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장기합작 - 여름] 보로사유

サユラ (사유라) 2018. 6. 30. 01:53

드림 [장기합작 - 여름] 에 참여한 원펀맨의 >보로스<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성격파악이나 구성된 부분이 있어 원작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주소 클릭이 되지 않게 설정을 해서 배너형식 같이 올리는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진클릭하면 홈피에 가집니다. 출처는 저작권없는 사이트)
















 여름에 걸맞는 쨍쨍한 햇빛이 내리쬐는 어느 동네의 하늘. 보통의 사람이라면 닿을 수 없는 곳을 날아다니는, 아니 도약하는 누군가. 허나 그것은 어느 의미 당연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그 존재는 인간이 아닐 뿐더러 보통과는 거리가 먼 자이기에. 그리고 그런 존재의 손에 들린 하얀 봉투는 어울리지 않아 위화감을 줬다. 

 잠시 후, 그의 발이 착지한 곳은 어느 집의 현관문 앞. 어딜 보아도 평범한 문 앞에서 그는 옷의 이곳저곳을 툭툭하고 털어낸다. 어깨부터 다리까지 모두 털어내서야 그는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



 "사유라, 다녀왔다."



 언제나와 같이. 그는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을 연인의 이름을 부르며 신발을 벗는다. 허나 조용한 집 안. 그는 위화감 하나 느끼지 않고, 성큼성큼 거실로 향한다. 그러자 보여온 연인에 풋하고 웃더니 다가가 곁에 앉는다. 사라락 하고 흔들리는 연인의 긴 검은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며, 상냥한 목소리를 내는 그다.



 "사유라, 일어나라. 선풍기를 튼 채 잠들면 안된다고 했잖나."



 으음- 하고 작은 신음을 내며, 사유라라 불린 여성이 눈을 뜬다. 그때에도 곁에 켜둔 선풍기로 그녀의 머리카락은 흔들린다. 커다란 푸른손이 머리카락을 피해 하얀볼을 감싼다. 연갈색의 눈동자가 자신의 앞에 앉은 그를 올려다 본다. 닫혀있던 작은 입이 열리며 언제나의 말을 만들어낸다.



 "보로스, 어서오세요."

 "그래, 다녀왔다."



 배웅의 인사에 남자는, 보로스는 다시 한 번 현관에서 했던 말을 읊조린다. 그를 배웅한 사유라는 흐느적하고 상체를 일으킨다. 그리고는 어기적어기적 기어가 연인의 다리 위에 앉는다. 보로스는 그런 사유라를 안아준다. 둘 중 어느쪽도 앉는다나 안는다 라는 말도 없었다. 그럼에도 둘은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나눈다.



 "그리 걸리지 않았는데 그 사이 잠들었던 거냐."

 "더우면 축 쳐져서요. 그러다가 깜박 잠들었나 봐요."

 "여전히 너는 더위든 추위든 약하군."

 "그래도 보로스 덕에 잘 지내고 있어요."



 누가 보면 덥다고 할 자세인데도 둘 모두 더운 기색없이 얘기를 나눈다. 보로스는 그녀의 말이 기쁘고도 귀여워 웃다가 자신이 외출했던 이유를 떠올린다. 부스럭하고 들고왔던 봉투를 들더니 그 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그것은 여름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는 기호식품인 아이스크림이었다. 



 "네가 자주 먹는걸로 사왔다만..."

 "이거면 됐어요. 고마워요, 사와줘서."

 "너를 이런 날에 내보낼 수는 없으니까. 나갔다가 열사병이란 거에 걸릴 수도 있으니."

 "그건 과장이에요."



 그에게서 떠 먹는 식의 아이스크림을 건네받은 사유라는 감사의 말을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보로스의 말에 한마디 한다. 그는 여전히 연인에 대해서 과보호였고, 이제는 익숙해지고도 기쁜 그녀다. 

 곧 둘은 각각 아이스크림을 먹기 시작한다. 사유라는 바닐라맛, 보로스는 바종류의 소다맛 아이스크림이었다. 선풍기 바람을 쐬며 느긋히 먹는 중에 보로스는 주기적으로 사유라의 정수리에 볼을 부빈다. 그걸 아는 그녀지만 제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때마다 작게 웃을 뿐이다.



 "사유라, 나도 한 입."

 "네."



 이미 자신의 아이스크림을 다 먹은 보로스는 사유라에게 한 입을 요구한다. 한 입이라고 말한 그가 귀엽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부끄러움 없이 한 숟가락 떠 그의 앞으로 내민다. 그리고 그걸 받아먹는 푸른눈의 외계인은 웃고 있었다.

 사유라는 모를 거다. 보로스가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마다 한 입을 요구한 이유를. 그건 그녀에게 받아 먹는 행위자체가 좋기 때문이다. 자신에게로 향하는 시선도, 내밀어지는 작고도 하얀 손도, 그저 그 모습과 상황이 좋았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연인에게 곧 잘 한 입씩 먹여달라고 요구하는 거다.



 "보로스는 제가 먹는 것들에 흥미가 많으시네요."

 "네가 먹는 것이니까."

 "역시 그런 이유인가요."



 정말로 이유를 모르고 말하는 그녀가 보로스는 좋았다. 틀린 추측은 아니지만, 진짜 이유를 모르는 모습이 귀여울 뿐이다. 그리고 자신의 추측이 맞아서인지, 다른 이유에서인지 작게 후훗하고 웃는 그녀가 사랑스러웠다. 그렇기에 보로스는 고개를 숙여 그 입술에 입맞춤한다.

 아이스크림 때문인지 언제나보다 차가운 입술. 그럼에도 개의치 않고 보로스는 입술 틈으로 파고든다. 입 안도 평고보다 살짝 차가웠다. 하지만 그가 조금은 긴 시간 뒤 입술을 떼었을 때는 조금은 뜨겁게 바뀌어 있었다.



 "보로스 조금 더워요..."

 "금방 시원해질 거다. 선풍기도, 아이스크림도, 그리고 내가 있으니."

 "그렇긴 하지만..."

 "그런 이유로 한 번 더 해도 되나?"



 키스가 끝난 후, 보로스 눈에 비친 사유라의 얼굴은 조금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그녀는 더위를 호소하나 그렇게 만든 장본인은 개의치 않는다. 정확하게는 자신이 시원하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틀린 말이 아니기에, 거기에 사실 그와의 키스는 행복하기에 사유라는 강하게 반박하지 않는다. 그런 연인에 보로스는 진심을 담아 묻는다. 웃고 있으나 거기엔 장난따위 없었다. 사유라는 그러한 그를 잠시 지켜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답한다.



 "이 아이스크림을 다 먹으면요."



 자신의 말을 끝낸 사유라는 부끄러움을 감추려는 듯이 냠하고 아이스크림을 한 숟가락 먹는다. 보로스는 기쁨과 기대감 어린 미소를 짓더니, 사랑스러운 연인의 머리에 자신의 머리를 맞댄다. 누군가가 그를 본다면 꼬리를 흔드는 모습을 떠올릴 정도로 보로스는 적나라하게 기뻐한다. 또한 기대한다. 사유라는 그저 조용히, 그리고 아까보다 조금은 천천히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그렇게 둘은 여름에 어울리는 선풍기와 아이스크림을 가진 채 함께 한다. 또 한 번의 여름을 지낸다. 작년의 여름과 비슷하면서도 틀린 여름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