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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합작] 원펀맨 - 보로사유

サユラ (사유라) 2016. 5. 22. 23:41


*[사망합작]에 참여한 원펀맨 드림글 입니다

"보로스 드림

*오리주(오너이입)

*개인적인 캐해석이 있어 성격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첫 합작글이라 미숙합니다!!!!!
















눈을 뜨자 거실의 풍경이 보여왔다. 시간을 확인하니 이른 오후..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았다. 어라... 같이 있었던 것 같았는데.. 아직 몽롱한 정신 속에서 떠오르는 사람을 애타게 찾는데, 테이블 위의 쪽지를 발견했다. 쪽지를 들어 내용을 확인하니.. [잠시 다녀오겠다. 걱정하지 말고 있어라.] 라고 쓰여 있었다. 



"..... 보로스도 참.."



작은 쪽지 안에 담긴 그의 상냥함에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아마 그와 점심을 먹은 뒤, 깜빡 잠들었나 보다. 그러고보니.. 점심을 무엇을 먹었었더라..? 뭐 상관없지. 그가 돌아오기 전까지 집안일을 해볼까. 먼저, 아- 그래그래 침실 정돈을 하자. 오늘 밤도 그와 같이 자야하니까. 그렇게 생각한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2층으로 향했다. 그런데 몇 발자국 걸었을까, 한순간 세상이 하얗게 변하더니 몸의 균형이 무너져버렸다. 다행히도 바로 옆에 벽이 있어 그곳에 기대며 주저앉아 바닥에 쓰러지는 일은 면했다.



"빈혈? 오랜만이네. 보로스랑 지내면서 이런 일 많이 줄었었는데.."



예전 그와 함께 살기 전, 제대로 식사를 하지 않았었던 난 자주 빈혈증세를 보였었다. 허나 보로스와 함께 살면서 적어도 밥을 먹지 않는 날이 없어져서 빈혈의 횟수도 확연하게 줄어들었었다. 문득 밥을 먹지 않으려고 하면 내게 밥을 먹으라고 잔소리하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니면 자신이 배가 고프다며 밥을 차려달라고 말하면서 나도 같이 밥을 먹도록 하던 모습이 회상됐다. 아아 그리운 추억이다.



"그리운 추억..?"



순간 스스로가 만들어낸 단어에 위화감을 느꼈다. 왜 나는 그립다고 생각한 거지? 왜 추억이라 한  걸까? 앞으로도 그와 함께하며 몇번이고 반복될 일상일 텐데... 알 수 없는 불안함에 가슴을 쥐었다. 그때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정신을 차린다. 손님인가? 하고 의문을 느끼며 주저앉았던 몸을 일으켜 현관으로 향했다. 잠시 후, 내 손에 들린 것은 작은 상자. 보낸 이가 쓰여지지 않은 상자에는 받는 이의 칸에 내 이름이 제대로 쓰여 있었다. 그리고 편지도 함께.. 조심히 편지의 내용을 읽어보는데..

 

[이것이 당신에게 평온한 잠을 선사해주기를..]


누군가의 손글씨로 쓰여진 단 한 문장에 소름이 돋아버렸다. 상자를 거실의 구석으로 던져버렸고, 작은 상자는 별다른 큰소리도 없이 구석에 자리를 잡는다. 



"뭐야, 저거.. 보로스가 오시면 상담해보자.."



기분 나쁜 물건을 함부로 어찌할 수 없다고 판단한 나는 억지로 평정을 되찾아 2층으로 향했다. 2층의 침실에 도착하자마자 커튼을 촤르륵 걷히며 햇빛을 들이게 했다. 단번에 밝혀진 침실은 변함이 없다. 우리가 일어났을 때와 변함이 없다. 구겨진 시트도, 옆으로 살짝 몰아 놓아진 이불도, 그와 나의 베개들도.. 마치 방금까지 우리가 누워있다가 일어난 후의 모습과도 같다. 그런데... 먼지가 조금 쌓여있다. 이상하다. 오후마다 내가 이렇게 와서 정리를 할 텐데 어째서 먼지가 있는 것일까? 의아함에 방안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방의 다른 곳은 전부 깨끗했다. 먼지가 없고도 정리가 잘 되어있었다. 매일 정돈을 한 것처럼... 침대에만 먼지가 쌓여 있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고개를 갸웃하는데..



"아 설마 어제 침대는 그냥 놔두고 보로스랑 거실의 소파에서 잤던 걸까?"



가끔 소파에서 쉬다가 잠드는 일이 있다. 대부분 그 후 보로스가 침대로 옮겨주지만, 드물게 보로스도 같이 잠드는 일도 있어서 함께 소파에서 자는 일이 있다. 분명 어제도 그랬을 것이다.  침대를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것은 내가 어쩌다가 귀찮아져서 하지 않았고, 먼지는 하룻밤 사이에 쌓인 거다. 내 자신을 납득시킨 추리에 작게 웃으며, 침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불과 시트를 걷어내어 2층의 발코니에서 먼지를 털어내는데, 갑작스레 눈물이 흘러내렸다.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자신에 놀랐지만, 먼지의 탓으로 돌리며 나는 흘려 넘겨버렸다. 이것저것 집안일을 모두 끝내자, 어느새 밖은 노을빛으로 물들여져 있었다. 



"벌써 이런 시간이.. 보로스가 조금 늦으시네.."



슬슬 오고도 남을 시간인데도 돌아오지 않는 그에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얼른 오셔야 같이 장 보러 갈 텐데.. 라며 툇마루에 앉아 있는데, 정원에 한쪽에서 다가오는 고양이 한 마리.. 미쨩이 보여왔다. 미쨩은 그대로 내게로 다가오더니 익숙하게 내 바로 옆에 앉는다.. 나는 살며시 미쨩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느긋한 시간 속에서 미쨩과 함께 보로스를 기다렸다. 그런데 노을이 넘어가 하늘의 저편부터 서서히 남색으로 물들여지는데도 기다리는 그가 오지 않는다. 서서히 불안함이 커져감에 괜스레 그가 남긴 쪽지를 꺼내어 보았다. 그리고 나는 또다시 위화감을 느껸다. 쪽지는 몇 번이나 접었다 폈던 것인지, 만졌던 것인지 너덜너덜했다. 글씨도 흐려져 있었다. 마치 꽤 전에 받은 것과도 같이..



"이상하다.. 이 쪽지 분명 오늘 쓴 것일 텐데.."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에 혼란스러워하는데, 미쨩이 갑자기 내 허벅지 위로 올라온다. 그런데 허벅지로 전해지는 무게감은 언제나의 미쨩의 무게감과는 달랐다. 기억 속의 미쨩의 무게보다 너무도 가벼운 무게에 급히 몸 이곳저곳을 만져보았다. 말랐다.. 안타까울 정도로 마른 몸이었다.



"미쨩.. 왜 이렇게 말랐어?"



내 물음에 미쨩은 언제나의 애교 어린 울음소리를 들려준다. 걱정에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내 손길에 그르릉 거리는 미쨩은 웃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미쨩 어째서 그런 표정인 거야? 이렇게 말라서 괴로울 텐데.. 왜...? 알 수 없는 상황에 혼란스러웠다. 내가 거의 매일 먹이를 챙겨주기에 미쨩은 이렇게 말라질 수 없다. 그런데 왜.. 어째서? 혼란이 커져갔다. 그리고 시야가 삐그덕 거리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머릿속에 흐릿한 광경이 회상된다.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회상된다. 지지직.. 어느 소설에서 읽은 것처럼 머릿속에 고장이 난 텔레비전으로 보는 듯이 무언가가 멋대로 상영된다. 나는 그것을 전부 보았다.. 그리고 모든 것을 이해했다..



"아아 그렇구나.. 그런 거구나.."



힘없이 중얼거렸다. 모든 것이 이해된 내 눈에선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 두 눈동자는 작은 구름이 되어버린다. 내가 흘리는 비들을 미쨩은 불평없이 맞아준다. 조심히 미쨩을 툇마루에 내려놓은 나는 거실로 향했고, 어느새 내 손은 작은 상자를 들고 있게 된다. 아까 던져져서 이곳저곳 구겨진 상자를 뜯어, 내용물을 꺼낸다. 투명한 유리병이 정성스레 포장되어 있었고 그 투명한 병 안에는 예쁜 하늘색의 작디작은 구슬이 들어있었다. 또르륵.. 살짝 병을 기울이자, 구슬은 구르다가 유리 벽에 부딪혔다. 그것을 보며 나는 웃는다.



"보로스의 눈동자가 떠오르네.."



정말 좋아했던 좋아하는 그의 푸른 눈동자.. 이제는 어둠으로 물들어진 하늘을 올려다보는 내 눈동자에서는 아직도 눈물이 흘러내린다. 오늘까지 나 자신을 속이며, 담아놓았던 눈물들을 흘린다. 이 날을 위해 준비하는 동안 외면하던 진실은 이미 나를 예전에 망가뜨려 놓았었다. 


<그녀석은 이제 돌아오지 못해>


누군가가 얘기해줬던 이야기. 믿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 그가 이제는 내 곁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이야기. 내 세계가 무너지던 그날, 나는 오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같은 날만을 반복하며, 괴로운 것으로부터 도망친체 준비해왔다. 겁쟁이이며, 아픔이 싫은 나는 기다리지 못하고 이기적인 방법을 그를 따라갈 것이다. 그가 나를 기다려주고 있을까? 만약 만나면 화를 낼까? 정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을 억눌렀다. 어차피 불필요하기에.. 그는 내게 한없이 상냥하고, 나를 사랑해주고, 내가 사랑하는 존재다. 



"미안해, 미쨩.. 나 말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나렴."



다시 내 옆에 앉아 있는 미쨩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내 손은 이제 마르고도 푸석한데도 미쨩은 갸르릉거린다. 그릇에 먹이를 가득 담아 주었으니 당장에 죽지는 않을 거다. 실제로 미쨩은 나와 만나기 전부터 들고양이로 혼자 살아왔으니까.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마른 것은 이상하다. 마치 그 무엇도 먹지 않은 것 같이.. 모르겠다. 이제는 지친 몸과 생각으로 무엇을 생각하기도 힘들 뿐이다. 그래도 역시 내가 나약한 사람이라 미안하다. 개인적인 일로 미쨩을 다시 혼자로 만드는 것 같으니까..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는...



"미안해요. 오래 기다리게 했네요. 보로스.."



아무도 없는 허공에 나는 다정한 목소리를 뽑아냈다. 그를 향한 사랑과 미안함이 섞여 가슴을 채운다. 벅찬 가슴을 억누르고 푸른 구슬을 삼킨다. 조금씩 몰려오는 졸음 속에 나는 기쁨을 느껴버린다. 그에게 속삭인다.



"아아 정말 미안해요.. 보로스. 이제야 당신을 만나러 가는 나라서, 어쩌면 있었을지도 모를 당신의 부탁을 무시하는 나라서.. 그래도 부디 나를 맞이해주세요. 그리고 만약 이 앞에 당신이 없다면 나는 또다시 눈을 감아, 당신의 곁으로 다다르겠어요.. "



마지막으로 밤하늘을 바라본 뒤, 나는 눈을 감았다. 어둠 속에서 떠오르는 그의 모습과 목소리를 향해 나는 미소를 지은다. 부디 이 평온한 잠의 저편에는 사랑하는 당신이 있기를...







"선생님 여기 계셨군요."

"아, 여기서 그녀석 발견한게 기억이 나서.."

"벌써 한달 전이군요. 사유라씨가 잠든 날로부터."

"별일이네. 네가 그런 표현도 쓰다니."

"그때의 사유라씨는 정말로 잠든 것 같은 모습이셨으니까요."

"아아 그래. 사유라는 정말 낮잠에 든 것 같은 모습이었어."



잔디가 제멋대로 자라난 어느 마당에 서 있는 두 남자. 그녀와 나름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녀를 처음 발견한 사람들이었다. 이제는 누구도 없는 툇마루를 보는 두 남자의 시선엔 씁쓸함이 담겨있었다. 



"설마 했지만, 진짜로 따라갈 줄이야."

"그것이 그녀에게 있어 행복이었던 걸까요?"

"아마도.. 사유라는 정말 그녀석만을 바라보았고, 좋아했으니까."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응? 뭐가?"



사이타마는 두달 전, 그녀에게 있어 잔인한 소식을 전했을 때와 그 후 한달동안의 그녀의 모습들을 떠올린다. 지독했었다... 자신의 말을 들은 연브라운색의 눈동자에서 빛이 사라지고, 들릴리가 없을 마음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온 듯한 착각을 일으켰었다. 그리고.. 망가진체 같은 시간을 반복하며 하루하루 쇠약해지는, 돌아오지 않는 남자를 기다리는 사유라는 차마 지켜보기 힘들었었다. 누군가가 그녀를 찾아가도, 다음날이면 리셋이라도 된 듯이 기억하지 못하던 모습은 자신말고도 다른 이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동시에 다시 느꼈다. 정말로 두사람은 서로가 아니면 아니었다는 것을.. 자신으로서는 그녀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던 것에 무력함을 느끼던 사이타마는 제자인 제노스의 말에 반응을 보인다. 



"사유라씨와 같이 있던 고양이.. 그 고양이는 어째서 죽은거죠?"

"고양이..? 아..! 미쨩말이구나."

"네. 그 고양이는 비록 사유라씨에게 매일 먹이를 받아 먹었다고는 하나 이 동네에서 꽤나 영역이 넓은 들고양이였습니다. 사유라씨가 먹이를 주지 않았다고 한들 스스로 사냥을 하여 굶을리가 없습니다."

"틀려. 제노스. 사유라는 먹이를 챙겨줬어. 매일.."

"네? 그렇다면 어째서.."

"뻔하잖아. 남겨지기 싫었던거야. 미쨩도 따라가고 싶었던거라고. 그래서 먹지 않은거야."

"대단합니다! 고양이의 마음도 이해하다니! 역시 선생님입니다!"



자신의 말에 살짝 흥분하며 띄우는 제노스에 살짝 난감한 웃음을 지었던 사이타마는 잠든 그녀를 발견했던 때를 떠올렸다. 마치 어딘가 읽었던 마법에 걸려 잠든 공주님처럼 보였던 그녀의 품안에는 한마리의 고양이가 같이 잠들어 있었다. 둘다 빼쩍 마른 몸이었지만, 똑같이 평온한 표정이었었다. 정말 그저 잠든 것과도 같이 보였을 정도로.. 결국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는 먼저 가버린 외계인을 따라가버린 것에 사이타마는 한번 웃은 뒤, 기지개를 쭉 피더니 걸음을 옮긴다. 



"제노스, 오늘 세일이 있었지? 얼른 가서 사자."

"네, 선생님."



지금쯤이면 사랑하는 존재의 곁으로 가서 행복하게 웃고 있을지도 모르는 여성을 생각하며, 사이타마는 제노스와 자리를 뜬다. 이내 마당에는 누구도 있지 않게 되어버리고, 그저 따스한 햇살만이 툇마루를 내리쬐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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