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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사유 - 대학CC AU (2)

サユラ (사유라) 2016. 4. 2. 05:46





*원펀맨 드림글 AU

*현대물이며, 보로스는 인간입니다.

*AU에 맞게(?) 드림주의 환경이나 성격이 좀 바뀌었습니다. 

*드림주가 답답이 입니다 ^^











그 후, 선배와 다시 마주치면 어떻게 해야할까하고 걱정과 두려움이 섞인 가운데, 선배와 만나는 일은 없었다. 그것에 안심하면서도 불안하고도 무서웠다. 이대로 선배와 만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과거 누군가에게 처럼 전하지 못한체 상처를 지닌체 끝을 가져버릴 것만 같아서 무서워졌다. 하지만 차마 선배를 찾아갈 용기가 없는 나는 그대로 시간에 맡기듯이, 애써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바쁜 대학생활과 아르바이트에 전념했다. 아픈 심장따위 무시했다.



"요즘 무슨 일 있어?"

"응?"

"너 최근 선배랑 얘기하지 않더라."

"그랬던가?"



다음 강의를 위해 이동 중에 세츠나가 내게 뜬금없이 묻는다. 그 질문에 나는 태연하게 반응하였다. 그런 내 반응에 세츠나는 작은 목소리로 묻는다.



"설마 싸운거야?"

"싸울만한 일은 없었어. 다만.. 이제 서로 바쁜 시기잖아."

"아 하긴.. 우리 2년 졸업반이고, 그 선배는 4년쪽이었지?"



자신의 질문에 답한 나에, 그녀는 우리들의 상황에 대해 얘기한다. 그랬다. 우리과는 두가지 졸업반이 있다. 각각 2년제와 4년제. 나는 2년제로 해서 졸업하는 쪽이고, 선배는 4년제로 하여 졸업하는 거였다. 그리고 나는 올해로 2학년, 선배는 4학년이었다. 서로 졸업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약 1년.. 나름 바빠진다. 라고 하면 사실 핑계일 것이다. 단지 우리가 서로를 피할 뿐이었으니.. 



"뭐 그건 그거고, 너 벚꽃놀이 모임에 갈꺼지?"

"어차피 술자리잖아.."

"야, 네가 아무리 술 못 먹어도 1학년 애들을 위해 준비한건데 선배인 우리가 가야지."

"내가 볼 때는 그냥 1학년들이 괴로운 술자리야.."

"너 작년에 얼마나 별로라고 느꼈던거야.."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인지 세츠나는 곧 있을 매년 과에서 준비하는 친목행사인 벚꽃놀이에 대해 언급한다. 하지만 사실 난 그 행사에 대해 딱히 좋게 생각하지 못한다. 타인과의 교류가 서투른 내게 있어 작년의 행사는 꽤 힘들었었다. 선배들의 압박감과 모여지는 시선들은 지금도 생각하면 절로 눈쌀이 찌푸려질 정도다. 뭐 그때 지금의 세츠나와 사귈 수 있던 것은 나름 행운이라면 행운이었다. 



"그래도 이번엔 네가 선배쪽이니까, 작년보다는 덜 괴로울거야."

"그럴까.. 하아.."

"벌써부터 한숨이니.."

"안가면 안돼?"

"안돼."



세츠나는 단칼에 내 바램을 잘라내버렸다. 나와 달리 밝은 세츠나는 그런 자리를 좋아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거기다 술도 못하니 더더욱이.. 그리고 만약 선배가 오면 어쩌지에 대한 불안함을 떨쳐낼 수 없었다. 작년에 선배는 참석하지 않았었다. 그것에 올해도 참가하지 않기를 바랄 수 밖에 없는 나였다.



다시 며칠의 시간이 지났을까, 학교 뒷산에 있는 벚꽃일대에 우리 과가 점령해버린다. 뒷산의 벚꽃이 피는 곳은 꽤 넓고도 매년 예뻐서 다른 과에서도 친목모임을 가지기에 마치 가게 하나를 통째로 빌리는 것처럼 날짜를 정해, 각 과마다 그날 하루나 일정시간 자리를 잡기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은 내가 속한 과가 전세를 낸것이다.



"다들 모였냐?"

"예- 선생님. 모두 모였습니다."

"음 그럼 놀아보자~!"



시작은 작년과 마친가지로 사이타마 교수님의 말씀. 올해부터는 거기에 제노스의 대답이 추가 되었지만, 작년과는 별차이가 없는 시작이었다. 나는 2학년 애들이 모여 앉은 커다란 돗자리 위에서 세츠나랑 나란히 앉아 음료수를 홀짝였다. 



"음- 그 선배는 오지 않았나보다."

"작년에도 오시지 않았으니까, 올해도 오시지 않는게 당연한거겠지."

"몇몇 여자들은 아쉬워하던걸? 그 선배는 분위기가 좀 어렵지만 얼굴은 잘 생겼으니까."



세츠나의 말을 나는 반정도 흘려들었다. 선배가 나름 인기있는 것은 알고 있다. 다만 분위기가 문제일 뿐.. 사실 그렇게 무섭거나 어려운 사람은 아닌데...  그때였다. 무언가 전체적으로 술렁이는 소리가 들려왔고, 거기엔 선배가 오고있는 것이 보여왔다. 



"오~ 왔냐? 우리 과에서 벚꽃이랑 가장 잘 어울리는 자식."

"시끄럽다. 사이타마.. "

"교수님을 향해 무슨 말버릇이냐."

"네가 교수님이란 자각은 있기냐 한거냐. 학생들보다 즐기고 있는 주제에.."

"너 이자식! 선생님께 무슨 말버릇이냐?!"

"... 시끄러운 자식까지 합류했군."



학생들의 시선이 3명에게 모였고, 나도 조용히 그들의 모습을 보았다. 그런데 착각이었을까, 선배가 내 쪽을 본 것 같았다. 허나 눈을 깜박이자 선배의 시선은 교수님에게 향해 있었다. 음 그래.. 착각이겠지. 슬슬 이별을 준비하는게 좋으려나.. 



"유라야, 너 진짜 술 마시지 않을거야?"

"마시는건 자유잖아. 그러니까 안 마셔.."

"하긴 넌 정말 술은 좋아하지 않더라.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것도 본 적이 없어."

"술은 적당한게 제일이잖아?"

"넌 너무 안 마시잖아. 그래도 네가 취하지 않으니까, 내가 취해도 사고 취하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아."

"세츠나.."

"이번에도 취하면 잘 부탁해!"

"알았어.. 알았어.. 후훗-"



세츠나의 밝음에 나는 잠시 고민들을 잊고 웃는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슬슬 분위기는 무르익어 간다. 그래도 낮인지라 심각하게 취하는 학생들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래도 꽤 취기가 오른 학생들은 보였다. 물론 나는 아직 술을 한잔도 마시지 않은 상태라 적어도 내가 앉아있는 돗자리 위에서 가장 멀쩡한 상태였고, 내 옆에 있는 세츠나는..



"유라야~ 오늘 벚꽃 넘 이쁘지?"

"그래."

"허그허그~"

"그래그래.."



많이 취했다. 이렇게 허그허그라고 외칠 정도면 조금만 더 마시면 쓰러질테니.. 슬슬 마시지 말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안겨오는 세츠나를 안아주었다. 세츠나에게 더 이상 마시지 말라고 말해둔 후 목이 말라 음료수를 찾는데, 알지 못한 음료수 한병이 있었다. 근처에 있던 남자애에게 물으니 음료수가 맞다고 하여 마셔보니 술에서 맛 볼 수 있는 술맛이 느껴지지 않아,잔에 가득 담아 쭉쭉 마셨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저기 유라야?"

"응?"

"너 얼굴이 무척 붉은데?"

"그래?"

"너 혹시 술 마셨니?"

"아니? 나 음료수 밖에 안마셨어."

".....아니야 너 분명 술마셨어.. 계속 웃고 있는걸. 너 살짝 취기가 올라도 잘 웃잖아."

"음- 아니야. 나 안 취했어. 멀쩡해."



그 사이 술기운이 빠진 듯한 세츠나가 나를 향해 계속 묻는다. 나는 그에 대해 꼬박꼬박 답해주는데도, 세츠나는 내가 취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 자신은 취했다고하기엔 정신이 말짱해서 부정할 뿐이다. 그런 나를 지긋히 바라보던 세츠나는 무언가를 발견하더니 놀란다.



"너.. 설마 이거 마셨어?"

"음? 응. 근데 그거 음료수라고 했으니까 술이 아니야."

"이거 진짜 낮아도 도수가 있는거야."

"....."



세츠나는 내가 마신 절반 넘게 비어버린 음료수 병을 보며 내게 물었고, 나는 답한다. 그리고 세츠나의 말에 그제야 부정하던 내 상태를 받아들였다. 정신이 말짱하다고 느낀건 내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확신에 의한 것, 묘하게 들뜬 기분은 떠들썩한 분위기 때문이 아니었다. 자신이 술을 마셨고, 다시 스스로의 상태를 살펴보니 평소와 똑같다고 하기엔 힘들었다. 마시지 말자고 그렇게 다짐했으면서 실수라고 하나 마셔버린 자신에 조금 좌절스러웠다.



"나.. 바람쐬고 올게.."

"괜찮겠어?"

"괜찮아.."

"너 바람 쐬다가 자지마. 좀 졸린것 같은데.."

"괜찮아, 괜찮아.."



올라오는 취기를 어떻게든 가라앉아야 한다고 생각한 나는 세츠나의 걱정어린 말을 반쯤 흘려들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걸음을 내딛는 순간 무릎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억지로 힘을 주어 걸어갔다. 태연하게.. 아무렇지 않은 듯이.. 혼자만의 시간이 갖고 싶을 뿐이었다. 꽤 걸었을까, 모임의 소란스러운 소리가 흐릿해지고 조용한 곳까지 왔다.



"하아.."



혼자라는 것에 안심한 것인지, 그저 지친 것인지 한숨이 흘러나왔다. 움직여서인지 술기운이 훅하고 올라와 체온도 오르고, 머리도 어지럽다. 들떴던 기분도 마치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이제는 없다. 적당히 벚나무 아래에 앉아 기대었다. 올려다 본 곳엔 벚꽃이 가득하고, 푸른 하늘이 조금씩 보여와.. 마치 벚꽃이 하늘을 뒤덮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누군가를 떠올려 버리는 머릿속에 웃음이 나왔다. 아아 생각하지 말자고 바라는데도 떠올려 버리는 뇌가 참 도움이 되지 않을 뿐이다. 아니구나.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한 시점부터 이미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무엇이 생각하지 말자일까.. 스스로의 바보같음에 질린다.



"정말 바보네.."



어디서부터 잘못 된 것일까? 하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어릴 때부터 이랬다. 포기하자, 욕심부리지 말자 , 기대하지 말자.. 그렇게 다짐했으면서도 결국 끝은 이렇다. 물론 내가 그러한 끝을 피하기 위해 제대로 노력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그럼에도 몇번 용기를 내어 바뀌도록 노력했던 끝도 결국 아팠었다. 그러한 기억들과 아픔이 쌓여서 지금의 내가 있고, 그 사람에 대해 두려워하는 내가 있다. 아니, 잘못된 말이다. 그 사람이 두려운게 아니다.. 나는 아픔이 두려울 뿐이다... 언제나처럼..


이별을 준비해야 할까.. 이별을 받아들일 마음을 만들어내야 할까.. 


이렇게 생각하는 나를 그 사람도,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소중해지면, 욕심이 생기면, 나는 마음 한켠에 이러한 마음을 만들어냈던 것을 아무도 모른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으니 그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이것 또한 내 냐약한 면모.. 자신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들에게 이런 마음을 가져버리는 것은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어쩌겠나.. 나는 이렇게 커버리고, 나를 만들어냈고, 나를 몰아붙였는데.. 



"강해지고 싶었는데.."



강해지고 싶었다. 적어도 이렇게 주위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듯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고, 아픔에 맞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그랬을까.. 나는 그 사람이 눈부셨다. 선배가 부러웠다. 주위를 신경쓰지 않는 면모나 무언가에 대해 두려움이 없어 보였던 모습이나.. 어쩌면 나는 그의 전부를 아는게 아니라서 내가 바라는 것을 그를 통해 봐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진짜 그를 나는 모르고, 내가 아는 부분은 일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눈부시게 느껴지고, 동경했었다. 멋진 사람이 내게 친절해서, 남들이 모르는 모습을 조금은 내가 안다는 우월감에 나는 동경에서 벗어난 마음을 가져버린 것이다.



"동경에서 벗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동경에서, 친절한 선배에 대한 후배의 마음에서 멈췄어야 했었다. 그렇게 두려워하던 이 감정을 가지면 안 되었다. 결국 이렇게 마음만 아프고,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변하였지만 변하지 않은 내 자신에 대해 자괴감이 몰려온다. 오랫동안 나와 함께 한 어두운 감정이 다시 고개를 든다. 언제나 마치 작은 웅덩이와 같이 잠잠했으면서도 기회를 엿보다가 거대한 해일이 되어 나를 집어삼키고, 나를 차가운 심해로 잠기게 해버린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심해 속에서 무엇도 외치지도 못하고, 조여오는 가슴을 그저 쥔체 눈을 감는다..



"이별.. 각오해야지.."



눈을 감은체 중얼거렸다. 나는 선배에게 다시 다가갈 용기따위 없다. 그가 다시 내게 말을 걸어올지도 모른다는 기대심을 버리고, 어쩌면이란 희망도 버릴거다. 분명 착각하였던거다. 선배는 나와 누군가를 착각했을 거다. 그것이 더 내 마음을 편하게 하는 자기멋대로의 결론이었다. 눈을 감고 있자, 점점 졸음이 쏟아져 왔다. 술기운 때문인지 저항할 수 없었다. 세츠나가 자지말라고 했었는데도, 나는 잠시동안의 평온을 위해 친구의 충고를 무시해버린다.. 내 곁으로 다가오는 무언가를 전혀 모른체 말이다.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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