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맨/일상

보로사유 - 둘만의 나들이

サユラ (사유라) 2016. 3. 3. 00:31




*원펀맨 드림글입니다

*오리주?(오너이입) 주의

*캐릭붕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목에 맞는 내용인지는 모르겠네요.. 그리고 중간에 궤도오류가 있었던 것 같기도.......(좌절













"보로스, 바다에 가지 않을래요?"

"...바다?"



어느날의 이른 아침.. 그것은 뜬금없는 제안이었다. 어느 의미로 보기드문 그녀로부터의 제안에 보로스는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받아들였다. 그러자 사유라는 조금 들뜬더니 이것저것을 준비한다. 그리고 자신에게도 옷을 골라주어 입도록 하는 연인에 보로스는 바다가 어딘지 궁금증이 커져갔다.. 



"바다라면.. 저번에 티비에서 봤던 물만 가득한 곳 말인가?"

"음- 무어라고 해야하나.. 가득하다보단 끝이 안보인다고 하는게 맞을거에요."

"물로만 가득한 행성은 본적이 있다만, 보면 즐거운가?"

"글쎄요. 사람마다 느끼는 것은 다르니까, 즐겁다고 말하기엔 애매해요. 그래도 전 보는 것은 좋아해요."

"쿡- 하긴.. 너는 툭하면 여러가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으니.."

"놀리시는건가요?"

"설마.. 가끔 걱정이지만, 나는 너의 그런 면모도 좋아한다."

"......"



전철 안.. 두 사람은 자리가 없어 문쪽에 서서 대화를 나눈다. 대화 도중에 그의 직설적인 얘기에 볼을 붉히는 그녀였지만... 한편 그런 둘을 전철안 사람들은 신기한지 힐끗힐끗 본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를... 



"음- 사람이 그리 없을거라 여겼는데 생각보다 많네요."

"그렇군. 도착하려면 멀었나?"

"조금 더 걸릴거에요."

"그런가.. 어디 불편한 곳은 없나?"

"괜찮아요. 근데 보로스.... 왜 이렇게 가까이 붙어계세요?"

"답답하나?"

"그건 아닌데.. "

"그럼 문제없는거군."



힐끗 사람들을 본 자신의 말에 묻는 그에 사유라는 문의 유리창 너머 풍경을 보며 답한다. 그리고 들려온 질문에 조심히 아까부터 신경쓰이던 점에 대해 묻는다. 현재 둘의 거리는 무척 가까웠다. 구석에 서 있는 그녀를 지키는 벽처럼 그는 사람들에게 등을 돌린체 서 있는데, 그 덕에 사람들은 사유라의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나마 막을 수 없는 의자쪽 사람들은 보로스의 안대 속 위압적인 시선에 섣불리 보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것을 모른체 정작 과보호를 받고 있는 본인은 볼을 붉히며 괜시리 유리창 너머 풍경을 본다.


암튼 전철에 탄 사람들에게 여러의미로 강한인상을 남겼던 두 사람은 겨우 어느 역에 내린다.



"알아본게 맞다면 조금만 걸으면 바다에요."

"묘하게 들떴군."

"그야 몇년만에의 바다니까요."

"몇년만?"

"음... 아마 7,8년? 아 보로스 봐요. 여기서도 바다가 보여요."

"........"



평소보다 들뜬 사유라는 보로스의 의문이 담긴 목소리에 답한다. 그때 역을 막 나온 두 사람의 시야 안에 하늘의 푸른색과 다른 푸른색이 들어온다. 조금은 한적한 곳인지라 큰 건물들도 없는 곳이이었기 때문일까, 푸른 바다의 반짝거림은 쉽게 보여왔다. 그대로 둘은 바다로 향했고, 10분도 안되어 두 사람 앞에는 바다가 펼쳐지고, 파도소리가 귓가에 닿아왔다. 



"이게 바다인가.."

"보로스는 바다가 처음인가요?"

"아까 말했듯이 행성 전체가 물로 덮힌 곳은 봤어도 이런 광경을 지닌 행성을 본 적은 없다."

"흐음- 행성전체가 물로.. 거기도 꽤 예뻤을 것 같네요."

"글쎼다.. 물 전체가 특수한 독성을 지니고 있어서 무언가가 들어가기만 해도 녹아버리던 곳이었다만.."

"꽤 살벌한 행성이군요."

"쿡쿡 여긴 그런게 없나?"

"딱히 그런건.. 아 그치만 바다는 염분이 높아 마시면 짜요. "

"짜다..?"



두 사람은 바다를 바라보며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보로스는 그녀의 말에 호기심이 담긴 시선으로 바다로 다가가더니 손가락을 살짝 담가서 맛을 본다.



"정말 짜군."

"후훗- 그쵸?"

"그건 그렇고 이제 무엇을 할거냐?"

"...... 일단 해변가 산책이라도 할까요?"



짠 맛을 확인한 자신에 웃는 그녀를 보며 묻자, 오는 것 이외에 생각한 것이 없었던 것인지 아주 잠깐 고민하다가 제안하는 사유라에 보로스는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둘은 해안가를 따라 천천히 걸어간다. 콘크리트의 땅을 걸을 때와 다른 감각과 귓가에 들리는 파도소리에 사유라는 기분이 좋은 것인지 미소를 유지한다. 그런데 바람이 불자 부르르 떠는 모습에 그가 자신이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가녀린 어깨에 걸쳐준다. 아니 입히려 든다..



"입어라."

"보로스는요?"

"이정도 기온은 아무렇지 않다. 오히려 네가 덜덜 떠는게 더 싫으니까 입어라."

"고마워요. 그런데... 많이 크네요."

"......."



보로스는 자신의 코트를 입은 사유라의 모습을 잠시 무언으로 바라본다. 신장차이가 많이 났기에 그녀에게 자신의 옷이 클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코트는 그녀의 무릎에 아래보다 더 내려오고, 팔 소매는 길이가 남다못해 바람에 펄럭였다. 그 모습이 너무도 앙증맞고도 귀여워 당장이라도 끌어안고 싶어지는 기분을 보로스는 참는다. 왜냐하면 사유라가 좀 더 산책을 즐기고 싶어하는 것 같았기에..



"보로스?"

"그렇군. 많이 크군. 이제 춥지 않나?"

"네. 보로스의 코트 따뜻하네요. 후훗-"

"그거 다행이군. 더 걸을거지?"

"물론이죠."



잠시 말이 없던 자신에 의문이 든 것인지 부르는 목소리에 바로 답한 그는 자신의 생각대로 산책을 더 즐기고 싶어하는 연인에 웃는다. 사박사박.. 모래들이 밟히는 소리는 작았다. 쏴아아.. 파도의 소리는 생각보다 컸다. 바람이 불때마다 바다 특유의 냄새가 맡아져와 도시와는 다르다는 것을 생생하게 알려주었다. 



"그건 그렇고.. 바다에 약 10년만에 왔다고 했었지 않나?"

"네. 어릴 때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남동생과 같이 매년마다 바다에 갔어요. 정확하게는 증조부의 성묘를 위해 바다에 가까운 마을에 간거였죠."

"성묘인가.."

"이제 괜찮아요. 완전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저번에 다녀온 후로 어쩐지 예전만큼 신경쓰이지 않아요."

"그렇다면 다행이군."



자신의 물음에 하늘을 보며 걷는 그녀의 대답중 보로스는 한단어에 반응을 보인다. 왜 그 단어에 신경을 쓰는지 잘 알고 있는 사유라는 살짝 뒤를 돌아보아 그에게 미소를 지어보인다. 억지스런 미소가 아님을 알아차린 걱정가득한 연인은 그제야 안심한다.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린 그녀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않았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분의 나이가 들면서 그건 힘들어졌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가지 않게 되었죠. 그 후 다시 바다에 간것은 학생때 수학여행 때였어요. 아 수학여행은... 음- 학생들이 단체로 어디론가로 조금은 멀리 놀러가는 거에요."

"학생?"

"그건 다음에 설명드릴게요."

"알았다. 계속 이어가라."

"암튼 수학여행으로 인해 본 바다를 본 후... 저는 바다에 갈 기회를 가지지 않았어요. 정확하게는 있어도 거부했어요."

"왜지?"

"갈 마음이 없었으니까요.."



중간에 한번 질문이 있었지만 그것에 관해선 보충수업으로 돌린 그녀는 나긋나긋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갑자기 다리를 멈추더니 바다쪽으로 몸을 돌려 대답을 한다. 어딘지 쓸쓸한 미소를 지은체... 



"학생때는 그저 부모님의 신경에 거슬리지 않도록 투정도 안부리고, 불평도 안하고, 보통 정도의 성적을 내는 학생으로 지냈어요. 속이 어둡다보니 사실 친구관계도 다 어중간해서 보통애들만큼 누군가와 놀러다니지도 않았어요. "

"........."

"방학 때 친척분이 데려가주신다는 말씀도 있었지만 거절했어요. 분명 어색했을테니까.. 성인이 되어 대학에 다닐 때는 놀러 갈 여유가 없었어요. 부모님의 손을 빌리지 않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었거든요. 쉬는 날이 있으면 과제를 하거나 집에서 쉬었어요."

"......."

"사실 전부 다 핑계에요. 그저 가고 싶지 않았어요. 바다에 대한 추억도 딱히 없었고, 가서도 즐거울거란 생각도 들지 않았으니까.. 한순간 기분이 좋아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스스로에 대해 바보같은 생각만하고 돌아올거라 확신했었어요. 어두운 추억을 쌓을거라면 차라리 가지 않은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

"......."



바다에 시선을 고정한체 사유라는 과거의 일들을 천천히 풀어놓는다.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던 일을 자신에게 털어놓는 연인을 보로스는 말없이 지켜봐주고 하나하나 다 들어준다. 왜냐하면 지금 눈앞의 그녀가 얼마나 용기를 내서 말하는 것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바다에 대한 추억은 사실 없다고 봐도 돼요. 어릴적 추억도, 수학여행에서의 추억도.. 저는 사실 잘 기억하지 못해요. 막연하게 나는 그때 바다에 갔었지란 기억정도 밖에 없어요."

"....."

"아마 이건 제가 그때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아서 그럴지도 몰라요.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지도 않았으니 추억도 소중하게 여기는 법을 몰랐어요. 아니면 어차피 나는 죽음을 바라는 인물이니 기억하지 않아도 되겠지하고, 무의식적으로 기억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여러가지로 텅빈듯이, 미련없이 살았어요.."

"........."

"보로스.. 표정 푸세요."

"........"



한창 얘기를 하던 사유라는 인적이 없어 안대를 하지 않은 그의 얼굴을 보며 웃는다. 어느새 진지해진 보로스의 표정에 또 그가 자신으로 인해 걱정하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들려온 말에도 외눈박이 외계인의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그 모습에 인간여성은 조금 곤란하다는 듯이 웃는다.



"옛날이에요. 당신을 만나기 전이에요. 이제는 그렇게 살아가지 않아요."

"정말인가?"

"네. 보로스가 곁에 있으니까요."

"...... 사유라 손을 잡아도 되나?"

"후훗- 물론이죠."



자신의 말에도 불안함이 남은 푸른 눈동자에 연브라운색의 눈동자는 따스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조심히 건내져오는 커다란 손에 망설임없이 손을 올리는 사유라다. 보로스는 자신의 손위에 작고도 하얀손이 올려지자 꼬옥하고 부서지지 않도록 힘조절을 하며 잡는다. 곧 손으로 사랑하는 여성의 체온이 전해져와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낀다.



"보로스는 생각보다 걱정도 많고, 불안함도 많으세요."

"누구 때문인지는 네가 제일 잘 알고 있지않나?"

"후훗- 네, 저 때문이죠. 아직 불안정한 구석이 많은 저 때문이죠."

"....... 그런식으로는 말하지 마라."

"괜찮아요. 이건 저를 몰아붙이는 말이 아니에요."

"그러면서도 너는 아직 자신을 책망하지 않느냐.."

"그래도 이제는 예전만큼 제 자신을 몰아붙이지는 않아요. 당신 덕분에.."



평온해지던 마음이 그녀의 말 하나하나에 다시 불안해지려는 느낌에 보로스는 잡은 손에 힘을 더 준다. 그리고 아직 그녀가 완전하게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알기에 걱정이 담긴 목소리를 내버린다. 그 목소리에 정작 사유라는 미소를 지을 뿐이다. 거기엔 슬픔도, 가면도 없었다. 



"아직.. 부족한 것도, 두려운 것도 많지만... 보로스가 곁에 있다면 분명 괜찮아질거에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물론이죠. 당신을 만나고부터 저는 정말 많이 바뀌었으니까요."'

"정말인가?"

"네. 이렇게 바다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바뀌었어요."

"....."



자신의 불안함을 느낀 것인지 평소보다 더욱 부드러운 목소리를 내는 그녀에 보로스는 예전의 그녀를 떠올린다. 어느 날밤의 그녀를 떠올린다.. 확실히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은 많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안함이 드는 것은 그녀가 자신과 비교해 너무도 연약한 몸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의 안에 나약함이 자리잡아서 일까하고 보로스는 생각하는데..



"보로스.. 제가 바다에 왜 오고 싶다고 생각한 줄 알아요?"

"왜지..?"

"당신과 함께 보고 싶었어요. 당신과 보면 분명 즐거울거라 여겼어요.. 처음 사랑하게 된 사람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

"그리고 저는 지금 무척 행복해요. 바다에 와서 이렇게 행복하다고 느끼는거 처음이에요."

"........"



그녀의 진실어린 말과 부드러운 미소에 보로스는 순간 세상이 멈추었다. 바람과 파도의 소리가 사라진 광경속에서 오직 그녀만이 가득했다. 곧 이어 가슴을 가득 채우는 행복에 팔을 뻗어 사랑스러운 존재를 끌어안는 그의 얼굴은 이미 웃고 있었다. 불안함이 사라진 그 미소는 오직 그녀만이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미소였다. 



"다음에도 같이 오면 좋겠군."

"그럼 다음에는 여름에 올까요? 음- 근데 사람이 많을텐데.."

"바다말고 갈 곳은 없나?"

"그럼 봄이 다가오니까 벚꽃구경은 어때요?"

"네가 좋다면 상관없다."

"보로스도 마음에 들거에요. 무척 예쁘거든요."

"네가 마음에 든다면 나도 마음에 들겠지."

"그게 뭐에요.."

"나는 네가 웃을 수 있는 것이면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너무 거기에 푹 빠지면 방해할거다."

"네?"



품안에서 당황하는 연인의 목소리에 보로스는 놓아주어 다시 손을 잡는다. 그것에 아까와는 달리 볼을 붉히는 그녀에 그는 웃어버린다. 많이 익숙해진 것 같았지만, 여전히 수줍음이나 부끄러움이 많은 연인이 귀여운 그였다. 한편 사유라는 보로스의 그런 생각을 모른체 조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왜 방해한다는거에요?"

"그야 너를 독차지하는건 나여야 하지않나."

"충분히 독차지하고 계세요.."

"흐음- 너는 그렇게 생각하나? 나는 사실 부족하다만.."

"...!!!"



자신의 말에 독점욕이 담긴 꽤나 낯부끄러운 말을 하는 그에 그녀는 최대한 부끄러움을 참고 말하는데.. 잡은 손을 들어올리면서 허리를 숙이더니 손등에 키스하는 보로스에 사유라의 눈이 커진다. 그로인해 보이는 동그란 연브라운색의 두 눈동자가 사랑스러워 눈가에도 키스하기 위해 더욱 허리를 숙이는데..



"안돼요..!"

"........"

"사람이 있단 말이에요..."

"........"



잡지 않은 나머지 한손으로 입을 막는 그녀.. 째려보자 어딘가를 힐끗 보는 것에 그곳을 보니 남성 세명정도가 자신들 쪽을 보고 있는 것이 보여왔다. 속으로 왜 하필 좋은 때에 나타나는가에 대해 그가 깊이 짜증을 느낀다. 그리고는 언제 주운 것인지 작디작은 돌맹이를 꺼내더니......



"헉! 야 이자식 갑자기 기절했어!" - 남1

"이마에 커다란 혹이 생겼잖아! 병원으로 옮기자!" - 남2



손가락으로 튕겨 남자 한명의 이마에 명중시킨다. 분명 비비탄 정도의 크기의 돌맹이였는데, 거리가 조금은 있는 남자는 그것에 기절해버린다.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날아온 돌맹이를 보지 못했던 나머지 두 남자는 그저 당황하더니 기절한 남자를 데리고 사라진다. 물론 그녀도 보지 못했기에 놀라 남자들이 있던 곳을 멍하니 볼 뿐이다. 그때 자신의 턱을 잡아 돌리는 그의 손에 절로 사유라는 보로스를 올려다보게 되는데..



"방해물은 사라졌다. 그리고 동물이나 풍경은 몰라도, 다른 남자의 뒷모습 따위 보지마라."

"네?"

"네 눈동자에 다른 남자들 모습이 담기는건 싫다는거다."

"보로...!!!"



올려다본 푸른색의 눈동자엔 불쾌감과 독점욕으로 물들여져 있었다. 허나 연브라운색의 눈동자의 주인은 그 감정을 읽지 못하고, 들려온 말에 조금은 얼빵한 반응을 보인다. 이런 순간에 순진한건지, 자신이 이런 상황에 놓일거란 생각을 하지않고 살아와서인지 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연인에 보로스는 직설적으로 얘기한다. 그제서야 의미를 알아듣은 그녀가 그의 이름을 부르려했으나 입술을 덮는 연인의 입술에 막혀버린다. 



"..!!"

"도망가지마라.."

"아..! 잠깐.. 웁..!"



입술을 핥아오는 감각에 놀라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뒤로 빼려던 그녀에 보로스는 불만과 욕망이 어린 목소리로 낮고도 작게 속삭인다. 그리고는 한팔로 가녀린 허리를 감싸안아 올리고, 다른 한손으로 작은 머리를 뒤에서 감싸며 퇴로를 막아버린다. 도망칠 곳을 잃어버린 사유라는 당황하며 그에게 부탁하려했지만 소용없었다. 아까 한번 거절당했던 것 때문인지, 아니면 연인이 다른 남자의 뒷모습을 멍하니 봐서인지, 아니면 도망가려고 했던 것 때문인지.. 아니 어쩌면 전부가 이유에서인지 보로스는 평소보다 조금은 거칠고도 숨을 쉴 틈이 없는 깊은 키스를 한다. 



"~~!!!"

"...."



지금까지 그런 키스를 해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자신에게 있어 자극이 강한 키스에 사유라는 그나마 자유로운 두손으로 그의 어깨를 밀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포기한 것인지 힘이 빠진 것인지 얌전해진 그녀를 보로스는 꽤 만족감이 들 때까지 놔주지 않는다. 그렇게 한참 후에야 입술이 뗀 보로스는 웃고 있었고, 사유라는 가쁜 호흡을 쉬며 그의 몸에 힘없이 기댄다.



"지친거냐?"

"......"

"쿡쿡- 지쳤다면 걸 수도 없겠지. 내가 안고 걸어주마."

"......"



보로스의 질문에 그저 그의 가슴에 고개를 묻어 호흡만 고르는 사유라.. 그런 그녀에 웃는 그는 가볍고도 가녀린 몸을 고쳐안아 느긋히 다시 해변가를 걷기 시작한다. 호흡이 많이 안정된 사유라는 멍하니 바닷가를 보며 입을 연다.



"보로스는 가끔 질투심이 너무 강하세요."

"칭찬으로 들으마."

"칭찬 아니에요."

"어쩔 수 없다. 그만큼 내게 있어 넌 특별한 존재니까다.."



자신의 말에 그저 웃는 외계인에 그녀는 사실 딱히 화가 나지도, 불만을 가진 것이 아니다. 그저 가끔 어떻게 해야할지 망설여지는 것 뿐이다.. 자신의 기준에서보면 너무도 부끄러운 행동을 그는 스스럼없이 해오고, 마음을 망설임 없이 전하기에... 그것에 기쁘지만 그 기쁨과 행복을 아직 전부 솔직하게 전하지 못하는 자신에 사유라는 답답하고도, 미안했다. 그에게 안겨진체 옮겨지는 시야는 일정하게 움직이며 반은 바닷가로, 반은 그의 몸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에게 맞닿은 뺨과 몸에 전해지는 체온은 따스하고도 평온함을 주었다. 소금기베인 바닷가의 내음과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그의 향이 섞여져 코끝으로 맡아져 오는 것도 낯설지 않았다.. 어딘지 꿈 속에 있는 듯한 감각을 사유라는 느낀다.



"보로스.. 여기 꿈 속이 아니죠?"

"꿈 속이 아니다."

"다행이다."

"불안하면 다시 키스해줄 수 있다만?"

".... 그럼 해주세요.."

"............."



뜬금없는 질문을 했던 그녀에게 보로스는 조금은 짓궂은 마음으로 질문을 하였다. 허나 예상과 다른 대답이 들려오자 그의 다리는 우뚝 그자리에 멈추고, 품안의 연인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거기엔 볼을 붉힌체 바라봐오는 너무도 사랑스런 존재가 있었다.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워서 순간 망설임이 들정도였다. 



"보로스?"

"..! 자,잠깐만 기다려라."

"..... 키스 해주지 않을건가요?"

"!!!!"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처음도 아닌데 왜인지 당황스러웠고, 섣불리 무언가를 할 수 없었다. 평소 자신의 아까와 같은 질문에 부끄러워하는 것은 같았을텐데, 분명 거부했을 그녀가 오히려 요구한 것에 보로스는 당혹스러울 따름이었다. 기다려달라는 말에 무엇을 생각한 것인지 사유라는 그의 옷깃을 꼭 쥐더니 그녀답지 않은 말을 꺼낸다. 그러자 보로스의 눈이 커지면서 동시에 볼의 색이 조금 변한다. 원래의 피부색 때문에 그리 티가 나지 않았지만 그것은 분명 붉은 색이었다. 



"........."

"보로스.. 볼의 색이..."

"하아-.. 알고 있으니 말하지마라.."

"....."

"정말 너 때문에 여러가지 일을 겪어보는군."

"...."



한손만으로 그녀를 안은체, 자유로워진 한손으로 얼굴 절반을 가리는 보로스. 그럼에도 슬쩍 보이는 붉어진 볼을 그녀가 지적하자, 스스로도 자각하고 있었던 것인지 그는 말린다. 착하게도 입을 다문 연인에게 어찌보면 불만같은 말을 건내는 그의 눈빛엔 불만이 담겨있지 않았다. 그저 품안에 연인이 사랑스러워서 미치겠다는 시선이었다.



"이렇게 나를 놀라게 하는 것도, 이런 모습을 보이게 하는 것도 너 뿐일거다. 사유라.."

"..... 기쁘다고 말해도 될까요?"

"이미 말한거 아니냐."

"아 그렇네요."

"정말 너란 녀석은.."



자신의 말에 조금은 모자른 듯한 반응을 보이는 그녀에 보로스는 웃으며 작은 입술에 살며시 입맞춤한다. 아까와는 다른 살짝 닿았다가 떼어낸 가볍고도 부드러운 키스에도 그녀의 볼은 붉다. 허나 다르다면 연브라운색의 눈동자는 똑바로 푸른 눈동자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입술을 움직이는데..



"보로스.. 한번 더요.."

"........ 너 내가 안 볼때 뭘 먹은거냐?"

"한번 더요..."

"........."



정말로 보기 드문 그녀의 어리광에 보로스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 순간 깊이 고민했지만, 애타게 부탁하는 목소리에 다시 한번 키스한다. 입술을 떼자,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연인에 그는 진심으로 왜 지금 자신들이 있는 장소가 집이 아닌지에 대해 불만이 생겼다. 하지만 아마 집이었으면 이런 그녀를 볼 수 없었을거란 생각이 들자, 그 불만도 조금은 사그라들었다.  



"이제 만족하나?"

"네.."

"바닷가로 놀러와서 그런가.. 오늘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군."

"싫으셨어요?"

"너무 치명적이어서 자제심이 끊길 뻔했다."

"..!!"



자신의 말에 이제야 평소와 같은.. 부끄러워서 입을 다무는 그녀의 모습에 보로스는 피식하고 웃는다. 아까의 그녀가 환상이었나하고 생각해보지만, 입술에 남은 온기가 그것이 아니라고 알려주고 있기에 고민은 사라진다. 그저 얼른 집으로 돌아가서 연인을 마음껏 귀여워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얼른 집으로 돌아가자."

"그렇네요. 시간이 많이 늦어졌어요."

"돌아갈 때도 전철이란 것을 탈건가?"

"그래야죠."

"조금 오래 참아야겠군."

"..?"



알 수 없는 그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던 사유라는 아직도 자신이 안겨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아무리 해변가는 몰라도 사람들이 있을 마을쪽으로 가면 누군가에게 보여질 것이란 생각이 들자 정신이 번쩍 떴다.



"보로스 이제 내려주세요."

".....싫다."

"보로스..!!"

"아까는 어리광부렸으면 이제는 화를 내는건가?"

"아,아까는 아까에요. 내려주세요..!"

"흐음- 집에 가서 아까처럼 어리광을 부린다고 약속하면 내려주마."

"못해요."

"그럼 집으로 돌아갈때까지 계속 이 상태다."



내려달라는 자신에 어느의미로 협박과도 같은 말을 하는 그에 사유라는 난감함을 느낀다. 아까 자신도 모르게 어리광을 부렸지만, 다시 할 자신은 없었다. 그렇다고 차마 지금의 안긴 상태로 집까지 돌아가는 것은 더더욱 난감한 것이다. 저울질을 하던 그녀는 결국 결정을 내린다.



"알았어요. 집에 가면 딱 한번 어리광 부릴게요."

"두번."

"...... 네, 두번이요.."

"쿡쿡- 그럼 돌아가자."

"보로스 내려주세요!"

"난 바로 내려준다고 말한 적 없다. 바닷가를 벗어나면 내려주지."

".........."



결국 그가 원하던대로의 대답을 한 그녀. 그러자 보로스는 잔뜩 기대감이 어린 표정을 짓더니 역쪽을 향해 걸어간다. 요구를 받아들였음에도 내려주지 않는 것에 사유라가 조금 목소리를 높여 요구하지만, 그는 태연스럽게 반박할 수 없는 말을 한다. 또 그가 원하던 대로 흘러가는 상황에 그녀는 잠시 이마를 짚었지만, 그냥 마음을 비운다. 마음 편하게 서서히 노을에 물들여지는 바다를 보며 웃는 사유라는 집에 도착한 뒤에 일어날 일들을 전혀 몰랐고, 보로스는 집에 돌아간 후의 즐거움을 상상하며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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