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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사유 - 대학CC AU (3)

サユラ (사유라) 2016. 4. 3. 02:17




*원펀맨 드림글 AU

*현대물이며, 보로스는 인간입니다.

*AU에 맞게(?) 드림주의 환경이나 성격이 좀 바뀌었습니다. 

*드림주가 답답이 입니다 ^^













감았던 눈을 떴을 때, 풍경안에 벚꽃들이 흩날리고 있었다. 알듯말듯한 바람에 그 얇디 얇고도 가벼운 꽃잎은 하늘하늘 흩날리며 풍경안에 녹아들어 있었다. 익숙하다고도 할 수 없는, 그렇다고 낯설다고도 할 수 없는 풍경 속에서 보이는 벚꽃은 역시나 예쁘다고 생각했다. 떨어지는 모습이 아름답지만 덧없다는 벚꽃은 아름다워 그대로 영원히 지켜보고 싶다고 문득 생각했다.



"............"



천천히 눈을 깜박이며 하늘을 올려다보니 푸른 하늘은 여전했다. 벚꽃이 어우러진 하늘 또한 예뻐서 나도 모르게 멍하니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을 계속 보기엔 현실은 녹녹하지 않았기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허나 일어서자 푸른색과 옅은 분홍색으로 가득했던 시야가 무엇도 없는 새하얀 세상으로 바뀌어버렸다. 갑작스런 지워진 세상과 함께 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가 균형을 잃어버린 나는 그대로 지면에 쓰러진다..일줄 알았는데...



"괜찮나?"



내 몸을 받쳐준 커다란 손, 그리고 들려온 조금은 낮은 목소리에 누군가가 도와준 것을 알았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도와준 사람을 보려고 했으나 새하얀 세상은 아직 사라지지 않은 상태여서 보이지 않았다. 눈을 떠도 오직 새하얀 세상은 눈을 감아 어두운 세상과는 달랐다. 



"어디 좋지 않은거냐? 대답해라."

"아.. 괜찮아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이 없던 내가 이상했던 것인지, 아니면 조금 짜증이 났던 것인지 도와준.. 남자인듯한 사람이 내게 명령적으로 대답을 요구하였고, 나는 아직 새하얀 세상을 보고 있음에도 괜찮다고 대답해버렸다. 내 대답에 몸을 잡아주던 팔이 떨어지는 것을 느낀 나는 우두커니 선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돌아오지 않는 시야에 섣불리 무엇을 할 수 없었다. 아마 갑작스레 일어나면서 일어난 빈혈과 같은 현상이라 여겨 그리 걱정은 없었지만, 움직이기엔 위험할 뿐이다. 



"뭐하는거지? 어디 가려던게 아니었나?"

"..! 아 저기 좀 더 벚꽃 구경을 할까해서요."



나는 갔을거라 여긴 남자가 갑자기 내게 질문을 건내와 놀랐지만, 필사적으로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며 답했다. 내 대답에 흐음이라고 소리를 낸 남자를 애써 의식하지 않으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서 있을 때보다 안정감이 커지자, 몸에 들어갔던 힘을 풀 수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세상 속에 서 있는 것은 불안할 뿐이었다. 그때 내 옆에서 털썩이란 소리가 들려왔고 설마설마하며 나는 생각하는데..



"나도 벚꽃을 보러 온거니 잠시 실례하지."

"....."



설마하던 내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고, 남자는 내 옆쪽에 앉았다. 소리만으로는 거리가 판단하기는 힘들었지만 적어도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라고 판단은 할 수 있었다. 생김새도 모르는 낯선남자가 앉는 것에 어떻게 반응해야할까 했지만, 일단은 나를 도와주었던 사람인지라 무어라 말하기에도 애매했다. 할 수 없이 그냥 시야가 회복될 때까지 일단 가만히 있자고 판단한 나는 멍하니 새하얀 세상을 바라보았다. 이상한 기분이 나를 감쌌다. 눈을 떠도 감아도 새햐얀 세상은 지워지지 않았고, 그럼에도 바람은 느껴졌다. 살아오며 느낀 적 없는 감각은 잠시 내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망각하게 만들어주었다. 



"벚꽃이 좋은거냐?"

"네..?"

"정신이 빠진듯이 보길래 묻는거다."



잠시 존재를 잊고 있던 남자의 질문에 나는 대답을 망설였다. 사실 벚꽃을 보지 않고 있던 (보이지도 않았지만) 나였기에 순간 사실대로 말할까 고민했지만, 질문에 대한 것만 답하기로 했다. 어차피 옆의 남자가 궁금한건 내 상태가 아니니까.



"좋아해요."

"그런 것 치고는 초점없이 보는 것 같다만.."

"픙경자체를 보고 있으니까요."



남자의 말에 나는 거짓말을 해버렸다. 보이는 것은 새하얀 세상일 뿐이면서.. 그렇지만 오늘 처음만난, 앞으로 만나지 않을 사람에게 알려줄 이유도 없기도 했다. 거기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시야도 돌아오고 있기도 하고.. 새하얀 세상에서 아주 조금 보이는 색들.. 눈을 깜박이면 더 빨리 되돌아올까 싶어 깜박여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주 조금 돌아온 세상은 푸른색과 분홍색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하얀 세상 사이사이로 보이는 분홍색들은 벚꽃들.. 마치 겨울에 벚꽃을 보는듯한 착각이 들었다. 



"예쁘다.."



나만이 볼 수 있는 광경이 예뻐서 입밖으로 자연스레 흘러나와 버렸다. 아마 다시는 보지 못할 백일몽과도 같은 광경.. 



"그렇게 예쁜건가? 벚꽃이.."

".....네. 무척 예뻐요."



또 다시 잊고 있던 남자의 갑작스런 질문에 나는 이번에 놀라지 않고 답하였다. 남자의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살짝 고개를 돌려 나는 웃어버렸다. 깨어있는 채로 본 우연한 광경은 너무도 아름다워서, 그리고 한순간 보인 남자가 있는 세상도 푸름과 벚꽃으로 가득찼었다. 비록 남자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곳 또한 무척 예쁘다고 느꼈다. 새하얗고도 흐릿한 세상에서 남자는 벚꽃에 둘러싸인 것처럼 보여왔다.



"조금 특이한 녀석이군."

"......네?"

"나를 보고도 그런 표정을 보인 녀석은 처음이다."

".... 그런가요.."



새하얀 캠버스에 형태를 명확하게 그리지않고 그저 색만을 채운 것 같은.. 그런 세상 속에서 남자는 내게 아까와 다른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을 건내왔다. 그제서야 남자의 목소리는 꽤 멋지다고 말할 수 있는 느낌이라는 것을 알았다. 조금 얼굴이 궁금했지만 금방 버렸다. 어차피 다시 만날 사람이 아니니까.. 아마 나도, 그도 서로를 잊어버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스쳐지나갈 사람.



"... 너에게는 내가 어떻게 보이지?"

"벚꽃에 둘러싸인 사람?"

".......역시 특이한 녀석이군."

"....."



그렇게 생각하는데 자신에 대해 묻는 남자의 말에 나는 아까 내가 느낀대로 얘기해버렸다. 실례일지도 모르는 말을 내밷은 나 자신에 사실 속으로 놀랐지만, 다행스럽게도 남자는 딱히 화를 내지 않았다. 피식거리는 웃음소리와 함께 아까의 말을 한번 더 해주었다. 이제 질문은 없겠지라고 생각하는데 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데서 혼자 보는게 좋은거냐?"

".... 좋아해요."

"만약.. 벚꽃을 가진 남자가 있다면 좋아할거냐?"

".........."



그것은 생각해본 적도 없던 내용이었다. 하물며 오늘 처음 만난 남자에게 들었다. 오늘은 무슨 날인가? 평소에 일어나지 않을 일들만 겪는 것 같다. 아까보다 아주 약간 나아진 시야를 깜박여본다. 여전히 남자의 얼굴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가 말한 벚꽃을 가진 남자는 그냥 벚꽃을 든 남자를 말하는걸까? 잠시 고민을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특이한 사람일 수도 있겠지만, 왜인지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질문을 건낸 남자는 벚꽃에 둘러싸여 있는 듯이 보여오기에..



"벚꽃가지를 일부러 꺽어서 가지고 있다면 싫겠지만.."

"...."

"그걸 제외하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어쩌면 오히려 좋아할지도요?"

"......그런가.."



대답을 하며 나는 웃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나도 오늘은 이상하다. 낯선 남자에게, 거기다 지금은 얼굴도 잘 보이지 않는 남자에게 뭘 솔직하게 답한걸까.. 라고 생각하는 사이 핸드폰의 벨소리 같은게 들려왔다. 그것은 내 핸드폰의 벨소리가 아니었기에, 자연스레 남자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생각이 맞았는지, 곧 남자가 '누구지?'라고 말하더니 무언가 대화를 나눈다. 다른 사람의 통화를 엿듣는 취미는 없기에 고개를 원래의 위치로 돌려 눈커풀을 몇번이고 깜박여본다. 



"나는 이만 가지."

"... 안녕히가세요."

"즐거웠다."

"........"



내 인사에 커다란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낯선 감각은 곧 사라지고,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려왔다가 이내 들려오지 않았다. 남자가 떠나자 확연하게 고요해진 주위에 나는 눈을 감았다. 이상한 사람이었어라고 중얼거리며 아직 남아있는 새하얀 세계를 보았다. 서서히 검게 물들여지는 세계에 나는 조금은 웃어본다. 오늘의 일도 곧 잊을거라 생각하며..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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