 것인지 살을 떨리게 할 만큼 찬바람이 불어왔다. 품 안의 몸이 떨리는 걸 느낀 그는 카페에 갈 계획을 만든다. 거기서 따스한 핫초코나 카페라떼를 고를 연인을 상상하며, 마야마는 팔을 풀려 했다. 허나 반대로 더욱 힘을 주어 강하게 끌어안는 자신의 팔에 그도 조금 웃겼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더 있을 것에 기대하며 연인을 내려다본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 현실과 시간이 걸릴 것 같은 예감이 가차 없이 뇌리를 덮는다. 그럼에도 마야마는 나쁘지 않다는 감상을 내린다. 

 일단 카페 뒤에 갈 식당을 골라낸다. 거기서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날의 일정도 구상할 계획을 세운다. 분명 아직도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을 연인의 불안을 없애줘야 하기에. 겨울의 시작도, 연인으로서의 시작도 이제야 본격적인데 시간은 촉박하다. 그녀가 이곳에 있어 함께 할 수 있는 기간은 그리 남지 않았다. 짧은 시간동안 해야 할 일과 긴 시간동안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 나열해 간다.

 휘이잉-, 날카로운 찬바람이 지나갔다. 생각에 잠기려던 머리가 그곳에서 헤어 나온다. 그제야 손에 느껴지는 차가운 검고도 긴 머리카락에 차가움. 마야마는 품속에서 어리광을 알게 된 연인을 풀어준다. 아직 물기가 가득한 눈가를 닦아준 후, 작은 손을 감싸 쥔다. 머리카락만큼이나 차가운 손에 절로 혀를 찬 그는 그대로 연인을 이끌고 공원의 입구이자 출구로 향한다.

 

 

 "일단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따스한 곳에 가자."

 "......네."

 

 

 자신의 말에 작지만 들려온 대답에 마야마는 따스한 미소를 짓더니, 연인의 손을 잡은 손을 자신의 코트 주머니에 넣는다. 그러자 눈이 미미하게 커지는 사유라에 속으로 절대로 놓고 싶지 않다고 욕심을 부리는 마야마 쿄이치로. 그런 자신을 연인이 모를 거란 사실이 왠지 즐겁다 라고 느끼며, 그는 하마터면 끝날 뻔 했던 사랑스런 연인과의 데이트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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