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계절별 결혼 드림합작~겨울~] 우류사유

サユラ (사유라) 2019. 12. 1. 00:52

* 드림 [계절 겨울 드림] 에 참여한 영원한 7일 의 >우류< 드림글입니다

* 오리주(드림주)/오너이입有

*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성격파악이나 구성된 부분이 있어 원작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주아주 멋지고 훌륭하신 존잘님들의 작품이 모인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주소 클릭이 되지 않게 설정을 해서 배너형식 같이 올리는점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진클릭하면 홈피에 가집니다. 출처는 저작권없는 사이트)















 그 날의 접경도시는 언제나 보다 무척이나 추운 날이었다. 네모난 텔레비전 속에서 단정한 차림의 여성이 그 이유를 알려준다. 허나 그 사실을 듣고 있는 사람은 고아원에서 단 둘 뿐이었다. 둘을 제외한 모든 어린이들은 자신들만의 시간을 즐기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기에. 



 "이제는 그저 겨울이네요."

 "응, 어린 아이들은 좀 더 주위를 해야겠어."



 텔레비전을 끄며 조용하던 여성이 메마른 감상을 얘기한다. 그에 반응한 남성이 아이들을 전부 쭈욱 바라본다. 그 목소리도 시선도 한없이 부드러워 여성의 메마른 감상을 두드러지게 한다. 허나 그걸 알아 챈 존재는 그녀뿐이었다. 어쩌면 그녀만이 그렇게 느낀 것일지도. 그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눈을 감는다.

 타타닷-. 가볍고도 서두르면서도 결국 빠르지 않는 발걸, 아니 뜀박질 소리가 두 사람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남성은 바로 부드러운 시선을 향했고, 여성은 천천히 눈을 떠 바라본다. 거기엔 두 사람의 예상대로 작고도 어린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그리 뛰지 않았음에도 붉어진 양 볼은 적당히 토실하고도 부드러워 보였다. 그 동그란 눈을 반짝이는 모습에 두 어른은 얌전히 아이의 말을 기다린다.



 "선생님! 선생님!"

 "무슨 일이니?" 

 "있죠~ 선생님이랑 언니는 좋아하는 사이 맞죠?"

 "그렇지. 아주 좋아하는 사이란다."

 "......"



 아이의 부름에 부드럽게 답한 남성. 그런 둘의 사이를 바라보는 여성. 귀여운 아이는 그 순수한 눈동자와 목소리로 비틀림 하나 없는 질문을 던진다. 그에 남성도 빙 두르거나 감춘 것 하나 없는 상냥한 답변을 건네준다. 둘의 대화에 여성이 시선을 옆으로 흘기며, 커피를 마실 뿐이었다. 마치 그녀만이 무언가 걸리는 듯이 말이다. 그러한 여성의 모습을 모른 채 둘은 대화를 더 이어간다.



 "그럼! 그럼!"

 "응?"

 "여기 그림처럼 두 사람은 결혼하는 거죠?!"

 "!!! 콜록! 콜록!"

 "사유라? 괜찮아?"



 더 반짝일리 없을 듯 했던 눈을 반짝이며 아이가 들고 온 책을 펼친다. 그 페이지에는 커다란 크림으로 꽉 차있었다. 두 남녀가 교회인 듯한 장소에서 결혼을 올리는 그림이었다. 아이들이 보기 좋도록 부드러운 색으로 이루어진 그림은 온화하고도 행복한 느낌이었다. 비록 그 그림을 보지 못한 그녀지만, 아이의 질문에 사례가 들어버린다. 갑작스런 여성의 기침에 남성은 다가가 걱정한다. 커다란 그의 손이 몇 번을 그녀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을까, 겨우 기침이 멎은 놀란 자는 눈을 뜬다. 

 거기엔 걱정이 가득한 아이가 있었다. 맑은 눈동자는 물기로 가득차서 금방이라도 물방울이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그 모습을 잠시 말없이 바라보던 여성은 천천히 미소를 지어내 보인다.



 "괜찮아. 잠깐 놀라서 그런 거야."

 "진짜? 사유라 언니 아픈 거 아니지?"

 "응. 진짜 괜찮아."

 


 자신의 말에 아직 안심하지 못하는 아이에 여성은 최대한 미소를 만든다. 거짓말이 없었던 탓일까, 사유라란 이름으로 불러준 여자아이가 웃어 보인다. 그것에 그녀도 그제야 안도한 미소를 짓는다. 희미하지만 한숨을 내보낸 그녀의 등을 한 번 쓰다듬어 주는 손길. 잠시 잊고 있던 남성의 손임을 알고 사유라는 고개를 돌린다. 거기엔 언제나처럼 다정한 눈빛이 보였다. 일순 아이가 말하던 결혼이라는 단어와 함께 어떠한 광경을 떠올린다. 그러자 기침으로 미약하게 붉어졌던 얼굴이 선명한 붉은색으로 상기된다. 



 "사유라? 또 어디 아픈 거야?"

 "아, 그게.. 괜찮아요. 정말 괜찮아요."

 "그럼 다행이야. 이제 추워지니까, 너도 감기에 조심해야지."

 "네, 우류씨."



 순수한 걱정 어린 눈동자. 아이와 비슷할 정도로 너무도 순수해서 무언가 죄악감이 느껴지는 그녀다. 그저 결혼식을 떠올린 건데 무언가 불순한 생각을 한 것만 같았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숨기기 위해 그녀는 떨어뜨린 커피 잔을 줍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흘린 커피를 닦기 위해 행주를 가져오겠다는 핑계로 잠시 자리를 피한다.

 그렇게 잠시 후, 행주를 가지고 돌아오자 사유라는 무언가 분주해진 아이들이 보여 왔다. 무언가 노는 것에서 다른 일로 분주해진 듯한 모습에 지켜보면서 커피를 흘린 곳으로 돌아간다. 그러자 거기엔 커다란 하얀 천을 들고 있는 고아원의 원장이 서 있었다. 온화한 시선으로 천을 내려다보던 그가 자신에게 시선을 돌리자, 다시 심장이 빠르게 두근거리는 게 느껴졌다. 숨이 막힐 것만 같음을 참아내며 그에게로 다가간다. 



 "저 우류씨, 뭘 하려는 건가요?"

 "그게 말이지. 아이들이..."

 "결혼식! 우류 선생님과 사유라 언니의 결혼식 준비야!"

 "....... 응?"



 그에게 다가가 물어보자 뭔가 기뻐하는 듯하면서도 부끄러워하는 기색에 그녀는 무얼까 했다. 허나 그가 다 말하기 전 아까의 여자아이가 나타나 항 터뜨린 말. 사유라는 그 말을 듣고 들고 있던 행주를 떨어뜨려 버린다.


 그로부터, 30분 후. 고아원의 정원에 아이들과 함께 두 어른이 서게 된다. 아이들은 무언가를 더 준비한다며 이리저리 움직였고, 그녀는 그런 아이들을 지켜본다. 다만 그 눈동자에는 불안함과 긴장감이 섞여있었다. 덕분에 피곤함이 드러난 표정을 짓게 된다. 그걸 본 것인지 옆에 서 있던 우류가 살짝 허리와 고개를 숙여 말을 건다.



 "미안, 아이들이 어떻게든 결혼식이 보고 싶다고 해서."

 "어쩔 수 없죠. 이런 상황이니 아이들의 바람을 들어줘야죠."

 "피곤하면 앉아 있어도 돼."

 "아, 괜찮아요. 그리고 앉으면 모처럼의 의상이 더러워질 테니까."

 "그래봐야 큰 식탁을 덮던 천들인 걸."

 "... 그래도 너무 새하얀걸요. 아깝잖아요."



 상냥한 목소리. 언제나의 목소리에 사유라는 피로가 조금은 날라 가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면 그의 곁에 감도는 특유의 나무향 때문일까. 마음이 진정되어 갔다. 그리고 새삼 자신의 지금 모습을 살펴본다. 안은 입고 있던 그대로지만, 그 위에는 커다란 흰 천으로 둘러 감아 드레스와도 같이 했다. 그리고 머리에는 레이스가 달린 천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마치 신부와도 같이 말이다. 아니, 적어도 열심히 꾸며준 아이들은 진짜 신부와 같다고 생각해주는 듯해서 그녀는 후훗 하고 웃는다. 더불어 손에는 종이로 만든 꽃들이 가득한 꽃다발. 정말로 결혼식의 신부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옆에 선 그는...



 "응? 왜 그래?"

 "아뇨. 그게 그 리본 잘 어울린다 싶어서요."

 "하하, 그림에서 신랑에 목에 리본 넥타이가 있었으니까. 그걸 따라한 거야."

 "예쁜 녹색이라 우류씨에게 잘 어울려요."

 "... 너도 그 모습 정말 잘 어울려. 사유라."

 


 복장은 언젠가의 할로윈 때 입었다는 새까만 정장의 옷이었다. 그리고 목에는 파스텔 계열의 녹색을 띤 끈으로 리본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미묘하게 자신이 알던 신랑 복장과는 다른 것 같았지만, 그림책의 힘일까. 아니면 아이들의 열정 덕분일까, 그가 신랑으로 보여 온 그녀다. 그래서 솔직하게 감상을 말하는데 들려온 그의 말. 덕분에 사유라는 다시 얼굴을 붉게 물들인다. 

 그런 그녀에 살풋 웃은 우류는 꽃 한 송이를 꺼낸다. 새하얀 꽃이었다. 단 한 송이지만 본 적이 없는 하얀 꽃은 제법 큰 크기였다. 좋은 향기가 자신의 코끝에 닿아옴에 사유라는 꽃을 바라본다가 우류를 올려다본다. 그 눈빛에서 '무슨 꽃인가요?' 하는 질문이 들려와 신랑은 미소를 지어낸다.


 

 "이건 오늘의 신부님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꽃."

 "언제 이런걸..."

 "글쎄, 언제와 어디서일까?"

 "...... 설마."

 


 자상한 목소리로 꽃의 정체를 알려주는 그. 허나 출처는 밝히지 않는 다정한 나무 아저씨에 사유라는 떠오르는 하나의 가능성을 의심한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에도 우류는 아무런 말도 없이 웃을 뿐이다. 사람 좋은 미소에 무언가 물어보기 미묘해져 사유라는 그만둔다. 눈치가 좋은 그녀에 신랑은 손을 움직인다. 그러더니 신부의 머리 쪽 베일에 꽂는다. 비록 한 송이지만 무척이나 하얀 베일에 어울리는 꽃은 예뻤다. 보고 있던 것인지 아이들이 달려와 잘 어울린다거나 예쁘다고 감상을 쏟아냈다.



 "준비 끝! 선생님, 언니 준비준비! 우류 선생님 얼른 언니를 에스코트 해줘야죠!"

 "하하, 리리나가 제일 열심이네."

 "헤헴! 리리나가 이번 결혼식의 책임자니까요! 그리고 리리나가 신부님 역할이기도 합니다!"

 "그럼 신부님 말씀에 따라야겠네요."



 밝고도 씩씩한 여자아이가 둘에게 달려왔다. 리리나란 이름의 여자아이였다. 가슴 한켠이 쓰라리는 감각을 애써 억누르며 둘의 대화를 지켜보는 사유라다. 언제 보아도, 몇 번을 보아도, 다시 되돌아 와도 그들은 그대로인 모습. 그래서 더 더욱이 아파오는 가슴을 손으로 억누르는 그녀다. 

 그때 손이 내밀어져 왔다. 커다란 오른손은 익숙한 손이었다. 기적과도 같이 연인이 된 우류의 손이었다. 사유라는 바라보다 천천히 조심스레 손을 올린다. 꼭-하고 쥐어주는 손은 아직 따스했다. 차가워진 자신의 손보다 훨씬 따스한 손이었다. 



 "원래 신부는 왼쪽일 텐데, 미안. 내 왼팔이 이러니까."

 "... 괜찮아요. 우류씨인 걸요."

 "너는 언제나 상냥하구나."

 "그건 제가 아니라 우류씨예요."



 어느새 그의 오른팔에 팔을 두른 그녀. 자신에게 사과하며 날개와도 같아진 팔을 씁쓸하게 바라보는 그에 사유라는 작게 웃어 보인다. 그리고 조심히 그의 팔에 머리를 기댄다. 녹음의 향이 좀 더 짙어져 왔다. 누구보다 다정한 목소리의 주인에 말에 진심으로 정정하며 신부는 씁쓸한 미소를 감춘다. 

 곧, 어느 아이인지 입으로 결혼식에서 나오는 행진곡을 흉내 낸다. 생각보다 능숙한 소리에 신랑과 신부는 작게 웃는다. 어디선가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뜬 목소리, 부럽다는 목소리, 축하하는 목소리. 그들의 사이로 두 어른은 오늘의 신부님 역할을 맡은 리리나에게 다가간다.



 "에헴! 신랑 우류 선생님과 신부 사유라 언니는 오늘 결혼합니다."

 "이런... 대본을 준비해줄 거 그랬나."

 "전 좋아요. 귀여운 걸요."

 "정숙! 에, 그러니까..."



 리리나의 말이 시작된다. 허나 시작부터 삐끗하는 느낌. 그 모습에 우류가 중얼거리자, 사유라는 괜찮다는 의사를 보인다. 더불어 예전에는 없던 느낌의 미소를 지어 보이기까지 한다. 둘의 수다에 리리나가 어디서 들은 것인지, 아이가 잘 쓰지 않을 듯한 단어를 쓴다. 허나 그 뒤 헤매는 모습을 보여 둘은 작게 웃는다.



 "아! 신랑 우류 선생님은 검은 머리... 초록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사유라 언니를 사랑할 것을 맹세 합니까?" 

 "네, 맹세 합니다."

 "네?"

 "그럼 유라 언니도 검은머리가 예쁜 흰머리가 될 때까지 우류 선생님을 사랑할 것을 맹세 합니까?"

 "...... 네, 맹세 합니다."



 리리나가 재치 있게 연설을 바꾸는걸 보던 그녀는 그의 맹세에 일순 놀란다. 설마 정말로 맹새 한다고 말할 줄은 몰랐기에. 이건 진짜 결혼식이 아니다. 더불어 자신들은 연인이라도 그런 계획은 없었다. 헌데도 진지하게 답하는 그의 모습에 놀란다. 그러다가 리리나가 자신에게 묻자, 결국 사유라도 맹세 한다. 어쩔 수 없었다. 그녀에게 우류만큼이나 진심이 될 상대는 평생 없을 것이기에... 그래서 그도 그런 생각일까 하고 일순 궁금했다. 그가 아무리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믿기 힘들었다. 아니, 그를 믿지 못하는 게 아니라 그녀는 자신을 믿지 못했다.



 "와!!! 눈이다아아!!!"



 불안감이 가슴 속을 어지럽히려는 순간 들려온 남자아이의 큰 목소리. 일동 고아원의 모두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거기엔 아침부터 우중충하던 짙은 회색의 하늘에서 한 송이, 두 송이 내리기 시작하는 하얀 솜털들. 아니, 그것은 눈이었다. 곧 하늘에서 무수한 눈들이 내려와 흩뿌려진다. 아이들은 결혼식을 잊고 눈에 즐거워하며 이곳저곳 뛰어다니거나 올려다본다. 리리나도 어느새 자리에서 벗어나 눈을 잡아 다니고 있었다.



 "춥다고 느꼈지만 눈이 내릴 줄은 몰랐는걸."

 "그러게요. 아, 애들을 얼른 안으로 들여보내야... 감기 걸리겠어요."

 "그렇네. 하지만 그 전에. 사유라."

 "네?"



 눈 자체보다는 아이들의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중얼거리는 그에 사유라도 수긍한다. 그리고 생각보다 얇게 입은 아이들이 떠올라 걱정한다. 그녀의 말에 그 또한 수긍하나, 아이들에게 가려던 연인을 붙잡는다. 그런 우류에 사유라는 자연스레 고개를 들어 올려 그를 올려다본다. 거기엔 언제나와 같이 상냥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느낌의 그가 있었다.

 

 리리나는 정신없이 눈을 잡으러 다니다가, 결혼식이라는 걸 떠올린다. 거기다 신부님 역할인 자신이 끝내야 한다며 주인공들 쪽을 바라본다. 그러자 보인 모습에 리리나는 움직이지 못한다. 

 자신들의 다정하고도 듬직한 우류 선생님이 그의 여자친구인 사유라 언니의 이마에 쪽하고 있었다. 무언가를 말한 것일까, 언제나랑은 조금은 다른 상냥한 미소를 지은 채 얘기한 선생님. 그런 선생님을 올려다보던 사유라 언니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괴롭고 아프고, 외롭다는 눈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웃어주지만 아직 미소가 서투르고 어색한 언니가 그때의 지은 미소는... 무척 행복한 미소였기에. 소리는 없지만, 우는 언니를 우류 선생님이 두 팔로 감싸 안아주는 모습을 리리나는 멍하니 지켜보았다.

 시선을 눈치 챈 걸까. 우류 선생님이 리리나를 보더니 오른손의 검지를 입술에 올린다. 쉿- 이란, 제스처에 리리나는 절로 자신의 입을 두 손으로 막는다. 그리고는 아직 눈에 정신이 팔린 아이들 사이로 뛰어간다. 리리나는 똑똑히 제 머릿속에 새긴다. 겨울날 눈이 내리는 하늘 아래서 행복한 신랑과 신분의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