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맨/드림전력

[드림전력] 보로사유 - 그의 고민

サユラ (사유라) 2016. 6. 19. 23:16

*드림전력에 참여한 드림글

*원펀맨 - 보로스

*오리주(오너이입)

*캐릭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이 있어 성격은 보장못합니다..



*죄송합니다... 전력 60분이 아닌 90분이에요.... + 드림주 등장X







주제 - (60회) 마음의 병  















오랜만에 제자인 제노스도 없이 한가한 시간을 지내던 사이타마는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에 현관으로 나갔고, 문을 열자 보여온 꽤나 신장이 큰 남자에 다시 문을 닫아버리려 한다. 허나 기세좋게 문을 잡은 남자의 손으로 인해 그것은 무산되어버린다.



"왜 문을 닫으려는거냐, 사이타마."

"아니 왠지 귀찮은 일을 가져왔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

"사유라의 심부름이다. 네녀석에게 이걸 전해주라더군."

"뭐냐?"

"술."

"오~ 고맙다~"



질색하던 사이타마였지만, 부스럭 거리며 보여온 비닐봉투 안에 술이 있다는 사실에 냉큼 문고리에서 손을 놓는다. 다행히도 두명의 괴력으로 하마터면 구겨질뻔한 위기에서 철문을 열며 보로스는 주인의 허락없이 휙하고 현관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그것에 집주인은 화를 내지만, 어느의미로 불법침입을 한 외계인은 신경쓰지 않고 방에 놓여진 탁자 곁에 앉아버린다. 그 뻔뻔한 행동력에 사이타마의 깔끔한 두피쪽에 혈관이 튀어나오지만, 보로스는 묵묵히 봉투에서 커다란 술병들을 꺼내며 탁자 위에 탁탁하고 놓는다.



"너 왜 온거냐."

"심부름. 그리고 얘기하러 온거다."

"하아... 그래 그래 술 가져와줬으니 들어주마."



드문 일이지만, 얘기를 하러 오는 경우도 있기에 사이타마는 허락을 해버린다. 잠시 후, 냉장고에서 몇가지의 안주들을 꺼내온 사이타마는 빈잔에 술을 따르는 보로스를 본다. 참으로 신기한 광경이기는 했다. 한때 자신과 싸워 죽었을 뻔 했던 외계인이, 지구의 여성의 심부름으로 술을 가져와 얘기를 들어달라는 상황이라니... 그런 생각 도중 자신의 앞에 놓여진 술로 가득 채워진 잔에 지구의 최강자는 일단 한모금 마셔버린다.



"그래서 무슨 얘... 아니다. 어차피 사유라의 얘기겠지."

"호오 아는거냐."

"네가 얘기하는거라곤 언제나 사유라의 얘기뿐이잖아. 그거말고 할 이야기가 너에게 있기나 하냐?"

"... 없다."

"거봐라. "



너무도 뻔한 얘기의 주제는 자신말고도 그와 접촉해본 적이 있는, 사유라와 함께 있는 그를 본 누구라도 알 수 있는 거였다. 그만큼 사랑받는 당사자인 사유라는 일단 재쳐두더라도 옆에서 보는 제 3자의 사람들은 보로스의 애정이 얼마나 한결같고 깊으며 지독한지 손발이 꼬일정도로 느껴질 정도이다.



"이번에는 또 뭔일이 있던거냐? 또 저번처럼 사유라가 네가 모르는 지구언어라도 쓴거냐?"

"아니다."

"그럼 부끄럼을 너무 탄다고 불평하러 온거냐?"

"이제는 그것도 너무 귀여워서 문제없다."

"... 아 그러셔. 그럼 무슨 스토커라도 붙은거냐?"

"그런 자식들은 내가 없애니 문제없다."

"....... 죽인건 아니겠지."

"죽이면 귀찮으니 절대로 다시는 다가오지 않을정도로 겁을 주니 문제없다."



물어볼 수록 문제점이 느껴지는 대답들에 사이타마는 평소 느끼지 않는 두통과 함께 몹시 짭짤한 것이 땡기는 것을 느낀다. 그 느낌에 결국 오징어 다리를 하나 물어 질겅질걸 씹으며 '그럼 대체 뭔데?'라는 눈빛으로 술을 마시는 보로스를 쏘아본다. 그 시선을 알아차린 외계인은 잔을 전부 비우고 탁자 위에 탁하고 놓은 뒤, 입을 연다.



"사유라의 지워지지 않는 병에 대한거다."

"그녀석 지병이라도 있는거야?!"

"몸쪽에는 이상이 없다."

"난 또 뭐라고... 헷갈리게 말하지마. 응? 그럼 병이 있는게 아니잖아."

"...... 내가 말한 병은 마음의 병이란거다."

"...... 야 그거 네가 말하니까, 엄청 이상한거 아냐."

"닥치고 들어라."



잠깐 험학한 분위기가 조성되었지만, 이내 다시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보로스의 말이 이어진다.



"너도 알거다. 사유라에게 있던 문제점을..."

".... 뭐, 너와 만나기 전에 녀석을 봤었으니까. 모르는건 아니지."

"네가 나보다 사유라와 오래 안 사이란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거길 꼭 집고 넘어가야겠냐?! 이 질투덩얼의 외계인 녀석아!!"

"암튼 녀석에게는 예전부터 가진 마음의 문제라는게 있었다."

"이제는 그냥 무시냐."



예전보다 어느의미로 대화가 통하지 않게 된 외눈박이 외계인에 사이타마는 잔의 반이 남겨진 술을 단번에 마시고, 술을 쪼르륵 따르면서 계속 이야기를 듣게다는 듯 기다린다. 그 기다림을 안 것인지, 아니면 그저 얘기하고 싶던 것인지 보로스는 입을 움직인다.



"이 모습을 돌아오기 전부터 사유라에게... 그래, 어둠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인간들은 다 있어."

"관심없다."

"그래, 네가 그런 녀석이었지."

"녀석은... 먼저 자신의 아픔이나 나약한 면모를 그리 보여주지 않는다. 지금은 꽤 나아졌지만, 그 부분이 완전하게 나아질지는 나도 모르겠다."

"아아- 무슨 말인지 알겠다. 확실히 사유라는 진짜로 약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지."



보로스의 말에 사이타마는 예전 그녀의 모습을 떠올린다. 기본 무표정에, 설령 웃는다한들 왠만한 일들에 관해선 사유라는 정말로 자신이 아픈 일들이나 괴로운 일들에 대해선 겉으로 비치지 않았고 말하지도 않았었다. 누군가에게 친절해도 자신을 향한 친절엔 상대방이 눈치채기 어렵게 거부하던 모습을 사이타마는 언젠가 무면허와 얘기를 나누었던 적도 있었다. 



"그래도 알게 되면, 사유라가 말하면 나는 그 마음의 병이 아프지 않도록 힘냈다. 물론 앞으로도 그럴거다. 하지만..."

"하지만?"

"...... 사유라에겐 지워지지 않는 근복적인 마음의 병이 있다."

"너로도 치료하지 못한다는 거냐?"

"... 인정하기 싫지만 그럴거다."



자신의 질문에 답한 보로스가 어딘지 괴로움이 담긴듯한 시선을 짓더니, 어느새 번째로 가득 채웠던 술잔을 단숨에 비운다. 사유라도 보지 못한 그의 술을 시원시원하게 마시는 모습을 보며 사이타마는 상상이 되지 않았다. 매번 볼때마다 보로스로 인해 행복의 미소를 짓는 여성의 안에, 그도 치유하지 못하는 병이 있다는 것이...



"사유라가 품은 마음의 병들은 생각보다 여러가지였고, 그걸 하나하나 아프지 않게 해왔다. 하지만... 막상 다시 지켜보면 내가 감싸준 병들은 작았다. 결국 가장 깊숙히 있으면서도 커다란 병은 여전히 낫지 않고 있다."

"... 상상이 되지 않는데..."

"거기에 대해 나에게도 사유라는 말해준 적이 없다. 아마 이 세상에서 아는 존재는 아무도 없을거다."

"그게 그렇게 괴롭냐? 네가 치유해지 못하는게..."

"..... 웃기다면 웃어라. 나도 가끔 이상하다라고 생각할 때가 있으니. "



드물게 기운이 없어지는 한때, 자신의 앞에서 우주의 패자라고 자기소개를 하던 외계인에 현재 우주 최강이 된 인물은 "안 웃겨. 임마."라고 말하며 비어진 술잔에 술을 가득 따라준다. 보로스는 전혀 취하지 않은 기색으로, 이미 조금 볼이 붉어진 사이타마를 본다.



"네가 그만큼 사유라를 좋아하고 소중하게 여겨준다는 거잖냐. 왜 웃겠냐."

"......"

"어이, 보로스. 나는 이래보여도 너한테 일단은 감사하다고 여기고 있다고."

"네가?"

".... 너는 바뀌지 않을 것 같던 그녀석을 바꿔준, 행복하게 웃을 수 있게 만들어 준 유일한 녀석이니까."



사이타마의 말에 보로스는 조금은 놀란듯한 시선을 지은다. 그 시선에 사이타마는 아무것도 없는 뒷머리를 만지더니 다시 입을 연다.



"나는 네가 만나기 전 1년의 사유라를 봤었어. 뭐, 그래봐야 정말 자주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녀석은 확실하게 변했어."

"......"

"널 만나기 전에도 웃을 수 있었지만, 가끔씩 정말 가면같이 웃었어. 그걸 알아도 일부러 말하지 않았던 나랑 무면허였어."

"......"

"친절해도 거리가 느껴지던 녀석이었지. 가끔 무엇으로 즐거워하며 사는지도 몰랐어."

"......"

"근데 말야. 텅비어 보이기도 했던 녀석이, 내가 죽였다고 여긴 외계인이랑 만나서 연인이 되서 웃고 있었다고. 진짜 무슨 장난인가 했었다고."

"......"



살짝 무심한 듯한 목소리는 어딘지 기쁨이 담겨있었다. 그것을 보로스는 몰랐지만, 적어도 사이타마가 평소와는 틀리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얌전히 자신을 이겼던 유일한 남자의 말을 귀기울여 듣는다.



"아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역시 너 밖에 없다는거란 거야."

"......"

"너말고는 없어. 사유라를 그렇게까지 행복하게 웃을 수 있도록 해주는 녀석은... 남들 앞에서 울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녀석은..."

"......"

"그러니까 너무 고민하지 마라. 지금까지 그녀석의 마음의 병을 치유한건 너뿐이고, 분명 네가 말한 지워지지 않을 마음의 병도 아마 너만이 어떻게 해줄 수 있을거다. 설령 완벽하게 낫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사유라가 너에게 말해줄 날도 올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

"암튼 그런거니까, 앞으로도 녀석을 잘 부탁한다."



사이타마의 말이 끝나자, 커다란 외눈의 푸른 눈동자가 한번 느리게 깜박인다. 그러더니 씨익하고 웃더니 또 비워진 사이타마의  술잔에 술을 따라준다. 



"네 녀석이 말해도 당연히 그럴거다."

"그럼 왜 말하러 온거냐..."

"글쎄... 그것보다 적당히 와라. 네 녀석 때문에 사유라랑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같이 살면서 하루종일 붙어있으면서도 부족한거냐?"

"당연하다."

"우와... 너 언젠가 사유라가 질색할거다."

"쿡쿡 그럴리가... 사유라가 가장 원하는 존재는 나다. 그런 일은 없다."



다시 언제나의 상태로 돌아온 보로스의 뻔뻔할정도의 자신감이 담긴 말에 사이타마는 켁이라고 질색하면서도 따라준 술을 벌컥벌컥 마신다. 어쩌면 사유라가 눈앞의 외계인을 기다릴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느긋하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지구의 최강자는 한때 우주의 최강자와의 술동무를 이어준다. 그리고 다음에 사유라를 찾아가면 또 행복하게 웃을 모습이 그러져 내심 기쁜 것을 입 밖으로 내보내지는 않는다.