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 3

그녀와 그

*드림주와 오리지널 캐릭 "요즘 계속 뭔가 떠오르는 거 있지." "...... 꿈이 아닙니까?" "응." 남자는 제 앞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는 여성의 말에 반응을 보인다. 묘하게 밝은 톤의 그녀에게 향하는 눈동자는 해를 등져 그림자가 드리워져 어두웠다. 마치 남자의 걱정이 담긴 목소리에 이끌리듯 말이다. 허나 그러한 그에게 시선을 주지 않은 채 여성은 이미 식어빠진 커피를 호록 마시며 답할 뿐이다. 들려온 노골적인 감정에도 흔들림이 하나도 없다. 그렇기에 입꼬리를 살짝 올려 웃더니 입을 연다. "누군가의 손이 내려가고 있었어. 그 손은 눈을 감은 채 누워있는 여성에게로 향해 내려가고 있어." "......" "천천히... 내려간 손은 이내 여성의 목에 닿는가 싶더니. 콱- 하고 제법 강하게 쥐는 거 ..

카미아소/짤막 2022.05.26

보로사유 - 키스

쪽 이마에 내린 감촉에 슬쩍 시선을 올리자 커다란 푸른 눈이 보여온다. 내 시선에 웃은 듯, 아니 진짜로 웃은 그는 한 번 더 이마에 입술을 살며시 맞춘다. 습관적으로 눈을 감으니 눈커풀 위로 입맞춤을 내린다. 다시 눈을 뜨니 이번에는 코끝에 스치듯 온기를 톡하고 놓고 간다. 희미한 간지러움에 미미하게 고개를 움직이니 볼에 입술을 안착시킨다. 쪽, 쪽, 쪽 이마, 눈커풀, 코끝에 했던 숫자만큼 감각이 없던 볼에 그는 윤곽을 알도록 키스를 퍼붓는다.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웃는 소리가 귓가에 닿아와 그 모습이 보고 싶어 고개를 살짝 뒤로 빼며 고개를 돌리니... "사유라." 너무도 부드럽고도 강한 시선으로 나를 보면서 다정하면서 집착어린 낮은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그가 보여왔다. 정말이지, 나를 향한 마음이..

원펀맨/일상 2022.05.14

[독백] -.

싫다. 이러한 감상이 절로 나와버렸다. 눈물이 나오려는 이러한 순간 떠오른 감정은 참으로 이기적인 이유다. 살아갈 시간동안 내가 흘릴 눈물의 이유는 오롯히 나만을 위한, 나의 이기심이길 바라는데. 그저 어린아이 같이, 철부지 같이 타인의 사정따위 상관없다 라고 울고 싶다. 끝까지 단 한 존재를 미워할 수 있도록 의미없는 눈물을 흘리고 싶다. 허나 지금 흘러나올 것만 같은 이 눈물의 이유는 무엇일까. 떠오르는 하나의 존재가, 타인이 이유인가? 가슴을 조이면서도, 서늘하게 하는 감각이 이유인가? 말이 되지 못해 입안을 채운 무언가가 이유인가? 아아, 싫다. 싫다. 싫어. 정말로 눈물이 되기 전에 모든 것이 멈췄으면 좋겠다. 이름을 붙이길 거부한 무언가가 형태를 갖추기 전 이 아픔이 멈춰야만 한다. 그래야만 ..

카미아소/짤막 2022.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