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맨/드림전력

[드림전력] 보로사유 - 이루어질리 없었을 약속

サユラ (사유라) 2016. 5. 22. 23:05

*드림전력에 참여한 드림글

*원펀맨 - 보로스

*오리주(오너이입)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 있어 성격은 보장못합니다..


*환생 AU배경으로 썼습니다.







주제 - Pumpkin Time















따스함에 감싸인 감각이 너무도 포근하여, 그 포근함이 너무도 행복해서 눈을 뜨기 전부터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깨어났으면 눈을 떠야하지 않느냐."

"후훗- 알았어요?"

"이렇게 웃는데 모를리가 있나..."



귓가에 들려온 목소리에 눈을 뜨니 이마에 다정한 입맞춤을 내려주는 사랑하는 존재에 미소를 짓고 있음에도 더욱 미소를 지어본다. 그런 나를 바라보는 커다랗고 하나뿐인 푸른 눈동자의 주인인 보로스도 내가 좋아하는 미소를 지어보인다. 



"오늘은 아침을 먹을거냐?"

"음- 딱히 먹고 싶은 마음이..."

"먹어라. 조금이라도."

"그럼 보로스가 차려주시면 먹을게요."

"...... 알았다."



시간이 지나도 그는 내가 어떻게든 밥을 먹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어리광을 부리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들어준다. 분명 그리 대단한 음식이 아닌 요거트나 아주 간단한 샐러드, 아니면 토스트겠지만 내게는 그저 행복하고도 훌륭한 식사다. 커다란 덩치의 한때 우주의 패자였던 사람이 몸집에 맞지 않는 부엌에서 나름 분주히 움직이며 준비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웃기고도 사랑스럽다.



"또 뭘 생각하고 웃는거냐..."

"보로스요."

"이상한건 아니겠지?"

"설마요. 그저 행복해서 웃는거에요."

"조금 의심스럽지만... 네가 행복하다면 그걸로 됐다."



나도 모르게 웃었던 것인지 보로스가 묻는다. 거짓없이 답하자, 약간 의심쩍다는 시선을 지어보였던 그지만 이내 다시 다정하게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왜 일까... 언제나의 손길인데도 오늘따라 너무도 기쁘고도 애틋한 기분이 되는 것은...... 가슴이 미세하게 저리는 감각에 울 것같은 기분이 들어 그의 품안으로 파고들었고, 그런 나에 보로스는 자연스럽게 꼬옥하고 끌어안아준다. 아아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그의 온기와 향... 이대로 시간이 멈추어도 좋을텐데 하고 빌게 되어버린다. 



"오늘 아침은 어리광이 많군."

"어리광 잔뜩 부려도 괜찮다고 하신건 보로스에요."

"그래, 그랬지."



내 말에 웃는 그의 목소리가 가슴 속을 간지럽힌다. 내 정수리 쪽에 얼굴을 부비는 그가 내 심장을 따스하게 해준다. 다시 눈물이 날 것만 같은 기분이 되어버린다. 왜지? 이렇게도 행복한 순간인데도 가슴 속 미미한 아픔이 사라지지 않는걸까? 너무도 행복해서 아픈 것은 이제는 한없이 작아졌을 텐데... 



"사유라.. 오늘은 일하러 가지 않아도 되는게 맞지?"

"네..."

"그러면 저번에 함께 갔던 바다에 가도록 하자. 가을이니 사람도 없을테고, 적당하게 선선할테니 너도 힘들지 않을거다."

"보로스가 보고 싶은게 아닌가요?"

"보고싶다. 네가 바라를 보며 웃는 모습이.. 요즘 조금 기운이 없었으니 걱정이 되었다."

"......"



나를 걱정해주는 그의 말에 한없이 감사하고도 행복하다. 함께한 시간들이 길어짐에도 보로스는 이렇게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준다. 그 어디에도 이 존재만큼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줄 존재가 있을까? 다시 태어나도 없을거라 확신이 들어버린다. 명확하지 않은 미래에도 나는 확신을 가져 버린다. 그리고 내가 그 어떤 것보다 우선시하고 싶으며 사랑할 존재는 보로스만이라고 생각해버린다... 하지만......



"그래요. 바다에 가요. 이번에는 하룻밤 호텔에서라도 자서 느긋히 지내다 와요."

"쿡쿡 그것도 좋군. 아침을 먹으면 바로 출발하도록 하자."



평온하고도 행복한 이 순간의 약속이 너무도 현실감이 없다. 내 머릿속 한구석에서 이루어질리 없을 약속이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싶다. 아아 그래, 이것은 너무도 애달프고도 슬픈 약속이다. 이 행복한 시간도... 살짝 저릿한 심장도... 입술에 닿는 따스함도... 결국 깨어질 것이기에.......











정신이 서서히 깨어나면서 몸을 감싸는 따스함은 익숙하다. 낯설지 않은 따스함은 분명 내게 있어 소중한 존재의 체온이다. 허나 이제는 꿈속이 아니다. 이곳은 현실이다.. 



"깨어난건가? 조금만 더 늦게 깨어나도 상관없다만..."

"... 제가 깜박 잠이 들었었나요."

"그래, 또 우주를 구경하다가 잠들었었더군."

"그리고 제 허락없이 끌어 안으신거군요.."

"처음도 아니니 상관없지 않나."



눈을 뜨자 보여온 푸른 눈동자는 여전히 크고도 예쁘다. 내 몸을 감싼 팔은 듬직하다. 갑옷때문에 조금은 딱딱하지만 여전히 따스한 품은 편안하다. 꿈 속과 변함이 없는 내가 좋아하는 요소 하나하나에 눈시울이 순간 뜨거워졌지만 꾹 참아낸다.



"두목님... 이것도 일종에 성희롱입니다만..."

"그 호칭은 싫다."

"보로스님."

"그것도 싫다."

"하아... 보로스, 놓아주세요."

"싫다. 너는 안는 느낌이 너무도 좋단 말이다."



어린아이같이 싫다, 싫다라고 말하는 이 존재는 현재 우주의 패자이다. 나를 더욱 품안 깊숙히 끌어안으며 정수리에 얼굴을 부비는 모습을 만약 다른 선원들이 보면 놀라서 기절할지도 모른다. 아아 아닌가... 어느 의미로 익숙한 모습일려나, 그가 내게 이렇게 뻔히 드러나는 애정표현을 하는 것은... 그러나 나는 받아줄 수 없다. 그의 이러한 어리광도, 따스함도, 사랑도...



"실례하겠습니다."

"응?"



왠만한 말로 빠져나올 수 없을거라 판단한 나는 그의 턱에 가볍게 어퍼컷을 날렸다. 그에게 커다란 데미지는 줄 수 없지만, 내 몸을 구속하던 팔의 힘이 조금은 느슨해져 빠르게 빠져나왔다. 바로 옆 테이블에 놓여진 가면을 들어 쓰는 내게 보로스는 턱을 어루어만지며 불만어린 시선을 지어보인다. 저런 모습도 귀여워 보이다니, 나도 정말 중증이다.



"너는 가끔 가차가 없군."

"놔주지 않을거라 여겨서 그랬어요."

"흐음- 뭐 됐다. 그럼 점심을 먹으러 가자."

"먹을 마음이 없어요."

"먹어라. 조금이라도."

"......"



같은 대사에 한순간 심장이 떨렸다. 가면 속에 가려진 눈동자가 커진 것을 그는 알아차리지 못할 것에 안도한다. 아아 어째서 같은 대사를... 



"보로스가 만들어주신다면 생각해보죠."

".... 알았다."



꿈 때문이었을까, 꿈속과 비슷한 말을 내밷는 내게 그는 고민하더니 받아들인다. 오히려 그것에 내가 당혹스럽다. 이 세계에선 정말 야생적인 굽기 요리만 할 줄 아는 그가 뭘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오히려 주방 담당의 선원이 놀라서 내게 구원의 통신을 할게 뻔하다.



"아니요. 그냥 같이 식사를 하죠."

"만들어 줄 수 있다."

"저는 보로스의 요리 실력을 믿지 않아요. 그리고 만든다해도 분명 대량으로 만들어낼 것 같아서 불안해요."

"용케도 알았군. 언제나 적게 먹는 너니까 이번 기회에 잔뜩 먹일려고 했는데..."

"당신과 지낸 시간이 짧지 않으니까요."



아파오는 가슴을 숨기며, 태연하게 대화를 나눈다. 이 세계에서도 그의 걱정은 변한이 없다는 것에 우습기도 하다. 식당으로 향하는 내 옆으로 그가 바로 따라와 옆에 나란히 걷는다. 삭막한 우주선의 복도를 걷는데, 보로스가 말을 건다.



"다음 별에서 산책을 가지 않겠나?"

"할일이 있어요."

"잠시라도 가자. 물이 가득한 별이라더군. 그러면서도 모래로 이루어진 지역이 있어서 외계인들 사이에선 꽤나 관광명지로 유명하다 하더군."

"......."



그의 설명에 순간 떠오른 것은 바다였다. 꿈에서 깨어났을 터인데, 어째서 다시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는 걸까... 이루어질리 없을 약속이 왜 여기서..... 



"생각해보도록 하죠."

"그러고선 가지 않던 적이 많은 것을 기억한다."

"... 당신과 달리 저는 바쁘니까요."

"억지로 끌고 가는 수밖에 없나..."

"하아.. 알겠어요. 갈게요."



어쩔 수 없이 허락을 한 나에 그가 웃는다. 다른 선원들이 본적이 없을 다정하고도 기쁨에 물든 미소... 꿈속이 미소와 변함없는 미소... 



"보로스, 저 잠시 챙겨야할 것이 떠올랐어요, 먼저 식당에 가세요."

"꼭 와야한다."

"네."



생각보다 그는 미련없이 식당으로 가버린다. 아마 내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어 준 것이 기분이 좋은가 보다. 그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나는 복도의 벽에 힘없이 기댔다. 억지로 힘을 주어 간신히 서있는 다리와 내 몸은 떨리고 있다. 아아- 꿈에서 깨어난 이 현실은 왜 이다지도 나를 괴롭게 하는가... 잔인한 현실에 나는 가면속에서 눈물을 흘린다. 돌아갈 수 없는 그때의 시절은 이제는 꿈에서만이 볼 수 있으며, 이 현실에선 나는 아픈 선택만을 이어가야만 한다. 이 사랑은 전해서도 안되며, 그가 알아차리게 하면 안된다. 이곳이 차라리 꿈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차라리 아까의 그 달콤했던 꿈이 현실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신이시여... 당신은 정말 잔인합니다..."



존재에 대하여 애매한 신에게 불만을 터뜨린다. 허나 신의 답변따윈 없는 것을 나는 잘 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잔인한 현실 속에서 나의 바램을 이룬 후, 이 현실이 꿈이 될 날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서서히 무너지는 몸과 마음을 그에게 비밀로 하며, 나는 꿈 속과 현실을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