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맨/드림전력

[드림전력] 보로사유 - 부부

サユラ (사유라) 2016. 5. 21. 23:50

*드림전력에 참여한 드림글

*원펀맨 - 보로스

*오리주(오너이입)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 있어 성격은 보장못합니다..


*사정이 있어 10~11시 사이에 쓴게 아니라 시간 재면서 6~70분 정도 시간걸려 썼습니다 8ㅂ8





주제 - 부부








"오늘 점심 괜찮았지? 평소보다 많이 먹은걸 보니 마음에 든것 같던데..."

"당신치고는 괜찮은 식당을 알아냈네요."

"너무한걸... 오늘을 위해 열심히 찾아낸 곳이라고."

"후훗- 매년마다 그 말씀이신거 알아요? 이제 30년째인가..."

"크흠... 그럼 적어도 앞으로 30년은 더 이렇게 지내자고."

"좋아요. 저도 30년은 더 당신이랑 함께 할게요."



한 중년부부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다. 세월과 함께 쌓인 서로의 애정만큼 두사람의 분위기는 포근하고도 부드러웠다. 그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는 연브라운색의 눈동자는 따스했지만 동시에 조금은 씁쓸한 느낌을 띠었다. 



"아는 사람들인가?"

"아니요."

"... 왜 또 그런 눈빛을 짓는거냐."

"무슨 눈빛이요?"

"슬프다와는 조금은 틀린 눈빛말이다."

"다행이네요. 슬픈 눈빛이 아니라서..."

"그런 문제가 아니다. 나참, 이쪽은 매번 너를 걱정하는데... 너는 생각보다 태평한게 문제다."

"이제는 보로스가 있으니까요."



연브라운색 눈동자의 주인인 여성의 곁에 다가오는 인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의 남성. 건내져온 질문에 여성, 사유라는 여전히 중년부부의 뒷모습을 바라보면 답한다. 그 답변에 남성, 보로스는 걱정이 담긴 목소리로 묻는다.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오히려 역질문을 하는 그녀에 그는 자신이 생각한 표현으로 답한다. 들려온 답변에 작은 입술 사이로 미미한 안심이 담긴 목소리가 흘러나오지만, 상대방은 불만이 담긴 반응을 보일 뿐이다. 그러자 그를 올려다보며 나름의 이유를 알려준 그녀는 작고도 부드러운 꽃같은 미소를 지어보인다. 사랑스러운 이유와 미소에 자신이 졌다는 듯한 시선을 지은 그는 그저 소중한 연인을 품안에 다정하게 끌어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유가 뭐냐."

"... 너무도 다정한 부부라고 생각했어요."

"부부... 인간들이 결혼하면 생기는 관계였던가."

"네, 우주인들 쪽에서는 없나요?"

"있다. 다만 우리 종족은 그런 개념이 없었다. 근데 그 부부란게 문제가 있던거냐?"

"아니요. 그저... 제게는 조금은 눈부신 모습이어서..."



한적한 공원이라서 사람이 없었기 때문인지 얌전히 안긴 그녀는 그의 말들에 전부 답한다. 허나 미세하게 가라앉아진 목소리를 눈치챈 보로스가 정수리에서 뒷머리로 다정히 쓰다듬어 준다. 커다란 손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감각이 너무도 평온한 기분을 주어 사유라는 품안에서 다시 웃는다. 어릴적 기억 속 깨어진 다정한 부부에 대한 순수했던 생각은 이제는 되돌릴 수 없을지언정, 자신에게는 너무 멀지도 모르는 모습일지언정... 그래도 그녀 또한 조금은 동경하고 있었다.



"눈부신건가... 왜지?"

"... 저는 결혼이나 부부에 대해서 다른 분들처럼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이 부족하니까요."

"잘 모르겠다."

"음... 결혼한다고 다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고, 모든 부부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결혼하여 나중에는 서로가 상처입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저는 그게 두려워요. 거기다 함께 오랜 시간을 지내며 아까의 두분처럼 행복해지는 것은 무척 힘들거라 여겨져요."

"결론은 또 네가 미리 겁을 먹고 있는거군."

"....... 그렇네요. 보로스의 말대로에요."



어릴적 기억을 더듬으며 그의 궁금증에 답변하는 사유라의 목소리엔 미미한 씁쓸함이 담겨있었다. 그의 직설적인 말에도 웃는 그녀의 기억 속 부부는 행복과는 조금은 거리가 있었다. 잠시의 침묵이 이어졌을까, 보로스가 갑자기 그녀를 들어올려 시선의 높이를 맞춘다. 갑작스레 바뀐 시야에 놀라는 사유라의 입술에 부드러운 온기가 닿았다가 떨어진다.



"보,보로스?"

"나는 아직 이 지구에 관해서도, 보통의 관계들도, 평범한 행복이나 일상에 대해선 모르는게 많다."

"......."

"너와 지내며 많은 것을 느꼈고, 알게 되었어도... 너의 그 불안함이나 슬픔에 대해서 공감하기 힘들다."

"......"

"그래도 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네 미소를 차지하고 싶고, 네가 두려워하는 것들을 하나하나씩 없애고 싶다."

"....."

"그러니 언젠가 네가 그 부부란 관계에 대해서 두려움이 없어진다면... 너와 그러한 관계도 되어보고도 싶다. 부부란 관계로, 이 지구의 법대로 너를 차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면 나는 너와 결혼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래오래 네 곁에서 너를 지키며, 너를 행복하게 해주마."

".................."



다정하고도 확신에 찬 목소리와 자신을 바라보는 흔들림 없는 푸른 눈동자에 사유라는 가슴이 벅차오르며 무언가로 흘러넘치는 감각을 느낀다. 그와 동시에 뿌옇게 흐려지는 시야에 자신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인지한다. 두려움이 남았어도, 기억 속 슬픔이 지워지지 않아도, 그것을 덮을만큼 커다란 기쁨이 넘쳐흘러버린다. '기뻐서 우는거냐?'라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자신에게 그가 다시 한번 다정한 키스를 해주어, 사유라는 웃었다. 그리고 언젠가.. 언젠가... 아까의 중년부부처럼 그와 자신이 부부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아련하게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