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잔혹동화 합작] 카루사유 - 은으로 만든 빨간 십자가 목걸이

サユラ (사유라) 2018. 2. 20. 01:17

드림 [잔혹동화 합작] 에 참여한 DIABOLIK LOVERS 의 >츠키나미 카루라<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성격파악이나 구성된 부분이 있어 원작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오토메이트 계열 게임 <DIABOLIK LOVERS> 시리즈의 <DARK FATE> 때의 시점으로 썼습니다.

* 흡혈장면이 있습니다.

* 이해를 하고 나면 불쾌할 수도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드림주의 의지를 무시합니다)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주소 클릭이 되지 않게 설정을 해서 배너형식 같이 올리는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진클릭하면 홈피에 가집니다. 출처는 저작권없는 사이트)
























한 낮이라도 어둑한 마계의 하늘. 스치듯 본 하늘은 이미 일상일 뿐이다. 이 내가 왕이 되기 전에도, 된 후에도 변함없는 하늘 따윈엔 관심이 없다. 지금은 하나 뿐인 내 반려자를 찾는 일이 더욱 중요할 뿐이다. 기껏 생긴 휴식시간, 쓸쓸해 하고 있을 그 녀석을 달래주는 것도 남편의 일 중 하나다. 그리고 녀석을 만나기 위해 발을 옮긴 곳. 내 아내가 잘 가는 곳 중 하나인 성의 정원. 당연하다면 당연하도록 내 왕비는 정원에서 꽃을 바라보고 있다.



"역시 이곳에 있던 건가."

"......."

"너는 곧 잘 이곳에서 꽃이나 하늘을 보는군. 뭐, 이런 면모는 예전과 다름 없지만."

"......"



말을 걸며 다가가는 내게 대답도, 시선도 주지 않는 왕비. 이런 면은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모습이다. 그래, 내가 이 마계의 왕이 되기 전이자 사랑을 깨닫기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 내 사랑스런 왕비는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들을 이제는 보여주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반려자의 사랑스러움은 커져갈 뿐이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담아 가녀린 몸을 뒤에서 끌어 안아준다. 



"또 혼자 두었다고 삐진 거냐."

"......"

"어쩔 수 없지 않느냐. 나는 이제 이 마계의 왕. 바쁜 것은 당연한 거다."

"......"



자연스레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주게 된다. 품 안의 가녀린 몸은 따스하고도 달콤한 향이 나고 있다. 아아, 역시 그 계집과는 틀리군. 더렵혀져 있던 그 계집과는 틀려. 내 사랑스런 왕비는 순수하고도 깨끗하다. 누구보다 그 심장에 어울린 존재였던 거다. 



"춥지 않느냐. 너는 추위와 더위 둘 다 잘 탄다고 했었는데... 거기다 아직 몸이 덜 회복되었을 테니 무리는 좋지 않아."

"......"

"오늘은 삐진게 더 오래 가는군. 그만큼 떨어져 있던 시간이 외로웠던 건가?"

"......"



왕이 되기 전, 조용한 방에서 그녀가 해주었던 얘기들을 떠올린다. 그것은 그녀에 대한 보잘 것 없고도 사사로운 이야기. 허나 지금은 그 사사로운 이야기들도 사랑스럽고도 중요해졌다. 곧 이것이 그녀를 향한 내 마음의 변화로 인해 비롯된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인간들의 책에서 보던 사랑으로 변한다는 것은 분명 이런 것이겠지. 예전의 나라면 있을 수 없을 만큼 자상하고도 조심스러워졌다. 그렇지만 내 아내는 어지간히도 외로웠던 것인지... 그에 대한 보복을 하는 듯하군. 참으로 건방지기 짝이 없다. 다른 존재들이었다면 이미 죽음으로 대가를 받았을 행동이나... 그녀는 내게 있어 특별한 존재. 유일하게 나의 사랑을 받는 존재다. 그러니 내가 어찌 죽이겠는가.



"사유라."

"... 카루라..님."

"이제야 돌아보는 거냐. 너는 참으로 영악한 여자다. 그렇게 이름을 부르면 나는 결국 화를 내지 못하는걸 알고 부른 거겠지."

"......"

"애초에 너에게 화를 낼 생각도 없었지만..."



이름을 불러서야 반응을 보이는 내 아내. 아아, 영악하기 짝이 없구나. 허나 이 모습 또한 사랑스러우니 더욱 강하게 안아줄 뿐이다. 가녀린 목에 얼굴을 묻어 그 부드러움과 따스함을 느낀다. 생명으로 가득한 몸에 사랑스러움과 동시에 욕망이 넘쳐흐른다. 이윽고 참지 못하고, 하얀 목덜미에 송곳니를 꽂아버린다. 송곳니는 힘을 주지 않아도 쉽게 피부 안으로 파고든다. 송곳니로 생긴 상처로부터 흘러나오는 피가 혀에 닿는다. 따스하고도 달콤한 피는 마족으로서의 본능을 끌어낸다. 아니, 이것은 본능만이 아니다. 그녀를 향한 갈망이 피로 충족하려 한다. 



"아... 아으..."



작지만 그녀의 신음이 들려온다. 고통이 담기지 않은 그 목소리가 더욱 나를 부추긴다. 결국 조금은 많은 양의 피를 빨아버렸다. 아아, 사실은 아직도 부족하다. 달콤한 맛과 향은 아직 부족하다. 허나 이 이상은 사유라의 몸에 부담이 될 뿐이니... 참아야겠지.



"조금 많이 빨았는데 괜찮나."

"...... 카루라님..."

"아아, 그래. 나는 여기 있다. 뭔가 부족한 거냐. 내 이름을 부르는걸 보니."

"카루라님..."



품 안의 몸이 힘없이 아래로 무너지려는 것을 팔에 힘을 주어 안아준다. 사랑스런 부름이 이어진다. 그 부름에 기분이 좋아진다. 그저 나를 불러주는 것에 이렇게도 충족한 기분이 되다니, 사랑이란 참으로 신기하군. 예전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어리석었었다. 이다지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각은 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을 테니까.



"카루라님..."

"그렇군. 키스를 해주지 않았구나. 너는 키스를 꽤나 좋아하니까."

"...아."

"자, 원하는 대로 키스해주마."



애타는 목소리에 오늘 아직 입술에 키스를 해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속으로 어리광도 많이 늘었다는 생각을 하며, 품속의 몸을 내 쪽으로 돌린다. 그러자 나를 바라보는 연갈색의 눈동자에 일순 환희를 느낀다. 아아, 정말이지. 내 반려자는 이 세상의 그 어떤 존재보다 가치가 있고도 사랑스러운 존재다. 그렇게 나는 더할 없는 행복을 느끼며, 사유라의 입술에 입술을 겹친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 키스가 끝난 후. 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사유라를 성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려는데, 무언가 금속재질의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무엇인지 보자, 거기엔 붉게 물들어진 십자가가 있다. 어디선가 보았던 물건... 그것이 무엇인지 떠올리는데 사유라가 쓰러지듯 주저앉아 십자가를 잡는다. 



"바보 같은. 그렇게 앉으면 다칠지도 모르잖나."

"... 유이..."

"아, 그렇군. 그 십자가는 그 가짜의 것이군."



급히 그녀의 몸을 일으켜 세워주며, 꾸중한다. 그런 내 말이 들린 것인지 아닌지 사유라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름. 그제야 그 십자가가 누군가의 것인지 떠올랐다. 가증스럽고도 어리석은, 가치도 무엇도 없는 더렵혀졌던 가짜 이브. 이 위대한 시조의 자손을 남기는 것도 못하던 더렵혀졌던 존재. 저 십자가는 그 여자가 신을 믿어 가지고 있던 물건이었지. 헌데 왜 그녀가 가지고 있는 걸까. 이미 그 주인은 십자가를 피로 물들이며 죽었는데... 내 손에 의해서.



"그러고 보니. 네 녀석... 그 여자를 꽤나 마음에 들어 했었군. 같은 인간이었기에..."

"유이..."

"내 왕비는 정말 착하군. 그런 것을 위해 이런 쓸모없는 물건을 가지고 있다니."

"......"

"빼앗을 마음은 없다. 네 마음에 들었다면 계속 가지고 있도록."

"카루라님..."

"뭐냐. 원하는게 있는 거냐."

"죽...여주세요."



그 여자가 하등한 뱀파이어와 같이 죽어가던 모습을 떠올린다. 내게는 그리 의미 있는 장면은 아니다. 허나 그걸 봤던 사유라에겐 조금은 괴로웠을지도 모를 장면. 더군다나 같은 인간이었던 존재가 있었기에 더욱 잊지 못할 장면. 그렇다면 그녀가 덜 괴롭도록 십자가를 빼앗지 않으면 될 일이다. 죄책감에 그녀가 십자가를 가지고 있다 해도 상관없다. 그녀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에 어떠한 장애도 되지도 않기에... 그런 생각을 하는 내게 사유라가 애타는 목소리로 부탁한다. 죽여 달라고... 아아, 너의 부탁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주마.



"그래, 들어주마. 너를 헤치려는 자. 너의 심장을 노리는 자. 나와 너의 행복을 방해하려는 모든 것을 죽여주마."

"......"

"그러니 너는 아무런 걱정도 하지 마라. 나의 아내여, 나의 이브여."

"......"

"그때의 약속을 지켜주지 못했으니, 나는 그 어떠한 것으로부터 너를 지키며 행복하게 해주마."

"....."

"그리고 뻔뻔하지만 나는 너에게 부탁하마. 절대로 나를 혼자로 만들지 마라. 나를 두고 어디로도 가지 마라. 죽음조차도 나는 허락하지 않는다."



너를 내 곁에 둘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마. 마계의 왕이 되고, 가짜 이브와 그것을 지키려던 뱀파이어를 죽이고, 나와 너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없애겠다. 칼 하인츠 마저 죽인 이 힘으로 너를 지켜주마. 너를 내 품 안에서 절대로 놓아주지 않으마. 죽음도 우리를 갈라놓지 못하도록 하마. 



"나의 반려자. 나의 사랑. 나의 이브..."

"......."

"너는 영원히 나의 곁에서 함께 하는 거다. 그것이 우리에게 있어 단 하나뿐인 행복이니까."

"......."



나의 말에 사유라가 기쁜 것일까. 그 아름다운 눈동자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아아, 내 왕비는 우는 모습조차도 아름답군. 비록 가슴 안의 심장만이 다른 자의 것이었다 해도... 그녀가 이제 인간이 아니라 해도... 내 유일한 사랑은 사랑스럽군. 정말로 그 가짜 이브와는 틀리구나. 정말로 순수하고도 아름다우며, 사랑스럽고도 순종적이구나.



"사랑한다. 사유라."

"......"

"영원히, 이 마계에서 행복하게 살자. 너와 나... 그리고 후의 우리들의 아이들과."

"......."



사유라는 내 말을 듣고 눈을 감는다. 지친 것인지 잠든 그녀의 몸을 안아 올린다. 너무도 가벼운 몸. 흠, 앞으로 체중을 늘리는데도 신경 써야겠군. 사유라 본인을 위해서도, 우리들의 아이들을 위해서도. 문득 그녀의 손안에 쥐어진 십자가가 보여 왔다. 붉은 피가 굳어져 이제는 본래의 색이 보이지 않는 붉은 색의 십자가.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누구도 모를 것이다. 이 목걸이가 은으로 만들어진 십자가라는 것을... 존재하는 지도 모르는 신에게 가여움을 호소하며 손에 쥐고 기도했을 그 여자가 떠올려진다. 정말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모습이다.



"아아, 그렇군. 딱 하나... 그 여자가 쓸모가 있었던 점이 있군."



십자가의 원래 주인에 대해 생각이 하나 바뀐다. 그것은 그것이 있었기에, 그것에 가슴 안에 있던 '심장'으로 사유라가 죽지 않았던 사실. 그 심장을 사유라에게 줌으로서 영원히 내 곁에 둘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 정말이지, 세상일은 모르는 거였군. 그런 기분 나빴던 것이 나와 사유라를 위해 도움이 되었던 점이 있다니. 그래, 그것에 대한 미미한 고마움으로 당분간은 이름정도는 기억해둘까. 얼마 지나지 않아 잊을 테지만.... 



"너도 언젠가 그 여자를 잊겠지. 나의 왕비, 사유라여..."

"......."

"적어도, 우리들의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너도 나도 잊을 것 같지만."

"......."



품 안에서 곤히 잠든 사유라와 함께 성안으로 돌아간다. 슬쩍 본 정원으로 상상해본다. 나와 사유라, 그리고 우리 둘의 아이가 함께하는 모습을... 그건 분명 멀지 않은 미래. 아아, 정말 기대되는 미래구나. 나의 이브, 나의 왕비, 나의 사랑. 사유라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