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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사유 - 대학CC AU (1)

サユラ (사유라) 2016. 3. 27. 03:11


*원펀맨 드림글 AU

*현대물이며, 보로스는 인간입니다.

*AU에 맞게(?) 드림주의 환경이나 성격이 좀 바뀌었습니다. 

*드림주가 답답이 입니다 ^^
















처음 그 사람을 봤을 때의 인상은 특이한 머리색의 사람이었다. 커다란 키를 가졌기에 사람들 사이에서 툭 튀어나올텐데, 거기에 인상깊은 그 머리색은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한순간이라도 잡게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았다. 내가 좋아하는 벚꽃과 비슷한 분홍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그 사람.. 훗날 내가 그 사람과 어떠한 관계가 될지에 대해선 대학교에 갓 입학한 당시의 나로서는 알지 못했다.










"어이~ 사유라."

"교수님."

"이쪽이쪽."



다음 강의를 듣기 위해 복도를 걷고 있던 나를 부르는 목소리. 느긋한 목소리의 주인은 우리 과의 담당 교수님인 사이타마 교수님이었다. 교수님은 손을 까닥이며 나를 불렀고, 나는 그것에 딱히 무엇도 느끼지 않은체 다가갔다. 자신에게로 다가온 나에 교수님은 옆구리에 끼고 있던 무언가를 내게 건내준다. 그것을 받아 들면서 시선으로 '무엇인가요?'라고 물으니..



"그거 다음 강의 시간에 전원에게 나눠줄 자료. 가는 길에 가져가라."

"........"

"아아- 제노스는 지금 잠시 다른 일을 맡겨서..라기보단 의욕적으로 맡아서 딴 곳에 있거든."

"그렇군요."



내게 주어진 심부름에 딱히 불만은 없었지만, 왜 내게 맡기는지에 대하여 또 시선으로 물으니 살짝 곤란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교수님이 답해주셨다. 들려온 대답에 나는 납득했다. 평소라면 사이타마 교수님 한정으로 정말 적극적으로 심부름을 맡았을 후배인 제노스군이였을텐데, 그가 부재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이해했다. 묵묵히 받은 건내받으며 살짝 흐트러진 자료들을 정리하고 있는 내게 교수님은 손을 움직이더니 머리를 쓰다듬어 주신다.



"그럼 잘 부탁한다."

"네."



덤덤하게 답한 나는 헝크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강의실을 향해 걸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무언가가 내 어깨를 잡았고, 반사적으로 걸음을 멈추어 고개를 돌리니 거기엔 또 다른 익숙한 사람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딘지 심기불편한 시선으로 말이다.



"보로스 선배?"

"머리가 이게 뭐냐.."



다짜고짜 머리에 대해 묻는 눈 앞의 사람은 우리 과의 선배이신 보로스 선배였다. 커다란 키와 잘생긴 외모, 그리고 분홍색의 머리카락으로 나름 전교에서 유명한 사람이다. 나름 인기는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기에는 무언가 어려운 사람이었고, 선배 본인도 딱히 타인에 대해 가까이하는 타입이 아니어서인지 그와 친한 사람은 몇없었다. 그런 사람이 굳이 나를 붙잡아 머리에 대해 뭐라하는 것은... 내가 마음에 드는 후배라는 이유에서다.



"교수님의 소행이에요."

".... 고쳐주지."

"괜찮아요. 강의실에 가서 고칠거에요."

"고쳐주마."

".....마음대로 하세요.."



괜찮다는 내 말에도 자신의 의지를 꺽지않는 이런 모습을 보면 다른 사람들이 조금 무서워하는 사람이 맞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예전과 다른 느낌으로 소란스러워지는 심장을 속으로 간신히 억누르는 내 자신이다. 선배는 내 머리를 그 커다란 손으로 생각보다 섬세하고도 조심스럽게 정돈해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돈을 끝낸 것인지 떨어지는 손을 느꼈고, 내가 그를 올려다보자 언제나의 무표정이 아닌 작은 미소가 보여왔다. 심장에 무리가 온다..



"끝났나요?"

"그래. 다음에는 사이타마 녀석이 머리를 만지려하면 피해라."

"아무리 친분이 있다지만 교수님이고, 어른이신 분을 그렇게 막 불러도 되는건가요.."

"내 마음이다."

"...정말 선배는 변함이 없으세요."

"......."

"선배?"

"오늘의 첫미소군."



내 질문에 답한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웃어른에 대한 태도에 꽤나 어긋나 있었다. 두 사람이 꽤 예전부터 친분이 있었다는 것과 그가 다른 연장자들에 대해서도 그런 태도인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새삼 다시 그것에 대하여 말하는 내게 선배는 언제나의 대답을 건내준다. 작년과 변함없는 면모에 웃는 나를 지긋히 바라봐오는 푸른 눈동자에 부르자 보여온 미소와 들려온 목소리에 한순간 심장이 멈춘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왜 그러지?"

"...음 선배는 역시 생각보다 잘 웃는 사람이다 싶어서요."

"그런가?"

"네. 거기다 꽤 자상하시고요."

"그렇게 말하는건 너정도일거다."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내가 이상했던 것인지 의아해하는 선배에게 조금은 솔직하게 답한다. 그런 내게 그는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헝크러지지 않도록 쓰다듬어 주는 조심스런 손길은 내겐 너무도 다정할 뿐이었다. 가슴이 아플정도로....



"저는 이만 강의 들으러 갈게요."

"졸지마라."

"졸지 않아요."



그와 헤어져 강의실로 향하는 동안 복도에 누구도 없다는 것에 감사했다. 아파오는 가슴에 표정이 관리가 되지 않았기에.. 강의실에 도착한 내게 세츠나가 다가왔다.



"너 또 그 선배랑 같이 있었지?"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친거야."

"그런 것 치고는 분위기 좋던데?"

"설마.."



호기심에 물든 눈동자와 질문에 나는 최대한 언제나와 같이 답한다. 술렁이는 가슴 속을 감추는 나를 모르는 세츠나는 눈을 빛낸다. 순간이지만 역시 사람은 남의 연애얘기에 관심이 많은 생물이라고 생각해버렸다.



"사실대로 말해봐. 둘이 사귀는거 아니야?"

"아니라니까.."

"그치만 그 다가가기 힘든 선배에게 자연스레 다가가는 여자도, 선배가 일부러 다가가는 여자도 너 뿐인걸?"

"그건 그냥 내가 후배로써 마음에 든거야. 보로스 선배 그렇게 어려운 사람이 아니야."

"야 그건 그 선배가 너한테만 잘 해주니까, 네 눈에 그렇게 보이는거야."

"........"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행동을 보이며, 그녀의 오해를 풀어주던 나는 결국 말문이 막혀버렸다. 정말 나한테만 다정한걸까? 하고 생각하는 내게 세츠나는 신이 나서 얘기를 이어간다.



"좋지않아? 남들에겐 무뚝뚝하고 다가가기 어려운 미남의 연상남자가 자신에게만 자상한거."

"그냥 동생같이 느껴져서 그런걸지도 모르잖아."

"야 동생같이 느껴진다고 그렇게까지 자상해지겠냐?"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넌 어떤데? 넌 선배에게 마음이 있어? 내가 볼때는 그 선배 너한테 절대 마음이 있는거라고."

"........."



떠오르는 의문들을 애써 지우면서 나는 다시 세츠나의 말들에 담담하게 반응한다. 그런데 또 다시 말문이 막혀버렸다. 무언가 들킨듯이 너무도 놀란 심장은 크고도 빠르게 뛰었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작게 미소를 지으며 세츠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나는 없어. 딱히.."

"진짜?"

"응. 거기다 선배는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던 것 같더라."

"........응?"



내 말에 세츠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혼란스럽다는 시선을 지은다. 그것에 왜인지 웃겨 또 미소가 지어졌다. 아파오는 가슴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떠오르는 어느날의 누군가와 대화하던 그 사람의 말을 떠올려도 담담해질 수 있었다. 



"5년 동안 좋아하던 사람이 있다고 했어."

"에? 진짜? 선배가 그렇게 말했어?"

"아니. 내가 우연히 들은거야. 그러니까 이거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마."

"으응. 근데 너 정말 아무런 마음이 없는거 맞지? 그렇지 않으면 네가 너무.."

"말했잖아. 없다고.. 내게 있어 보로스 선배는 다정한 선배일 뿐이야."



세츠나는 무언가 자신이 잘못한 듯한, 걱정이 담김 눈빛을 지은다. 고마움과 함께 미안함이 함께 들었다. 왜냐하면 그녀에게 나는 거짓말을 했기에.. 상처받기 무서워 나는 오늘도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소용없는 주문을 외웠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하루의 강의가 모두 끝나 귀가준비를 하는 내게 세츠나는 먼저 일이 있다면서 가버린다. 잘가라며 인사한 나는 이미 나 이외의 사람이 전부 나가버린 적막한 강의실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몸의 피로보다 정신적인 피로가 쌓이는 나날에 지쳐갔다.



"알바 가기 싫다.."



절로 약한 소리가 입에서 흘러나왔지만, 내 몸은 이미 가방을 챙겨 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 밖에는 만나고 싶지만, 만나고 싶지 않은 인물이 서있었다. 



"선배?"

"여전히 나오는게 늦는군. 넌.."

"...왜 여기에.."

"오늘은 바로 아르바이트하러 가는 날이지 않나.. 같은 방향이라서 몇번 같이 갔었는데, 설마 그냥 가려고 했던거냐?"

"딱히 약속을 잡은 것도 아니잖아요."

"섭섭한걸.. 나는 꽤 기대하고 있었는데, 너는 아니었나?"

"저는 어느 쪽이든 상관없으니까요."



그의 질문에 나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밷는다.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최대한 언제나와 같이 내보는데도 힘들다.. 기대하지 않았을리가 있나. 내게 있어 선배와 함께 돌아가던 날들은 즐거웠었고,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즐거움만이 느껴지던 때와는 다르다. 그렇기에 조금씩 조금씩 피해다녔었는데..



"오늘은 기분이 좋지 않은거냐?"

"딱히요."

"시치미떼지마라. 너는 기분이 좋지 않으면 목소리 톤도 달라지고, 말투도 미묘하게 바뀐다."

".....아신다면 오늘은 냅둬주세요.."



내 기분을 알아챈 것에 기뻤지만, 그것은 한순간 뿐이었다. 곧 바로 밀려오는 것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가슴을 죄어오는 감각은 기쁨을 덮어버린다. 그것에 나도 모르게 누가 들어도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목소리를 내버렸고, 곧 후회로 물들여지는 가슴 속이었다. 아무리 내가 기분이 나쁘고 슬퍼도 타인에게 이렇게 내보인 적이 없었으며, 더더욱이 눈 앞에 그에게 보인 적이 없었다. 혹시나 미움 받을까에 대한 두려움에 꾹꾹 참았었기에... 그런데 쌓여가는 아픔에 결국 이렇게 나는 바보같은 짓을 해버린다.



"놀랐다. 네가 그렇게까지 말할 줄이야."

"...."

"무슨 일이 있던거냐? "

"...."



무슨 일..? 무슨 일...? 당신이 그걸 내게 묻는거야? 라고 내 안에 형태가 되어 나오지 못한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원망과도 비슷한 감정을 담은 나오지 못한 목소리는 스스로를 비참하게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에겐 잘못하나 없는데, 스스로가 멋대로 가진 감정에 아파서 상대방을 책망하다니.. 아아- 역시 이 감정은 가지지 않는게 좋았어.



"사유라?"

"괜찮아요. 그냥 요즘 바빠서 살짝 날카로워졌던거에요."

"......"

"오늘 같이 가자고 하셨죠? 그럼 가요."

"......"

"선배?"



침묵에 나를 부르는 선배에게 스스로도 어이가 없을 정도로 태도를 바꾼다. 언제나처럼..이라고 되세기며 선배를 지나쳐 나아가는데, 정작 가자고 했던 인물은 움직이 않았다. 그것에 멈추어 그를 부르지만 반응이 없었다. 그저 나를 바라보고 계셨다. 그 시선이 왜인지 내 마음을 헤집을 것 같아 눈동자를 굴러 시선을 피해버리는 순간, 빠른 발걸음 소리가 내게 가까워지는 것이 들렸다. 설마하고 올려다 본 곳엔 나를 내려다 보는 선배의 얼굴이 있었다. 그리고 푸른 눈동자는 무척이나 차갑게 보여왔다.



"다정한 선배에게는 상담할 수 없다는거냐?"

"선..배?"

"그럼 어떤 남자이면 너는 기대어 줄 수 있는거지?"

"...."



알 수 없는 말들이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분명 그가 만들어내는 문장들은 내가 아는 말들이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은 그것을 해석하지 못한다.. 이해하지 못한다.. 멍하니 있는 나를 선배는 손을 들어 내 볼을 어루어만진다. 푸른 눈동자는 어느새 차갑다가 아닌 어딘지 슬픈 색을 띠고 있었다.. 어째서..?



""어떻게하면 너는 내게 그때처럼 웃어줄거지?"

"그..때..?"

"그때처럼.. 벚꽃 아래에서 처럼.."

"......."



모르겠다. 나는 지금 선배가 내게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선배와의 첫만남은 1학년때였고, 아직 그와 벚꽃을 함께 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벚꽃 아래에서..? 모르겠다.. 모르겠다... 선배는 무슨 말을 하는거지?



"선배가 무슨 말을 하는건지.. 전 모르겠어요.."

"모르겠다인가.. 그렇군. 역시 넌 그날을 기억하지 못하는건가.."

"............"



나의 말에 선배는 슬픈듯이 웃은 뒤 자리를 뜬다. 나는 그런 선배를 붙잡지도, 바라보지도 못했다. 그 이후는 그저 기계같이 하루를 보냈다. 아르바이트 장소에 가서 일을 하고, 주어진 과제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었다. 아니.. 사실 잠들지 못했다.. 어두운 방에서 끝없이 생각했다. 선배의 말에 대해, 선배의 태도에 대해.. 허나 내게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아무리 애를 써서 생각해보아도 내게 선배가 말한 벚꽃 아래서의 기억따위 없다. 나는 과거의 선배를 만난 적이 없었을터였다. 사실 말로는 생각했지만 동시에 어쩌면이란 희망을 품는 자신을 지우는데 급급했다. 보로스 선배는 내게 그 말을 하지 않았다. 어쩌면 무언가 오해일 수도 있다. 거기에 내가 멋대로 착각하여, 포기하려고 마음 먹었던 이 마음을 수면아래에서 끌어올릴 수는 없다.. 그리고 기대했다가 이루어지지 않아 아픈 것은 이제 질색이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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