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계절 결혼 드림합작~겨울~] 호무사유

サユラ (사유라) 2019. 12. 1. 00:40

* 드림 [ 계절별 결혼 드림 합작~겨울~] 에 참여한 최유기 의 >호무라<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성격파악이나 구성된 부분이 있어 원작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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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독 쌀쌀한 날이라고 생각한 신이었다. 허나 그에게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문득 자신들과 틀린 한 명의 여성이 떠올랐다. 창문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큰 발코니의 하늘을 틈만 나면 바라보던 여성을 말이다. 어느 날씨든 그 하늘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던 여성이 아른거렸다. 



 "......"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조용한 공간. 또 그녀가 말없이 나간 게 틀림없었다. 자기 몸을 지킬 수 있다고는 하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세계다. 어차피 한가하고도 시간은 남아있는 그가 찾으러 간다. 이런 일이 일상이면서도 즐거움으로 느끼는 것을 그녀는 모를 거라 생각하며 신은 자리에서 일어선다.






 "흐~흥~♪"



 산으로 향하는 어느 언덕 위. 거기에 위치한 나무 아래에서 그는 여성을 찾아낸다. 용케도 혼자 성에서 제법 거리가 있는 곳까지 왔다 싶었다. 뭐, 완벽하게 인간이라기에는 조금은 틀린 존재이니 가능할 지도 라고 생각하며 신은 다가간다. 다가갈수록 선명해지는 콧노래는 묘한 박자였다. 



 "그건 무슨 노래냐."

 "아, 호무라씨."

 "... 춥지 않은 거냐."

 "무엇부터 답할까요."



 다가가며 물어본 신은 자신을 뒤돌아보는 여성의 모습에 무심결에 질문을 추가한다. 여성은 그것에 잔잔히 웃으며 침착하게 대응한다. 마치 자신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한 그 태도에 호무라는 한숨을 내쉰다. 새삼 눈앞의 여성이 얼마나 태평한지에 대해 느낀다. 아니면 스스로에게 소홀한 점일 수도 있다. 

 호무라는 손을 뻗어 그녀를 덮은 존재들을 치운다. 검은 머리카락 위, 본인은 모르는 가녀린 어깨 위에 쌓인 하얀 눈들을 치워낸다. 허나 제법 많은 양이어서 생각보다 여러 번 손을 움직인 그였다. 그런 신에 그녀는 얌전히 있을 뿐이다. 말을 잘 듣는 아이 같기도, 의사가 없는 인형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왠지 그 모습에 호무라는 귀여움과 함께 자그마한 불만을 가진다. 하지만 그 둘 중 하나도 눈앞의 존재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고마워요." 

 "이거라도 쓰고 있어."

 "괜찮아요. 것보다 호무라씨가 추우시잖아요."

 "나는 신이다만?"

 "...... 아."



 눈을 다 치워 손을 떼자 보여 오는 자그마한 미소. 건네져 오는 목소리는 한 없이 부드러웠다. 눈보다도, 꽃잎보다 부드럽다고 호무라는 감상을 써 내린다. 손을 다시 뻗고 싶어짐을 참아내며 그는 자신의 겉옷을 작은 머리 위에 씌워준다. 그것에 걱정하며 거절하는 여성의 말에 신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라는 시선을 지은 채 사실을 전한다. 그러자 잠시 멍하더니 작은 탄성을 흘린다. 

 대체 뭘 보통의 인간과 착각한 것인지 라고 생각하면서도 호무라는 웃는다. 자신을 이런 느낌으로 걱정하는 존재가 얼마나 있었을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한 명의 여성. 허나 그녀도 이런 느낌으로 걱정하지는 않았다. 뭐라 해도 자신은 신의 피를 가진 존재였기에. 그것도 평범한 천계인의 피도 아니다. 그래서 자신과 연인의 걱정은 이런 자잘한 부류가 아니었다. 더욱 무겁고도 답답하며 가슴 아픈 고민들이었다. 



 "너는 정말 특이한 녀석이란 말이지."

 "알고 있어요."



 마음에서 우러나온 말을 한 호무라는 여성의 미소를 보고 잘못했다 라는 걸 알아차린다. 그녀가 천계에서 어떠한 일들을 겪었는지, 어떠한 취급을 받았는지 그는 알고 있다. 그런데도 즐거움에 그걸 잊고 말을 가볍게 내뱉어 버린 거다. 부드러운 미소 속에 자리 잡은 씁쓸함에 죄책감마저 들었다. 미안함에 무어라 말할려 했다. 사과였을지도 모른다. 허나 먼저 말을 시작한 건 그녀 쪽이었다.



 "고기반찬 노래." 

 "응?"

 "그리고 춥지 않았어요."

 "뜬금없이 뭐냐."

 "호무라씨 질문의 답들이요."



 이 타이밍에? 라는 어이없어 하는 자신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퍼지는 걸 호무라는 들었다. 자신의 질문에 답하는 여성의 미소는 어른스럽다는 단어가 어울렸다. 그 안에서 자기 멋대로란 느낌이 들었다. 아, 그게 아니다. 그녀가 신경을 써준 거다. 아니면 감춘 거라던가. 참 신기한 존재다. 그녀는 다정함과 이기적이라는 단어를 절묘하게 두른 채, 태연하고도 위태하게 살아가고 있다. 어느 존재가 이렇게 살아갈까 란 의문이 절로 들 정도로.



 "그거 참 고맙군."

 "별 말씀을요."

 "... 암튼 당장 돌아갈 생각이 없다면 그거 계속 쓰고 있도록."

 "그럼 잠시 빌릴게요."

 "돌아갈 생각이 정말 없던 거였냐."

 "그야, 눈을 더 보고 싶으니까요."



 조금은 뻔뻔하다 란 점도 추가해야 할지도. 라고 생각하며 호무라는 그녀를 바라본다. 연갈색의 눈동자는 다시 허공을 향해 시선을 옮긴다. 눈뿐일까, 그 안에 담긴 광경은 마치 세계를 담아놓은 듯 했다. 그녀에게 보이는 것은 분명 하늘에서 끝없이 내리는 눈과 그 눈들로 묻힌 산과 들판. 허나 그게 무엇이 좋을까. 아니면 평온한 걸까. 여성은 질린다는 감정 하나 비치지 않는다. 순수한 행복만이 그 안을 채우고 있었다. 아이와도 같이, 아니면 자애로 가득한 신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아아- 차라리 이 존재가 그 썩어빠진 세계를 다스렸다면. 조금이라도 그 더러운 존재들이 그녀를 본받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란 생각이 그의 안을 채웠다. 그랬다면 얼마나 많은 존재들이 행복해졌을까 라고 누구에게 건네는지 모를 질문을 마음속에서 읊조린다. 



 "사유라."

 "네?"

 "너는 후회하지 않는 거냐."

 "...... 전혀요. 당신이 바라는 세상은 정말로 멋진 곳일 테니까요. 그러니 부디 저라도 괜찮다면 이용해주세요."



 오늘 처음으로 여성의 이름을 부른 호무라. 그것에 여성은, 사유라는 딱히 놀라는 눈치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뜬금없는 그의 질문에도 침착하게 답한다. 거짓 없는, 의심도 없는, 상냥하고도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의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 그 안에서 느껴진 위화감을 애써 짚어내지 않는다. 보여 온 흐릿함을 못 본 척하고 호무라는 그녀의 옆에 앉는다. 



 "너라면 그 세상도 사랑해주겠지."

 "물론이죠. 호무라씨가 만든 멋진 세상일 테니까요."

 "바보, 너도 같이 만드는 거다. 그리고 나와 너, 제논과 시온이 함께 살아갈 곳이지."

 "...... 그렇네요. 그건 분명... 행복한 세상이 될 거에요."



 확신을 담은 호무라의 말에 사유라는 선명한 답을 내놓는다. 그 대답을 정정해주며, 호무라는 웃는다. 사유라는 그때의 호무라를 보며 맞장구를 친다. 그는 보지 못했다. 그녀의 하얀 볼에 떨어진 눈으로 인해 생겨난 작은 물방울을. 덧없는 눈과도 같이 흐릿한 미소를.

 그렇게 둘이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아니, 좋은 일이 있었다는 분위기를 풍기는 사이. 조금 떨어진 곳의 나무 아래에 두 남자가 그 모습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었다. 둘을 찾으러 나온 제논과 시온이었다. 



 "나참, 찾으러 왔더니 분위기가 좋아서 방해하지 못하겠네."

 "그러게 말입니다. 뭐, 그에게는 이런 휴식이 필요하니 잘 된 일이죠."

 "하하, 맞는 말이야. 그것보다 저러고 있으니 마치 사유라 신부 같지 않냐."

 "음- 글쎄요."



 참견 많은 아저씨들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둘. 그러던 중 제논의 말에 시엔이 이해하지 못한다. 사유라의 모습은 호무라가 씌워준 겉옷을 뒤집어 쓴 모습이다. 거기다 눈에 완전히 덮여 원래부터 하얀색이었다고 착각이 들 정도의 모습. 그것에 왜 신부를 떠올리는지 시엔은 알 수 없었다. 그런 그가 답답함을 느끼며 제논이 입을 연다.



 "내 아내가 말한 건데. 머나먼 서쪽의 나라에서 신부는 하얀 드레스란 옷을 입고, 머리에도 투명하거나 하얀 천 같은걸 씌운다고 하더라. 순백의 옷을 두르고 신의 앞에서 서로의 사랑을 맹세 한다 라던데."

 "호오, 제논은 생각보다 로맨티스트인가 보군요. 전부 기억하고 있는 거 보니까."

 "바보, 그런 게 아니야. 그때 내 아내가 즐겁게 얘기해서 기억하고 있는 거라고. 뭐- 기회가 된다면 드레스란 거 입혀주고 싶긴 했지만."

 "후후, 그게 로맨티스트가 아니고 무엇인가요. 그건 그렇고, 듣고 보니 정말 딱 맞는 모습이네요. 신부란 모습."

 "그치~. 호무라 저 녀석도 언제쯤이면 눈치를 챌런지. 보는 내가 근질거린다니까."

 "무리도 아니죠. 사유라양은 몰라도 그는 해야 할 일에 사로잡혀 있으니까요."

 ".... 뭐, 우리도 남말할 처지는 아니지. 여기서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은 녀석은 없으니까. 너도 나도, 호무라도, 사유라도. 우린 결국 비슷한 동지들이니까."

 "맞는 말씀입니다."



 제논과 시엔은 조금은 긴 대화 이후,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둘은 속으로 눈으로 덮인 세상 속 두 남녀를 조용히 지켜본다. 거기엔 따스한 불도 없고, 신에게 맹세 할 신단도 없고, 축복해주는 사람들도 없었다. 하물며 주인공들인 둘도 그러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을게 명백했다. 그럼에도 둘은 생각한다. 마치 둘이 있는 광경은 아름다운 겨울의 축복을 받는 결혼식의 모습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