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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외드림 웹진 멜리진11~12월호 ] 보로사유

サユラ (사유라) 2019. 12. 31. 00:12

드림 [인외드림 웹진 멜리진 11-12월호] 에 참여한 원펀맨의 >보로스<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성격파악이나 구성된 부분이 있어 원작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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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지성적인 존재로 인간만이 아니라 여러 종족들도 살아가고 있었다. 그 중 마족이란 종족은 인간들에게 악의 종족이라 불려왔다. 또한 그들의 정점이라 불리 우는 마왕이 생겨나 그에 대항하는 인류의 희망인 용사도 자연스레 생겨났다. 그렇게 두 종족간의 대립은 오래오래 이어져 왔다. 라는 건 오래 전 이야기이다. 지금은 어느 정도의 균형으로 세상은 평화로웠다. 특히 현재의 마왕이 독특하여 인간들뿐만 아니라 다른 종족에게도 마족의 피해가 적었다.

 소문에 그 마왕은 역사상 모든 마왕 중 최강이었던 전 마왕을 단 번에 물리친 강자라고 한다. 헌데 이상하게 살육을 즐기지도 않고, 약한 마족들에게도 모질게 굴지 않으며, 싸움보다는 대화를 지향하는 평화주의자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간간히 마왕이 강자라는 소문이 거짓이라며 쳐들어가는 씩씩한 마족이나 강자들이 있다고 하는데...

 

 

 "어느 녀석이든 약해빠진 놈들뿐이군."

 "그럼 보로스님, 시체... 아니 기절한 놈들은 치우겠습니다."

 "아, 나는 사유라를 깨우러 갈 거다. 돌아왔을 때는 피 하나 남지 않도록 치우도록."

 "알겠습니다."

 

 

 누가 보아도 넓고도 화려한 회랑에 한 명의 마족이 서 있다. 그리고 그의 앞에 쌓인 시체, 가 아니라 기절한 마족들의 산. 분홍색의 머리카락이 눈에 띠는 마족은 어느 샌가 다가 온 문어의 모습과 비슷한 마족에게 지시한다. 부하인 듯한 마족이 보로스라 부른 그는 최근 생긴 아침의 일과를 하기 위해 자리를 뜬다.

 곧 그는 성의 다른 문들보다 수수하지만 고품적인 문 앞에 도착한다.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간 그는 넓은 방안에 놓인 침대로 향한다. 하얗고도 보드라운, 두툼한 이불 안에 잠든 여성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단정한 이목구비, 하얀 피부, 검은 색의 긴 생머리. 그녀는 인간과 매우 흡사한 외모였다. 머리의 양옆에 돋아난 사슴의 것과 비슷한 뿔이 없다면 인간으로 생각했을 만큼 말이다. 

 작은 숨소리가 희미하게 그의 귓가에 닿아왔다. 고른 숨소리를 강한 자는 말없이 감상한다. 얼만큼 있었을까, 여성의 눈이 천천히 떠진다. 그것뿐인데도 고요한 방 안의 작은 반짝임들이 생겨났다. 그 반짝임이 사라져서야 초점이 잡힌 연갈색의 눈동자가 보로스를 보게 된다. 말없이 두 존재가 바라보았을까, 여성이 입을 움직인다. 

 

 

 "좋은 아침, 보로스."

 

 

 울렸다. 그녀의 입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아침햇살로 밝혀지던 방안이 흔들렸다. 고요했던 공간이 잔잔한 파동으로 뒤덮여 떨린다. 그 순간 방안의 모든 것이 기뻐하는 것만 같았다. 그 안에는 보로스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아, 좋은 아침. 사유라."

 

 

 강한 자는 잠에서 깨어난 여성에게 아침인사를 건넨다. 그녀의 이름에 커다란 감정을 담아낸다. 사유라란 이름의 여성은 잠시 말없이 있더니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킨다.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공기가 흔들렸다. 부드럽고도 포근한 흔들림을 강한 자는 말없이 느낀다. 

 

 

"그래서 제가 자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고 하세요."

 "딱히."

 "보로스."

 "... 그냥 인생 경험이 부족한 녀석들을 훈육한 것뿐이야."

 "죽였나요?"

 "아니."

 

 

 애매하지만, 명령조인 그녀의 말에 보로스는 거짓을 말했다. 허나 미약하게 낮아진 목소리의 부름에 결국 실토한다. 비록 그것도 빙 둘러 얘기한 것이지만 말이다. 그의 말이 의심스러운 것인지 사유라는 다시 말이 없어진다. 또 다시 시간이 약간 지나서야 작은 입이 움직인다. 

 

 

 "그렇군요, 제 억지를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보로스."

 "너의 말이라면 나는 다 들어줄 수 있다."

 "후후, 그건 당신이 제 부하이기 때문인가요. 아님 다른 이유에서인가요?"

 "나는 너의 충실한 부하다. 내 모든 것은 너를 위해 바칠 수 있다. 허나 이건 충성심이 아니라 너를 사랑하고 있어서다. 나의 아름다운 마왕."

 "...... 사랑 때문에 마왕자리를 이런 나약한 자에게 넘겨버린 당신도 참 바보 같은 분이에요. 전 마왕님."

 

 

 그녀는 나긋한 목소리로, 그는 진지한 목소리로 얘기를 나눈다. 미묘하게 엇나간 듯한 대화에도 둘은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 마왕이 된 자는 부하를 바라본다. 부하가 된 자는 마왕을 바라봤다. 둘은 다시 침묵으로 시간을 보낸다. 고요함을 깬 자는 부하다. 그의 커다란 손이 마왕의 윤기어린 머리카락을 쥐어 올렸다. 천에 닿는 소리보다 작은 속삭임이 그의 손안에 쥐어졌다. 그리고 그는 그 안에 입맞춤을 내린다. 마왕은 전부 내려다보며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그를 바라본다. 날카롭지도, 강한 힘도 없는 눈빛이 그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푸른 손이 움직여 이불 위에서 움직이지 않던 작고도 하얀 손을 쥔다. 그가 힘을 준다면 간단히 부서질 손은 마왕의 자리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 어떤 때보다 섬세히 움직여 그녀의 손을 올리는 거칠었던 자다. 

 

 

 "내가 마왕이라고 해도 결국 너에게 이기지 못할 거다. 그렇기에 나는 너의 부하가 되어야 했다. "

 "....."

 "너를 지키기 위해 나는 마왕을 버렸다. 너를 지키는 강한 자가 되기 위해. 그러니 나의 아리따운 마왕이자 여신이 사유라. "

 "....."

 "나를 너의 곁에 두도록. 그렇다면 나는 그 어떤 것으로부터 너를 지키며, 너에게 전부 바치마. 사랑스런 악마여."

 "......"

 

 

 얼마 전까지 그 누구도 이길 수도, 약한 모습을 만들 수 없을 거라 여긴 존재. 마왕이라는 자리에 걸맞는 존재가 얼마 전에 깨어난 존재에게 머리를 숙였다. 그 자는 먼 옛날 마왕이었지만, 무너진 존재였다. 그녀의 힘은 인간과 비교하면 그리 차이가 없을 만큼 약하다. 있는 능력이라곤 랭크가 낮은 매료의 힘 정도다. 허나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고 불려진 존재는 여성을 본 순간부터 무릎을 꿇었다. 사랑이라는 감정 하나로 말이다.

 마왕, 여신, 악마. 그 단어들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비슷하지 않았다. 그것에 여성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전부 바치려는 자에게 시선을 보낸다. 강한 자일 터인데도 그녀에게는 무엇도 지니지 못한 자로 보이기까지 했다. 그는 모를 거라며 마왕은 생각한다. 자신들은 잃어버린 자와 가지지 못한 자였다는 걸. 그렇기에 처음 만난 순간부터 끌렸던 거라고. 

 마왕은 잡힌 손을 조심히 커다란 감옥 안에서 빼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부드러운 그의 볼을 감싸 미약하게 힘을 주었다. 자신을 보도록 고개를 들라는 제스처에 보로스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본다. 거기엔 아리따운 자가 존재했다. 커다란 청안에는 그 모습은 여신이었다. 그 어느 누구라도 감히 어찌할 수 없을 성스러운 존재처럼 보여 왔다.  여신은 그런 그의 생각을 모른 채 미소를 지어낸다. 거기엔 욕망이 담겨 있었다. 어느 여신이 그렇게 고고한 욕망을 가질까. 그 순간 그녀는 악마가 된다. 마족이니 악마는 어울린다면 어울리지만, 누구도 보지 못했을 거다. 눈앞의 존재 말고는...

 마왕이자, 여신이자, 악마는 강한 존재의 입술에 입맞춤을 내린다. 한 번 죽기 전까지도 가지지 못했던 감정을 위해 그녀는 마왕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그를 자신의 부하로 받아들인다. 어느 누구도 가지지 못했을 존재를 가지기 위해 여성은 다시 마왕이 된다. 그리고 마치 매료에 걸린 듯한 존재의 미소에 사유라는 눈을 감는다. 곧 입술에 닿아오는 부드러움에 길었던 잠에서 깨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