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맨/드림전력

[드림전력] 보로사유 - 바라보지 않는 너

サユラ (사유라) 2016. 8. 25. 00:51

*눈슈님이 여신 드림전력에 참여한 드림글

*원펀맨 - 보로스

*오리주(오너이입)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 있어 성격은 보장못합니다..












주제 -  바라보지 않는 너



















해는 자신들이 서 있는 곳에서 반대편으로 넘어가 그 빛을 비춰주지 않는 시간이 된다. 어두운 밤하늘 아래에서 고요한 동네는 자그마한 소리에도 소음이 될 듯한 착각까지 일으켰지만, 지금 한 여성을 지켜보는 외계인에게는 딱히 신경을 쓸만한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다른 것에 더욱 신경이 쓰일 뿐이었다.



"....."



툇마루에서 한참 전부터 거의 움직이지 않고 하늘만을 바라보는 사유라를 거실에서 지켜보는 보로스의 눈빛엔 불만이 가득하다. 그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선의 끝에 위치한 그녀는 여전히 밤하늘을 올려다 본다. 한번 헛기침을 해봐도 반응이 없는 연인에 끝내 그는 소파에서 일어나난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거냐."

"글쎄요. 질릴 때까지요."

"그게 언제라는거다."



자신의 물음에도 시선을 여전히 하늘에 둔 채, 얘기하는 그녀에 보로스는 더욱 낮은 목소리를 낸다. 허나 그 목소리에도 햇빛 아래 연브라운색으로 보였던, 지금은 브라운색으로 보이는 눈동자는 하늘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마치 홀린 듯이 밤하늘을 바라보는 눈동자엔 달빛으로 채워져있다. 



"오늘 정말로 멋진 보름달이죠?"

"그런거냐?"

"물론이죠. 저렇게 크고도 환한 보름달은 여간 보기 힘든거에요. "

"너는 저 돌덩어리가 좋다는거냐."



조금은 자신에게로 향한 그녀의 정신이지만 아직도 밤하늘을, 만월을 바라보는 눈동자에 보로스는 틱틱거린다. 언제나라면 그 반응이 귀엽다고 생각하며 웃었을 사유라지만, 어지간히도 아름다운 달에 마음이 빼앗긴 것인지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러한 그녀에 한번 눈쌀을 찌푸린 그는 바로 뒤에  앉더니 가녀린 몸을 품안으로 끌여들어 안는다. 



"적당히 보고 이제 들어가자."

"좀 더 볼래요."

"사유라."

"보로스도 함께 봐요. 오늘의 달은 정말 아름다우니까요."

"나는 관심없다만..."



평소라면 곧잘 말을 들었을 그녀가 어딘지 어린아이가 떼를 쓰듯 내밷은 말에 보로스는 또 한번 눈쌀을 찌푸린다. 그러나 그것을 사유라는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저 밤하늘의 만월을 한없이 바라본다. 정말 그것만이 세상의 모든 것이라는 듯이 올려다보는 눈동자는 어째서인지 조금은 씁쓸해보였다. 보로스는 잠시 가만히 있더니 그녀의 작은 손을 잡아보거나 주물주물 만진다. 아니면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처럼 빗어주더니 입맞춤한다. 부드럽고도 살짝 매끈한 감촉이 그의 입술을 간지럽혔다. 



"반응이 없군."

"뭔가 하셨나요?"

"했다만."

"흐음 그런가요."



겨우 자신에게로 관심이 향했나 했더니 다시 달로 신경을 쏟는 사유라에 보로스는 들리지 않을정도로 작게 혀를 찬다. 그러다가 문득 머리를 묶어 드러난 흰목이 시야 안에 들어온다. 자신을 보지 않은 것에 대한 심술과 탐이 나는 그 흰 피부에 끌림에 그는 고개를 숙이더니 뒷목에 입술을 맞춘다. 더위에 약한 그녀를 위해 조금은 낮춘 체온 때문이었을까, 가녀린 몸이 흠칫하고 떨린 것을 느낀다.



"보,보로스?"

"달을 보지 않아도 되는거냐?"

"그치만 보로스가 지금 뒷목에..."

"키스 했다만. 뭐 어떠냐, 너는 어차피 달에게만 신경을 쓰면 되는거니."

"삐지신거에요?"
"그렇다면?"



그제야 자신에게로 완전히 신경이 돌려진 그녀에 보로스는 불만이 뚝뚝 느껴지는 목소리를 낸다. 사유라는 단단히 삐진 그에 미안함을 느낀다. 어떻게 해야 그의 기분을 풀어줄 수 있을까 하고 고민을 하는데, 몸이 돌려진다. 마치 인형을 돌리듯이 돌려진 자신의 몸. 그리고 시야 안에 달과는 다른 푸름이 가득찬다.



"저기 보로스 죄송해요."

"내 기분을 풀어줄거냐?"

"가능하다면..."

"그럼 내 눈을 보고 내 이름을 10번 불러라."



생각지도 못한 요구에 자신의 뇌가 한순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을 느낀 사유라의 입이 다물어져진다. 그런 그녀를 알아차린 것인지 보로스는 다시 한번 요구를 전한다. 결국 그의 요구를 받아들인 그녀는 연인의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본다. 달빛만을 받는 것인데도 선명하고도 투명란 아름다운 푸른 눈동자에 홀릴 것만 같았다.



"보로스."

"이제 9번 더."

"보로스..."

"8번."



천천히 그의 이름을 읊조리던 사유라는 점점 더 시끄러워지는 자신의 심장과 뜨거워지는 볼에 시선을 피해버린다. 허나 그것을 용납하지 않은 보르스는 양손으로 그녀의 볼을 잡아 자신을 향하도록 돌린다. 부끄러움에 눈을 꼭하고 감아버리는 사유라. 얼굴이 잔뜩 붉어진체 꼬옥하고 감겨진 눈에 그는 자신이 삐졌던 것도 잊고 미소를 짓는다. 허나 눈을 감아버린 그녀는 보지 못했고, 한참이 지나도 아무런 일도 없어 조심히 눈커풀을 떠본다.



"이제야 뜨는군. 자 이제 3번 남았다."

"이제 봐주세요. 부끄럽단 말이에요."

"안된다. 자 3번."



떠진 시야 안으로 다시 가득 채운 보로스의 얼굴에 사유라는 다시 눈을 감고만 싶어진다. 부끄러움에 숨을 쉬는 방법까지 잊어버릴 것만 같음을 자신을 모른체 재촉하는 그에 결국 작은 죄를 지은 여성은 입을 연다.



"보로스."

"2번"

"보로..스."

"이제 마지막이다."

"보...로스..."



마지막의 부름을 끝내자, 잘했다 라고 속삭이더니 입술에 키스하는 보로스에 사유라의 눈동자가 커졌다가 또 감겨진다. 한참 후에야 입술을 뗀 보로스는 아주 만족한 얼굴이었다. 사유라는 부끄러움과 지침이 섞인 표정이었다. 



"이제 들어가 자자."

"..."

"다음에 또 날 오래 봐주지 않으면, 아까의 것을 시킬거다."

"네?"

"아, 또 볼 수 있다면... 저 돌덩이가 잠시 너를 홀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군."



아주 가볍게 자신을 안아들고는 침실로 향하는 보로스가 내밷은 말들에 사유라는 놀람과 난감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주의하자고 다짐한다. 그는 그런 그녀를 아는지 모르는지 꽤나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다. 어느 의미로 일의 원흉인 보름달은 그저 고요한 밤하늘을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