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맨/일상

보로사유 - 키스

サユラ (사유라) 2022. 5. 14. 01:27

 

 

 쪽

 

 이마에 내린 감촉에 슬쩍 시선을 올리자 커다란 푸른 눈이 보여온다. 내 시선에 웃은 듯, 아니 진짜로 웃은 그는 한 번 더 이마에 입술을 살며시 맞춘다. 습관적으로 눈을 감으니 눈커풀 위로 입맞춤을 내린다. 다시 눈을 뜨니 이번에는 코끝에 스치듯 온기를 톡하고 놓고 간다. 희미한 간지러움에 미미하게 고개를 움직이니 볼에 입술을 안착시킨다. 

 

 쪽, 쪽, 쪽

 

 이마, 눈커풀, 코끝에 했던 숫자만큼 감각이 없던 볼에 그는 윤곽을 알도록 키스를 퍼붓는다.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웃는 소리가 귓가에 닿아와 그 모습이 보고 싶어 고개를 살짝 뒤로 빼며 고개를 돌리니...

 

 "사유라."

 

 너무도 부드럽고도 강한 시선으로 나를 보면서 다정하면서 집착어린 낮은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그가 보여왔다. 정말이지, 나를 향한 마음이 이다지도 두 가지 형태로 절묘하게 섞이는 모습은 신기할 따름이다. 몇 년이나 함께 살고, 그가 나에게 이제는 횟수를 세기엔 힘든 속삭임을 들었음에도 말이다. 그래도 그가 이 지구상의, 우주의, 세계의 누구보다 나를 사랑한다고 믿을 수 있게 해준다. 

 내일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그가 사랑스럽고 소중해 나는 고개를 움직인다. 

 

 쪽-

 

 하고 그의 입술에 내가 입술을 소리가 나도록 키스를 한다. 쉽게도 떨어지는 내 허리를 그가 팔로 끌어안는 감각에 눈을 감는다. 곧 다가올 키스에 두려움이 없이 나는 작은 웃음소리를 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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