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그냥드림 합작] 오다사유

サユラ (사유라) 2018. 2. 20. 01:39

드림 [그냥드림 합작]에 참여한 전각 나이트 블러드 의 >오다 노부나가<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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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지평선 너머에서 올라오는 밤의 세계가 물러난다. 하지만 아직 눈부신 빛은 지상에 조금만 내려오기에 어슴프레한 밝음이 내려앉아있는 순간. 성의 사람들이 서서히 일어나 일을 시작하는 시간. 한 여성이 툇마루에서 기둥에 기댄 채 앉아 있었다. 아니, 자고 있었다. 눈꺼풀을 감은 채, 머리를 나무기둥에 기댄 채, 여성은 새액새액 작은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었다. 깨우기가 아까울 정도로 곤히 잠든 여성. 그런 그녀를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마치 호기심에 건들이는 어린아이와도 같이 옆머리를 건들인다. 그로인해 검은 머리카락은 흘러내려 여성의 얼굴을 간지럽힌다. 결국 눈치없는 바람으로 인해 잠에서 깨어나는 그녀다.

 

 

"여긴..."

"하앗!"

 

 

천천히 반쯤 떠진 눈꺼풀. 아직 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여성의 목소리는 살짝 잠겨 있다. 힘없는 중얼거림을 흘린 그녀의 귓가에 또렷이 들려온 누군가의 기합소리. 고개가 돌려지며, 어디에 초점을 잡지 못하던 눈동자가 들려온 곳을 향해 또르륵 움직인다. 거기엔 누군가가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검은색으로 물들여진 인물은 붉은검을 힘 있고도 절도있게 휘두른다. 아니, 그것은 단순히 휘두르는 것이 아닌 공기를 베어버릴 듯한 동작이었다. 군더더기도, 흐트러짐도 없는 모든 움직임은 아름답다고 할 수 있었다. 어둠으로 물들어진 듯한 인물은 지평선에서 고개를 든 태양에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을 훌륭한 조명을 받는다.

 

 

"...... 눈부셔."

 

 

툭하고 한마디가 연분홍색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온다. 툭하고 눈물이 볼을 따라 흘러 땅에 떨어진다. 갑작스런 태양의 빛은 막 잠에서 깬 여성에게 자극적이었다. 어둠마저 눈부시다고 느껴질 정도로 너무도 눈부시고도 아름다웠다. 그녀는 눈꺼풀을 닫는다. 눈이 타버릴 듯한 빛과 어둠으로부터 도망친다. 그러자 여성은 아무런 감각도 느끼지 못한다. 자신이 숨을 쉬는지도, 몸이 제대로 존재하는지도, 살아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에 위화감을 느끼지도 못한 채, 그녀는 정적 속에 의식을 놓으려 한다.

자박자박, 조용한 어둠속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여성은 그 소리가 누군가가 작은 돌들이 깔려진 지면을 걷는 소리임을 알아차린다. 더불어 그 소리가 자신에게로 가까워지는 것도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눈을 뜨지 않는다. 그저 정적 속에서 안도한다. 발소리가 끊기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이윽고 들려오지 않게 된 소리. 겨우 찾아온 진정한 정적에 감상이 아닌 감정을 느낀다. 기쁘다는, 희미하지만 감정을 품는다.

 

 

"어이."

"......"

"사유라."

 

 

낮은 목소리가 그녀의 깊은 곳까지 거침없이 쳐들어 왔다. 그 감각이 거북스러운 가운데 들려온 이름. '누구?' 라고 모르는 목소리가 여성의 안에서 울렸다. 그리고 그 목소리를 짓누르고 '사유라'가 눈을 뜬다. 눈앞에는 그녀의 연인이 서 있다. 어둠에서 눈을 돌렸던 여성은 그가 만들어낸, 어둠과 비슷한 그늘 속에 있게 된다.

 

 

"아, 노부나가씨."

"여전히 아침엔 약하군."

"단련... 끝났나요?"

"그래."

 

 

아까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은 잠긴 목소리가 마왕의 이름을 부른다. 사락하고 흔들린 그녀의 앞머리를 그의 긴 손가락이 정리해준다. 아까까지만 해도 검을 휘두르던 손. 그런 손이 자신의 머리를 정리해주는 상황이 신기하면서도 조금 부끄러운 사유라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화제를 돌린다. 그리고 들려온 짧은 답변에 안도하는 그녀다.

사유라는 종종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떠올리지 못한다. 익숙하지 못하다 이전의 문제가 있기에.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지 못한다. 즉, 과거에 쌓았을 경험들이 사라진 거다. 그렇기에 경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던 해결법, 타인을 대하는 법, 대화법 등등을 모른다. 그리고 여러 가지에 대해 헤맨다. 그때마다 화제를 돌리거나 예절과 상식으로 넘겨 왔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결국 같은 방법을 선택해버렸다. 기억상실이란 건 불편하기만 하다고 생각하는 그녀다.

 

 

"또 무엇을 고민하는 거지."

"어떻게 하면 '일찍 일어나고도 다시 잠들지 않을까' 란 고민이요."

 

 

사고 중에 뚜렷이 파고 들어오는 음성. 그 목소리에 사유라는 자연스레 거짓을 입에 담아 버린다. 과거의 자신도 이랬을까란 질문이 그녀의 안에서 퍼진다. '자신은 어쩌면...' 이란 의심과 불안의 물방울이 퐁하고 형태와 크기를 모르는 그릇에 떨어졌다. 몇 번이고 느낀 그 감각이 퍼져 가슴이 싸해지는 그녀다. 마치 얼음물을 들이부어 버리는 것과 같은 추위와 아픔을 느낀다. 그때 정수리를 덮는 무언가에 어느새 숙인 고개를 드는 사유라.

 

 

"시시한 고민이다."

"......"

"나는 네가 아침에 약한 것에 불만은 없다. 너는 다른 때에 도움이 되니까."

"......"

 

 

언제나와 같은 목소리였을 터였다. 미력적인 낮은 음성은 분명 위엄 있고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런데도 그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부드럽다고 느끼는 사유라다. 머리에 얹혀진 큰 손의 무게와 온기에 안정된다. 그릇 속에서 흔들리던 수면이 잠잠해진다. 너무도 간단히 자신의 불안을 잠재운 남성을 연갈색의 눈동자가 올려다본다.

 

 

"그리고 이 오다 노부나가의 단련을 볼 수 있는데도, 배짱 좋게 잠드는 녀석은 그리 없을 거다."

"죄, 죄송합니다."

"사과하지 마라. 나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든다. 아니, 정확하게는 내 곁에 있으려는 네가 사랑스럽다."

"......"

 

 

짓궂은 미소가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다. 그 미소에 맞춰 노부나가는 문장을 만들어냈다. 그런 그에 절로 사과한 사유라는 다음에 들려온 말에 놀란다. 그리고 보여 온 미소에 큰 일격을 맞는다. 노골적인 애정이 담긴 부드러운 미소. 지금까지 있는지도 몰랐던 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고동쳤다. 또한 그 심장부터 올라오는 열기에 더워진다. 훗, 작은 코웃음이 흘린 노부나가는 허리와 고개를 숙인다. 쪽하고 그는 겨우 확연한 감정을 드러낸 연인의 이마에 입맞춤한다.

 

 

"곧 아침식사 시간이다. 가자."

".... 네."

 

 

뜬금없는 그의 말에도 사유라는 그저 따른다. 이미 걸어가기 시작한 그의 뛰를 따라가기 위해 일어선 그녀는 어깨에서 무언가 흘러내리는 걸 느낀다. 고개를 돌려 무엇인지 확인하자, 익숙한 천이 보였다. 한 면에 화려한 수가 새겨진 검은색의 천. 언제나 오다군의 총대장이 걸쳐 훌륭히 멋과 위엄을 뽐내던 망토. 그제서야 그녀는 그의 어깨와 등이 허전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심장 부근이 아까와는 다르게 두근거리는 감각에 사유라는 눈을 반쯤 감는다. 망토를 꼭하고 쥔다. 이제는 본래의 주인의 온기가 없을 천이 따스해 소리 없이 웃는다. 희미하게 울음을 섞어 웃는다. 누구에게도 평등한 오다군 총대장의 애정에 그녀는 기쁨을 느낀다. 동시에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도 느낀다. 불안과 슬픔에 닮은 감정의 이름을 사유라는 떠올리지 못한다. 떠오르지 않는 기억 속에서 흘러나오는 감정을 그녀는 가슴 깊숙이 묻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유일한 주군이자 연인의 뒤를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