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맨/일상

[할로윈연성] 보로사유 - 깜짝 할로윈

サユラ (사유라) 2016. 11. 1. 03:27


*드림글

*원펀맨 - 보로스

*오리주(오너이입)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 있어 성격은 보장못합니다..
















'슬슬 돌아올때가 되었다.' 라고 보로스는 생각하고 있었다. 연인인 사유라가 아르바이트에서 귀가할 시간이 가까워져 있었다. 슬슬 마중을 나가볼까를 생각하던 중,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그의 귀를 거슬리게 하였다. 문 너머에서 느껴져오는 익숙한 에네르기에 열지말까도 생각했지만, 들려온 말에 급하게 달려가 확하고 문을 열어버린다.



"사유라에게 무슨일이 일어난거냐!"

"오 빠른 반응."

"역시 선생님. 적절한 방법이었습니다."



문을 열자 보인 것은 언제나의 밋밋한 머리와 의욕없는 눈동자. 그리고 그와 다르게 풍성한 머리칼과 묘하게 반짝이는 눈동자. 알고 있는 두 남자가 보통의 반응이 아닌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보로스는 곧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아 차린다. '사유라에게 큰일이 났다'라는 거짓말에 말이다.



"사이타마...."

"너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잘 열어주지 않잖아."

"선생님이 애써 오셨는데도 열어주지 않았던 너의 잘못이다."



속인 쪽이나 속은 쪽이나 똑같아 보이는 광경. 허나 그것을 지적해줄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다못해 언제나 웃으며 지켜봐줬을 그녀조차도 없는 상황이다. 드물도록 짜증이 담긴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 보로스에도 굴하지 않고 사이타마는 성큼성큼 집안으로 들어간다. 물론 막으려던 보로스의 팔은 소용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들이긴 했지만 곧 그녀가 돌아오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던 자신의 계획을 망치는 사제 두명에 불쾌감을 느낀다.



"무슨 용건이냐."

"깜짝 할로윈 방문."

"너한테 줄 과자 따위 없다."

"오~ 아는거야? 외계인 주제에 정말 지구에 잘 적응하고 있네. 너."

"쓸데없는 참견이다. 그것보다 얼른 꺼져라."

"선생님께 무슨 말버릇이냐!"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세명의 남자. 외계인, 사이보그, 대머.. 아니 최강의 인간이 모인 모습은 꽤나 희귀한 광경이다. 단 그들에게나 집주인에게는 익숙한 일이지만... 아무튼 세명의 남자가 나름의 평화를 유지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 다시 한번 초인종 소리가 울린다. 초인종이 울리는 시점에서 그녀가 아니기에 무시하려던 보로스를 제치고, 손님인 사이타마가 제노스에게 나가보라고 시킨다. 그리고 그것을 착실하게 실행하는 제노스. 집주인도 아닐뿐더러 반 강제적으로 들어온 인물이 제집인양 행동하는 것에 그나마 좁혀지지 않던 미간을 좁히는 외계인이다.



"선생님, 무면허 라이더 입니다.
"하하 문이 열리자 제노스군이 보여서 놀랐어."

"여어~ 너도 사유라에게 용건이 있냐?"

"그렇지. 자네도인가? 아- 오랜만이군. 보로스."

"오랜만이다."

"야, 잠깐만. 난 바로 내보내려고 했으면서 이자식은 인사까지 하냐?"

"최근 찾아오지 않아서 사유라가 섭섭해했다."

"그런가. 최근은 조금 바빴거든. 오길 잘했군."

"야!!!"



거실쪽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언제나 쓰고 있는 헬멧을 벗은 무면허 라이더였다.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그와 얘기를 나누던 사이타마는 자신때와 다른 태도를 보이는 보로스에 불만을 터뜨리지만, 보로스는 당연 무시하고 어째서인지 무면허에게 꽤나 호의적인(보로스 기준에서) 반응이다.



"뻔뻔한 네 녀석보다는 이 인간이 낫다. 거기다 사유라의 호감도도 높지."

"야, 네가 언제부터 사유라의 호감도가 높은 인간에게 호의적이었냐. 질투라면 모를까."

"그럼 그건 제쳐두고, 네녀석은 자신이 타인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여기냐?"

"확실히..."

"제노스."

"핫! 아,아니 선생님은 누가 보아도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외모이십니다. 특히 머리가!"

"야 그거 무슨 의미냐."



왠지 모르게 웃긴 콩트를 하는 듯한 네명의 남자. 잠시의 작은 언쟁이 있었으나 잠잠해졌고, 생각보다 얌전히 기다리게 된다. 그리고 곧 초인종이 아닌 잠긴 문을 열쇠로 여는 소리가 들렸고, 네명의 남자의 신경이 한쪽으로 쏠린다. 4명 중에서 가장 그 소리를 애타게 기다리던 보로스가 바로 현관으로 향한다. 허나 문은 열려있지 않았고, 더더욱이 보여야할 인물이 보이지 않아 의아함을 느낀다.



"사유라, 들어오지 않고 뭐하는..."

"트, 트릭 오어 트릿! (Trick or treat!)"

"........"



그가 문을 열어 문너머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미미한 에네르기의 주인에게 말을 건다. 허나 그 말은 떨림이 담긴 누군가의 작은 외침에 끊겨진다. 보로스는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하얀 천을 뒤집어 쓴 인물을 바라본다. 상황 파악이 되지 않는 일에 아무런 말도 못하는 가운데 일단은 유령으로 분장한 누군가는 부끄러운 것인지 문 뒤로 숨는다.



"왜 숨는거냐."

"이거 꽤 부끄러운걸요..."

"그런데도 한건가?"

"보로스가 어제 보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보로스는 어제 자신이 반쯤 흘리듯이 내밷었던 말을 신경써준 그녀에 미소를 지어버린다. 분장은 기왕이면 마녀나 고양이 귀 같은 걸 바랬지만, 그녀의 성격으로 미루어 보건데 눈앞의 의상으로 나름 타협한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이런 일에 부끄럼이 많으면서 자신이 보고 싶었다는 말에 용기내어, 나름의 깜짝 이벤트를 열어준 연인이 귀여워서 어떻게 해야할까를 고민하게 된다.



"간식은 없다만?"

"없어도 괜찮아요. 그저 한 것뿐이니까요."

"안된다.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치는 것이 할로윈이지 않나."

"음.."



자신의 말에 또 고민하는 그녀에 보로스는 웃음이 나올 것만 같았다. 자신에게 어떤 장난을 칠지 즐겁게 기다리는 가운데 천에서 빼꼼히 얼굴을 내민 사유라가 손을 까닥이는 것을 본다. 그것이 언제나의 고개를 숙여달라는 얘기인 것을 알아 고개를 숙여주는데... 하얀 두 손이 볼을 감싸더니 가까워지는 얼굴. 볼에 닿은 손이 차가워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를 걱정하던 순간 입술에서 느껴지는 아주 미미한 아픔. 평소 통증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 그지만,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꽤나 놀라버린다. 



"이거면 되나요?"

"....."

"그럼 이제 들어가..."



사유라는 질문을 건내면서 급히 다시 천을 뒤집어 쓴다. 굳이 다시 쓸 필요가 없는 천을 말이다. 명백하게도 부끄러움을 감추려는 그 행동에 대해 그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사이에 서둘러 집안으로 들어가려던 목소리가 이번엔 끊겨진다. 환해진 시야 속으로 푸른색으로 가득차더니 입술을 덮는 감각을 느낀 후, 다시 어두워지는 시야를 느낀다. 어둠 속에서 둘만의 시간이 얼마나 이어졌을까, 겨우 해방되어진 사유라는 풀려지는 다리에 주저앉을뻔 했으나 어김없이 보로스가 안아주어 저지해준다.



"내년 할로윈도 기대하마."

"....."

"다음에도 귀여운 장난을 쳐주도록."

"......"



천 속에서 들리는 가파른 숨소리를 들으면서 보로스는 만족스런 미소를 짓는다. 어쩐지 역할이 바뀐 상황에 무어라 하고픈 사유라였지만 이미 온몸에서 힘이 쭉 빠진 상태라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자신이 했던 나름의 장난은 한동안 하지 않기로 결심을 할 뿐이다. 그래도 흐리지만 내년의 할로윈엔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상상해보는 자신에 속으로 웃는다.








한편 잊혀진 남자 셋은...



"보로스와 사유라가 늦는군."

"냅둬. 또 둘이서 러브러브하고 있을걸."

"센서로 확인하니 맞는 것 같습니다."

"근데 넌 무슨 용건으로 온거냐?"

"나 말인가?"



조금은 걱정하는 무면허와 달리 사이타마와 제노스는 느긋하였다. 그런 둘에 그러러니 하던 무면허는 들려온 질문에 가져온 짐을 보인다. 사이타마들도 말없이 자신들이 가져온 것을 보인다. 그것이 무엇인지 서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왠지 같은거라 셋은 생각한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먹는 것은 좋지 못하지만 가끔은 좋군."

"그 이전에 저 녀석이 내쫓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선생님 그건 사유라씨가 막아주실거라 생각합니다만..."

"흠 그걸 노리고 이 시간에 온건가?"

"당연하지. 어차피 그녀석은 사유라에게 엄청 약하니까."

"하하하 맞는 말이야."



나름의 즐거운 수다를 떨며 집주인들이 돌아오길 기다린다. 그리고 몇 분뒤에 있을 티타임을 기대한다. 벌써 할로윈은 지났지만 그와 상관없이 티타임은 분명 즐거울 것이기에... 


다만 정작 집주인인 그녀가 힘이 풀려 서지도 못하는 상황인지라, 차를 타준 것은 제노스였다는게 나름의 반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